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10년 가까이 잊고 살았습니다. 아니 무던히도 잊으려고 애썼습니다.
연애기간 7년과 결혼생활 3년, 통틀어 내 20대의 10년을 송두리째 잊고 싶었습니다.
우울증을 버티다 버티다 몸이 축나고, 10년을 그렇게 고생하다가 이제 겨우 안정을 찾아가는 중이었는데,
우연히 보게 된 전남편의 블로그가 저를 다시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끼게 만드네요.
결혼기간 내내, 제가 급여도 1.5배 많고, 업무도 출장/외근이 많아 시달림에도 불구하고,
가사일은 손 하나 까딱하지 않던 사람이었습니다.
도와주기는커녕, 제가 바빠서 외로왔다는 핑계로 인터넷 도박, 주식으로 자기가 버는 돈 모두 써버리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러고도 다른 아내들처럼 자기 퇴근할 때 맞아주지도 않고 아침밥도 없다며 늘 불평하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런 사람이 사회와 정책을 얘기하네요. 잘난 척을 하네요.
그 블로그로 무슨 상도 받았다네요.
지까짓 게......
남편으로서, 아니 함께 사는 인간으로서의 도리도 하지 못 했던 인간이,
지가 뭐라고 사회에 대해 떠드네요.
중국어 전공이면서도 중국어도 제대로 못 하던 걸, 내 돈으로 중국연수 보내줬었는데,
이제는 자기가 무슨 중국통인 양 하네요.
나는 그 인간 때문에 사람을 믿지 못 해 이렇게 아직도 고통 속에 사는데,
그 사람은 아내와 아이를 안고 있네요.
그 인간이 뭘 하고 살든 이제 상관없는 일인데,
그 인간이 사람인 척 사는 꼴을 보니 망가진 제 20년이 너무 억울하고 분해서 피가 거꾸로 솟는 듯하네요.
과거의 사람에게 최고의 복수는 내가 행복한 거라는 거...... 압니다.
그 사람은 나에게 준 상처 따위 아무렇지도 않게 사는데, 나만 이렇게 상처 안고 사는 거 바보짓이라는 거...... 압니다.
몇 번이고 되뇌입니다. 잊자고.
잊고 싶습니다. 그런데 잊혀지지가 않아요.
그 때의 스트레스와 충격으로 지난 10년간의 기억도 드문드문 잃었는데, 왜 그 사람에 대한 원망과 분한 마음은 잊혀지지를 않는 걸까요......
어떻게 하면 제가 편해질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