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님..
글쓴님 보니까. 어렸을때 제 생각이 나네요.
택시기사는 아니시지만, 저희아빠는 노점상을 하고 계세요.
지금은 온라인으로 쇼핑몰도 같이 운영하시면서 하시지만,
몇년전까지만 해도, 조그마한 가게 하나는 어머니께 맡기시고,
살이 익어버리는 여름에도, 살이 헤질것 같은 강추위의 겨울에도,
항상 밖에 나가셔서 길거리에서 물건을 파셨어요.
한때는 합기도 사범으로, 법원소속 검찰로,
유명한 국회의원, 현재 전 대통령의 보좌로 계셨었지만,
장남으로서의 역할을 다 하시느라, 많은 빚 다 떠안으시고,
직접 발로 뛰는일이 자신 적성에 맞다면서 고생을 마다하지 않으시는 분이셨죠.
저도 아버지 직업이 뭐니. 하고 물으면. 회사원이예요. 라고 대답하는게 제일 부러웠었죠.
그래서 항상 보기좋은 말로 포장해서 대답하기 일수였구요.
동네 길거리에서 물건 깔아놓고 장사하시는 날에는,
절대 친구들하고 그 길로 안갔었고, 오히려 먼발치서 아빠가 보이면,
골목골목 요리조리 피해서 가는. 못난 딸이었죠.
근데 그랬던 저한테 참 커다란 존경심을 일깨워준 사건이 하나 있었죠.
IMF 이후였는데 ,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하루도 안쉬고 그 칼바람 다 맞아가며 일하실 때였는데 ..
그때 아빠가 저한테 약속을 하나 했었죠.
" 딸, 아빠가 이번 한달 순수익이 400만원 넘으면. 넘어가는 금액의 10% 딸한테
보너스로 준다 아빠가 !! "
솔직히, 왠떡이냐 싶었죠. 400만원이라는 그 금액이
얼마나 큰 금액인지도, 얼마만큼의 노력이 필요한 건지도 가늠할수 없었기 때문에,
그냥 얼마나 받을까 참 철없이 들뜬 마음만 가지고 있었어요.
평일이건 주말이건 가리지 않고,
저와 했던 약속에 그리고 자신이 세운 계획을 꼭 지키시려고,
영하 10도가 넘는 그 강추위에도 새벽 5시 기상에 밤 10시까지 그 칼바람과 싸우시다가,
11시쯤 되서야 가게에 들어오시고, 가게에서도 새벽 2-3시까지 받아온 물건 수리하시고,
그 생활이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3주내내 계속되셨었죠.
그리고 문제의 그날.
일요일이었는데, 새벽 6시쯤이었나요.
늦게 일어났다면서 부랴부랴 준비하시다가, 챙기고 계시던 연장에 발등을 찍혀서,
발등이 아주 정말 징그러울정도로 살이 패이고 피가 흥건해졌는데.
정말 살이 푹 패였어요. 근육에도 무리가 있을정도만큼의 ..
엄마는 응급실에 가야된다고 난리를 치셨었고,
아빠는 그 말에 손사레 치시면서 직접 붕대를 가져와 소독하고
열심히 붕대만 감으시더군요.
그러더니. 제대로 응급처치도 안되서, 붕대에 핏물 흥건이 베어 나오는데도.
그 다리 이끌고 절뚝 거리면서 우리 딸 보너스 용돈 많이 줄려면,
하루도 쉬면 안된다면서 연장통 다시 챙겨 나가시더군요 ..
저요 .. 그때 처음으로 아빠 보면서 울었습니다 ..
자신이 다쳐도 강인한 그 모습에 반성도 정말 많이 했궁요 ...
그리고 그 이후부터는 방학때 되면 한여름 한겨울에 아빠 따라서
장사 나가 , 그 무거운거 이고 배달도 가고 , 밥 시켜서 벌벌 떨면서 따뜻한 찌개에
밥도 먹어보고 그랬네요.
지금은 따로 근무하고 있는 제 직장이 있어 , 매번 따라나가 일손을 거들어 드리진 못해도
가끔 직장 근처 가까운 곳에 아빠가 장사 나오시면 , 거기가서 짐 싸는거 도와드리고 ,
같이 밥먹고 , 사회얘기 나누며 집에 같이 들어오곤 합니다.
그게 저와 아빠가 하는 데이트구요 ^^
글쓴님. 직업에 귀천은 없다고 했어요.
아직은 세상물정에 눈 뜨는 시기가 아니라.
부끄러운 마음이 들지는 몰라도 말입니다.
직접 글쓴님 손으로 세상 돈을 만지게 되고, 치여 살다 보면요.
절대 아버님 직업이 부끄러운게 아니라는걸. 절대 부끄러울 수 없다는걸.
느낄 수 있을때가 올겁니다.
한참을 그렇게 노시고, 귀가하셨을때, 아버지가 잠들어 계신 모습을 보게되면.
아버지 옆에 살짝 앉아 한번 조심히 보세요.
얼굴에 손에, 주름이 몇개나 있으신지, 못보던 곳에 그늘이 지진 않으셨는지.
혹시 주무실때, 습관성 한숨을 내뱉으시진 않으시는지 ..
또 한가지 기억하셔야 할건요 ..
당신의 아버지도 그 누군가의 귀한 자식이었고,
쓰면 뱉고 달면 삼킬줄 아는 당신과 같은 사람이라는걸. 기억하셨으면 좋겠네요 .
아버지는. 당신이 자신을 부끄러워할 동안에도,
언제나 당신 걱정에. 당신 자랑에 하루를 보낸다는것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