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밥도 안 먹고 24시간 자는 남편, 어떻게 고쳐줄까요?

3년차 주부 |2012.12.15 00:53
조회 5,755 |추천 4

안녕하세요. 매일 읽기만 하다가 저도 이렇게 쓰는 날이 오네요.

너무 고민되는데, 주변에 말할 수도 없고 집단지성의 힘을 빌어보고자 글을 씁니다.

 

저는 28살, 신랑은 35세, 8개월 아가랑 살고 있어요.

고민스러운 건, 신랑이 잠을 너무 많이 자요.

 

저희가 안양에서 프랜차이즈 음식점을 하거든요. 신랑은 다른 사업도 하고 있고...

전 임신초기에 근무시간 줄이고 중기부터 가게 일 그만 두었구요.

지금은 점장 2명 있어서 저희 부부없어도 가게일이 돌아갑니다.

(아가 낳기전에 교육하고 인수인계 했거든요)

신랑이 하고 있는 다른 사업은 굳이 고정적으로 출근하지 않아도 되는 일이예요.

한 마디로 부부가 맘만 먹으면 언제든 6박7일 여행을 다녀와도 되는 스케줄입니다.

 

아마 이 얘기를 들으면, 신랑이 집에서 같이 가사일도 해주고 육아도 도와줄 시간이 많으니

좋지않냐고 하시는 분 계실테지만, 실상은 그렇지가 않네요.

 

신랑이 잠을 너무 많이 잡니다.

제가 혼자 집안일하고 애기보기 너무 힘들다고 말하고서 한 3일 동안은 매일 설거지도 해주고 아가도 돌봐주더라구요. (울 때 달래지는 못해도, 아가 깨있을 때 같이 놀아주는거만 해도 숨통이 트이거든요)

다른 엄마들은 남편이 애기 목욕도 시켜주고, 울 땐 달래주고, 밤에 잠도 재워준다는데, 전 남들과 남편 비교하기도 싫고 거기까지 바라지도 않습니다. 그냥 제가 힘들 때 한 두 시간이라도 애기를 맡아서 봐줬으면 하는데, 그것마저도 쉽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그런 건 아니었는데, 스트레스를 받으면 잠으로 푸는 성격이긴 합니다.

근데, 요즘엔 자도자도 너무 잡니다.

일주일 중에 12시간 이상 깨있는 날이 3일도 안 됩니다.

(이 문제로 지난 달에도 저 스트레스 엄청 받았습니다. 한 달에 1~2주는 꼭 그럽니다)

 

출근도 안 하고 일주일동안 집에만 있는 날이 계속되다가 최근 3일동안 남편의 행동에 너무 화가 납니다.

첫 날, 24시간 중 8시간 빼고 잡니다.

(나머지 시간은 밥 한 끼 먹거나, 핸드폰 좀 보고 컴퓨터 좀 하다가 잡니다)

 

둘째 날, 저녁 7시까지 잡니다. 이 날은 나갈 일이 있어서 알람 맞춰놨길래 한 4번 깨웠더니 일어나더라구요. 사업하는 지인 모임인데 술 왕창 마시고 새벽 3시에 들어옵니다. 잡니다.

 

그리고 오늘, 지금 21시간 넘게 잡니다. 전화벨이 울려도 안 받고 잡니다. 침대에서 안 나옵니다.

점심 때 쯤 안 일어나냐고 했더니 좀 있다 일어난다고 하고서는 계속 잡니다. (잠결 대답이었나봅니다-_-)

저녁때는 무슨 스트레스를 받아서 저러나 싶어서 진지하게 물어봤습니다.

"이유가 뭐야??"

그랬더니 귀찮다는 식으로 "아, 무슨 이유야~ 어제 늦게까지 술마셨잖아~"

술마시면 21시간 이상 자는겁니까..? 그정도로 힘들면 그만큼 마시지를 말아야죠...

그리고 술 안 마신 날도 그렇게 오래 자니까 제가 진지하게 물어봤던 거겠죠.

 

전 최근 3일 동안 집에서 혼자 밥먹고, 집안일하고 애기 다 돌보고 했어요

마치 혼자 사는 것 같아요. 사는 재미가 없어요.

주말 부부라면 평소에 연락이라도 하지, 이건 옆에 있는데도 산송장이랑 있는 것 같아요.

애기가 울어도 안 일어납니다.

밤에 자다가 깨서 울길래 남편이 어떻게 하나 두고 봤는데, 애기가 3분동안 대성통곡하도록 꼼짝않고 있다가 "OO야~!!"하고거실에 있는 제 이름을 크게 부릅니다. 저보고 와서 보라는거죠.

 

제기 요즘 몰두하고 있는 일이 있거든요. 잠도 줄여가면서 작업하는게 있는데,
보통 남편들은 집에서 쉬다가도 아내가 집안일이든 뭘 하고 있으면 우는 애기는 봐주지 않습니까?

25일까지는 완성해야 해서 시간이 좀 빠듯한데, 전혀 하나도 안 도와주네요.

바빠서라면 이해하겠습니다. 그건 못도와주는 거니까요.

근데 자느라 그런다는 건 이해가 안 됩니다. 특히 필요이상으로 자는건.

한 사람은 하루종일 바쁘게 가사,육아하는데 한 사람은 잠만 잡니다.

 

집에만 있는데도 가사나 육아를 안 도와주는 건 화가 나는 문제지 고민거리는 아닙니다.

제가 고민하는 이유는, 남편에게 '생활'이란게 없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할 게 없어도 일어나서 '생활'이란 걸 해야 사는거 아니겠습니까?

근데 저리 잠만 자니, 밉다가도 걱정이 됩니다.

혹시 내게 말 못할 걱정이 있는 건 아닌가?

무엇때문에 저럴까? 스트레스를 얼마나 받았길래?

어떻게 해야 남편을 활기차게 바꿔줄 수 있을까?

규칙적인 생활을 안 하니 사람이 망가지는 것만 같아서 계속 고민하는데 답이 안 나옵니다.

아침에 일어날 일을 만들어주면 되겠다싶어서 내일 아침부터 헬스 끊어서 다니라고 했는데

첫 날부터 못 일어나서 못 갔습니다.

 

아직 젊은데 시간이 아깝지 않느냐고, 자기는 가능성이 많은 사람인데 그 가능성을 죽여버리니 너무 아깝지 않냐고, 필요이상으로 잘 시간에 뭐라도 한다면 더 생산적이지 않겠냐고 말하면, 그때는 미안하다 하는데, 며칠 안 가 또 그러고, 깨우면 싫어합니다.

 

신랑이 점점 미워지고, 저도 스트레스를 받으니 자꾸만 애기에게 화를 내게 됩니다.

맘 같아선 '당신 자식 당신이 봐라!!!'하고 애기 놔두고 나가버리고 싶지만, 그러면 애기는 무슨 죄랍니까.

 

남자에게는 잔소리 해봤자 별로 득이 되지 않는 것 같아서 저는 거의 잔소리 안 합니다.

이 문제도, 잔소리 하지 않고 남편의 생활습관을 고쳐주고 싶은데 어찌하면 좋을까요?

저는 남편이 자신의 가치만큼 자기 시간의 가치도 좀 알았으면 합니다.

자기 삶을 좀 예뻐해주고 아껴주고 가꾸면서 살기를 바라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아빠가 집에 있는데도 아빠사랑 못받고 엄마랑만 노는 아들이 안쓰럽네요.

남편이 집에 있는데도, 자취생 마냥 혼자 밥먹고 혼자 티비보고 웃는 제가 처량하기도 하구요.

마치 다 산 사람처럼 집에서 잠만 자는 남편에게도 사는 건 참 재밌다고 느끼게 해주고 싶네요

 

여러분들의 지혜로운 의견을 듣고 싶어요.

추천수4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