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 입성한지 어언 73일.
진짜 에라잇이다 -_-
일단 전 남친과 나는 다섯살차이. 오빠 28 나 23.
장거리연애여서 서울-경남 한달에 한번 , 대략 두번쯤 만나면 겁나 자주 만나는 거였다.
사귄지는 580여일.
내가 21살때 오빠26살. 친척 언니 남친의 친구 뭐 이런식으로 알게되서
서로 좋은 감정 있고 몇일 내내 문자 계속 주고 받다보니.
오빠 우리 무슨사이야? 했을때 자기야 하는 사이지. 라는 대답 듣고
아 사귀고 있는거구나 ;;
라는 멍청한 생각으로 연애 시작.
솔직히 처음에는 뭐 이렇게 까지 오래 사귀게 될줄은 몰랐다.
그렇게 하루 이틀 지나고.
경상도 남자라 엄청 무뚝뚝하고 애교도 없고
이제와보면 센스도 없었다.
운동선수하면서 체육관에서 애들 가르치고 음식점에 서빙 알바 하고있었다.
지방이라 알바비도 싸고 체육관에서도 자기 운동하면서 일 하던거라
내가 알기론 돈 얼마 못벌었고
20살 21살 대학다닐때 여자친구 사귀고 군대갔다와서 한번도 여자 만난적 없고.
생긴것도 착하게만 생겨서 시골총각같은 순진함이 좋았던것 같다.
모든 남자가 변해도 저 남자는 진짜 안변할것만 같고 한결같을 것만 같고.
여튼 사귄지 70일 넘었을때 처음 키스하고 처음 같이 잤는데.
나랑있을땐 정말 가슴 두근거려하고 서투른 연애가 답답하기도 했지만
그모습이 귀여워서 ;; 좋다고 사귀고
주말에 나 만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 터미널에서 아쉬워서 눈시울 붉히는 모습에
아 정말 나를 좋아하는구나. 거기에 또 헤벌레 하고.
친구들이 다 괜찮긴 한데 착한것 같긴 한데 너랑은 별로 안어울린다는 말도 참고
애정표현 잘 안하는것도 참고
자주 못만나는것도 참고
직장 다니는거 아니고 알바하는거라 남들처럼 비싼 명품은 바라지도 않았고.
오빠 친구들 만나도 나이가 나보다 다섯살이나 많으니 뭐 분위기 맞추지도 못하고
여행은 커녕 하다못해 그 흔해빠진 놀이공원도 한번 안가본.
요즘 중딩들 하는 연애보다도 더 못한 연애도 참았는데.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이라면서 정말 알콩달콩 연애해볼려고.
이상형인 남자가 영화보러 가자그래도 안가고.
아는 오빠가 바람피자그래도 절대 안넘어가고 ;;;;
진짜 맘에드는 사람있었는데도 그냥 친구삼고.
정말 좋아했던 오빠있었는데도 남친이랑 못헤어질것 같아서 그냥 마음 접고.
소개팅 미팅 다 마다하고 멍청하게 그사람만 보고.
사귄지 일년쯤 지나니까 권태기인지 어느순간 죄다 짜증나고 맘에안들고
이사람 아니여도 잘 살수 있겠단 생각에 헤어지자그랬는데
자기는 절대 못헤어진다고 술마시고 울고 기다린다그러고
그 모습에 이 사람이 진짜 내 인연이면 어떡해. 라는 생각에 못헤어지고
그렇게 이년을 넘게 사귀고.
그러다 결국 내가 차였다.
물론 나 성격 쫌 까칠하고. 변덕도 있고. 화도 잘내고.
그냥 남자 친구들 있는 자리에 어울려 술마시기 좋아하고 놀기 좋아하고.
(가끔 친한 오빠랑 늦게까지 술 마셔서 오빠 속도 썩히긴 했지만
그럴때마다 아무 감정 없는 거니까 숨길거 없어서 문자하고 전화해서
누구누구랑 있다고 다 얘기하고 그랬다)
오빠랑 있을때 두어번 술 마시고 실수한적 있었고 ㅠㅠㅠㅠ
(진짜 미안해서 그땐 내가 싹싹빌고 헤어지자고 해도 절대 안헤어진다던 남자였다)
오빠한테는 끊었다던 담배 사실은 몰래 몇번 피운적 있고.
반말도 하고 꼴통심하게 피워도 살살 구슬려서 달래면 또 넘어가고.
진짜 오빠한테 잘 했다고 생각한다.
때되면 선물 맞춰서 해주고 (물론 나도 아르바이트 하고 있었지만 선물은 쫌 제대로 된거 해줬다.)
도시락 싸달라그러면 도시락 싸주고.
자존심 긁는 말 절대 안하고 거짓말 절대 안하고 (담배빼고 ;;)
정말 친구들이 봐서 너 너무 그 오빠한테 주기만 하고 선물은 하나 못받는거 아니야
라는 말 들을정도로 잘해줬다.
헤어지기 2주 전에 절대 안그러던 사람이 나한테 말도 없이 연락도 없이,
같이 알바하던데에 아는 동생 -20살 여자였다고 한다- 이랑 술 마시다가 같은지역에 사는
우리 친척언니한테 딱! 걸리고 그 다음날 내가 화내니까
너는 뭐 남자랑 늦게까지 술 마시고 안돌아 다녔냐는둥 내가 뭐 나쁜짓 했냐는둥
너가 한거 생각 해 보라는둥.
(2년 넘게 사귀면서 '너'라고 말한것도 이때 처음 들었음)
삐딱선 타길래 나는 오빠가 열 여자랑 술 마셔도 아무 감정 없이 그냥 마신거면 상관없다.
나도 내 주위에 남자친구들 많은데 오빠가 여자친구랑 술 마신다고 내가 뭐 그런걸로 화내겠냐
내가 화나는건 내 남자친구가 여자랑 단둘이 술을 마시는데
그걸 몰랐던게 화나는 거다. 라고 했더니 잘못했다고 ;;
내가 이번에 그냥 넘어가긴 해도 절대 안잊을꺼라고 나한테 너 어쩌고 한거,
그렇게 처음으로 따지고든거 평생 울궈먹을꺼라고
그랬더니 그렇게 하라고 미안하다고
그러고 그 주 주말에 나한테 말도 없이 서울까지 와서 우리집 앞까지 찾아와서.
한시간이나 기다리고.
만나서도 미안하다고 그렇게 그러더니.
(그리고 그날도 같이 모텔 갔었다)
그리고 일주일 지난 월요일 뜬금없이 우리 사귀는거 생각좀 해보잔다.
자기가 나이도 있고 결혼얘기도 나와서 심란하다고.
결혼얘기 한두번 한거 아니다.
나 처음 사귈때-내가21살 학생일때-도 오빠네 엄마는 오래끌지말고 결혼하라고 했다.
몇개월전 알바, 운동 다 그만두고 생산직쪽으로 일 하기 시작했다.
시작한지 얼마 안됐는데도 월급 백만원은 더 넘는듯 싶었다.
정확히는 몰라도 알바할때보다는 훨씬 많았겠지.
나는 결혼 좀 나이들어서 하고싶었다. 오빠도 그거 알고 있었다.
내가 30살 넘어서 결혼 할꺼래니까 그럼 그때 꼭 자기한테 시집오라고
안그럼 알아서 하라면서 큰소리 탕탕쳤다.
그래도 나는 평소에 나는 아직 결혼 생각 없고 오빠는 나이도 있으니까
잘 생각해보라고. 결혼할 만큼 좋은 여자 나타나면 난 괜찮으니까 꼭 잡고 나한테 얘기하라고.
쫌 쿨한척 해가면서 그렇게 말했었다.
그런데도 자기는 나 아니면 안된다고 했다.
그런데 이제와서 결혼얘기때문에 잠깐 생각좀 해보자고.
솔직히 난 그런말 하는데 잡고싶지 않았다.
성격상 울고 불고 매달리는거 딱 질색이다.
오빠도 그거 안다. 그러면서도 그런말을 한건 나랑 헤어질 생각을 하고 말한거 아닐까.
아무리 내가 오빠를 좋아해도 잡고싶은 마음같은거 하나도 안남았다.
이미 일년전에 권태기도 지나가버린 나였다.
결국 30살이 안되도 이 남자랑 결혼하게 될지도 모르겠구나. 하던 나였다.
그런데도 흔들리는 오빠 잡아줄 마음같은거 하나도 안남았다.
생각좀 해보겠다고 한 월요일이 몇일이 지나서
그주 목요일날 워낙 생리불순인데다가 두달째 생리가 없어서 불안한 마음에 병원엘 갔다.
초음파 찍어보니까 애기집이 보인다고. 일이주 있다가 한번 더 보자고.
하늘이 무너지는줄 알았다.
금요일날 아는 언니를 만나서 술 한잔 마시고 내가 먼저 연락해봤다.
생각 다 해봤냐고. 자기는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다고 했다.
내가 변한것 같다고.
나는 오빠가 그렇게 생각하고 그렇게 말하는데 오빠 못잡겠다고.
그래 그럼 헤어지자고.
거기까지밖에 생각이 안난다.
집에가는 길에 완전 꼴아서 막 울고.
집에서 또 통화했는데 그때 어제 병원 갔었다고 애기집이 보인다고 했다고.
난 이 아가 안 낳을껀데 그래도 오빠가 아가 아빠니까 말해줘야 할것 같아서 얘기 하는거라고.
어렴풋이 나는 기억에 나만 그렇게 울고불고 말한것 같았다.
이제와 생각해보면 오빤 대답도 안하고 있었던것 같기도 하다.
그 다음날 술이 안깨서 늦게까지 잤다.
점심때쯤 핸드폰을 보니까.
같이 살자. 같이 살 생각 있으면 연락하라는 문자가 한통.
몸도 힘들고 무엇보다 아가가 생겼을지도 모른다는 말에
아무것도 뵈는것도 없고 아무것도 들리는것도 없었다.
연락 안했다. 같이 살 생각 없었다.
일주일이 지나도. 문자한통 전화한통 없었다.
어떻게 사람이 그럴수 있지. 나날이 실망만 했었다.
2년이 넘는 시간이. 내 뱃속에 있는 아가가 겨우 그 문자 한통으로 끝낼수 있다는거에
자기 평생에 내가 마지막 여자라는 그 말들이.
겨우 그 문자 한통으로 정리됐다는게 실망이였다.
몇일 밤을 꼴딱 지새고 잠도 못자고 밥도 못먹고.
한주가 또 돌아서 수요일 쯤인가?
갑자기 하혈을 했다. 배도 엄청 아팠다. 움직이지도 못하고 숨도 제대로 못쉴것 같았다.
겁나고 무서워도 병원엔 결국 또 혼자 갔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임신이 아니라고 했고 애기집도 안보인다고 했다.
원래부터 임신이 아니였을지도 모르고 애기집이 생겼다 없어진걸수도 있다고 했다.
스트레스때문에 몸도 안좋고 하혈하는 걸수도 있다고 했다.
일주일이 지나서 나는 요금제를 바꿨다.
물론 그 전에 문자보냈다.
실망이라고 나 아니면 절대 안된다는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변했냐고
억울하고 분한데 잘먹고 잘살으라고.
하혈하고 임신이 아니라는 말은 안했다.
요금제를 바꾼 다음날 싸이를 닫으려고 싸이에 갔더니.
이미 일촌을 끊은상태. 뭥미 -_-
아가가 생긴줄로만 알고 있을텐데.
일단은 아니라고 하니까 오빠한테 말해 줘야 할텐데 하는 고민은 이미 저만치..
배신감에 실망만 밀려오고 짜증도 너무 많이 났다.
억울하고 분한 마음에 친척언니랑 통화하다가 이렇고 저렇고 다 얘기하게 됐다.
친척 언니도 오빠랑 친구였던 남친과 헤어져서 연락 안한다고 했다.
근데 내 전 남친이 언니전화를 안받길래 언니 전 남친한테 전화를 해서
이렇다 저렇다고 하는데 그 오빠는 알고 있냐 어떻게 사람이 그러냐 라고 말했단다.
그리고 그날 저녁 언니가 나한테 해준말은 정말 나를 독하게 만들었다.
정말 욕만 나오게 만들었다.
내가 쇼하는줄 알았다고. 자기가 헤어지자고 하니까 잡지는 못하겠고
아가 생겼다고 쇼하는줄 알았다고 그럼 안헤어질줄 알았다는거다.
정말 피가 거꾸로 솟았다.
띵띵아. 문자가 왔다.
화가 너무 난 상태라서 전화는 먼저 못하고 일단 문자로 말했다
사람이 어떻게 그렇냐고 쑈하고 있을꺼라고 생각할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그랬더니 그제야 사실이였냐면서 몸은 괜찮냐고 자꾸만 문자를 했다.
신경질이나서 다짜고짜 전화걸어서 뭐 그따위냐고
내가 그렇게 싸보였냐고 그런걸로 쑈할년으로 보였냐고
니 꼴릴때마다 다 대주니까 그런 양년으로 봤냐고.
진짜 평소같으면 생각지도 못할 막말을 막 퍼부었다.
양아치만도 못하다고 정말 실망이라고.
오빠도 벙찌고 충격받아서. 아니면 책임지기 싫어서 연락 안하는줄 알았지
쑈하고 있는거라고 생각하고 있을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다고.
이제 할말 다 했으니까 끊으라고.
그렇게 통화 끝내고 몇일동안은 몸 괜찮냐는 문자 계속 오던데
무슨 상관이냐고 이제 남인데 또 쑈한다 생각하면 되지 뭐 하러 걱정하냐고.
문자 한통 보냈더니 그 후로 연락 없었다.
몇일후에 술마신 새벽시간에 (2시넘어서였음;;)
술김에 문자를 보냈다.
생각하고 생각할수록 억울하고 화나고 또 억울하다고.
오빠같은 사람 만나고 사귀고 헤어지고
내 첫애기였을지도 몰랐는데 오빠가 아빠였던것도 억울하고.
지금 이렇게 나쁜 감정만 생긴것도 억울하다고. 뭐 그런 내용이였다.
술김에 보낸거라 그 다음날 보낸 메시지 함에 그렇게 있었다.
매일 새벽에 일 하러 나가느라 일찍 자는데
내가 문자 보내고 얼마 안있다가 바로 답문이 왔다.
기억은 안나지만 괴롭고 자기가 한심하다는 그런 내용이였다.
그후 두달이 지났고.
여지껏도 우린 서로 연락 없이 지낸다.
워낙 멀기도 멀었고 서로 친구들이랑 그렇게 가깝게 지냈던것도 아니고
하다못해 우리 친척언니도 그 오빠의 친구였던 남자친구와 헤어져서
이제 우린 대한민국 땅에 살고있는것 외에는
아무런 공통점도 연관성도 없다.
어디 소식을 들을곳 하나도. 우연히 마주칠 일도 아주 없이.
그렇게 끝나버린거다.
한때는 좋아 죽겠던 사이가 이제는 아무것도 아닌게 되버린거다.
실연당한 슬픔보다. 그동안 내 몸이 힘들었던것보다.
그리고 미안하지만 정말로 없어져버렸는지도 모르는 아가보다.
너무 쉽게 아무것도 아닌게 되버린 2년간의 사랑이 날 더 힘들게 한다.
나 아님 죽고 못산다던 그 사랑이 이렇게 쉽게 아무것도 아닌게 될수 있다는게
더 힘들다.
한참 한창일 때 내 청춘 다 뺏아가고 -_-
중반 들어서니까 버림받은것 같고.
알바하는 동안은 경제적으로 딸리는거 다 참고
나는 좋은 선물 해줘도 그렇게 좋은거 받지도 못하고 연애했는데
직장들어가서 월급좀 받으니까 사람이 변해버린것 같고.
정말 별별 생각이 다 든다.
다른 여자랑 아무렇지 않게 웃으면서 지낼것 생각하면
억울해서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겠다 ㅠ
물론 이 시간도 지나가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또 아무것도 아닌게 되겠지만.
사랑도 결국은 시간이 지나면 또 아무것도 아닌게 된다는것은
나에게 있어서 절대 아무것도 아닌게 되지 않을것 같다.
뭥미 닥치는대로 쓰긴 썼는데.. 다 쓰고 나니 스크롤의 압박이란 ;;
이젠 정말 잊어야 겠는데. 잊어야지 하는 생각마저 잊어야 진짜 잊은거라잖아요.
정말 분한마음도 억울한 마음도 다 털어버리려고.
마음속에 있는 말 다 한번 해봤어요.
광우병이다 촛불집회다 아주 시끄러운데..
이런 지극히 개인적인 고민만 하고 있는 저는 속물입니다ㅠ
암튼! 세상의 모든 솔로 여러분 우리 모두 힘냅시다!
사랑 그까짓거 개나 물어가라그래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