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작스런 계획과 짬짬준비로 떠난 저의 유럽여행을 소개할게요:)
6월 17일부터 7월 1일까지의 여행 중,
오늘은 6월 25일 프랑스에서의 여정을 들려드릴게요.
처음 보시는 분들은 위 편에 있는 '이어지는 글'들을 보고 오시면 좋습니다.
자, 손 꼭 잡고 잘 따라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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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내일 출발하는 바르셀로나행 기차표를 다시 끊어야 해.
이제 가르 드 리옹(Gare de Lyon)역은 눈감고도 찾아가겠어.
어제의 교훈으로 서둘러 준비하고 움직인 덕에 일찍 일을 마무리 지을 수 있었지.
오늘은 베르사유궁전(Chateau de Versailles)에 가기로 했어.
파리 근교에 있는 베르사유로 가려면, 일반적인 시내 지하철과는 다른 RER선을 타야해. 가르 드 리옹역에서 가장 가까운 RER선역은 가르 드 오스텔리츠(Gare de Austerlitz)역이야.
조금만 걸으면 닿을 수 있어.
오스텔리츠역으로 가려면 센(Seine)강을 건너야 해.
서울, 런던, 파리. 강을 끼고있는 수도들.
과거엔 농사와 운하교통에 유리하기 때문이었겠지만, 지금은 척박하게 느껴질 수 있는 도시에 여유를 불어넣어주는 존재.
파리는 센강을 끼고 조깅과 싸이클을 즐기는 사람이 많더라.
드디어 도착했어. 오스텔리츠역.
어김없이 낙서가 있네. 숨길 수 없는 예술에의 표현으로 봐야하나.
세계적인 관광도시로서는 마이너스적인 요인이란 생각이 들어.
베르사유로 가는 RER열차. 2층으로 되어있어.
신기한 나는 바로 2층으로!
역시. 에어컨같은 건 없어서, 창문을 열고 달려야 해.
그것도 저걸 손으로 마구마구 돌려야 열 수가 있다니!
베르사유로 가는 길에 May라는 친구를 만났어.
내가 열차 안에서 베르사유에 관한 출력물을 열심히 보고있으니까 혹시 베르사유에 가냐고, 자기도 같은 곳으로 간다며 반가워하더라고.
태국의 방콕에서 왔다고 하길래. 한국에 방콕시티라는 노래가 있다고 소개해줬어. 가사는 전혀 제목과 상관없고 무슨 소릴하고 싶은건지 당췌 알 수가 없지만 어찌됐든 신나는 노래라고 소개하고 후렴을 좀 가르쳐줬어.
"뺑!콕씨리 아이켄't스탑. 더 흔들어봐."
그렇게 친해져서 베르사유궁전을 동행하기로 했지.
베르사유 궁전의 입구.
하이힐을 유행시킨 루이 14세의 동상이 있어.
하이힐에 올라타고 다니시는 모든 대한민국 여성들은 넙죽넙죽 절을 해야할 것이야.
이영애의 대장금을 너무 재밌게 봤고, 원빈이 멋지다는 메이.
송혜교와 비가 나오는 풀하우스도 봤대.
파리에서 느낀 동아시아의 한류.
배경은 베르사유궁전.
프랑스의 달팽이요리를 연상케하는 원형계단.
이 사진 예뻐.
엄청 화려하지. 이게 궁전내부의 모습이라니.
서민들이 먹을 것이 없어 배를 곯을 때, 소수의 특권신분층은 이런 궁에 살며 호위호식했으니 프랑스혁명같은 계급혁명이 일어날 수 밖에.
유럽에서 피부로 느끼는 세계사. 즐겁다!
이건 천장벽화.
이것 역시 천장벽화. 방마다 다른 테마가 있어.
베르사유는, 20세기 초반에 주요한 국제협약들이 이뤄졌던 세계의 중심이였지.
궁의 복도를 메운 화려한 샹들리에.
개인적으로는 궁이 수많은 장식들로 너무 꽉 차있어서 답답했어. 여백의 미가 없달까. 가슴이 답답해.
익숙한 얼굴이야. 나옹레옹 1세, 보나파르트.
그의 일생을 대변하는 "내 사전에 불가능이란 없다."라는 명언.
너무나 유명하지.
이게 문이야 예술작품이야.
그리고 베르사유 궁전의 정원을 보러가기로 했어.
지도를 보고 주섬주섬 찾아가다가 앞에 걷던 사람에게 길을 물었는데, 한국인이래!
이름은 손혜진, 나이는 나와 동갑!
베르사유의 별궁인 그랑트리아농(Grand Trianon)을 보러가는 길이라고 하더라구. 같은 방향이야. 주저할 거 없어. 동행!
끝이 안 보이지? 발에 땀나도록 무진장 걸었어.
운동화신길 정~말 잘 했지.
오른편의 두 여인네가 메이와 혜진이.
길이 너무 예뻐서 사진 한 장 찍기로.
나의 삼각대 출격!
이런 타이밍 못 맞추는 사진들이 더 매력있어. 그치.
여담이지만, 혜진이가 쭉 늘어서있는 나무들이 한국의 메론맛 아이스크림 메롱나같다며 먹고싶다고 하소연을 했었어.
아 사진은 직구와 슬라이더랄까.
정말 끝이 없어!
걷고 걷고 또 걸어서 그랑트리아농에 겨우.
왕실의 아가가 탔다는데.
이걸 보니 베컴이 아들에게 사줬다던 수천만원 짜리 미니포르셰가 생각나더라. 나도 열심히해서 우리 아가에게 특별한 선물 해줄 수 있는 아빠가 돼야지.
와. 예뻐. 아이들 소꿉놀이 장난감이 커진 것 같아.
베개는 아니겠지. 저걸 베고 자면 목에 담이 걸리고말꺼야.
이제 고대하던 정원으로.
빛과 나무와 하늘.
여긴 반지의 제왕의 프로도와 샘이 살던 마을같았어.
연못을 유유히 떠다니던 우아한 백조 아가씨.
나를 발견하고 슬슬 다가오더니
새침하게 내 연락처를 물어보더라.
넌 내 스타일이 아니라고 딱 잘라말했더니 기가 죽었어.
미안해. 다른 좋은 숫놈 찾길 바랄께.
그랬더니 이번에는 물고기군이 찾아왔어.
"야, 먹을 거 있으면 좀 줘."
음. 가방에 빵이 좀 있긴한데. 이건 연못에 넣으면 안 될 것 같아.
그럼 이거라도 어때?
"오오, 그래 이거야."
그냥... 풀뿌리인데?
휙휙.
"놀리지 말고 입에다가 넣어달라고 이자식아."
"감히 내 나와바리에서 나에게 굴욕을 주었겠다! 너 어디 가지말고 여기서 잠깐만 기다려."
부왘. 이게 왠 물고기떼야!
다 풀뿌리 좀 먹어보겠다고 아주 난리부르스를 춰.
아무래도 사람 손을 많이 탄 물고기들인가봐.
사람들이 먹이를 던져줬던 걸 기억하고 있어서, 파블로프의 개처럼 수면에 무언가를 던지는 파동이 일어나면 조건반사하는거지.
사람에 의해서 본성을 잃은 동물들을 보면 가슴아플 때가 있어.
다시 RER선을 타기위해 돌아가는 길에 뜬금없이 점프샷이 당겨.
내 다리 무진장 길어보이지.
이래서 여자들이 하이힐, 하이힐 하는구나.
약 스무 장을 찍는 고된 노력 끝에 완성!
짝짝짝. 내 배꼽은 보너스.
이 길을 다시 걸어야 한다니.
메롱나가 좌우로 몇 개나 있는지 셀 수도 없어.
돌아가는 길에 길을 잘 못 들어 만난 호수. 좋아.
안녕 베르사유!
안녕 루이! 또 만날 수 있길 바래.
그렇게 조금 더 걸어서 역에 도착한 우리는 RER선에 몸을 맡겼어.
컨셉은 감자튀김 하나에 행복한 20대.
컨셉은 공복으로 인한 유체이탈.
이제 즐거웠던 시간은 뒤로 하고 이 친구들과 헤어질 시간이야.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는 법. 안녕은 다시 만나기 위한 약속이라는 유명한 노랫말처럼, 우리는 다음을 기약하고 인사를 나눴어.
그렇게 프랑스 베르사유의 특별했던 마지막 날이 져물어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