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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 쓸 곳이 없어서 이곳에 씁니다.

 

 

이별을 수십번 이야기하고 꼭 한번은 진짜 이별했지만

어영부영 또다시 만나고 이제는 진짜 이별을 하게되었습니다.

마지막이니만큼 하고싶은 말 실컷하고 끝냈지만 그래도 답답합니다.

나보다 태연한 그 사람이 원망스럽고, 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망가진 내 모습이 원망스럽고

그 덕분에 엉켜버린 인간관계도 원망스럽습니다.

 

그 사람을 만나면서 나를 놓아야했던 것이 슬픕니다.

정말 많이도 놓았습니다.

둘이 떠난 여행에서 길도 아무것도 모르는 나를 사람들 한 복판에 버려두고 가고

돈 한푼 없이 버려두고 가도 끝끝내 찾아내서 매달리고

맞으면서까지 매달리고

3시간여를 매달리고

 

그 사람이 나쁜 사람은 아닌데요.

그 사람 말대로 내가 답답하고, 실수도 잦고, 뭐든 굼뜨고 제대로 못하고

대답도 느리고 걷기도 느리고 밥도 늦게 먹고

공상이 많고 지나치게 감정기복이 심하고

기념일마다 좋은 것을 해주지도 못하고

나는 그런 사람이었고

나와 그는 함께 있으면 있을수록 서로가 너무나도 정반대여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둘 다 너무 고집이 세서 서로가 서로를 보충하기보다는

서로의 장점을 잃게 만드는 사람들이어서

진작에 끝내야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 사람이 그렇게 말할 때마다 알고는 있었는데도

뭐가 두려웠던 것인지 아무튼 그만두지 못하고

그러면 안되는 것을 알면서도 매달리고

 

매달리는 이유도 그 사람을 사랑해서인지

혼자가 되는 것이 두려운 것인지

아니면 그 사람이 크게 상처를 준 이후 나를 버려버리고 막 살고 싶은 마음에서

그런 것인지

 

아무튼 끝났습니다.

속시원하게 다 얘기했네요.

그 날이 내가 자살까지 고민하게 끔 큰 상처를 주었고

그 날 이후로 한번도 용서한 적이 없었고

그 일 때문에 그 사람한테 막대하고 상처를 주는 것이 그다지 많이 미안하지 않았고

많은 것을 잃고 가진 것이 없는 그를 연민했고

그 마음과 더불어, 무언가 안좋은 일이 생긴 나 자신이 도망칠 곳이 필요해 그를 찾았고

그와의 만남을, 그와 미래를 지내는 상상을

뭐든 현실을 피할 수 있는 도피처나

아니면 내가 정말 모든 것을 놓고 막 살아버리는

그 정도 수준의 일로 생각했다는 것을

 

그런 말들이 그에게 상처가 되기를 바라면서 말하던 나는

그가 그런 말들로는 상처받기 보다는 화가 나며, 나를 더욱 안좋게 기억한다는 사실을 깨닫고도

왠지 모르게 멈출 수가 없게 되어 계속 그가 화가 나고 정이 떨어질 말들만을 계속하고

그 사람이 한 말이 가슴이 아프면 더욱 화가 날 말을 하고

그런 말을 하면서 이제는 정말 끝낼 수 있겠구나 생각을 하고

끝내기 위해 이 말들을 한다는 생각도 하며

 

그리고 무엇보다 이렇게 말하고 끝내야 억울하지 않을 것 같다는 기분을 느끼며

아무튼 끝냈습니다.

 

이따위 것을 왜쓰는지도 모르겠고

그냥 지금은 모든 것을 그만두고 남들이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가고만 싶은 마음이고

그냥 모든 것을 정리하고

열심히 살 이유도 잘 모르겠네요.

사람들 앞에서 힘내는 척하며 살아야하는 이유도 모르겠고

어차피 어떻게 살아도 나는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사람이 아니고

어떤 인연이든 이렇게 드럽게 끝나고 말텐데

 

인간관계가 다 지긋지긋하네요.

내가 죽으면 불쌍한 부모님만 남을 게 싫어서 죽기도 싫고

그냥 다 지긋지긋하고...

 

아무 남자나 만나고 싶은 마음도 듭니다.

이런 얘기할 친구, 하고픈 친구 하나 없는 게 슬프네요.

빨리 돈을 벌어 멀리 떠나서 나 홀로 살고 싶습니다.

사람이 안 어울리는 사람도 있는가 봅니다.

그게 나일줄은 몰랐는데, 지긋지긋하게 깨닫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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