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짐을 쌀때 으레 그렇듯이 분주하고 정신없고 약간 두근거리고
비행기에 타서 창가자리에 앉으면 늘 찍던 창가사진도 찍고
다를때와 별반 다를 것 없어 보였지만 사실 이번 여행은 시작부터
몸도 마음도 매우 무거웠다.
여행을 시작할때는 그 어느때보다 가볍고 신이 나야 하는데
늦은 밤 델리 공항에 도착해서 시내호텔로 차를 타고 가는데도
이게 서울의 도로인지 과연 인도가 맞긴 한건지
내가 여행을 원했는지도 혼란스럽고 확신이 서지 않았다.
단편적으론 이 여행과 맞바꿔야 했던 것들
단순히 시험이나 일자리같은 대응물이라기보단 좀 다른걸 포함하고 있었지만..
그리고 나를 너무나 사랑해주고 결국은 늘 든든한 지지자이지만
한편으론 겨울내내 내 고통의 원천이였던 사람들
혹은 내 개인적인 문제들 때문였을꺼다.
벋뜨.
공항으로 가는 리무진 버스를 탈때 가장 신나고
집으로가는 리무진 버스를 탈때 가장 슬프다지만
결론 부터 말하면 이번 여행에서 나는 정반대였다.
가라앉아 있고 조금은 예민해져있던 맘이
여행이 진행되고 다른 도시들을 거쳐갈수록 생기있고 활력있게 변모되었다.
특히 여행후반의 이동시간동안, 그리고 자이살메르에서 예상치 못했던 인터뷰를 하면서
마음도 정리되고 기대치 않았던 답을 얻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물론 여행이 끝났다는 점에서는 애석하지만 이번여행이 아니였다면
만나지 못했을 여러 감정, 풍경이나 사람들..등과 조우할 수 있었고
식상한 표현이지만 말그대로 정말 많은걸 느끼고 배우고 재충전할 수 있었기 때문에.?
아 근데 육체적인 체력은 완젼 바닥이 되었다..-.-
개강후에도 맥을 못추고 골골대고 있는 중 ㅜㅠ
첫 델리편은 사실상 바라나시에 가기전 인도에 도착해 하루 묵는 것에 불과하고
출국전 다시 델리에 오기전까지 내가 본건 델리 빠하르간지의 늦은새벽과 이른아침뿐이였다.
anyway~ 지금 배가 고픈 관계로 기내식 사진부터 투척해보고..ㅎ
델리행 말레이시아 항공을 타서 점심을 냠냠 잘 먹고
간식으로 나온 연어샌드위치와 토마토오이샌드위치도 냠냠 잘먹고..
환승해서 델리로 가는동안 먹었던 본격적인 인도스멜 음식! 도 냠냠...ㅎㅎ
비행기에서 가만히 앉아서 주는 음식 마다 않고 꼬박꼬박 음료도 잘도 먹으면서
사육당하는 느낌으로 무사히 델리까지 도착했다..ㅎ 기침이 자꾸 나와서 물이랑 오렌지 주스 엄청 마셨던거 같다.
옆자리 하르짓 아저씨가 후식으로 따로 먹는 줄 알았던 요거트를 커리와 밥과 같이 섞어 드시길래
따라 먹어봤는데 낯설었지만 나쁘지 않은 맛이였다.ㅋㅋ 암튼 이건 전형적인 베지테리안 커리.
오른쪽 초록색은 인도콩으로 만든 거였는데 맛있었다. ㅎㅎ
사실 기내식의 음식은 특성상 그닥 맛있진 않아도 여행의 설렘과 비행기라는 공간의 특수성 때문인지
매우 희소하고 특별하게 느껴져 난 한번도 거르거나 깨작거리며 먹은 적이 없는 거 같다.
늘 디저트 하나 소스하나에도 탐구정신을 발휘하며 열씨미 먹는 서연군.ㅋㅋ
아래는 쿠알라룸푸르에서 대기할때 찍은 사진들"
말레이시아의 공기도 직접 느껴보고 싶은 맘이 컸지만 짧은 경유시간때문에
공항안에서 머무는 수밖에 없었다. 예전에 싱가폴항공과 공항이 좋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지만
직접 가본 나로써는 한국이나 이곳이나 심지어 리모델링한 인도공항도 나쁘지 않고 상당히 쾌적했다.
긴 비행을 짧게 만들어준 하르짓 아저씨와의 만남
말레이시아에서 인도갈때에는 '하르짓'(Harjeet) 아저씨를 만나 진짜 장장 7시간동안 쉬지 않고 얘기했다.
아저씨는 펀잡의 찬디가르 지역출신의 시크교도인이였는데 초콜렛 제품의 무역사업을 하는 사장님이였다.
인도네시아에서 코코아와 관련해 업무차 들렸다 오는 길이였다.
실제로는 진짜 다른 분위기인데 사진찍은거 나중에 보고 빵터졌다.ㅋㅋㅋㅋ 사진에 턱수염이 너무 까맣게 나오셔서 ...ㅋㅋ 여튼 생긴건 무섭지만 맘씨 좋고 재밌으신 아저씨 덕분에 인도여행얘기부터 북한연평도이야기;까지 다양한 이야깃거리로 지루할 틈이 없었다.
나는 기껏해야 인도여행책자와 인터넷에서 주워들은 인도단어들과 짧은 문장 따위를 알고 있었을 뿐이지만
하르짓 아저씨는 무척 신기해하고 좋아하면서 퀴즈처럼 물어보고 인도말을 알려주었다. ㅎㅎ
음식 문화 종교얘기는 특히나 흥미로웠다. 시크교도에 대해서도 많이 배웠는데
난 1년 365일 그 터번을 둘러야 하는 줄 알았는데 꼭 그런건 아니였다. 아저씨가 사는 펀잡주는 80%이상이 시크교도인이라니 그곳의 분위기도 사뭇 궁금했다. 패션용이 아니라는 시크하고 단단하게 생긴 은색 팔찌와 칼모양의 목걸이 모두 종교의 일부였고 힌두교와 이슬람교에 대해서도 짧으나마 좋은 설명을 들었다.
인도영화 얘기를 하면서는 거의 여고생들 수다떠는 수준으로 신나서 얘기했다...ㅋㅋㅋ
내가 가기전에 봤던 혹은 보진 못했어도 아는 인도영화나 배우얘기를 했는데
영화에서 본 왕의 결혼식과 관련해 전통혼례 얘기를 하다보니 어느새 델리에 왔다는 기장의 안내가 들렸다.
사진은 차암 볼품없지만 이때 창밖으로 보이던 인도의 야경을 잊을 수가 없다..
어릴적 네덜란드 암스텔담에서 차갑고 세련되고 도시적인 이미지로 다가왔던 공항의 이미지도
베트남의 공항주변 외엔 깜깜하고 적막만이 느껴지는 고요한 이미지도 아닌
마치 대지를 화폭으로 삼아 촛불로 장식 해놓은 것 같았는데
너무 많지도 적지도 않은 불빛들이 성당안의 촛불처럼 아주 은은하고 아름답게 빛나던
그 풍경이 맘을 참 편하게 해주었다.
입국수속을 하러 줄서는 부분. 손모양의 조각이 인상적이다.
좀더 잘 찍고 싶었는데 하르짓 아저씨랑 계속 이야기하면서 서있다보니 통 까먹고 있었다.ㅠ
짐을 찾는데서 내 픽업서비스용 물품을 찾는데 에러가 생겨서 고생했는데 아저씨덕분에
무사히 잘 찾아서 터미널로 향할 수 있었다. 내 짐 찾을때까지 그리고 찾는 것도 계속 기다려주고 도와주셔서
진짜 심적으로 도움이 크게 됐다. 밖에서 픽업서비스하는 분은 계속 기다리고 계신데 30분 넘게 박스들을 못찾았다면 혼자서 상당히 당황했을것 같다. 그렇게 아저씨한테 감사하다고 몇번 인사하고 기념사진을 찍고 헤어졌다. ㅜㅜ
돌이켜 보면 이 아저씨 덕분에 점점 몸상태가 가라앉는 와중에도 인도여행을 기분좋게 시작할 수 있었던 거 같다.
인도에 오는 많은 사람들은 인도에 대한 첫인상의 대부분을 처음 도착해서 형성하는데
보통 거기서 호불호와 이미지가 많이 갈리는 것 같다.
공항환전소부터 제대로 환전을 안해주거나 어디까지가 믿어야 하는지 두려운 프리페이드 택시제도
친절함을 가장한채 다가와 사기나 도둑질을 시도하는 사람들을 만나는게 가장 흔한 종류인데
여행시작부터 인도사람들에 대한 불신과 혐오, 날린 돈에 대한 황망함과 짜증이 모락모락 피어난다면
누구든 결코 맘이 여유롭지만은 않을 것이다. 만약 나도 이런 상황을 겪었다면 좀 더 예민해졌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운좋게도 가기전에 이미 어처구니 없는 사례부터 매우 위험하고 심각한 사례까지 습득을 한 상태여서인지
더 조심을 해서인진 모르겠으나 이런 안 좋은 일은 겪지 않았다.
이래서 여행지의 이미지는 같은 곳이라도 지극히 주관적이고
본인의 경험에 따라 한없이 아름답고 좋은 추억이 담긴 곳으로 남을 수도
짜증나고 불쾌하고 다시 가고 싶지 않은 곳으로 낙인찍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런 판단의 중심에는 그곳의 풍경 분위기도 있지만 결국 만나서 말을 섞고 함께한 사람이 있는 거 같다.
인도방랑기에서 무료픽업서비스를 나와주신 분을 만나 빠하르간지의 숙소까지 같이 택시 합승.
함께 이런저런 얘기도 듣고 대화하다 보니 굿데이 호텔에 도착했다.
나는 담날 아침 10시 바라나시로 가는 국내선 비행기를 타야했기때문에 미리 이쪽에 환전도 250달러 맡기고
식료품영수증 8만원대 만큼의 돈도 루피로 모두 받았다.
픽업나와주신 분이 친구 택시기사를 예약해줘서 딱 미리 예약할때 받는 가격으로 맘편하게 델리 공항까지 갔는데
아침 7시쯤에 완젼 초짜인 내가 어느가격대가 적당한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택시를 예약하거나 기사와 흥정하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가장 최선의 방법이였던 거 같다.
새벽 한시쯤 찬방에 들어와 담날 새벽같이 나갈 생각을 하니 컨디션이 걱정되었다.
이날 잠자기 정말 힘들었다. 생각보다 추웠고 밖에서 미친듯이 짖어대는 개소리에; 불안했다.
귀마개를 하고 싶어도 비행기 때문에 알람을 들어야 해서 이리 뒤척 저리 뒤척..ㅠ
잤는지 안잤는지 황망하게 결국 다섯시도 되기전에 일어나 씻고 짐을 정리해 호텔밖으로 나가봤다.
매우 좁다란 호텔 앞 골목길을 빠져나와 처음 카메라로 찍은 빠하르간지의 이른 아침거리.
예상보다 고요한 아침에 조용한 거리에 낯설어하며 선채로 잠시 가만히 있었던 기억이 난다.
굿데이에서 나오자 마자 왼편에 보이는 저 natural perfume oils 가게 괜찮다. 정윤이가 추천해줬는데 오픈시간이 11시 반이라 출국날 내꺼도 플로랄 향기로 하나 부탁했는데 이쁜 향으로 사다주었다.
향 이름은 BUDDHA DELIGHT.ㅋ
정말 거리에 안어울릴듯 어울리게 소들이 풍경 곳곳에 들어가 있어서 정말이네. 정말이야 하면서
이 소님을 클로즈업해서 찍는 순간 제대로 소똥을 밟아 주셨다....
역시 천하무적 내 신발은 물로만 씻어줘도 커버가 되서 천만 다행였지만
거리로 나온지 채 오분도 안돼 질펀한 소똥을 밟다니 나도 참 ..ㅋㅋㅋ
빨간색 남색 교복을 입은 여자아이들이 이골목 저골목에서 나오는데 옷도 아이들도 너무 예쁘고 귀여웠다.
아직 가로등은 채 꺼지지 않았고 파란 가운데 약간 햇빛의 기운이 느껴지는 하늘에는 독수리를 포함한 커다란 새들이 삼거리 부근 위를 돌며 울고 있었다. 사람들은 저마다 분주하거나 느긋한 아침을 맞으며 짜이 한잔씩을 하고 거리에는 일찍부터 장사준비를 하는 장사꾼들, 손님을 맞이하러 힘껏 페달을 밟는 사이클 릭샤들, 아이를 보내는 학부모들로 조용한듯 분주했다.
내가 본 델리의 모습중 가장 고요하고 정중동이 있는 풍경이였다.
굿데이에서 오르편 뉴델리 기차역쪽을 보고 살짝 걸으면 건너편에 저 에베레스트 간판이 보이는데 저기 가기전에 인도방랑기가 있다.
호텔에서 양쪽을 한번씩 담아보고 사이클릭샤에 탄 등교하는 소녀의 뒷모습을 마지막으로
나는 예약된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출발했다.
**무료픽업서비스는 한국식자재를 본인수화물칸을 통해 전해주고 거기서 한국의 영수증가져가면
그만큼 루피로 모두 지불해주고 하루 숙박을 무료로 제공해주는 건데 왠만한 한국식당에서 해도
큰 차이는 없을꺼 같아요. 위치가 너무 떨어져 있지 않은 이상은요. 인도로얄패밀리도 있고
다음이나 네이버에서 검색하면 나와요.
**환전은 공항환전이 제일 안좋기때문에 시내로 나갈정도의 돈만 50이나 100달러정도만 바꾸는게 좋아요.
소액권일수록 환율 안좋은것도 당연하구요. 환율은 델리 빠하르간지가 제일 좋고 환전소 몰려있는 곳에서 발품팔아서 잘 하시면 되요. 그 이외에 바라나시가 좋았고 나머지 도시들은 거의 대동소이하더라구요.
그리고 돈 받고 나서 꼭 그자리에서 장수만 세볼것이 아니라 지폐에 구멍뚫리거나 찢어진게 있는지
확인해보세요. 잘 모를것이라 생각하고 섞어서 한두개씩 못쓰는 돈을 주는데 인도에서는 특히나 위조지폐나 찢어진 지폐에 민감하니까요. 실제로 제가 조드뿌르에서 환전할때도 하나는 위에 3cm 잘린거 하나는 위조지폐방지 그림있는 부분이 쥐뜯어 먹은것 처럼 구멍나 있었어요 ㅋㅋㅋ
이거 보고 솔직히 이건 좀 아니지 않냐 했더니 알아서 잘 바꿔주더라구요 ㅋㅋ
**대부분 인천공항에서 델리인 하는 항공편은 저녁 늦게나 새벽쯤 도착하는데 아무래도 인도가 처음이신분들은
밤늦게 공항밖으로 나가는거 좋지 않을꺼 같아요. 일단 택시 기사와 흥정도 잘 못하겠지만 나가서 볼 것들도 없고요.
선택은 ☞공항에서 노숙하기
☞숙소를 예약해서 픽업서비스를 받기
☞한국식당과 연계된 무료픽업서비스를 받기
첨엔 공항서 노숙하려 했는데 워낙 담날부터 제 일정이 빠듯하고 제 몸도 한국서부터 안좋은 상태였기 때문에 맘편하게 숙소에서 자는게 나을꺼 같아 저는 무료픽업서비스 신청했습니다. 델리 공항은 리모델링하고 나서인지 제가 본 바로는 인천공항보다 더 깔끔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괜찮았기 때문에 짐만 잘 챙긴다면 노숙하는 것도 가능할듯 싶습니다.
인도가이드북에 뉴델리 올드델리 빠하르간지부근의 거리와 호텔 식당이 다 자세히 나와있으나 제가 있었던 곳의
간단한 지리를 알려드리자면
밑에 디센트와 스카이뷰호텔 사이 좁은 골목의 끝에가 굿데이 호텔. 침대가 살짝 눅눅한 감이 있지만
가격대비 그럭저럭 괜찮아요. 온수는 확실하게 나옵니다. 동행자와 달리 저만 유독 운이 없어 인도에서 핫샤워는
딱 두번했는데 그 중 한번이 마지막 출국전 이곳에 다시왔을 때였습니다...ㅜㅠ
델리에 관한 나머지 이야기는 여행의 끝부분에서 다시~
스윗 라씨와 따뜻한 진저 짜이가 매우 매우 그리운 저녁입니다.. 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