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편안합니다.***
남향의 빛을 모두 끌어안은 내 뜨락에는
하얀 영산홍이 피었습니다.
햇살은 달콤하고 꽃은 새삼스럽습니다.
탈모가 무서워 파머라고는 꿈도 못 꾸는 나에게
‘헤어뉴스’ 모스타일리스트(미용사)는 걱정할거 없다합니다.
살면서 이루어지지도 않을 쓸데없는 고민에
나 또한 빠졌나봅니다.
이제 감정을 바라보고 용서하고 이해할 나이도 되었기에
빨래 한 가지,
음식 하나,
말 한마디,
만들어내는 기쁨은 소박한 일상의 은혜입니다.
참 많이도 아파했고
참 많이도 고민했습니다.
내 생각 같지 않는 세상에 대한 원망으로,
내 마음 같지 않는 사람에 대한 울분으로,
그러나 아름다운 세상이었습니다.
그러나 착한 사람들이었습니다.
다만, 내 사람은 떠났고
다시 내 사람을 만날 기회는 어렵다는 사실입니다.
길을 가다 퉁명스럽게 침을 뱉듯 말하는 사람을 만날지도 모릅니다.
업무 중에 습관화된 짜증 섞인 말투로 그대의 기분을
몇 날 며칠을 우울하게 할지도 모릅니다.
한 쪽 귀로 듣고 한 쪽귀로 흘려 버리는 것도 편히 사는 지혜입니다.
노년에 가까운 할머니가 자전거포에서
손주뻘 되는 녀석들의 자전거를 고치고 있습니다.
참 편안한 정경입니다. 놓치기 싫은 현실입니다.
글/이희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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