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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림역 성추행범 조심하세요.

DW |2008.06.13 05:19
조회 2,452 |추천 0

글을 쓸까 말까 무척 고민했습니다.

너무 충격을 받아서 지금도 몸이 떨립니다. 자고 싶은데 잠이 안 옵니다.

저 같은 피해자가 또 발생할까 싶기도 하여 글을 올립니다.

톡은 아니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아주 평범한 여대생입니다. 통통하니 살집있고 키는 165정도 됩니다.

지나다니면서 볼 수 있는 흔한 인상이예요. 

 

12일이었습니다.

퇴근시간대에 대림역에서 신도림으로 가는 열차를 타러 갔습니다.

열차가 고장인지 운행을 못 하고 사람들은 전부 내려서

다음 열차를 기다리고 있더라구요. 그래서인지 사람이 정말 많았습니다.

환승계단까지 사람이 서있었을 정도였어요.

 

신도림까지가는 열차가 와서 탔는데 정말 사람 많이 타더군요.^^..

 

가는 중에 뒤에서 어떤 사람이 제 오른쪽 어깨위에 팔(팔꿈치부분)을

얹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부터 싫다는 뜻을 비춰야 했는데, 

저는 정말 병신같이,

'잡을데가 없어서 내 어깨위에 팔을 얹었나?'라 생각했고 이해했습니다.

 

전철이 흔들리는데 뒷사람의 몸이 저랑 조금도 떨어지지 않더군요, 

의아했지만 정말 한치도 움직일 수 없을만큼 빡빡했기 때문에

괜히 오해하는 것일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이 제 어깨에 손을 올리더군요. 감싸쥐듯이.

거슬려서 쳐다봤기 때문에 똑똑히 기억합니다.

그리고 갑자기 목 뒤가 더워졌고 머리카락이 들리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제 오른쪽 어깨를 잡고있던 손으로 제 머리카락을 쥐고 냄새를 맡더군요.

그리고 목덜미에 코를 들이대고 연속적으로 숨을 들이쉬며 냄새를 맡았습니다.

(아아-_ㅠ TV에서도 보기 힘든일이 제게...............!)

 

저는 진짜 놀라고, 성적 수치심을 느껴 몸을 틀면서

'아저씨 좀..'이라고 말했는데, 그러자 갑자기 소리를 버럭 치며

'신발년(or씨팔년)아, 못생긴게 내가 뭘 했다고!'라며 외치더니

'소매치기다! 소매치기가 나한테 덮어씌우려고 그런다' 며 욕을 해대더군요.

제가 '아저씨가 지금 제 뒤에서 냄새 맡았잖아요' 라고하자

계속 <소매치기>라며 '경찰한테 가자'고 난리를 피웠습니다. 

제 손목을 수차례 잡아끌며 내리라고, 내리라고, 계속 욕을 했습니다.

때리려는 듯한 손짓을 해서 옆에계신 남자분이 저지했구요.

 

그 와중에 신도림역에 열차가 도착했습니다.

옆에 계셨던 여자분이 경찰에 신고를 해 주셔서

'아저씨, 내리지 마세요 경찰 올거예요.' 라며 그 새끼를 잡으려 했습니다.  

그 강아지는 위협적 몸짓을 하면서

'너 얼굴 봤다 너 얼굴 기억했다 내가 어쩌구저쩌구 구로동 어쩌구

너 얼굴 기억했어.' 라며 협박을 했습니다. 

저지하셨던 남자분을 쳐다보며 도와달라 했지만 그냥 내리셨구요,

그 강아지는 사람들 사이로 숨어서 곧장 내렸습니다. 

 

저는 냉정하게 대처했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급격히 몸이 떨리고 다리가 풀리더군요. ㅎㅎ

눈물이 나기 시작하면서 '저 사람좀 잡아달라'고 말했지만

전부 제 얼굴을^^;;; 한번씩 쳐다보면서 내리셨습니다(...........ㅠㅠ)

 

신고해주셨던 여성분(A)과  다른 여성분(B)이 부축해주셔서

경찰이 오기를 기다렸습니다.

경찰은 오지는 않고, 전화만 하면서 위치만 묻더군요.

A께서는 계속 경찰측과 통화를 하시며

'4-1이라구요. 2호선이라고 몇 번 말씀드려요.'라 하셨습니다.

아무래도 경찰이 신도림역 위치를 모르시는 듯 했습니다(...)

 

20분정도 지나니 부모님이 먼저 도착하시고, 후에 경찰이 오더군요

지하철 수사대에서 진술(?)같은 걸 하는데,

그곳에 계신 경찰과 순찰차를 타고 온(저를 데려온)경찰이

서로 늦게 출동한 것에 대해 책임을 떠넘기고 잘잘못을 따지고 하더군요.

니가 늦었으니 니가 잘못했다느니, 우리가 바로 연락 주지 않았느냐 뭐다 하며 말이 길어지길래,

같이 와 주신 A께서

'그건 나중에 하고 일 먼저 해결하자'고 하셨고, 진술을 했습니다.

 

저는 제가 당한것이 숨겨야 할 일이라고 생각 안하거든요,

재연까지 해 가면서 진술했습니다.

그 내용과, 가해자 인상착의 등이 A님과 저와 모두 동일했습니다. 

 

경찰분께 추행범의 외모에 대해 설명하자마자 말하더군요.

'이 새끼 상습범인가.'

 

제가 '어깨를 만지고 머리카락을 들고 냄새를 맡았다.

목덜미에 코를 대고 냄새를 맡았다'고 말했더니 경찰분이 하시는 말씀이 

'그래서 그 사람이 뭘 어떡했습니까?' 라고 하시더라구요......ㅠㅠㅠ

 

A님과 제가 화가나서

 '몸을 밀착하고 어깨를 만지고, 목덜미에 코를 박고 냄새를 맡고,

니 얼굴 기억했느니 뭐니 하며 협박을 했는데

이게 <그래서 뭘 어떻게 했냐는거냐>라고 물을거리냐?!!'

라고 따졌습니다.

 

경찰분께서 '이게 성폭행인가.. 뭔가..' 라 하시더군요...

저는.. 진술하면서도 정말ㅠㅠ 경찰 괜히 오라 했구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ㅠㅠㅠㅠ 이게 성추행이지........... (협박도 포함되더군요.)

 

A씨가'CCTV볼 수 없냐'고 물으시니

'그런걸로 본다고 해서 뭐 확인할 수 있는것도 아니고...'

라 하시더군요. 저는 얼굴을 똑똑히 보았고 바로 가려낼 수 있다고

강하게 말했지만 반응을 보이시진 않았습니다.

 

제게 물으시더군요.

'그래서 성적 수치심을 느꼈습니까?'

 

..........당연히 느꼈죠. 그걸 말이라고 하시는지. 

경찰분이 고소할거냐 뭐 이런 것들을 물으시며

'고소장이 나와야 수사를 뭐 하고... 현행범으로 잡았어야 하는데...'

라며 혼잣말을 하시더니

'이제 형사가 올건데 지금 출발할 거라던데~ 조금 기다리세요' 라고 말하더군요.

 

아니, 그 사람이 칼을 들었을지도 모르고 나를 어떻게 해코지할지 모르는데,

제가 그 사람을 잡았어야 합니까?

저희 부모님께서

'어차피 못 잡는거 아니냐. 도망은 갔고 지금 뭘 할 수 있는것도 아니지 않느냐,

많은 시민들이 이용하는 전철인데 맘 놓고 타지도 못하고,

경찰도 이렇게 늦게 와서 사고 난 다음에 사고처리하는 것밖에 더 되느냐,

인터넷에 올려야하는 것 아니냐. 우리는 돌아가겠다.'

라시며 역정을 내시자 경찰분 표정이 좀 멋적은 듯 하니 안 좋으시더군요..;;

전철타는 곳까지 데려다 주시는데, 정말 ... 뭐라 할 말이 없었습니다.

 

 

확실히 느낀것이, 제가 아무리 조심하고 다닌다 해도 

작정한 범죄자에게는 어쩔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얼굴이 예쁜것도 몸매가 좋은것도 아니고 옷을 가볍게 입지도 않았는데

저는 그 사람 많은 곳에서 버젓이 성추행을 당했습니다.

초반부터 완강하지 못했던 제 행동이 만만하게 보인 계기였겠지요..

(그렇다고 해서 저는 제가 잘못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신도림역은 서울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곳 중 하나입니다.

그런 소동이 났는데 공익근무요원도 안보였습니다.

열차고장을 포함해서 지하철의 문제점을 많이 깨달은 날입니다.

 

이번에 저를 진정시키시고 함께 자리해주신 두 분의 여성분께

정말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누차 감사하다 인사드렸지만 톡톡을 통해서

한번 더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제가 학생이라 큰 보답도 못 해드렸습니다.ㅠㅠ 

아, 강아지를 저지해주신 남자분도 정말 감사합니다!

정말 한대 맞았을지도 몰라요.ㅠ

 

저는 다른 분들께서 도와주셔서 험한 꼴 안 당했습니다만,

안 그런 경우(아무도 안 도와주는;;;)도 많더군요.ㅠ

경찰은 사고를 미리 제지할 수 없습니다.

곁에 계신 주위 분들께서 적극적으로 말려주시면 제일 좋겠지만~

피해자를 보시면 그냥 소리라도 쳐 주세요^^

큰 도움이 될거예요.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이명박 대통령께서는 말로만 국민과 소통한다 하지 마시고,

실천으로 국민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촛불들고 계속 갑니다! 고고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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