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곳에 글 처음으로 써봅니다.
너무 섣부른 생각 짧은 행동이 될지 모르겠지만,
고민하다 여러분들의 의견을 참고하고 싶어서 글을 써봅니다.
저는 올해 33살이 된 미혼 남성입니다.
서울소재 4년제 대학을 나와서 현재는 국내 모 대기업에 5년째 다니고 있고,
그냥저냥 평범한 집안에 커다란 사건사고없이 평범하게 자란 편입니다.
얼마전에 지인의 소개로 한 여자분을 만났습니다.
31살의 중학교 영어 교사이고, 문학작품 번역을 겸하고 있으며,
정말 예쁘고 몸매좋고(^^;) 세련되고, 요리 잘하고, 똑부러져서 재테크의 귀재라는 등...
무엇보다도 따뜻한 성품이 장난 아닌 여자분이라고, 이보다 더 성숙한 인격 찾기 힘들거라는 등...
만나기 전부터 칭찬 일색이더군요.
소개시켜 준 지인 뿐만 아니라, 주변의 그 여자분을 아는 모든 사람이 침 튀기며 칭찬하더군요.
만나기 전에야 뭔 소린들 못 할까 싶고, 그런 여자분이 왜 아직 솔로로 있겠느냐 싶어서...
그리고 솔직한 심정으로 나이도 너무 많다 싶고(남자들 속마음 참 우습죠...)
그냥 기대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소개 자리에 나갔습니다.
지인들의 말이 사실이었더군요.
너무나도 지적인 모델같은 여자분이 나오시길래,
처음 만난 자리에서 이 나이 먹고도 긴장이 되고, 얼어서 말도 잘 안 나오더군요. 참내...
무작정 예쁜게 아니라, 무척이나 고급스럽고 우아하고 분위기 있는 분이셨습니다.
말투나 행동들도 단아하고 무척이나 세련됐더군요.
제가 좀 초반에 얼어서 버벅거려서 그렇지, 대화도 무척이나 잘 통했습니다.
대화를 하다가 인기 많아 연애 많이 하셨을 것 같은데 왜 아직 솔로시냐고 물었습니다.
그런데 그 여자분이 조금 망설이시다가 솔직히 단 한번도 연애 경험이 없다는 겁니다.
진짜 깜짝 놀랐죠. 순간 거짓말에 정도가 심한 내숭인가도 했습니다...
그 여자분이 말씀하시더군요.
그냥 솔직히 말하겠다고, 아버지의 의처증으로 가정 폭력이 무척이나 심했다고 합니다.
몇 년을 도망다닌 세월도 있었다고 하고, 여러 정황상 단순한 폭력이 아니더군요.
간결히 최대한 담담하게 그 말을 하면서도 목소리도 떨리고 눈가에 눈물도 맺히더군요.
순간 제가 너무 당황스러웠습니다. 뭘 어떻게 위로하거나 대꾸를 해야할지 참 어렵기도 하고...
그래서 남자를 잘 믿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 동안 누군가가 이성으로 접근해오면 무조건 차단을 했답니다.
그런데 이제는 더이상 피하지는 말아보자 다짐하고 처음 만난게 저라고 하네요.
그 여자분 참 괜찮은 분입니다. 아니...괜찮은 정도가 아니겠지요.
그런 환경에서 엇나가지 않고, 그렇게 성품 올바르고 따뜻하게 자리 잡은 것도 대단하지요.
그 누가 보더라도 겉보기에 어둡거나 비뚤어져 보이지 않는 세련된 낯빛을 하고 있더군요.
함께 있는 동안 주변에서 사람들이 계속 그 여자분을 힐끗 거릴 정도로 예쁜 분이시고요.
그런데...저도 그렇고, 그 여자분도 그렇고 적은 나이가 아닙니다.
만난다면 결혼을 전제로 만나게 될 듯 한데,
평범한 가정에서 자란 제가 과연 그 아픔을 다 이해하고 품어줄 수 있을까 우려됩니다.
그 여자분이 품고 있을 아픔들, 단순한 문제들만이 아닐테고,
또한 결혼은 당사자들끼리의 문제만도 아니고, 집안끼리의 문제도 되는데,
그 여자분 집안 분위기는 지금도 편치 않은 듯 합니다.
제가 과연 현명하게 모든걸 포용할 큰 그릇이 되나 싶습니다.
어렵게 누군가를 만나기로 결정한 그 여자분인데,
섣부른 제 과욕으로 다가섰다가 오히려 더 상처만 주게 되는건 아닌지 걱정됩니다.
그리고 또 참 이런 말 하기 뭣하지만...그 여자분은 모든 이성간의 경험이 처음이 아닙니까.
좀 더 어린 나이라면 무작정 잘 될거야라며 연애하자고 덤벼보겠는데,
나이 먹은 것도 벼슬이라고 이래저래 조심스러워지네요.
여러분들이라면 이런 여자분을 만나시겠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