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루지 못할 사랑은 없다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
평범한 야구심판과 톱 탤런트의 사랑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 해가 서쪽에서 뜨지 않는 한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여기 그 일이 가능하다고 말하는 영화가 있다.‘남성판 신데렐라’의 성격이 강한 이 영화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은 관객 마음을 동동 들뜨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영화는 당신에게 마음이 없는 남자는 그만 정리하고 이제 당신만을 바라보는, 그래서 어찌할 바 모르고 있는 남자를 찾아 나서라고 충고했다. 톱스타 현주(고소영)가 라면 회사의 젊은 사장 지민(차승원)을 선택하지 않고 누가 봐도 평범해 보이는 범수(임창정)를 택한 것은 그의 마음을 읽었기 때문일 것이다. 범수는 지민에 비해 가진 것은 별로 없었지만 변하지 않을 진심이라는 무기가 있었다. 범수로 분한 임창정의 담백한 연기가 아니었다면 진심은 통한다는 영화 속 장면이 설득력을 얻기란 힘들었을 것이다
사랑의 불꽃이 튀려면 외모만큼이나 주변 사정, 즉 상황도 중요하다. 열정은 무엇보다 흥분을 일으키는 장소들, 즉 극장이나 사람들이 많이 모인 경기장 같은 곳에서 깨어난다. 범수는 수만 명의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현주와 키스를 나눈다. 이 장면에서 흘러나오는 클리프 리차드의 ‘Early in the morning’은 개봉 당시 영화만큼이나 큰 인기를 누렸다.
우리도 해볼까: 야구장은 야구 경기만 진행되는 곳이 아니다. 사랑하는 연인과 공개 키스를 나눌 수도 있고, 수많은 관중들 앞에서 사랑의 프러포즈도 할 수 있다.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낭만적인 장면들이 현실화하는 곳이 바로 야구장이다.응원을 열심히 해서 전광판에비칠 기회를 잡는다면 사랑하는 사람의 입술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
히어로의 로맨스는 무죄 <스파이더맨>
2000년대 이후 등장한 히어로무비의 특징은 영웅 이면의 인간성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브루스 웨인(배트맨)이 자신의 자아에 대해 고민했고, 로건(울버린)이 아픈 상처를 꺼내놓으며 인간성을 회복했다.
<스파이더맨>은 한술 더 떴다. 이 영화가 독특했던 것은 피터 파커(스파이더 맨)와 메리 제인 왓슨의 로맨스에 집중했다는 점이다. 관객들도 악의 세력과 맞서는 히어로 못지 않게 스파이더맨과 피터 파커 사이에서 메리를 고민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에 크게 반응했다.
그래서일까, <스파이더맨>은 키스신이 액션신보다 사랑 받는 독특한 액션무비다. 특히 아크로바틱한 자세로 키스를 나누는 두 주인공의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지금까지도 회자된다. 이른바 ‘업사이드다운 키스’. 비를 흠뻑 맞은 메리는 거꾸로 매달린 스파이더맨에게 다가가가면을 반쯤 벗기고 입을 맞춘다. <스파이더맨>이기에가능한 일이다.
우리도 해볼까: 현실에서 스파이더맨처럼 거꾸로 매달려 여유롭게 키스할 수 있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서로 나란히 눕는다면 가능성은 있다. 그리고 이 자세는꽤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도 있다.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를 참고할 것.
연애 경험이 없어도 가능 <달콤, 살벌한 연인>
제대로 된 연애 한 번 못해본 대학강사 대우(박용우)는 소심한 성격의 소유자다. 친구 꼬임에 넘어가 같은 아파트에 사는 ‘미나’(최강희)에게 데이트 신청을 하게 된다.
카사노바가 아닌 이상 대부분의 사람은 낯선 이성과 단 둘이 있으면 안절부절 못한다. 특히 그 사람에게 끌리는 느낌이 강할수록 더욱더 그렇다. 상대를 한 방에 KO시킬 수 있는 비법 따윈 없다. 그런 비법이 있다면 이 세상에 솔로라는 단어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연애 초기엔 그저 다음 만남을 이끌어낼 수 있을 정도의 작은 재미만 이어져도 충분하다. 연애 경험이 없는 대우는 모든 면에서 어설프고, 미나는 그런 대우와의 만남에 마음이 상한다. 그러나 미나는 어느새 그의 순수함에 빠져 둘은 연애를 시작한다. 미나에게 아낌없는 칭찬을 해준 대우는 결국 사랑을 쟁취한다. 박용우의 능청스러우면서도 귀여운 연기와 코믹함과 진지함을 반반씩 끌어안은 최강희의 연기 호흡이 관객을 수시로 웃게 만들었다.
우리도 해볼까: 사랑하는 사람의 모든 것을 알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있다. ‘사랑한다면 거짓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정직과 성실이 모든 인간관계에 가장 중요한 태도임은 틀림이 없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은 수시로 변할 수 있고, 또 자신의 진심을 자신이 모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살인이나 강도 같은 중 범죄가 아니라면 사랑하는 사람의 비밀은 눈감아주자. 자신의 비밀까지 사랑해 줄 수 있는 상대방에게 입술을 허락하지 않을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키스 종결자 커플 <뉴문>
뭇여성의 맘을 콩닥거리게 만든 무도회장 키스신. 자신은 모든 준비가 되었다며 목을 내민 벨라에게 에드워드는 날카로운 송곳니 대신 입술을 내민다. <트와일라잇>의 키스신을 보고 가슴이 뛰었다면 지극히 정상인 거다. 주인공 로버트 패틴슨과 크리스틴 스튜어트 커플은 1편 <트와일라잇>과 2편 <뉴문>을 통해2년 연속으로 ‘MTV 무비 어워드’ 에서 최고의 키스상을수상했다. 영화를 찍으며 실제로도 커플이 됐다고 하니 영화 속 키스신에 대한 감정몰입도 역시 최고조에 달한다.
사실 <트와일라잇>의 키스가 전세계 여성들의 맘을 뒤 흔든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그렇지 않아도 아름다운 커플인데, 그들의 키스는 여성의 판타지를 예리하게 건드린다. 뱀파이어와 인간의 관계이기 때문만일까. 인간을 사랑하나 피를 갈구할 수밖에 없는 본성 때문에 힘들어하는 에드워드와 흡혈 당하는 것으로 영원한 사랑을 꿈꾸는 벨라의 관계는 성의 판타지와 맞닿아 있다. 순결을 지켜주고 싶은 남자, 첫경험의 판타지를 가
진 여자의 키스인 셈이다.
우리도 해볼까: 기습 목덜미 키스는 대단히 용기가 필요하다. 자칫 화를 부를 수 있으니.
야수도 미녀를 얻을 수 있다 <비스틀리>
‘마음이 고와야 여자지, 얼굴만 예쁘다고 여자냐?’ 가수 남진은 과거에 이렇게 외쳤으나 현실은 영 딴판이다. 우리는 외모에 유혹된다. 그리고 아름다운 사람은 자동적으로 성격도 좋을 것이라고 믿는다. 파트너 선택은 결국 하찮기 이를 데 없는 즉 선입견에 의해서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해석이 불쾌하게 다가올 수 있지만 사실이 그렇다. 내면의 가치가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그건 바로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우선은 눈에 현재 보이는 것만 염두에 둔다.
아름다운 외모는 눈만을 즐겁게 하나, 상냥한 태도는 영혼을 매료시킨다. 여기 야수로 변해 자기가 저질러 온 악행의 대가를 치르게 된 남자가 있다. 완벽한 외모에 돈과 명예 모든 것을 가지고 있었던 카일이 바로 그주인공이다. 진심을 담은 사랑 고백만이 마법을 풀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지만 아무도 그와 사랑에 빠지려고하지 않는다. 얼굴이 변하기 전이라면 모를까 그가 처한 상황은 암담 그 자체다.
그러나 세상에는 기적이라는 것이 있다. 카일에게도 그런 일이 온다. 카일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민 린디는 무서운 모습을 가졌으나 세심한 배려를 하는 그의 진심을 이해하고 호감을 갖는다. 서로 마음의 벽을 허물며 친밀감을 쌓아가는 장면은 궁극적으로 두 사람이 추구하던 마음의 길이 하나였음을 보여준다.
우리도 해볼까: 외모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그 사람의 인성과 성격이다. 백마 탄 왕자가 성격이 거지 같다면 공주들은 쳐다보지도 않을 것이다. 잘 생긴 외모가 대접받는 세상에서 살아남으려면 성격은 반드시 개조해야 한다. 미녀의 키스를 바란다면 더욱더 그래야 한다.
원조 수중 키스 <천녀유혼>
자신의 은신처를 찾아온 순수 청년 영채신(장국영)을 욕조에 숨도록 한 요괴 섭소천(왕조현). 그러나 다른 요괴들에게 발각될 수도 있는 일촉즉발의 상황이 벌어지고. 급기야 숨이 한계에 달한 채신이 물 위로 떠오르자 소천은 자신의 입술을 채신에게 가져간다.
<천녀유혼> 세대가 아니더라도 너무나 익숙한 이 장면. <천녀유혼> 이후 수많은 영화, 드라마에서 변형해냈을 만큼 이 수중 키스의 반향은 대단한 것이었다. 드라마틱한 설정 탓이었을까. 청초한 듯 섹슈얼한 왕조현, 티 없이 맑았던 장국영 때문일까. 소천이 채신의 입술을 누르며 욕조로 들어왔을 때 우리는 숨을 죽일 수밖에 없다. 뭇남성의 가슴 속에 왕조현이란 낯선 중국 배우가 깊숙이 자리잡은 순간이기도.
올해 <천녀유혼>이 24년 만에 리메이크 됐다는 소식에 많은 관객이 들썩였다. 물론 욕조 키스신이 어떻게재연됐을 지를 궁금히 여긴 이도 많았을 터다. 하지만 엽위신 감독은 욕조 키스신을 되살리지 않았다. 의아해하는 사람도 많았지만 아름다운 키스신을 추억에 남도록 한 감독의 의중을 고마워한 관객도 적지 않았다.
우리도 해볼까: 물 먹을 각오가 아주 많이 필요하겠다.
그 사람을 무조건 믿어라 <브리짓 존스의 일기2>
사랑의 열정이 식으면 우리는 상대의 결함을 쉽게 인식하게 된다. 사랑에 빠졌을 때는 보이지 않는 결함들이 눈에 확 들어온다. 자신이 상대방보다 더 많은 사랑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점점 금이 가기 시작한다. 이 상황이 악화되면 점점 파트너의 행동을 부정적인 방향으로 해석하고, 파트너와 입장을 바꾸어 생각하면 아무 것도 아닐 일에도 화부터 내게 된다.
사랑은 쟁취하기도 힘들지만 지키기는 더더욱 어려운 법이다. 헬렌 필딩 원작의 속편을 영화화한 <브리짓 존스의 일기: 열정과 애정>은 근사한 로맨스를 꿈꾸는 노처녀들의 향수를 다시 한 번 자극했다. 지금 옆에 있는 그 사람의 입술을 내 것으로 만들었다고 해서 안심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일이든 사랑이든 잘하려고 하면 할수록 오히려 꼬이는 브리짓의 상황이 남 얘기처럼 들리지 않는다면 의심보다는 사랑으로 그 사람을 감싸줘라. 서로의 연애 에너지가 더 미치도록 달아올랐던 그시절을 떠올리게 할 키스를 선물로 받을지 모른다.
우리도 해볼까: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사랑하는 사람을 믿어야 한다. 상대를 의심하는 시간조차 아깝다. 그 시간에 차라리 그 사람을 더 사랑해야 한다. 상대의 진심이 없는데 마음을 열어줄 사람은 이 세상 어디에도 없다.
동성의 키스도 아름답다 <브로크백 마운틴>
미국 와이오밍 주 브로크백 마운틴에 놓인 두 남자. 수백 마리의 양 떼밖에 없는 그 곳에서 그들은 돌발적으로 사랑을 나눈다. 그리고 4년 만에 재회한 두 사람은 또 다시 사랑을 나누며 서로가 서로를 얼마나 원하고 있었는지를 깨닫게 된다. 영화에서 키스는 아주 흔한 장면이지만 그 대상이 누구냐에 따라 상황은 180도 바뀐다. <브로크백 마운틴>의 애정묘사가 사람들의 호기심을 끈 것도 그 때문. 이 영화는 익히 알다시피 동성애를 다뤘다.
그러나 <브로크백 마운틴>이 공개됐을 때 이 영화에서 애정 묘사의 껍데기를 논하는 게 얼마나 무의미한 것인지를 모두가 알 수 있었다. 그럼에도 이 영화의 키스신은 아주 인상적이다. 애정 묘사 수위의 문제 가 아니라 그들의 사랑이 지극히 아름답고 절절해서다. 멱살잡이를 하듯 격정적으로 서로의 입술을 탐하는 잭(제이크질렌할)과 애니스(히스 레저). 그리고 이를 목격하게 되는 잭의 아내를 볼 때 동요하지 않기란 쉽지 않다.
우리도 해볼까: 성소수자들도 사랑을 나눌 권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