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께 저는 돈줄인가봐요.
London Dream
|2012.05.26 02:06
조회 53,707 |추천 68
안녕하세요.카테고리가 적절치 않은 것 같긴 하지만 이 곳에 주부님들이 많으실 것 같아서,실례일지 모르지만 저희 어머니 관련된 글로 조언을 얻고자 글을 올립니다.저는 만 21살(1991년생)이고, 현재 3년째 런던에 유학중인 여학생이에요.
워낙 글솜씨가 없어서 최대한 간략하게 적자면, 제목 그대로 어머니가 저를 돈줄로 보시는 것 같아요.
먼저 이해를 돕기 위해서 지금까지 제가 살아온 배경을 말씀드리자면 저는 중학교 2학년까지 한국에서마치고 외국(북유럽 쪽)에서 국제고등학교를 3년 다녔어요. 그리고 고등과정을 마친 후 영국에 넣은원서가 합격이 되어서 입학과 동시에 런던으로 와서 수료하게 되었구요 (현 4개월내로 졸업예정자).
졸업시험도 무사히 끝마치고 졸업식까지 무료하니 런던에 있는 한국 입시학원(영국대학 입시)에서제 전공과목을 가르치고, 과외도 하면서 돈을 모으고 있어요. 대학 3년 학비는 부모님이 대 주셨고,그 외에 생활비와 월세 등은 대학 들어온 순간부터 제 힘으로 모아서 사용했습니다.한달 생활비, 교통비, 등 모든 경비는 한 달 평균 아무리 아껴 써도 1,000 파운드(한화 180만원)은들었습니다. 워낙 물가가 비싸고 월세가 많이 차지해서 아무리 싸도 100만원은 줘야하니까요.그래서 저는 공부에 치이면서도 한 순간도 일을 안 할수가 없었어요. 당장 먹고 살 수가 없으니까요.그렇게 살아오다가 이제 학비도 들어갈 일이 없으니 저는 마음놓고 한국 갈 때까지 일만 해야지 하고오히려 학업의 압박이 없으니 홀가분한 마음이었어요.
제가 대학교 2학년을 수료하던 중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셨습니다. 다음 날 당장 인천행 비행기에 탔고,제정신이 아니신 어머니를 대신해 사망신고 등 각종 서류를 처리하고 그 때가 하필 과제가 가장 많던시기라서 중간중간 과제도 해야 했구요. 제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였네요. 엄마와 남동생 (10년 연하)챙기기에 바빠서 저는 울 시간도 없었고, 장례식이 다 끝나고 정리할 무렵 아빠의 영정 사진을 보고아빠가 정말 떠나셨구나 싶어서 화장실에서 소리도 안 내고 가슴을 치면서 우는데 심장과 목이 터질 것만같았어요. 혹시 엄마도 슬픈 마음에 나쁜 생각을 하실까 봐 한동안 불안해했고요. 하지만 결국엔 엄마와동생과 저 이렇게 힘을 합해서 남은 생 열심히 살아보자 이런 식으로 결론을 내렸지요.
아버지는 고위공무원이셨고, 어머니는 평생 전업주부셨는데,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 연금이 어머니에게로 돌려져서 어머니는 평생 일정 금액을 연금으로 받게 되세요. 20년 넘게 나라를 위해 일하신아버지의 목숨값을 어머니가 받게 되시는거지요. 정확히 얼마인지는 모르지만, 언제부터인가 어머니가직접적으로 "달라"는 아니고 간접적으로 요새 좀 어렵다던지, 통장에 얼마밖에 없다던지 저에게 정기적으로 언급을 하시면서부터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기분이 들기 시작한 것 같아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지난 1년간 제가 그런 식으로 이 곳에서 어머니께 보내드린 돈이 300만원은우습게 넘을 것 같네요. 처음엔 이 부분에 대해 아무런 생각이 없었어요. '이 곳은 인건비가 비싸니까,나는 직장이 있고 돈을 많이 벌 수 있는데, 엄마가 돈이 없다고 하니까 당연히 보내줘야지.' 이렇게생각했습니다. 게다가 국제고등학교와 지금 대학 학비도 부모님이 (돈은 아버지 혼자 버셨지만) 제공해주셨고요. 그런데 얼마 전에 제가 조금 놀라게 된 것은 전화 통화에서 어머니의 태도였습니다.
약 1-2달 전어머니: 지금 집은 경사도 너무 높은 곳에 있어 불편하고, 친척들도 아빠 돌아가셨을 땐 도움이 많이 됬는데 요즘은 너무 참견만 하구. 프라이버시도 하나도 없어. 이사가고 싶어 빨리.
(프라이버시 이 부분은 특히 어머니가 요즘 좋은 친구 관계로 만나시는 분이 계신데 재혼도 생각중이셔서 친척들이 볼까 봐 동네에서는 잘 안 만나시는 걸 말씀하시는 것 같아요)나: 그래 빨리 이사가자. 엄마랑 아빠가 OO에 가지고 있는 아파트 하나 있다고 했잖아. 그거 팔아서 엄마가 좋은 곳으로 이사가.
어머니: 아 그거... 응 근데 그래도 좀 좋은 집 얻을려면 니가 좀 보태고 좀더 보태서 가야지.
나: 이사 빨리 가고 싶다며... 내가 한국가서 보태봐야 얼마나 보탠다구. 그냥 그 아파트 팔고 지금 집 전세금 빼서 합쳐서 집 구하면 되지.
어머니: 요새 한국 집값이 얼만지 아니 넌. 그거 가지고 택도 없어.
나: 그럼 택도 있을려면 얼마나 더 있어야 되는데? 그 돈을 다 내가 보태야되?
어머니: 아니 뭐... 내말은 너가 한국에서 돈을 벌면 적어도 한달에 200만원은 벌 거 아니야. 한국에서 이상한 대학 나온 애들도 200만원은 벌어. 그리고 너 고등학교 대학교 학비가 얼만데 그 정도 벌잖아. 그러면 그 중에서 150만원만 엄마 줘도...
나: ... 엄마. 요즘 난다 긴다 하는 대학 나와도 사람들 취업 힘들어 하고, 또 내가 운좋게 취업이 잘 되서 200만원을 번다 해도 150만원이나 엄마 집 보태라고 주면 나는 50만원으로 어떻게 생활하고 그럼 난 결혼하고 그럴 돈은 언제 모으지?
어머니: 결혼할 돈을 너가 얼마나 모으려고? 결혼할 돈이 얼마나 필요하다고. 할 만큼만 혼수랑 이런것만 해가면 되지. 시집갈 때 나머진 엄마 주고 가고.
나: 엄마, 나 돈 쉽게 버는 거 아니야. 내가 엄마한테 힘들게 버는 얘기를 엄마 속상할까 봐 안 하는 거지. 그리고 내가 열심히 번 돈 엄마를 왜 다 주고 가야되는데? 엄마 옛날에는 나만 잘 살면 된다며. 나 지금까지 엄마가 나한테 투자한 게 있으니까 내 역량 안에서 생활비도 주고 할 건데, 그렇게 얼마 내놔라 식으로 말 안했으면 좋겠어. 약간 상납하는 기분이야...
제가 결혼할 때까지 모은 돈 중에서 혼수 비만 사용하고 나머지는 어머니를 드리고 가야 한다는 말은평소에도 여러 번 하셨구요. 전 그 때마다 그건 아닌 것 같다고 확실히 말씀드렸더니, 지금은 대놓고말씀은 안 하시는데, 속마음은 어떠신지는 모르겠어요. 그간 간간히 제가 여윳돈이 생길 때마다, 아니여윳돈을 만들어서라도 어머니를 보내드리곤 했는데, 저 말을 들으니 기분이 묘했어요. 제 남동생이결혼할 때도 어머니가 모아놓은 돈 나머지를 "엄마 주고 가라"고 하실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이제는 대놓고 "고등학교 학비, 대학교 학비" '뽕을 뽑겠다' 식으로 말씀을 하세요. 제가 중학교 2학년마치고 가족동반 유학을 갔다고 말씀드렸는데, 그 때 그러면 중학교 3학년으로 들어가야 맞는 거잖아요.그런데 제가 월반을 해서 고등학교 1학년으로 들어갔어요. 그러면 4년 할 것 3년이 되니까 학비가 줄어드니까요. 제가 머리가 좋은 편이 아니라 스킵한 1년을 겨우겨우 따라잡으면서 힘들게 고교를 마쳤어요.대학 학비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려고 장학금도 받았구요, 정말 조금이지만...
거기에 영국대학이 3년제이다 보니 21살 나이에 학사 졸업을 하게 된 게 어떻게 보면 참 운이 좋은 것이고, 정말 부모님께 감사드리지만 저도 월반 할 때 많이 힘들었고 또 공부와 일을 병행하면서 코피나 가면서 좋지도 않은 머리로 열심히 한 건데... 그런 것들은 전혀 관심 없으세요. 그저 "그리 넉넉치도않은 형편에 공부시켰으니 뽕을 뽑아달라" 라는 입장이세요.
제가 정말 회의를 느끼게 된 것은 바로 오늘 전화통화의 내용이었습니다.
엄마: 그래서 네가 한국에 와서 우리 집에서 살면...
나: 나 저번에도 말했다시피 자취 할려고 하는데...
엄마: 자취는 웬 자취? 남들이 보면 뭐라고 생각하겠니?
나: 출퇴근도 우선 너무 오래걸려서 힘들고 (직장이 대치동인데 왕복 1시간 50분이에요. 게다가 집이 언덕 꼭대기에 있어서 구두신고 알이 바짝 서서 걸어다님) ...
엄마: 그래서 너 하나 편하자고 따로 살자는 거니? 너가 힘들어도 엄마랑 같이 살 생각을 해야지. 그리고 따로 살면 그게 돈이 얼마니?
나: 돈은 내가 내 돈에서 내는 거고,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우리 집 너무 좁고 방도 두개밖에 없잖아.
엄마: 안방을 너 주고, 작은 방에서 나랑 니 동생이랑 살면 되지.
집이 터무니없이 작아요. 14평인가 19평인가 그렇습니다. 언덕 꼭대기에 있구요. 동생 의사는 묻지도않고 본인 뜻대로 저렇게 하고 싶으시다네요. 동생도 곧 초등학교 6학년이고 사춘기가 올 건데...그 말도 해봤더니 "동생 사춘기 온다고 자리 피해주는 거니 너가?" 하시면서 비꼬시네요. 원래 맘에안 드실 때 말투가 항상 이런 식이세요.
저는 서울 외곽에, 좁더라도, 저만의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고 만약 제가 엄마가 쓰시던 가구와 침대에있는 곳에 몸만 쏙 들어가서 산다고 하면 엄마 살림이 아직 그 곳에 있기 때문에 엄마가 자주 들락날락하실 테시고 그런 것이 불편하거든요. 지금 상황은 어머니가 제 희생을 강요하고 계신 상황이고요.저 하나 참으라구요.
그래서 여쭤보고 싶어요. 제가 이기적이고 저밖에 모르는건지.저는 제가 엄마라면, 딸이 더 몸이 편하다고 하는 쪽으로 하게 해 줄 것 같거든요.퇴근길에 정말 한시라도 빨리 내 보금자리로 가서 쉬고 싶은데, 매일 이 언덕 올라다니며 2시간씩출퇴근할 생각하니 까마득하고, 그걸 요구하는 게 저밖에 모르는건지.제 생각은 어머니가 사실 내가 자취하면서 쓰는 돈이 다 당신 돈으로 느껴져서 그러시는 것 같은데.꽤 오래 사귄 남자친구가 영국에 있어서 (석사까지 이 곳에서 쭉 해야 하는 상황) 사생활에 대한부분을 걱정하셔서 그런 것도 아닌 것 같고요, 이 부분은 언급조차 안하셨어요.
그리고 제가 걱정되는 건 어머니와 함께 살게 되면 돈을 못 모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생활비를 아무리 드려도 더 드리게 될 것 같고요.드리는 게 아까운 건 아니지만 제가 능력이 되는 만큼만 드리고 저도 따로 모으고 싶거든요.이것도 이기적인 건가요.이런 걸 다 떠나서 저는 성인이고 지금도 혼자 경제적으로 독립해서 살고 있는데어머니는 한국에서는 그런 걸 이상하게 본다고 하는데 왜 여자 혼자 살면 이상한가요?서울에 직장이 있어서 집이 멀어서 따로 살면 내놓은 자식인가요?
한국에 가면 자취할 거라고 저는 이미 마음의 결정을 했습니다만, 어머니와 마찰이 최소한 적게진행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그리고 앞으로 어머니께 드릴 재정적인 문제는 어떻게 하는 것이가장 현명한 판단일까요?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베플님|2012.05.26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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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고위공무원이고 님나이봐서 20년 공직생활하셨다고보면 연금 200은 충분히 넘게 나옵니다. 안줘도 됩니다.
- 베플완전동감|2012.05.26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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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 운운 하시면서 집 넓혀 이사가사려는 건, 어머님 친구분 집에 들이시려는 것 같습니다 동생이야 아직 어리시지만, 글쓴분은 곤란해지실 수 있으니, 나중에 후회마시고 회사근처로 반드시 독립하시고요... 여기 판에 보면 어머니가 모아주신댔다가 결혼힐 때 되서 말씀드리면, 생활비로 다썼다고 배째거나 일부 (정말 한 10%정도)를 그 때 대출해서 준다고 하시는 경우 정말정말 많습니다. 댓글 말씀대로 고위공무원 연금은 꽤 되니까, 눈 딱 감고 용돈드리듯 일부 금액드리구 나머지는 꽁꽁 모으세요... 그리고 어머니께서 친구분과 재혼 후, 나중에 동생분 대학가시면 학비는 말 못꺼내겠다며 글쓴님이 충당하라고 요구하실 기미가 보이니 이거 감안하시면서 돈드리세요... 글쓴님껜 죄송하지만 어머님 지금 씀씀이 보니, 충분히 드리니까 그 돈중에서 알뜰히 모으시겠지 하고 기대하시면 안될꺼 같네요..
- 베플글쎄|2012.05.26 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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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 어머니 좀 이기적인거 같아요. 결국 본인 사생활때문에 이사하려는 건데 본인 남자만나려고 딸한테 돈내놓으라는 거잖아요. 200버는데 150주라니;; 어머님 씀씀이나 줄이라고 하세요. 어머님이나 남동생 딱 2뿐인데 연금이외에 얼마나 더 쓰려고 님이 버는 돈 그만큼씩이나 가져가려는지. 좀 이기적이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