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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마보이가 아내의 신뢰를 되찾고자...

푸우 |2012.09.22 12:39
조회 2,018 |추천 0

압도적인 조회수를 기록하는 '결시친'에 올리고 싶었으나, 여성만 작성이 가능한 카테고리라네요.

아쉽지만, 여기에다가...

 

처음 쓰는 글이에요.

제 아내도 여기 판을 즐겨 보더라구요.

글쓰기가 창피하지만 여러 분들의 고견을 듣고 해결책을 찾고 싶어서 용기 냈습니다.

 

결혼 10개월 된 신혼부부입니다.

사실 주말부부를 계속 해오다가 이제야 합쳤고 한달 조금 넘었네요.

 

아내는 지금까지 별난 시집때문에 고생이 많았습니다.

저희 집은 내 아들이 최고 귀하고, 내 아들이 최고로 멋지며, 내 아들이 정말 착한... 그런 집입니다.

당연히 제 아내는 그런 아들 뺐어간 여자이고, 아들 변하게 한 여자이구요.

 

서른이 넘은 제가 지금까지 아내 방패막이 제대로 못 해서 상처 많이 줬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참.... 아내는 바닥까지 갔다가 힘들게 올라오곤 했습니다.

그때마다 '내가 잘 하겠다.' '이제 그런 일 없도록 하겠다.' '당신만 생각하겠다.' 라며 반성은 했고,

조금 하는 척 하다 보면, 또 일이 터지곤 하더라구요.

아낼 위한 마음은 진심인데, 제 무의식은 여전히 제 집이 우선인가봐요.

부모에게 싫은 소리 못하는 걸 보면요.

 

아무튼, 여러 고비들을 겨우 넘기며 직장도 그만두고 주말부부를 끝냈으며,

다시 행복한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잘 지내다가 어제 일이 또 터졌어요.

 

지난 주 일요일에는 저희 아버지 생신을 치렀습니다.

원래 평일인데 앞당겨서 치른 것이죠.

사정상 가족들이 뿔뿔이 떨어져 있고 결혼 후 첫 생신이라,

할머니 댁에서 다 모여 치르기로 했어요.

고맙게도 아내가 맛있는 요리를 직접 해서 싸갔답니다. 미역국, 잡채, 월남쌈 등등...

 

생신은 즐겁게 잘 치르고 왔어요. 아무 문제 없이.

근데 문제는 본 생일날인 지난 목요일에 발생했습니다.

 

그 전에 하나 말씀드리면, 저희 어머니는 아버지 생신이 수요일인 줄 알고

아버지랑 수요일 아침에 미역국 해 드시면서 간단히 축하를 했다고 하더라구요.

자식들이 전화가 없으니, 제게 '오늘 아버지 진짜 생신이시니 전화 한 통 드리라'고 하셨어요.

전 어머니가 너무 확신에 찬 목소리로 수요일이 진짜 생신이라고 하시니,

제가 잘못 안 줄 알고 아버지께 축하 전화를 드렸어요.

목요일 아침에 아내가 출근하고나서 이날이 진짜 아버지 생신이라는 사실을 알았고,

다시 전화를 드렸습니다. 

 

그런데 이 상황들을 아내에게 전혀 이야기 하지 않았다는 것이 사건의 발단입니다.  

저만 전화했다는 것이지요.

사실 아내에게 이야기할까 한 1~2초 생각했습니다만,

평소 시댁 스트레스를 받지 않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서인지,

그 순간 '내가 했음 됐지 뭐' 하며 넘어가 버렸어요.

실제로 대표로 전화드린다며 아버지께 말씀드리기도 했구요.

 

한마디로, 아내를 '나쁜 년' 만든 것입니다.

저는 '착한 놈' 하구요.

여러 사건들을 겪으며, 시어머니와 약간 어색한 사이라서

아내는 잘 해보려고 노력 많이 하고 있는데,

이런 것을 놓친 것에 대해 매우 민감합니다.

 

또 하나의 문제가 제가 이것이 문제라는 점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목요일 저녁에 웃으면서

에피소드랍시고 아내에게 이야기 한 것입니다.

아내는 충격에 빠졌습니다.

목요일 오전에 시아버지께 전화드렸었는데, 목소리톤이 안 좋았다면서.. 다 이유가 있었다면서...

 

자신을 지켜주겠다. 나쁜 여자로 만들지 않겠다. 이런 말들을 해 온 제가,

아무렇지 않게 그 이야기를 막 하고 있으니, 얼마나 황당했을까요.

 

사건이 터진 후에야 저도 상황파악을 했습니다만, 당시에는 정말 가볍게 생각하고 몰랐어요.

이 부분이 저를 참 당황스럽게 합니다.

아내 말마따나 저는 변할 수 없는 사람인가... 이런 생각도 듭니다.

 

게다가 다투던 중에 저의 '변명'들이 자꾸 거짓말처럼 앞뒤가 달랐던 것 같습니다.

제가 왜 그랬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아내는 완전 폭발했어요.

제가 정신병자 같다며, 자기 거짓말에 자기가 속아 넘어 간다며...

제가 무섭다고 합니다. 같이 어떻게 사냐고...

 

다시 그 상황을 상기시키려니 고통스럽네요.

아내가 그렇게 통곡을 하는 것은 처음 보았어요.

 

저를 향한 신뢰가 다시한번 깨진 것이에요.

믿으려고 한번더한번더 참아주었는데, 결국 또 신뢰가 깨졌어요.

 

사과와 같은 것은 아내에게 통하지 않습니다.

매번 사과할 때마다 같은 이야기를 하니까요.

 

아내의 마음을 어떻게 달래고, 어떻게 신뢰를 갖게 할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참 힘듭니다. 제가 이 정도밖에 안 된다는 사실이...

 

나름 책도 많이 보고 일도 지식서비스 쪽으로 하고 있는데,

완전 병신같고 멍청이 같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게 어떤 말씀이라도 좋으니, 조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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