평소TV프로그램에서 119 구조대가 위기에 처한 동물을 구조해주는 모습을 본적이 있다.
그 장면을 처음보았을때는 구조대 분들이 사람뿐만 아니라 동물을 구조하는 범인간적인 모습에 감탄 했었다. 이후에 세상에 이런일이 라는 프로그램에 간간이 위기에 처한 동물을 구하는 모범적인 구조들을 봐가며 119의 구조범위가 넓고 동물의 위기도 구조대의 활동에 포함되어 있는것으로 알고 친숙하게 여겼다.
세상의 이런일이에서 위기에 처한 동물들을 다루는 에피소드중 당골로 등장하는 멘트인
'(동물)녀석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하는 성우의 레퍼토리는 드라마의 그것과 흡사해질 정도로 귀에 익게 되었다. 그런데 어느날 나는 뜻밖의 일을 경험하게 되었다.
눈이 안좋으신 할머니의 식사를 도와드리기 위해 입원중이신 병원을 갔다 오는 길에
배가 찢겨져서 붉은 피가 배부위를 다 덮고, 숨조차 가누기 힘들어 보이는 조그마한 애완견이 인도한구석에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 그 모습이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게 정말 애처로운 눈빛이 날보고 그냥 지나치지 말라고 말하는 듯, 지금 까지 그렇게 애처로운 표정의 애완견을 본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당시 폰이 없었으므로 나는 공중전화박스에서 119로 전화를 걸었다. 지금 이순간 동물을 구조해 주실 분들은 119 구조대 분들이라고 수화기의 신호음이 들릴때 까진 믿어 의심치 않았다.
'저기 다름이 아니라, 지금 길가에 애완견이 피를 많이 흘렸고 숨을 헐떡 거리고 있는데요.
위급해 보이는데 구조가 가능 한지요.' 라고 물었다.
' 저희 구조대는 동물은 구조 하지 않습니다. ' 라고 구조대 분들이 말씀하셨다.
' 아니 지금 호흡이 곤란해서 굉장히 힘들어 보입니다. 구조대에서 한 5분이면 도착 하실 수 있는 거리인데 어떻게 좀 안되겠습니까.' 라고 사정 해봤지만
' 저희가 동물까지는 구조는 안하구요. 정 원하시면 시내 동물병원에 한번 전화해 보시죠.'
라는 대답만 들었다..
그당시 애견을 발견한 위치와 소방서의 거리가 정말 가까웠지만.. 내가 애완견을 들고 이동 시킬수 없어던 이유는 소방서 까지는 내리막 길이였고, 수건이나 헝겊없이 손에 지고 가면 상처가 더 벌어질것 같아서 하지 못했다.
난 어디다 도움을 청해야 하나 고민 했는데 근처에 지구대를 찾아가보기로 했다.
다행히 지구대 경찰 분이 상황을 잘 이해 해 주셨고 주위에 애견 구조센터에 연락을 해보겠다고 하셨다. 허나, 구조센터에 일하는 분의 말씀을 들어보니 내가 있는곳에서 2시간이나 넘게 떨어진 위치에 있어서 당장은 힘들거 같다고 했다. 나는 할 수 없이 다시 애견이 있는 곳으로 왔는데, 어떤 분이 애견 주위에서 휴대폰으로 통화를 하고 계시는걸 봤다.
나랑 눈이 마주치고 이분도 애견때문에 신고를 하고 계신다는걸 알았다.
그분도 가장 먼저 찾은 곳은 119 구조대 였다.
허나 들려오는 대답은 좀 전 나의 경우와 다르지 않았다.
'아니 , 좀 와주면 안됩니까. 애가 죽기 직전인데..'
라고 그분이 말씀 하시고 난 후 뜻밖에 구조대 에서 구청에 연락을 하면 애견 구조가 가능 할지 모른다는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구청에 연락이 되어서 직원들이 도착했는데 그 모습이 좀 허술했다. 구청은 애견을 발견한 위치에서 오르막길을 가야 도착할 수 있는 곳이었다. 여직원 두명이 쇠로된 창(개집)을 한 팔씩 잡고 내려 오는 것이었다. 오르막길을 가야 하는데 교통수단 없이 연락한후 30분이 넘어야 도착 한것이 실로 어이가 없었다. 1시도 훨씬 넘은 시각이었다.
다행히, 구청에 연락을 하셨던 분이 스쿠터가 있었기에 주위에 박스를 하나 구해서 담은 다음 구청에 안전히 보냈다.
나는 119 구조대는 동물 구조가 가능한 줄 알았다. 구조대가 동물을 구조 하지 않는다면
적어도 '세상에~' 라는방송에서 '드디어 119 동물구조 대원이 도착했다~' 라는 식의 멘트는 삼가해야 한다. 시청자에게 마치 구조대가 동물이든 사람이든 똑같이 구조한다거나 동물을 구조하는 팀이 따로 있다는 식으로 받아 들이게 끔 방송하는것은 지양 해야 한다. 적어도 우리네 삶에 일어나는 모습들을 반영하는 프로그램 이라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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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긴 글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몇몇 댓글들을 보니 119가 동물을 구조 하는 곳이 아니니 동물 구조를 위해 119에 신고를 한것은 경솔했다는 부분에 대해서 몇글자 올릴까 합니다. 제가 그당시 119구조대에 전화를 했을때 구조대에서 동물센터를 알아 보라고 했기에 114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그런데 안내 하시는 분이 동물구조센터는 등록이 안되어 있다고 했습니다. 저는 114안내 시스템에 대해 잘 모르지만, 고객이 번호를 요구하는 상호명이 불분명 해 안내가 안 될 수도 있음은 알고 있습니다. 정작 실제상황에서 도움을 청할때 '동물구조' 라는 글자까지 덧 붙여서 번호를 요구했고, 유기견 보호소 라는 곳도 혹시 있지 않을까 해서 물어봤지만, 사설 동물병원이라는 차선의 안내를 해주시는것으로 보아 동물구조센터가 실상에 활성화 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저만의 사례가 편협적이라 보실 수 있지만 실제에 닥쳐 본 제가 느낀 바는 생각 만큼 수월하게 그상황(동물구조)을 구조센터를 통해 대처 할 수 없었다는 것입니다. 즉 신고 할 수 있는 곳과 체계가 미흡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왜 소방관을 비난 하는 제목을 기재 했냐고 하시는데, 제가 글을 쓴 의도는 방송에서 구조대의 동물구조를 자연스럽게 지속적인 방영을 하는 tv 프로그램에 문제가 있음을 말씀 드리는 것입니다. 구조대원 분들을 폄하 하려는게 아니라 그분들의 구조활동은 진실 했지만 방송에선 자연스러운 구조과정이 실제에서는 어려움이 있음에도 이를 친숙한 과정으로 그린것은 결국 구조대원들의 행위 마저 위선으로 만드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에서 제목을 정한 것입니다.즉 현실을 반영해야 하는 프로그램이 실제에선 방송과 다른 전개가 가능한 부분을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그린다면 결국 모순된 점이 드러나 실제 119구조대와 괴리감을 느낄수 있음을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