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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장면] 상징의 바다에 떠오른 섬 이야기

[한장면] 상징의 바다에 떠오른 섬 이야기 
우리는 거제도로 갔다/ 김주영 외
 
최학림 기자

 

 

                                         [한장면] 상징의 바다에 떠오른 섬 이야기


 

한 장면의 이 그림은 부산 출신 서양화가 최석운의 작품이다. 이건 익살이고 상징이다. 개가 배를 타고 있는데 팔자 편한 그 모습이 조금 시건방지다. 턱을 괸 채 눈알을 굴리고 있는데 이 눈알의 기웃한 각도는 그림에서 가장 눈길이 가는 포인트다.

개의 곁눈질과 함께 우리가 보는 것은 동백이다. 동백은 시인 송찬호가 (시뻘건)사자의 갈퀴를 세우고 지상으로 육박한다는 그 꽃이다. 동백꽃 한 송이는 여러 상징을 품고 있다. 여기서는 동백 군락이 유명한 거제의 상징이라고 하자. 그러니, 저 시퍼런 바다는 거제의 바다다.

'우리는 거제도로 갔다'는 한 폭의 그림처럼 담아낸 거제 여행 에세이다. 김주영 김별아 권지예 구효서 하성란 전경린 성석제 등 문인 13명의 스토리텔링 에세이다. 최석운 오이량 등 미술인을 포함하면 총 35명의 작가가 거제도를 저들의 전공으로 낚아챈 작품 묶음이다.

울산도 그렇지만 거제도(하기야 모든 지자체들이 그러하다)는 근년 '문화'라는 근사한 무기로 거제도를 많이 드러내고 있다. 이 책도 그 드러냄의 하나이다. 문화는 무엇인가, 라고 묻는다. 그것은 정서적 교감이고 열림이다. 김형석 거제문화예술회관 관장이 책 머리에 "스토리(이야기)는 무한하고 전지전능한 힘이 있다"고 적었다. 그 스토리가 문화다. 어느새 우리는 문화의 시대에 진입해 있는 것이다.

고려 무신정권의 쿠데타와 관련된 폐왕성지, 임진왜란 때의 옥포대첩의 흔적, 한국전쟁 당시 포로수용소, 그리고 해금강 몽돌해변이 있는 곳이 거제도이다. 그 아련한 것들이 지금 문화로 일어서고 있다. "스토리는 목숨도 구하고, 도시도 구하고, 나라도 구한다." 그게 이런 뜻이란다. 말 한 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 그 한 마디가 스토리이고 문화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그 말이다. 김주영 외 지음/경향미디어/264쪽/1만3천원. 최학림 기자 theos@

 

[부산일보] 2010-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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