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관생도들에게는 일률적으로 같은 모양의 구두가 지급됩니다.
처음 사관생도가 되면 단체로 구두를 벗어놓고 들어가는 행사에
참여해야 할 일이 많다고 합니다.
벗어둔 구두를 찾아 신을 때 서로의 구두가 뒤바뀌는 경우가 많아서
반드시 몇몇 사람은 짝이 맞지 않는 구두를 신거나
여러 내무반을 헤매면서 구두를 찾으러 다녀야 하기도 한다지요.
그러나 첫 여름방학이 다가올 무렵이면 그 많은 생도들 중에
단 한사람도 구두가 뒤바뀌어 고생을 하거나
자신의 구두를 찾으러 다니는 일이 없다고 합니다.
똑같은 회사의 똑같은 디자인을 가진 구두지만
한 달쯤의 시간을 거치면서 그 구두는
신는 사람의 발에 맞추어서 적응을 하기 때문입니다.
발의 모양과 걸음걸이의 형태에 따라서 모두 다르게 적응을 하고,
그 사람의 장점과 단점을 다 받아들여서 생도 하나하나 마다
고유한 구두의 모양을 만들어가기 때문에 결코 혼란스럽지 않게
찾아내게 되는 것이지요.
그때 쯤이면 아무리 깔끔한 구두도 발 모양이 미운 생도에게 걸리면
여지없이 구두의 모양도 미워져 있기 마련이라고 합니다.
한 사람의 발을 담고 그 살마의 몸무게를 다 실으면서 변해가는
구두의 모양새를 보면서 사람이 살아온 흔적도
저 구두와 같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우리가 살아온 시간도 저렇게 숨길 수 없는 흔적을 남기면서
내 모습 어딘가에 함께 묻어서 따라오고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구두 한 켈레를 신고 벗으면서
또 이렇게 삶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 보게 됩니다.
김미라님의 '천개의 절망을 이기는 한개의 희망'중에서
우리가 살아온 시간도 저렇게 숨길 수 없는 흔적...
이 한줄의 글이 마음에 남아요..
내가 보낸 시간이 어떠한 흔적으로 남겨져있으며..
앞으로 보내는 시간은 어떠한 흔적으로 남을까?
현재보내는 시간에서는 가늠이 힘들고..
보낸 시간과 보내어야하는 시간을 그려보려니..
그림이 되어지지않지만..
누구나 자신의 삶을 마무리하여야 하는 시간 앞에서는..
자신이 살아오면서 보낸 시간의 그림이 보인다고해요..
그 그림을 보면서 눈물을 흘리거나..
큰 후회로 남지않기위해서..
주어진 시간을 어찌 보내어야..
나만의 그림이 아름다울 수 있는지..
한번쯤은 생각하고 마음을 정리해보는것도..
그리 나쁘지는 않을 듯 싶어요..
입동이 지났어요..
"입동" 겨울의 시작이라는 뜻이라죠..
따라서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준비하라는 뜻..
또한 포함이 되어있다고 생각합니다.
다급한 마음으로 준비하기 보다는..
조금은 빠른듯 하지만..
그만큼의 여유로움으로..
작은것 하나하나 빠짐없이 준비하는..
가족분들 되시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