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서른하나. 남자친구는 서른 넷입니다.
둘다 박사과정학생이고 사귄지는 일년정도 되었어요.
단지 저는 서울에서 과정 중, 남자친구는 미국에서 유학중이라는 것 빼고는
여느 커플들과 다를 것없는 평안한 날들이었습니다.
하루에도 수백번(--) 카톡에 070전화에 스마트폰무료통화에... 연애편지, 선물..
얼마나 알콩달콩 좋았는지 모릅니다.
여름방학에는 마침 제가 그곳 연구소같은 곳에서 인턴십을 할 기회를 잡아
덕분에 더욱 가까워지고... 그렇게 지낸지 어언 1년...
미국에서 프로포즈를 받고, 한국에서 결혼을 추진하기에 이르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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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친구 없이(-- 이게 화근이었던 걸까요.) 11월 중순즈음에 상견례를 하게 되었지요.
그런데 그날 분위기가 별로 좋지 않았어요.
교육자집안이라 굉장히 내성적이고, 약간 꼬장꼬장하신 스타일의 지방출신이신 (예비)시댁과
군인장교이신 아버지때문인지 직선적이고 호탕하고 솔직한 서울토박이 우리집안은
확실히 문화적인 차이나 분위기의 차이가 있기는 하였고, 결혼이 빨리 추진되는 거
두 쪽 다 탐탁치 않아 하시는 분위기였죠.
그래도 본인들 일이고 나이도 서른이 넘은 성인들이니 알아서 할 것이라며
제 부모님은 저와 남자친구를 지지해주셨는데...그쪽은 그렇지 않더라구요.
11월 상견례 그 날부터 우리집이 본인 집안을 무시했네.... 집안 문화가 너무 다르네...하시면서
새벽 4시까지 잠못이루며 계시다기에... 무슨일인가 싶어 전화를 드렸더니
"결혼을 미뤄라"라고 하시는거예요. (예비) 시어머니께서.
순간 결혼을 반대하신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1월이나 3월에 하고자 했던 맘을 접고
여름에 하기로 맘을 바꾸었지요.
그 집이나 우리집이나 경제적인 수준은 비슷한 것 같고, 저도 한국 최고대학환경에서
공부하고 있는 중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불만족도 아니신거 같고...
저희집이 종교가 있긴 하지만 남자친구가 저와 같은 종교인데다
그쪽 부모님은 그런거 괘념치 않으신다 하였고..
대체....무엇때문에 반대를 하시는건지...
(그쪽 집이 사주를 보셨는데... 며느리 고집세고 장모가 사위를 잡고 휘두른단..식으로
결과가 나왔나 보더라구요. 재미로 보는거라 생각해서... 그렇구나.. 우리 엄마 안그런데..
이렇게 생각했었는데..설마 이것때문에 그러시는 걸까요.. ㅡㅡ)
반대가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아서 겨울방학동안 남자친구가 부모님을 설득하려고
귀국했고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지만 결국 실패.
아이가 있으면 부모님 마음이 돌아설 것이라는 판단 하에 노력을 기울여
임신에 성공했죠. 지금 임신 7주입니다.
저는 너무 기뻤고, 기까운 친구, 가족(아빠빼고^^;) 모두 축하해주셔서 용기를 얻고
밀어붙이기를 하려는 찰나...
임신사실을 그쪽 집에서 아셨나봐요.
(1)아버님께서 남자친구와 통화하시더니;;
호적에서 파버리겠다!! 인정하지 않겠다!! 재산을 일원도 물려주지 않고 사회에 환원하겠다..!!
하셨다..하더이다...
(2)여동생은 저에게 카톡으로
아이 지우는데 같이 따라가주겠다고 ㅡㅡ; (왜..지워야 하는거죠;;)
그리고 지우는 비용을 지불하겠다고 연락이 왔구요.
(3)그리고..하이라이트...
그쪽 어머니가 자살을 시도하셨네요...119에 실려가셨다는데..어떻게 된 일인지 아무도 모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쇼"같다고 생각했지만....ㅠㅠ (이얘기했다가 남친이랑 대박싸움;)
어쨌거나 가족 문화가 다르다는 것, 그리고 아이를 가졌다는 것이 이렇게 죽음까지 불사할 일인지.....
저는 너무 어이가 없더라구요.
남자친구는 이러다간..어머니를 영영 잃을것 같다며...
결혼의지를 불태우던 스스로의 행동에 제동을 걸기 시작했구요.
갑상선 암 앓으시고 절제하신 후 약을 드신단 이야기를 들은 적 있는데
감정조절이 안되셨던건지...
걱정되고..그렇긴 하지만..솔직히 저는 어이없고...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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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주면 8주차네요.
남자친구, 부모님 도움없이 미국에서 박사월급가지고 사는거 (장학금 160만원정도 되는듯) 힘들고
결혼식에 부모님 오지 않는거 상상할 수 없다며
일단 아이를 지우고 훗날을 도모하자고 합니다. ㅡㅡ;; 갑자기 바뀌어버린 남자친구!
어떻게 아이를 지우고, 훗날을 도모할 수가 있나요 이 상황에서...!
그리고 또 얼마 전 자살소동이 좀 지나고나서
'미안해요.. 어머니를 영영 잃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들어요. 그만해야 할것 같아요.'라고 말하더군요.
수술을 하든 말든 남자친구의 동의서가 필요하니 무조건 일주일이라도 들어오라는 제 말에
'남자가 가지 않아도 수술해주는 병원 있던데..'
라는 겁니다. ㅡㅡ;;;; 완전 어이가 없었죠....
너무 정떨어져서 병원 상담을 가는 길에는 또 전화가 와서
'너와 아이를 결코 포기하고 싶지 않아. 나쁜남자역할 너무 어렵다...'
또 이러고 있습니다.
진심이 뭘까요.
우리 부모님 도움받아 일단 결혼하고 형식적인 예단비 현금으로 받아서
2년치 정착금(미국월세값..초기비용)으로 사용하자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남자친구는 생각해보겠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선택권을 그에게만 줘야하는건가요.
너무 어이가 없고 당황스럽고... 화가납니다. 그쪽 가족들은 물론
우유부단한 남자친구가 제일 실망스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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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아이를 지우고 이 남자와 끝을 내야 하는건지
아니면 남자친구를 설득해서 어떻게든 결혼을 해야하는건지 (왜 이렇게까지 해야하는지-_-)
잘 모르겠네요.
너무 Ideal하게만 생각했던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