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말이 없고 무뚝뚝한 아버지...
어려서부터 대화가 많지 않았기에 서로 사랑한다는 표현을 많이 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늦은 퇴근 길, 집으로 돌아오실 때면 귤이며 군고구마며
어머니와 저희가 좋아하는 음식을 두 손가득 들고 들어와
아무 말 없이 식탁 위에 올려 놓으시는 아버지의 모습만으로도
아버지의 사랑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부턴가 술에 취해 들어오시는 날이 많아 졌습니다.
그리고 어제 저녁...
집으로 들어가는 길에 아버지의 뒷모습을 보았습니다.
축쳐진 어깨와 터벅터벅 힘없이 걸어가시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차마 아는 척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아버지의 뒤를 따라 걷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조그맣게 들려오는 아버지의 목소리..
"애들 엄마한테 말해야 겠지..아직 들어 갈 돈도 많은데.. 대학 등록금이 문제다."라고..
잘은 못 들었지만 말로만 듣던 실직을 저희 아버지께서 겪고 계신 듯 했습니다.
제가 알게 된 사실을 알면 아버지 자존심에 상처를 입힐까 두려워,
아버지가 제 눈에서 안 보일 때까지 밖에 서 있다가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오늘 아침. 아버지는 또 아무렇지 않게 양복을 입으시고 출근을 하셨습니다.
오늘 같이 추운날 어디서 혼자 힘들어하고 계실지...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런 상황에 처하신 아버지들의 조언을 듣고 싶습니다.
아무에게 말 못하고 실직의 고통을 겪고 계신분들 있으시면 가족들이 어떻게 해야
자존심 안 상하고 고민을 털어 놓고 함께 이 역경을 헤쳐나갈 수 있을 것 같은지 조언 좀 해주세요.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