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은 밤이 좋아..
열정 가득한 토요일이어야 하건만
오늘도 역시 우두둑뚝 내리는 밤비는
그 열정 가득함보다는
조용히 숨쉬는 많은 상념들을 깨워 불러 오고야 만다.
초로의 수박장사 아저씨의 확성기 목소리도..
연습하는듯 요 며칠, 매일 달리 들리우던 트럼펫 소리도
보금자리를 향하는 자동차 소음들의 내리 깔림들도
모두 멈추어 버린 이 시각..
들리우는것이라곤 우두둑뚝 내리는 저 빗소리에..
삭막한 콘크리트 공간 떠내려 가라는 듯
나와..나와..다 나와라..
저리 외치는 술주정뱅이 아저씨의 고함 소리뿐..
나와.. 나와.. 다나와..
그래 산자들이여 나와..나와~다 나와서
산자들이여 나를 따르라...
오히려 비 내리는 밤이면/조병화
오히려 비 내리는 밤이면
귀를 기울이어 내 발자국 소리를 기다려 주오
비가 궂이게 쏟아져야
그대에게 가까이 가는 길을 나는 찾아 간다오
나보다 더 큰 절망을 디디고
진정 이 지구를 디디고 나는 찾아 가리오
내가 살아가기에 알맞은 풍토는
비 많이 쏟아지는 밤
이러한 밤에 절망을 뒤적거려 보는 것이
얼마나 위안이 되었던가
무슨 주변에 내가 더 큰 것을 바라오리오
내 것인 것만 주오
진정 내 것인 절망만 주시고
나를 괴롭지 않은 이 자리에 머물게 하여 주오
비내리는 밤을 기다리는 사람의 절개는
그대 것인 가는 호흡을 호흡하는 것이라오
비내리는 밤이면
귀를 귀울이어 내 발자국 소리를 기다리어주오
영 멀리 가는 그대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