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葛藤)이란 말이 있다. 등나무와 칡나무의 한자어이다.
그런데 둘다 감는 성질이 있으니 오죽 얽킬까?
이 ‘남아’판을 보면 갈등의 전형을 보여준다.
남녀가 서로 온갖 모욕적인 언사를 구사하며 지독히 소모적인 논쟁의 극을 달리고 있다.
이래서는 도저히 풀릴 것 같지 않다.
물론 여기에는 시대적 흐름에 대한 이해의 부족이 기인하고 있다.
과거에는 직장이란 남자들의 세상이었다.
여자는 고등교육을 받기도 힘들었고 직장에 들어가도 ‘직장의 꽃’이란 말을 들었으며,
결혼하면 당연 퇴직하는 것이 일반화 되어 있었다.
이 시기에 남자는 경제의 주역으로 돈을 벌어오는 가장의 대우가 분명 존재했고,
여자는 경제는 보조적인 역할일 뿐, 대부분 가사에 전념하는 것이 보편적이었다.
남자 입장에서 보면 환상적인 시대였다. 바람피고도 큰 소리치며 살았으니까.
60년대에 시작한 산아제한의 효과가 80년대부터 서서히 사회 전반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집집마다 2명만 낳다보니 이건 모두 왕자고 공주다.
여자들의 학력이 남자와 똑같이 올라가고, 직장진출도 활발해 졌다. 이때부터 여자는 ‘직장의 꽃’이란 말을 썼다가는 몰상식한 퇴물 취급을 받게 되었다.
한정된 직장을 능력있는 여자들이 차지하자 이제 남자들은 비상이 걸렸다. 파이가 줄어들어 일자리가 없어지자 이건 자각을 했다고 해야하는지, 치사해 졌다고 해야하는지 이제와는 다른 목소리를 내게 되었다.
이제까지 남자로서 당연시 여겼던 군대 이야기가 제일 먼저 튀어나오고 다음은 결혼 시 남자의 부담에 대한 불만이 속출한 것이다. 남녀 동등한 조건에서 경제활동을 시작해도 집 부담은 감당하기 힘든데, 군대까지 갔다와서 2년 늦게 출발하면서 결혼 비용은 대부분을 대라니 분통이 터지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에 전가의 보도처럼 여자들이 임신과 출산 부담을 꺼내자 차라리 애 낳지 말고 동등하게 군대도 가라는 말이 나온다.
이런 논쟁은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으면 끝이 없다. 이 판을 몇편 읽어 보면 댓글에 욕이 도배되고 있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보게 된다. 왜 남자들이 더치페이나 결혼비용에 극심한 피해의식을 가지고 있는지 한편 이해가 되면서도 한편으로는 너무 피해의식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갈등만 부추기는 이 ‘남아’판은 없어져야 한다.
상대를 상처내면 나도 상처를 입는다.
남자와 여자는 인류가 존속하는 한 영원한 동반자가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