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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소연하고 싶어요..아빠가 날리신 돈만 몇억이랍니다

분홍 |2013.01.11 01:17
조회 698 |추천 0

안녕하세요..올해 23살 여대생입니다.

그냥 아무에게도 말한적없는 집안일이

오늘따라 너무 지쳐서 넋두리하고싶어서 글을 써봅니다.

꽤 긴 글이 될것같아요.

 

부모님 두분 다 계시고 외동딸로 자랐어요.

중학생때까지 부모님께선 식당을 하셨고 그럭저럭 돈을 벌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2003년쯤인가..IMF때도 큰 타격없이 잘 넘어갔던 식당이 점점 기울었어요.

그와중에 작은 빌라를 사서 이사를 했고, 일년을 못 넘기고 가게가 망했어요.

여기저기 끌어다 쓴 대출로 빚더미에 올랐고

학교를 마치고 오니 집에서 경매를 하고 차압딱지를 붙이던..

드라마에서만 보던 장면이 눈앞에서 벌어졌던 기억이 나네요.

 

부모님은 어린저에게는 말씀안하셨지만

이혼 얘기도 나오고 여러 이야기가 많이 나왔던 것 같아요.

외가가 다 부산에 있는데 외가에서도 돈을 많이 끌어쓴것같았어요.

 

저희는 다른 지역으로 도망을 쳤어요.

한여름이었는데 제가 입고있던 교복 하복, 몇몇 옷가지..

작은 소형차(흰색 프라이드 였던걸로 기억해요) 트렁크에 세 식구 짐을 다 넣고 도망을 쳤어요.

집에 널어놓았던 빨래와 제 어릴적 사진들조차 다 놓고 왔네요.

처음엔 콘도에 이틀정도 머물다가 그 후 기도원에서 몇주간 있었어요. 

 

그러다 고모가 사는 지역에 정착을 했고

고모집에서 몇달 머물며 살다가 아주 허름한 곳에 월세를 얻었구요. 

2년 후 그보다 나은곳으로 이사했고 그곳에서 5년 가량을 살다가

얼마 전 겨우 임대아파트로 들어왔어요.

 

지금 저희 부모님께선 50을 훌쩍 넘기신 연세에 공장을 다니세요.

아버진 3교대.어머닌 거의 하루 10시간 이상을 일만하다가 오시는..

어머니가 야무지고 똑부러지시는데

아버진 좀 우유부단하시고 뭔가 한가지 일을 하면 끝을 보려고 하는 성격이세요.

 

도망을 쳐오던 쯤에 저희집이 아주 힘들었었는데 그때 아버지가 마음을 다잡으려고

교회를 다니셨어요. 저와 어머니 생각은 주말마다 교회를 다니고 기도를 하고

하나님을 믿는 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했었어요.

근데 아버지는 그날부터 티비만 틀면 무조건 기독교채널, 기독교관련 서적을 사시고

카세트테이프, 찬송가를 매일 외우시면서 항상 부르고 다니시고, 목사님 집에 먹을거 사들고 가시고

명절에 가도 친척들 다 있는 집안(기독교 아닙니다)에서 기독교티비를 틀어보시고

어딘가 아프다고 해도 기도하면 다 낫는다고...거의 맹신을 했습니다.

이렇게 몇년간 다니시다가 다시 교회에 안가시구요..

힘든 때라서 그랬을수도 있다고 생각하시겠지만 이런 패턴의 일이 몇가지나 있습니다.

저렇게 한군데에 빠져있을때는 엄마나 제가 무슨말을 해도 안들으시구요.

무슨 말만하면 잘되는걸 다 막는다면서 역정을 내세요.

 

그리고 지금 아버지께서는 주식을 하세요.

2년 정도 되셨는데 그냥 집에 있는 돈으로 좀 굴리고 계시더라구요.

처음엔 엄마와 제가 말렸지만 공장다니면서 돈버는 낙도 없는데

너희아빠 안됐다고 저런 재미라도 있어야한다고 허락해주셨어요.

그중 3분의 2는 얼마전 임대아파트를 얻을때 다 썼구요.

남은 천오백만원 가량으로 주식을 하고계세요.

엄마가 천오백으로는 다 날려먹든 말든 그 돈 안에서만 아빠 맘대로 알아서 해라고 하셨어요.

 

그런데 오늘.

아빠가 임대아파트를 담보로 1400만원 대출을 받았네요.

어제 제가 아빠를 도와드리다 어쩌다 알게돼서 물었더니

전세금대출받은거라고 뭔가 숨기는듯 말씀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오늘 아빠가 야간으로 일을 가신 후 엄마한테 알고있냐고 물으니

설마 아빠가 전에 그렇게 큰코다치고 간크게 대출을 받았겠냐고 말씀하시며 전화를 해보시더라구요.

 

엄마에게 아무 상의없이 그런것이 너무 충격이셨고 그런생각을 했다는 것 자체가 충격이셨죠.

주식을 쪽박차게 되면 겨우 돈모아 들어온 임대아파트 다 뺏기고 길거리에 나앉는거니까요.

그렇게 저에게 아빠가 지금 정신이 있니없니 말씀하시면서 예전일도 다 말씀해주시더라구요.

 

멀쩡히 다니던 회사를 나와서 할아버지가 평생 갖고계시던 땅을 팔아 가게를 차리고

그 가게에서 또 돈이 부족하니 삼촌전셋집 돈도 빼오시고

엄마가 그렇게 말리는데도 혼자 대출을 받아와서 빌라를 사시고

그게 다 날아가서 외갓집에도 몇천정도 빌리고..그리고 도망을 왔어요.

고모가 있는 곳에 와서도 장사를 해보려고 파란트럭을 사셨고

그러다 고모부의 보증으로 냉동트럭을 사셨대요.

처음엔 냉동트럭으로 해산물배달을 하시다가 한달 100만원씩 유지비가 들어가는

냉동차를 끌고다니기엔 너무 적자가 나서 고모부 신용불량자 만들기전에

엄마가 당장 차 팔라고 해서 팔았구요.

그후 도망칠 때 들고온 돈 어느정도와 엄마가 김밥집 다녀서 벌었던 팔백만원 가량이 있었는데

오삼불고기를 해보시겠다며 엄마몰래 가게를 얻고.

엄마가 가보니 400만원 들여서 냉장고를 떡하니 해놨더래요.

엄마가 또 난리 치셔서 다시 팔고.

이때 전 생리대 살돈이 없어서 울었던 기억만 있는데 이런 일들이 있을줄 몰랐어요.

큰 사업을 하신것도 아니고 자잘한거,

가구장사,식당장사,속옷장사/과일장사,강냉이장사, 냉동해물장사, 오삼불고기 이런걸로 몇억을 날리셨대요..

 

그 후 아빠가 정신차리신줄 알았죠.

근데 이번에 주식을 하면서 또 약간 일을 칠듯한 패턴으로 가시네요.

주식관련 방송을 모두 보고 주식강의를 듣고 주식책을 읽고 하루종일 주식에 매달리고

주식을 위해 스마트폰을 사고(회사에서도 주식을 보기위해서요).

그래서 엄마가 천오백 준건데 그걸로 모자라셔서 또 이렇게 일을치네요..

 

명절마다 우리엄마가 설거지하고 친척들모일때면 진짜 계속 일만하는 이유가 다 있었어요..

고모 직장대출 받고 고모부가 또 몇천해주시고 할머니할아버지께서 땅 다팔고

삼촌 돈 다 빌리고.......고모들은 엄마에게 그 돈 다 까먹게 놔뒀냐고 하시고..

거기서 엄마가 일이라도 해야지 창피해서 얼굴을 들 수 있겠냐고 울먹이면서 말씀하시는데

가슴이 미어지네요. 저한테는 절대 하지 않으려했던 얘긴데 이렇게 하고있다고...

 

도망을 칠때쯤 이혼을 생각했는데 그때 그랬으면 아빠가 무너질것같아서,

그리고 저때문에 이렇게 살았는데 진짜 이제 이혼을 하고싶다고 하시네요..

엄마 많이 아껴주시려하고 좋을땐 정말 좋은 아빤데 이럴떈 미쳐버릴것같아요

말을 해도 씨도 안먹히고 무슨 말만하면 부정적인 생각부터 한다고..

돈 좀 벌려고 해도 그걸 다 막고있다고..

예전에 도망치기전 엄마가 점을 봤는데 엄마운은 너무 좋은데 아빠가 다 깎아먹을거라고 했대요.

밖에선 사람좋은 아빠는 집에만 오면,꽂히는 일을 찾으면 독불장군인데

잘 안되는건 엄마탓을 꽤 하시구요.

엄마는 진지하게 너희아빠가 알콜중독이나 도박중독처럼 무슨 병이 아닐까 하시고.

당장 1400만원 안갚으면 가만안있는다고 해도 좀만 더 있어보라고

1년간 주식공부 많이 해서 이제 전문가라고. 큰돈을 만들수 있는걸 왜 그러냡니다.

 

질문도 없고 이혼말고는 해답도 없고..

아빠나름대로 잘살아보려고 하는건 알지만 좀 이상한쪽으로 항상 나가시는것같아요.

설득할방법이 정말 없나요. 앞으로 얼마나 더 이런일이 있을지........

제가 너무 답답해서 이런 긴 글을 썼는데 읽어주신 분도 얼마안되겠지만

그냥 다른곳에 말할수가 없고 이곳에 하소연 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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