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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도못들어봤을 무서운이야기<8>

할로 |2011.07.25 10:43
조회 6,422 |추천 12

첫경험 - 무엇이든 처음은 서툰법

 

 











중학교에 입학한지 근 두달이다.
남녀공학에서 여중으로 바뀌고 생활패턴 자체도 아예 바뀌게 되어
처음에는 굉장히 적응하기가 힘들었지만
이제는 친구들과도 서먹하지 않고 학교 생활에도 제법 익숙해져갔다.
서서히 여름의 열기가 교실로 침범할 때 즈음이었다.
담임 선생님께서 낯선 여자아이를 내 옆에 앉혀 주셨다.
중학교 생활에 적응하기도 힘들텐데 전학이라니..
나는 조금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
적당한 키에 유난히 하얀 얼굴, 크고 까만 눈에 오똑한 콧날까지
정말이지 인형처럼 예쁜 그 아이의 이름은 나린이었다.
나와 같은 교복을 입고 있어도 훨씬 튀어보이는 그런 애였다.
나는 낯가림이 무척 심했지만 내 옆자리에 말없이 앉는 그 애에게 용기를 내어 말을 걸었다.

"저, .. 나린이라고 했지?"

그 아이가 눈을 깜빡깜빡 거리며 나를 바라본다.

"난 은지라고 해, 너 참 예쁘구나.."

내가 약간 쑥쓰럽게 말을 흘리자 나린이는 입술을 살짝 말아 올려 웃으며 대답했다.

"당연하지"

나는 나린이의 대답에 어안이 벙벙해 멍하니 그애를 쳐다봤다.
나린이는 어느새 가방에서 손거울을 꺼내 얼굴을 이리저리 비춰보고 있었다.
매우 흡족하다는 웃음까지 흘리면서_
쉬는 시간이 되자 나린의 주변으로 애들이 모여들었다.

"나린아, 너 눈 정말 크구나!!"

민경이의 말에 나린이가 예쁘게 웃어보였다.
아까의 그 거만한 태도는 찾아볼 수 없었다.

"어디 살았어?"

"언니나 동생 있어? 가족들도 너만큼 이뻐?"

반 아이들은 돌아가면서 나린에게 질문을 했고 나린이는 수줍은 듯 눈을 내리깔았다.
그리고는 아까와는 사뭇 다른 상냥한 태도로 아이들의 질문에 친절하게 대답해주었다.
쉬는 시간이 끝나고 아이들이 자리로 돌아가자
나린이는 교과서를 펴며 나직히 한숨을 쉬었다.

"귀찮은 것들"













아이들은 예쁜 나린이와 친해지고 싶은지 쉬는 시간마다 나린이에게 왔다.
나린이는 귀찮은 기색없이 생글거리다가 점심시간이 되자 내 팔을 움켜잡고는
친구들이 들으라는 듯이 말했다.

"은지야, 나 너랑 밥 같이 먹고 싶어. 밥 먹고 나선 학교 구경도 시켜줘."

애들 앞에서 들으라는 듯이 크게 말하는 것보다 나는
나린이가 나를 보며 살짝 미소짓는 그 얼굴에서 무언의 거부할 수 없는
압박같은 것을 느꼈다.
내가 떨떠름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거리자 나린이는 잽싸게 나를 끌고 교실밖으로 나갔다.
급식실로 가면서 나린이는 내내 분통을 터뜨리며 짜증을 냈다.

"뭐야, 걔들은 전학온 사람 처음 본대? 시간마다 와서 괴롭히네_"

"괴롭히는게 아니라, .. 니가 이쁘니까 친해지고 싶어서 그런거지"

내가 나린이의 눈치를 살피며 주눅든 목소리로 말했다.
예쁘다_ 는 내 말이 마음에 들었는지 나린이는 눈을 깜빡거리며 그런가_ 하고 중얼거렸다.


















한달동안 나린이는 내 짝으로 지내면서 내내 자기보다 못생기거나
여전히 자기와 친해지고 싶어하는 아이들을 업신여기고 비웃고 귀찮아했다.
하지만, 언제나 그런 아이들 앞에서도 생글거리며 예쁘게 웃을 뿐이었다.
처음에는 공주병에, 이중인격자에 하여튼 이상한 애라고 생각되서
선생님께 부탁해서 짝을 바꿔달라고 할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몇 주 지내는 동안 성격이려니_ 생각하며 나도 익숙해져 버렸다.
그날, 교실 청소를 하고 늦게서야 집으로 돌아가던 나는 초등학교 때
꽤 친하게 지내던 미영이를 만났다.

"아! 미영아!"

"우와! 은지아냐?! 오랜만이다!!"

미영은 우리 동네에서 제법 멀리 떨어진 남녀공학 학교를 다니고 있었다.
서로의 학교 생활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끝에 나린이 얘기가 묻어나왔다.
그러자 미영은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되물었다.

"정나린, 걔가 너네 학교로 갔어?"

"어? 너, 나린이 알어?"

"걔 그냥 볼때는 되게 예쁜데다가 맨날 생글생글 웃는데 알고보니까 성격 장난 아니더라_"

"그, 그래?"

"응. 우리 앞에서는 막 친한척 하고, 뒤에서는 욕 하고 다니지를 않나.
자기보다 얼굴 못생겼다고 깔보고 남자애들이랑 조금만 친하게 지내면 질투하고_
아, 하여튼 걔 우리학교에서 왕따당했어. 그래서 너네 학교로 전학간거야.
걔랑 친하게 지내서 하나도 좋을 거 없을걸"

나린이의 웃는 모습만 봤다면 미영의 말을 농담처럼 듣고 넘기겠지만,
이미 나린의 성격을 어느정도 알아버린 나는 고개를 끄덕거리며 그렇구나, 하고 대꾸했다.


















"어머, 은지야!"

수업시간에 나린이가 작지만 호들갑스러운 목소리로 내게 말을 건냈다.
내가 왜_ 하며 돌아보자 나린은 제법 길어버린 내 머리를 가리키며 말했다.

"너 머릿결 굉장히 좋구나, 묶지 말고 풀어봐"

"싫어. 덥기도 하고, 선생님들한테 걸린단 말이야"

그러자 나린이는 들키지 않게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내일 한번만 그러고 와, 응? 훨씬 이쁠거야"

나는 그제야 늘 무관심하게만 봐오던 나린의 머리 스타일을 힐끔 바라봤다.
또래 친구들과는 무엇이 달라도 다른 세련된 스타일의 단발이었다.
저렇게 예쁜 나린이가 하라는 건데 뭐,
나는 나린이에게 고개를 끄덕거려 주었다.
다음날, 나는 나린이와 약속대로 머리를 풀었다.
어깨 정도까지 오는 길이라서 묶지 않으면 혼날텐데_ 하는 걱정도 들었지만
결국엔 에라 모르겠다, 하고는 머리를 푼 채 등교했다.
교실에 들어서자 나린이가 싱긋 웃으며 내게 말했다.

"머리 풀고 왔구나? 예뻐진다니까 진짜 하네_"

가시가 있는 듯한 말에 얼굴이 화악 달아올랐다.
내가 우물쭈물하자 나린은 내 어깨를 툭툭 치며 다시 웃어보였다.

"어머, 얘. 농담이야. 얼굴 빨개진 것 좀 봐_ 하하하"

나린의 말을 듣는게 아니었어, 기분이 상한 내가 자리에 털썩 앉자
뒷자리에 앉은 선주가 나를 보고 입을 열었다.

"은지야, 머리 풀었네? 이야_ 훨씬 예쁜걸! 너 머릿결도 엄청 좋다!"

"그래? 이상하지 않어? 난 무지 어색한데, .."

"아니, 예쁜데 뭐!"

"은지 네가 처음이라 그래, 자꾸 하다보면 익숙해져서 괜찮을거야.
원래 처음엔 다 그런법이니까."

옆자리의 나린이 우리 대화를 듣고 있다가 불쑥 끼어들었다.
친한 듯 내 목에 팔을 감고 착 달라붙어 말을 하더니 선주를 보고 빙긋 웃었다.

"은지한테 내가 머리 풀라고 했어, 은지 이쁘지?"

내가 어이가 없어 멍하니 나린을 보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선주가 부럽다는 듯이 말했다.

"그래? 좋겠다_ 나린이랑 있으면 이뻐지는구나"




















나린은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나와 굉장히 친하게 굴었기 때문에
반 아이들은 다들 나와 나린이 무척 친한줄로만 알았다.
나는 머리를 다시 묶고 다니기 시작했고, 나린은 그저 알 수 없는 묘한 웃음만 입에 걸 뿐이었다.

"아아, 정말 이 학교 급식은 입에 안맞아_ 싸구려같아"

점심식사를 하고 교실로 돌아오며 나린이 또 투덜거렸다.

"이제까지 잘 먹어놓고선"

"억지로 겨우겨우 먹은거야. 진짜 맛도 되게 없네"

한참을 투덜거리던 나린은 또 뭔가를 생각해 냈는지 내게 은근한 목소리로 물어왔다.

"은지야, 우리 내일 도시락 싸오지 않을래?"

"급식비 아깝게 왠 도시락이야?"

"음식이 너무 입에 안 맞아서 내일은 도시락 좀 먹어볼까 하구"

나린은 또 특유의 예쁜 웃음을 지어보이며 나를 자꾸 졸라댔다.

"은지야, 우리 도시락 먹자, 응? 하루씩 도시락 싸와서 이번주는 두 번만 도시락 먹고
다음부턴 급식먹어 응? 그렇게 하자_ 은지야아"

나는 잠시 생각하는 척 하다가 나린이 하도 졸라대기에 그렇게 하자고 했다.
내일 먹을 도시락은 내가 먼저 싸오기로 했다.
메뉴는 나린의 부탁대로 치즈 샌드위치.

















"뭘 이렇게 많이 싸왔어? 내가 돼지인줄 알아?"

옥상에서 나린이와 함께 점심을 먹기 위해 나는 준비해온 도시락을 풀었다.
친구와 같이 먹겠다고 엄마를 졸라서 샌드위치를 많이 싸왔는데

나린이 또 한마디 톡 쏜다.

"아니, 내가 먹으려구"

나는 잠시 나린을 흘겨보며 앞에 놓인 치즈 샌드위치를 집어들었다.
내 시선은 아랑곳 하지도 않고 나린 역시 샌드위치를 입으로 가져가
우물거리며 한 조각을 먹어치운 후 중얼거렸다.

"먹을만 하네"

도시락을 준비하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서 엄마와 함께 샌드위치를 만들었는데
나린의 업신여기는 말투에 나는 화가 나서 식사를 하다말고 벌떡 일어섰다.
샌드위치를 막 베어물던 나린이 의아한 눈으로 나를 올려다 보다가
순간 멈칫하며 인상을 찌푸렸다.
그리고는 화가 나서 씩씩거리는 내쪽은 보지도 않고 고개를 돌려
옥상 바닥으로 씹고 있던 음식물을 뱉아냈다.
손에 들린 먹다만 샌드위치 속을 들여다보더니 돌연 나린이 나에게 벌컥 화를 냈다.

"미쳤어? 이거 뭐야!!"

나린이 내 앞으로 쑥 들이민 것은 치즈와 함께 샌드위치 속을 채우고 있는
슬라이스 된 오이조각이었다.

"이딴걸 왜 넣어, 나한테 물어보지도 않고 뭐야! 나 오이 알러지 있단 말이야!"

나는 잠시, 내가 왜 화가 났는지도 망각해버렸다.

"아, 몸이 막 가렵기 시작한 것 같아"

나린은 손에 든 샌드위치를 바닥으로 던지며 신발로 몇번 눌러밟았다.

"하아_ 짜증나지만 이번은 용서해줄게.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으니까.
하지만, 다음번엔 잘 만들어와"























어이가 없고, 화가 나고, 분했다.
대체 저 아이의 머릿속에는 뭐가 들었단 말인지!
내가 자기의 시녀라도 되는 줄 착각하고 사는 것 같았다.
나린의 태도보다도, 그 변덕스런 태도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나에게 더 화가 났다.
나린은 여전히 모든 사람에게 착하고 이쁘게 굴었고,
나에게는 더욱 친하게 대했다.
하지만 난 그날 이후 나린의 말은 거의 무시하다시피 하며 생활하고 있었다.
되도록이면 피하려 했고, 애들 앞에서 친하게 굴어도 모른 척 하며 지나갔다.
선생님께 부탁해서 짝도 새로 바꾸고 그럭저럭 얼마동안은 잠잠한 듯 보였다.
근데 하필이면 오늘, 재수없게도 제비뽑기를 해서 뽑은 주번에 나린과 내가 걸렸고
꼼짝없이 늦게까지 단 둘이 남아야 했다.
칠판을 지우고, 교탁을 수건로 훔치고, 창문을 닦는 내내
나린은 이리저리 교실을 돌아다니며 알짱거렸을 뿐
청소도구에 손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뭐하는 거야, 너는 청소 안해?"

그제야 나린이 힐끔 나를 보더니 벌레 씹은 얼굴로 말을 이었다.

"싫어, 더럽단 말이야"

"뭐?"

나린은 자리로 돌아가 주섬주섬 가방을 챙기기 시작했다,
집에 가려는 모양이었다.

"더러워서 하기 싫다고"

"너 말야, 저번 학교에서 왜 왕따당했는지 알만해"

내 말이 나린이 멈칫 하더니 매섭게 고개를 돌려 나를 응시했다.

"누가 그래?"

"누가 그러고 안그러고 네가 하는 짓을 보니까 애들이 참 싫어할만 하겠다고"

그제야 나린이 피식거리고 웃으며 다시 가방을 정리했다.

"뭐야, 은지 너 그렇게 안봤는데 내가 예쁘니까 질투하는구나?
부러우면 부럽다고 하고, 친해지고 싶으면 나한테 잘보이면 되잖아.
하여튼 기집애들이란 자기보다 조금만 이쁘면 질투하고 욕한다니까"

더욱 화가 난 내가 마치 나린을 한 대 칠 기세로 씩씩거렸다.

"너 말야, 네가 이쁘다고 생각해?"

"당연하거 아니니? 그럼 너한텐 너같은 그런 얼굴이 예뻐보여?"

나린은 어이가 없다는 듯 대꾸하더니 눈짓으로 바닥을 가리켰다.
바닥에는 오늘 미술 시간에 사용한 조각칼이 떨어져 있었다.
나린이 가방을 정리하다가 바닥으로 떨어뜨린 모양이었다.

"주워"

턱으로 까딱거리며 거만하게 나린이 말했다.
나는 천천히 몸을 구부려 나린의 발밑에 떨어져 있는 조각칼을 움켜쥐었다.

"너같은 애들은 고마운 줄 알아야 해.
내가 너같은 애랑 이렇게 친하게 지내는데 왜 고마운 줄을 몰라?
하여튼, 못생기기라도 했으면 머리라도 좋아야, .. 악!!!!"

내가 몸을 숙이자 그런 나를 내려다보며 건방지게 말을 흘리던 나린이 얼굴을
감싸쥐고 길게 비명을 지르며 뒤로 넘어졌다.
칼날을 세워 깊게 내려찍은 조각칼이 하필이면 나린의 큰 눈에 가서 박혀있었다.
나는 칼을 더욱 힘주어 고쳐쥐며 몇번이고 눈안으로 박아넣었고
그럴때마다 나린은 알 수 없는 욕설과 비명을 지르며 울기 시작했다.
마침내 칼끝으로 모양이 일그러진 안구가 꿰어나왔고,
나린은 눈구멍에서 피를 철철 흘리며 기절했다.
쓰러진 나린의 몸통으로 수십번씩 난도질을 하는 동안 물렁한 안구는 형체도 없이 사라졌고
나린은 기절한 건지 죽은 건지 미동조차 없었다.
나린의 목에 몇번이고 칼을 쑤셔박아 목 전체를 둥그렇게 칼집을 내기 시작했다.
뼈 때문인지 몸통에서 머리를 분리해 내기란 작은 조각칼로는 어림도 없는 일이었다.
커터 칼이라도 찾아봐야겠다고 불쑥 몸을 일으키는데
부욱_ 하고 천 찢어지는 소리가 나며 조각칼에 엉겨붙었던
나린의 목과 연결된 얼굴 피부조직들이 한꺼번에 뜯겨 올라오기 시작했다.
오똑하고 예쁜 코가 흐물거리며 내려앉고 도톰한 입술이 마치 가면처럼 내 손에서 너덜거렸다.
눈 구멍에서 흔들거리던 푸딩같던 한쪽 안구가 결국에는 바닥으로 토도록 굴러갔다.
나는 그것을 한참이나 바라보다가 다시 곱게 펴서 근육조직과 피가 엉겨붙은
나린의 얼굴위로 다시 예쁘게 올려주었다.

"미안해, 나린아_ 용서해줘"

나린은 여전히 미동이 없었다.
분명 눈은 감겨 있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나는 나린처럼 빙긋 웃어보였다.

"처음이라 서툴러서 그래. 이해하지? 몸통은 실수하지 않고 잘 뜯어줄게"

나는 뒤적거려 나린의 가방에서 손거울을 꺼내 나린의 얼굴 위로 올려주었다.

"너 말야, 이뻐"





















 

 

 

 

 

 


『 부족한 글 읽어주시는 많은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글 퍼가실 때에는 적월매혹 이라는 제 필명과

제 홈피 주소를 함께 가져가시기 바랍니다 』

 

 

 

 

 

 

 

 

 

 

 

 

 

 

 

 

 

 

 

 

written by_赤月魅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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