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앗..이본 왔다."
"이본? 탈랜트 이본..어디? 어디?"
"아니요..저기 재요...이본이랑 똑같이 생겼죠..글쵸?"
"뭐야..난 또..그런데 비슷하긴 하다."
처음에는 매니저님이라고 부르던 알바생 민혁도 친해지니깐 요즈음에는
그냥 형이라도 부른다.
"형..재를 보면 뭔가 미스테리하면서 차가운듯하면서 묘하게
섹시하지 않아.."
"난 니가 더 미스테리해..일은 안하고 여자만 구경하냐?"
하긴 여기오는 여자들이 무슨 모델처럼 하나같이
늘씬빵빵 몸매가 심하게 착하니깐 남자들은 정신이 없어진다.
오죽하면 지방에서도 원정올까? 혹시 껀수없나 해서..
오늘은 알바한명이 몸살이 걸려서 도저히 못나올것 같다고해서 대신
고수가 대타를 뛰었다.
이런일도 매니저의 일이니깐..
그나저나 이따가 집에 전화나 해야겠다.
전화 안하고 집에 안들어가면 또 서희가 징징대겠지...
손님이 나가면 그자리로 가서 재떨이랑 음료수병 같은 것을 치우고
지저분한것이 있으면 깨끗하게 치우고 정리정돈을 해야 하므로
그것을 하고 있는데
"어이~ 알바 여기봐"
"알바 여기 보라구..."
처음에는 자신를 말하는지 몰라서 열심히 치우고 있는데
손으로 툭툭쳐서 뒤돌아보니깐 대머리 아저씨가 불렀다.
"네에? 저여?"
"그래 여기 알바가 너 말고 누가 있어"
아니 이게 어디서 언제봤다고 반말이야?
"네에..무슨 일이죠?"
"저기 저 아가씨 여기 자주와?"
"누구...여?"
"저 아가씨 말이야"
대머리아저씨는 이본을 손으로 가르켰다.
"글쎄요...잘 모르겠는데요.."
"알바가 그런것도 모르고 무슨일을 해?"
아니 이것이 알바가 무슨 FBI냐? 사람들 감시하고 다니게..
"야..콜라 하나 뽑아서 저 아가씨 주고 나도 하나 뽑아서 줘"
대머리 아저씨는 꼬질꼬질한 천원짜리 한장을 pc테이블 위에 꺼냈다.
"저기요..콜라는 저기 자판기를 직접 이용하시죠...그리고 저희 가게에서
5백원짜리 콜라는 없는데요."
"무슨 가게가 이렇게 불친절해.."
대머리아저씨는 벌떡 일어나서 자판기로 가서 그 돈을 집어놓었는데
자판기가 계속 뱉아내자 신경질을 북북 낸다.
아니 내가 자판기라고 그런 돈 받기 싫겠다.
어찌어찌 뽑아와서 불쑥 고수한테 내밀다.
뭐냐? 나 마시라고?
고개짓으로 이본을 가르킨다.
아니 이자식 정말 집요하네...
고수는 할수 없다는듯 이본한테 가서 콜라를 테이블위에 놓았다.
그러자 이본은 음악을 듣던 헤드셋을 벗고 고수를 보면서
"뭐죠?"
"저 아저씨가 갖다 주라는데요.."
이본이 그쪽으로 보자 그 대머리 아저씨는 팔을 들었다.
마치 마루운동하기전에 체조선수가 팔을 드는것 처럼...
황당하고 어이없다는듯이 헉~하더니
"필요없다고 그쪽이나 많이 드시라고 돌려주세요."
고수는 콜라를 들고 대머리아저씨한테 가서
"아저씨나 많이 드시래요."
그러자 그 아저씨
"아니 그렇다고 다시 가져오면 어떻게 하냐? 주고 와야지
그래서 어떻게 사회생활할래? 갖다주고 와"
어이~ 아저씨 내 사회생활 걱정마시고 아저씨 머리털녹화사업이나 걱정하셔..
고수가 다시 갖고 오자 이본은 짱이 난다는 표정이된다.
아니 내가 더 짱나..내가 무슨 이도령 방자냐?
이본은 담배불을 재떨이에 신경질적으로 끄고
콜라와 재떨이를 주면서
"재떨이를 안주 삼아 그쪽이나 많이 드시라고 해주세요."
고수가 들고 갈려고 하자..
"아참 잠깐만요.."
고수한테서 재떨이를 달라고 해서
카약~..퉵 하고 침을 뱉았다.
헉~ 순간 고수는 놀라서 다시 쳐다봤다.
아니 저렇게 예쁘장한 얼굴에서 저런 엽기가 나오다니..
너 서희랑 의자매나 해라.
둘이 만나면 정말 잘 놀겠다.
그런데..... 잘했다..^^
고수는 재떨이와 콜라를 그 아저씨한테 주면서
"맛있게 드세요.." ^^;;;
그러자 대머리 아저씨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면서..
"아니 저런 쳐 죽일년이.."
소리가 컸는지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다 쳐다보았다.
고수는 아저씨의 어깨를 손으로 눌러서 앉히고 귓속말로 조용히
"아저씨..지금 아저씨는 두가지를 선택할수 있어요.
하나는 조용히 계산하고 나가는거구요.
또 하나는 내가 우리가게 뒤를 봐주는 주먹들한테 전화해서
개처럼 질질 끌려가서 어느 이름모를 야산에 살짝 파묻히는 것...
현명하게 잘 선택하세요..목숨은 하나니깐요."
오호~ 밤새워가면서 조폭영화 보더니...연습많이 했구나 고수야~
그 아저씨는 울그락불그락하면서 계산을 하고 나갔다.
그뒤에 대다고
"안녕히 가세요..그리고 다시는 오지 마세요."
"민혁아 소금이라도 뿌려라..재수없다."
고수는 이본쪽으로 보았다.
이본은 살짝 목례를 하자 고수도 답해주었다.
그리고 고수는 한참을 여기저기 일하느라고 분주히 왔다갔다하다가
겨우 손님이 뜸해지자 휴~ 하고 카운터옆 의자에 앉을수 있었다.
이때 이본이 카운터로 와서 계산을 하면서..
"아까는 고마웠습니다."
"별말씀을...그쪽 분이 워낙 미모가 출중하시니깐 그런일이 생긴거죠.
그냥 좋게 생각하세요."
"그런가요? 사실 예쁘게 생긴것도 살아가는데 너무 피곤해요.호호호~"
이런 젠장~ ..공주병인가?
"아니 정말 누구라도 한번보면 한눈에 빠지게 특출한 미모이신데요.."
"제가 좀 그렇죠..그런데 아저씨 지금 작업날리는건가요?"
"저기여..저 아저씨 아닌데요.."
여자들은 참 이상하다.자기들한테 아줌마라고 부르면 길길이 뛰면서
남자들한테는 그냥 부담없이 아저씨라고 막부른다.
총각한테 아저씨라고 부르면 남자들도 그리 기분 상쾌하지 않다는걸 알까?
"어머..내가 그럴줄 알았어..그러면 뭐라고 부를까요?"
"우리 좋은말 있잖아요...오빠라는.." ^^;;;
"재미있는 오빠네...언제 술이나 한잔해요"
"네에..그래요."
이본은 고수한테 휴대폰을 달라고 해서 자신의 번호를 입력한다.
그리고 나서
"제 이름은 이선영인데...오빠는"
"최고수입니다."
"오빠..전화 줘 꼭..알았지"
이렇게 자연스럽게 선영은 말을 놓는다.
"알았어..잘 들어가라."
"오빠 수고해.."
선영의 나이는 대충 봐도 한 20,21살 정도 되었을까?
그런 애한테 오빠라는 소리를 듣기는 처음이었다.
감동의 눈물과 더불어
여태 살아오기 잘했다는 느낌이 강렬하게 들었다.
선영이가 가자 민혁이가 바짝 붙더니
"뭐야..뭐야..형 전화번호 받았어?...뭐냐? 나같은 영계도 있는데....
하여간 여자들 남자보는 눈에 문제 있다니깐.."
"문제는 무슨 문제가 있냐? 제대로 잘보는거지. 내가 원래 한 외모하잖아"
고수는 어깨를 으쓱하고 옆머리를 매만지는 뒤로 민혁이 메롱하고 지나갔다.
한편 집에서 서희는 방바닥을 뒹글뒹글하면서..
"아이씨...심심해...장난감(고수)이 없으니깐 심심하잖아..
고수야 빨리와라...노~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