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결혼을 생각해봄직한 나이의 이십대중반여자입니다.
뭐 다른게 아니고 요즘 우리처럼 젊은사람들,
특히 남자분들 생각이 다 이런가 싶어서 여쭙니다.
거두절미하고 톡 들어갑니다.
저에겐 2년전 사귀다가 헤어진 남자친구가 있습니다.
그와 사귄 이유는 여러분이 생각하기엔 좀 어이없을지 모르겠지만.
너무 잘 살기 때문이였죠.
소위 말하는 너무 잘나서 부담스럽다..가 아닌..
꼭 집안의 부가 자기의 능력과 연관되는 그의 문제있는 태도가
그와 절 헤어지게 만든 요인이였습니다.
그의 부모님은 뭐 대부는 아니였지만
알부자라고 해야하나요 사논땅이 재개발 들어가서
뻥뻥 돈터지고 뭐 이것저것 사놓은 알짜배기 지분들이 조금씩 잘 터져서
집이 잘 살게 된 케이스였습니다.
뭐 그렇다고 아주 가난했었는데 기회가 좋아 그렇게 잘 살게 된건 아니고
중산층 집안에서 꽤 상층 집안수준 정도로 끌어올리게 된 그수준..?
처음엔 사귈마음이 없었죠.
그런데 끈질긴 그의 5-6개월정도의 구애끝에 결국 저는 그의 마음을 받아들였습니다.
근데 사귀다 보니 왜 이렇게 안맞는게 많죠.
저는 어렸을때부터 정말 힘들게 자랐습니다.
할머니 밑에서 새벽4시부터 밭갈고 상추에 비료주고
학교갔다왔다가 또 미처 못갈아놓은 밭갈고
또 밭일해서 할머니 밭 소산물 장사하는거 거들고..
고등학교들어가기전까진 동생까지 세식구가 라면에 국수풀어서
하루에 한끼정도를 겨우 연명하던정도도 있었습니다.
당연히 고등학교때부터는 학교에 사정말씀드리고
방과후 여섯시부터 새벽까지 학생이 할수있는 음식점아르바이트며
뭐며..제 용돈정도는 제가 벌어서 썼고
당연히 전 그정도 분간이 있는 나이에 그래야 하는건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자라온 환경이 너무나 달라서 그럴까요.
그 사람은 군대까지 갔다온 복학생이,
학교에서 공부를 열심히 하는것도 아니였고.
졸업후에도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하는 모습은 본적이 한번도 없었습니다.
물론 부모님도 넉넉히는 아니였지만 남들에게 꿀리지 않을만큼의
아들 기는 살려주시고자 용돈을 매일주시더군요..
덕분에 아르바이트도 한번 안해봤답니다.
그 사람은 부모님이 살아계시거나 돌아가셔도
지금의 재산들이 자신에게 귀속될거라 당연히 생각하기 때문에
그 어떤 육체적노동의 필요성을 전혀 못느끼는것같았습니다.
제가 한번은 너무 답답해서 말했죠.
오빠가 사회생활을 하게되든 하지않게 되든
그것은 오빠재산이 아니고 오빠부모님의 재산이다.
어떻게 부모님의 물질적인 재산이 오빠 자신의 지적인 재산이 될수있겠느냐.
사회생활을 떠나서 인간관계에 있어서라도 육체적인 노동을 하고
내가 하루에 벌게되는 2-3만원의 기쁨을 알아보라고.
날 정말 좋아한다면 난 오빠가 부모님께 기대지 않는
자립적인 남자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그러자 그 사람은 내가 그 사람에게 이런 추궁을 하는 이유가
다 내가 어렵게 자랐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것같더군요.
난 너를 많이 좋아하고
너와 내가 결혼하면 이 모든게 우리게 될건데
넌 기쁘지않느냐고.
구지 일을 안해도 사회가 원하는 돈이 우리에겐 있는데
왜 구지 힘을 들여서 돈을 벌거냐고.
그게 구지 넌 가난해서 이런걸 몰라의 무시조가 아니고
정말 정말 정말 돈에 대한 개념에 무지한 사람의 순진한 말투였습니다.
물론 제가 자라온 환경이 이렇다 보니 그 사람의 그런모습이 답답해서였을수도 있습니다.
누구 말마따나, 그 사람과 더 오래 사귀고 결혼했었으면
그 사람의 그 좋은 돈들 다 제가 살면서 누려보지못한 부가 됐을수도 있었을겁니다.
그래요, 저도 돈이 좋긴합니다.
하지만 제가 살아오면서 깨달은 좋은 돈은 그런게 아니였습니다.
저의 어떤 순수한 노동과 정신적인 기쁨없이 얻게되는 그런돈은,
힘들이지 않고 어떠한 특권에 의해서 귀속되는 그런 부는..
좋을수도 있겠지만 제가 동경하는 그런 삶은 아니였던것같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난 이 사람과 결혼하면
어떻게든 행복하지 않을거란 확신이 있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너무 우습고 단순한 이유때문에
그 사람과의 헤어짐을 합리화 시키려고 한다는 생각을 하실분들도 있을것같습니다.
가난함에 대한 패배의식, 자격지심을
좋은말로 포장시키려 한다는 분들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비단 저와같은 입장이 아니더라도
한번쯤 생각해보실수있지않을까요.
요즘 제 나이또래 사람들..너무 자립력이 없습니다.
부모에게 기대는 그 정도가 어느 시대보다 더,
물론 그렇지 않을분들도 있겠지만 말입니다.
그냥 요즘의 우리모습이 너무 우습고
어려보여서 글적어봤습니다.
제가 잘못생각하고있는건가요.
생활력 강하고 의지가 강한 그런 남자,
옛날처럼 찾기 쉬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