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니영 친구들.
반응따위 신경쓰지않고 꿋꿋이 하루만에 글을 싸내는 아베말이야.
사설 길게다는거 좋아하는 사람 없다는건 나도 잘 알고있으니깐
그냥 늘 덧붙이던 주의사항만 한 번 언급하고 바로 시작할게.
첫째, 필자는 귀신을 본줄 안다거나 그런 부류와 거리가 먼, 그냥 평범한 사람이야.
둘째, 여기에 쓰여지는 이야기들은 전부 내 지난 기억에 근거한, 개인적인 기록이야.
다만, 믿어달라는 의도로 작성되어지는 글은 아니니까, 이 글이 내키지 않는분들은 한번 웃고 그냥 지나쳐주시면 고맙겠어.
셋째, 아무래도 필자 개인의 옛날일을 가감없이 적어내는 글인만큼, 전형적인 공포소설 같은 것에서 기대할 수 있는
흥미요소들은 이 판의 다른 글들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질수도 있다고 생각해.
그리고 아무래도 외부에 출처를 둔 이야기가 아니다보니깐
혹시나, 이런 비슷한 이야기를 들어본적이 있다 싶은 분들은
어쩌면 필자와 관계가 있거나 만난적이 있는 분일지도 모르겠어.
그래도 가능하면 찾지말아줘. 이상한놈 취급받는건 예나 지금이나 그닥 내키지가 않거든ㅋ.
그러면
여섯번째 이야기를 시작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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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번째 기억. 싼 집 - 두번째 이야기.
저번에 이어서
그 XX도서관 앞의 값싼 전세 아파트에 살던 때의 이야기야.
혹시, 앞에글과 상관없이 이 글부터 접하게 된 분들은
한참 먼저 썼던 글들은 별로 신경안써도 되지만
이글을 읽기전에 반드시!
이거 바로 이전 글을 먼저 읽어주기를 바래.
앞의 이야기에 이어지는 부분이 있어서,
앞의 글을 봐야 그나마 이해가 쉬울거야.
그리고, 오늘 글 역시 '그 집'에 관한 글이니까
지난 번에 붙였던 도면을 한번 더 첨부할게.
앞서도 말했었지만, 필자의 집안은 생계 차 어머니께서 일을 하시고
그 때문에 부모님께서는 매주 화요일 새벽마다 집을 비우곤 하셨었어.
그리고 그 날은,
내가 밤 늦게까지 도서관에 있다가 집에 돌아왔던 어느 화요일 이었어.
부모님께서는 벌써 시장에 물건 하러 가신듯,
부엌에만 불이 켜져있는채로 집은 비어있었지.
식탁에는 언제나처럼
'아들, 엄마아빠 시장갔다올게.
배고프면 냉장고에 만두사다놓은거 있으니까 전자렌지로 뎁혀먹어'
라고 씌여있는 쪽지 한 장만 덩그러니 남겨져있었어.
뭐. 그날은 왠지 만두가 땡기질 않았어.
그래서 그냥
가스렌지에 라면 냄비를 올려놓고
부엌 식탁에 앉아, 안방 TV를 켜놓고 멍하게 보고있었더랬지.
그때 그 TV는, 지금은 없어진 '아남'이라는 회사의 26인치 정도 되는 작은 브라운관 TV였는데,
집 자체가 워낙 좁아서, 부엌에서도 리모콘으로 켜고 끄는데는 별 문제가 없었어.
아마도 무슨 긴급구조 119같은 느낌의 카메라출동 프로그램을 보고 있었던걸로 기억해.
뭔가 무너진 건물같은데 깔린 사람을 구조하는 듯한,
긴박한 느낌의 붕괴 사고 현장을 보고 있었는데
어째..카메라맨이 평소보다 더, 카메라를 무식하게
흔들어대고 있는거야.
뭐. 아무튼, 라면 끓인거 식탁에 가져다 놓고,
혼자서 의미없이 "잘먹겠습니다" 하고 먹기 시작했는데,
TV화면이 어딘가 좀 이상한거야.
소리까지는 자세히 기억나지 않지만,
왠지 라면 먹기 전에도 봤던 장면을 다시 틀어놓은것 같은 느낌?
분명 뉴스도 아닌것 같았는데,
기분나쁜 사고현장 장면이 똑같이 다시나오니까
기분이 썩 좋지 않았어.
그렇게 라면을 다 먹을때까지 카메라를 어지럽게 흔들어대던 장면만 계속되고 있었어.
지금 생각해보면, 채널도 안돌리고 그걸 왜 계속 보고있었는지 몰라
아무튼 그렇게 TV를 보면서 라면을 열심히 빨아먹고있었는데
일순간, 카메라에 초점이 흐려지는 듯 싶더니..
외곽선이 지지직 거리는 것처럼
뭉개져보이는 조악한 화질의
'손'이
화면 왼쪽에서 불쑥 나와서 카메라를 가리는 거야.
그리고 어이없게도 그 순간 안방 TV가 꺼졌어.
당시에 나는, 놀라기보다는 그냥
'어? 실수로 리모콘이 눌렸나?'
싶어서 아무렇지않게 오른쪽 팔꿈치 옆에 놓여있던 리모콘을 집어 TV를 다시 틀었지.
그런데ㅋㅋㅋ
방금 보고있었던 사고장면은 어딜갔는지
무슨 코미디 프로그램이 나오고 있는거야 ㅋㅋㅋ
채널을 돌려봐도, 그런 사고장면이 방송되고 있는 곳은 없었어.
갑자기 라면이 입으로 안들어 가더라고.
이게 무슨 현상인가 싶어서
그때부터는 TV화면은 눈에도 안들어오고
'그럼 아까 내가 봤던건 뭐였지?' 이 생각만 계속 했지.
그때는 의식하지 못했지만,
안방 미닫이 문과, TV가 놓인 위치를 생각해봤을때
아까 TV가 꺼지기 직전에 '카메라를 가렸던 손'이
왠지 '화면에 잡혔던게 아닌것 같다' 는 생각이 들었어.
마치 식탁에 앉아있던 나와, 안방 TV 사이의 중간 쯤 어딘가에서 튀어나와
TV화면을 보고있던 내 시야를 가리려한듯한 느낌. [이 글 맨 위의 그림을 참고해서 상상해줘]
혼자있을때 무서운 생각을 하게되면,
그.. 왜.. 한없이 더 찝찝해 지는 느낌 있잖아?
난 그 느낌이 싫어서 괜히 더 신경쓰이기 전에
고개를 좌우로 흔들어 기분나쁜 상상을 털어버리고
샤워를 하러 화장실로 향했어.
화장실로 들어가는 길에 나도 모르게 슬쩍 안방 미닫이 문쪽을
보긴 했지만,
그자리엔 그냥 소파만 놓여있었을 뿐
당연히 아무것도 없었어.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관객들이 웃고 환호하는 소리는 왠지 기분에 안정을 준다고해야되나?
아무튼 그런 느낌에 난 TV를 틀어놓은채로 화장실로 들어갔지.
아마도 나는 그때,
억지로
최대한 웃기고 기분좋은 생각을 하면서 샤워를 하고 있었던것 같아.
흠.
누구나 공감할거라고 생각하는게 한가지 있어.
집집마다 화장실에는 보통 커다란 거울이 하나씩은 붙어있잖아?
그리고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면,
거울 아래쪽부터
수증기가 차오르기 시작하면서 점점 거울이 잘 안보이게 되잖아?
이런 장면은 이 글을 읽고계신분들 모두
매일같이 경험할테니깐 쉽게 상상할 수 있지?
그 집 화장실은,
문을 왼쪽으로 밀어서 열자마자, 바로 오른쪽에는 변기가 있고,
그 바로 옆으로는, 물건을 올려놓을 수 있는 선반이 좌우로 길게 이어져있는 세면대가 있었고,
화장실 가장 안쪽에는 욕조가 놓여있는 구조였어.
그리고 세면대 위에는
천장 바로 아랫부분까지 닿아있는, 세로로 길쭉한 직사각형모양의 거울이 붙어있었더랬지.
욕조에서는 스스로를 비춰볼수 없는 위치였지만.
아무튼, 나는 그때 샤워를 하다가
무의식적으로 거울을 힐끗 봤는데
늘상 그랬듯이 습기가 점점 차오르고 있더라고.
콧노래를 흥얼거리면서
샤워기로 몸에 물을 뿌리다가
세면대 거울 표면의 습기가 거의 천장에 닿을만큼 차오르고있는 걸
아무생각없이 보고있었는데..
습기가 거울 끝까지 차올랐을 때
거울 가장 위쪽에,
어린아이 손자국이 찍혀있었어.
너무나 선명하게.
순간, 내가 잘못 봤나 싶어서 눈을 비비고 다시 봤는데,
'그 비슷한'게 아니고 확실한 '어린아이 손자국'이였어.
크기로 봤을때 대략 6~9살 정도의 크기라고 할까?
..
보통은 샤워를 하다가 습기찬 거울을 닦아내도 이내 다시 습기가 차버리잖아?
그런데 그 '손자국'은 거울 전체에 습기가 점점더 차오를수록 없어지기는 커녕
점점더 선명하게 보이는거야.
그 순간,
방금전에 TV가 꺼지기 직전에 화면을 가렸던 '손'과
얼마전에 가위에 눌렸다가, 누군가 옆구리를 쿡 찌른 느낌에 깨어났던 기억이 떠올랐어.
생각이 거기에 미치자,
몸에 닿고있던 뜨거운 물이 차갑게 느껴질 만큼 소름이 돋았어.
나는 샤워기로 미친듯이 거울에 물을 뿌렸지.
다행히 습기가 다 지워지니깐 그 손자국은 눈에 띄지 않더라고.
하지만 다시 습기가 차오르면 그 손자국이 다시 나타날 것 같았어.
결국 몸에 물기도 채 닦아내지 못하고 화장실을 뛰쳐나와
그대로 내 방까지 달려가 침대로 기어들어가서 이불뒤집어쓰고
덜덜거리다가 어느샌가 기절하듯 잠들어 버렸지.
그리고 다음날,
학교에서는 도무지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았어.
하루종일 어젯밤에 보았던 그 '손자국' 생각뿐이었지.
'혹시 낮에 내가 없을때 집에 친척동생이라도 놀러왔었나?' 뭐, 그런 생각도 해보고
아무튼 최대한 이성적으로 생각을 해보려 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내 손바닥 크기의 반도 안되는 정도의 손을 가진 아이가,
세면대에 올라선다고 해도
천장 바로 아래쪽에 손이 닿을리가 없었어.
다음날
나는 하루종일 아무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아서 일찍 집에 들어갔었고,
다행히 그 날 저녁에는 부모님이 두 분 다 집에 계셨었지.
그리고 결국 저녁밥을 먹다가 어머니께 물어봤어.
"엄마, 어제 낮에 집에 누구 왔다갔어?"
예상은 했지만, 어머님께서는 물론 "아니"라고 하셨고.
밥을 먹고 나서는 바로 각오를 굳히고
다시 화장실에 들어갔어.
뭐가 또 나오든, 부모님도 계셨으니깐,
혼자일때랑은 달랐지.
이번에는 의식적으로 거울 윗쪽을 쳐다보며 씻기 시작했고,
이내 거울에는 습기가 차오르기 시작했지.
..
..없더라?
아무것도..
..결국 그때 내가 봤던 손자국은 뭐였을까.
내눈에 보이지 않았던 무언가가
거울에 한 손을 짚고 허공에 기대서서
나를 지켜보고있던건 아니었을까.
그리고 그 손자국을 봤던건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고,
지금 생각해봐도 도무지 그 현상을 설명할 방법이 없어.
아무튼, 이 사건 외에도 그 집에 살 당시에는 이런저런 '일'이 많았어.
부모님도 늘상 꿈자리가 뒤숭숭했다고 하셨고,
우리 가족 모두 크던작던 건강에 이상이생겨서 수개월간 병원을 드나들어야했고,
집에 '세탁소 아저씨로 위장한' 강도가 든 적도 있었구..
뭐. 그 해에 우리집에 몇가지 문제가 몰려서 생겼던게,
꼭 그 집 탓만은 아니겠지만,
마지막에는 부동산 사기까지 당한 덕분에
이사온지 거의 1년만에
다시 그 집을 나오게 되었었지.
그리고 비싸고 좋은 다음집으로 옮겨가기전까지 찜질방 생활..
뭐.. 아무튼 그런일이 있었더랬지.
그리고 지금으로부터 대략..3년 전.. 아마도 2008년..쯤?
내가 갓 군대에서 전역하고나와서, 백수생활을 하고있던 어느 평일 낮에 있었던 일이야.
한동안 안쓰던 인터넷 쇼핑몰 인ㅌㅍ크에서
주소지 이전을 깜빡한 채로
물건을 구입한 적이 있어서, 본의아니게 그 집에 다시 갈 일이 있었어.
그냥 반송시키면 될걸. 그 집에서 수령했다고 하더라고.
뭐. 거의 5~6년 만에 찾아간 그 아파트는 예전과 똑같았어.
아마도 그 아파트는, 지어진지 오래되지 않아서
아직까지도 재개발 계획은 없는듯했어.
아무튼, 나는 잘못 배송된 내 택배를 돌려 받으러
그 집 앞에 가서 벨을 띵동띵동 눌렀지.
젊은 아주머니 한분이 나오시더라고.
뭐. 택배는 잘 보관하고 계셨다가 친절하게 건네주시기는 했지만.
물건을 건네어 주시는 아주머니 뒷편으로 예전에 우리집 안방 문이었던 자리가 언뜻 보였어.
소파는 놓여있지 않았지만 부엌옆 미닫이문은 5년전 그때와 똑같이
반쯤 열린채로 그자리에 있었어.
그리고 그 문 옆으로
대략 7~8살쯤 되어보이는 여자아이가
고개를 빼꼼 내밀고 나를 쳐다보고 있더라?
투명하리만치 새하얀 얼굴에, 하늘색 주사위같은게 달린 머리끈을 묶고 있던것 같아.
느낌상 그 아주머니 딸이었던것 같긴했지만.
그 시간이 평일 낮 11시 쯤이었던거랑,
그아이가 나를 보고 조그맣게 킥킥소리를 내며 웃고있던건 굳이 신경쓰고 싶지 않았어.
뭐. 그 시간에 애들이 꼭 유치원이나 학교에만 있으리라는 법은 없으니까.
아무튼, 그집 아주머니도 그닥 건강이 좋아보이는 얼굴은 아니었지만,
..현관에 부적같은건 눈에 띄지 않았었으니까.
아마도 곧 이사를 가거나 하셨을거라고 생각해.
혹시 이글을 읽은 분들이
훗날 어딘가로 이사를 하게되었을때
새로 옮긴 집 현관에 부적같은게 붙어있다면
다소 기분나쁘더라도
떼지말고 그냥 그자리에 붙여놓을것을 추천해.
모르는 아이가
집안에서 돌아다니고있는걸
보고싶지 않다면 말이야.
그리고 누누히 얘기하지만,
필자는 귀신같은건 단 한번도 본적이 없어.
하얀 소복에 긴머리를 풀어헤치고 다니는 처녀귀신따위는ㅋ.
아무튼, 오늘은 여기까지.
또 스트레스 받는 일이 생기면, 그 때 또 글 싸러 오도록 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