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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포즈 했습니다.

이제드라마... |2013.02.05 11:18
조회 3,935 |추천 1
올해 5월에 유부남되는 남자입니다.
결혼날짜를 받아놓고 프로포즈 안하면 식장에 안들어가겠다는 예신의 협박 ㅋㅋㅋㅋ 에 프로포즈를 준비하고 성공리에 마쳤습니다.
사실 원래부터 하려고 했었죠 근데 결혼이 급하게 진행되다 보니... 해야지 해야지 하면서 미루던 것도 있었군요.

사실 프로포즈할 때 노래를 멋지게 불러주고 싶은 생각이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작년 11월쯤 저렴한 가격에 작곡 및 음반을 제작해주는 스튜디오를 알게 되었네요.
처음 만나서부터 연애담, 앞으로 각오 등을 소재로 작사를 했습니다.
곡은 전문가가 써 주면 여기는 어떻게 했으면 좋겠다 이건 별로다 악기는 뭘로 해달라 하면서 다듬어 갔구요.
근데 예비와이프는 생각나면 프로포즈 안하냐고. 이걸로 프로포즈 하라고 소스를 한두개씩 던져줍니다.
웨딩슈즈로 프로포즈 해달라고 하더군요. 겉으로는 뭐 샵에서 빌려서 하자. 하고 뒤로는 보내준 사이트 링크를 북마크 해놓고 제작주문을 넣었습니다. 
사주면 한번 신을게 아니라 원피스에 받쳐 신을 수 있을만한 디자인이라 저도 흔쾌히 사 줄 마음이 생겼습니다. ㅋㅋㅋ
근데 어느날 또 프로포즈 소스를 말해주는군요. 웨딩밴드에 같이 낄 가드링으로 해달라. 티파니나 다이아는 낭비라서 싫다. 하면서요(다행).
그래서 주말에 숙취에 찌든 몸을 끌고 종로에 가서 두세군데 샵을 돌고 스브다이아가 박힌 심플한 가드링을 주문했습니다. 
밀그레인 반지와 잘 어울리는 녀석으로 고민고민을 했는데 사실 디자인은 제가 보면 거기서 거기인거 같더라구요. ㅋㅋ
여기까지 준비하고 나니 장소가 또 고민되었습니다.
평소 자주 가는 동호회에 유부남 회원들이 많은데 프로포즈 추천해달라고 글을 올렸습니다. 
저희 커플로서는 불가능해보이는 제안들 걸러내고 원테이블 레스토랑이니 프로포즈 까페 등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습니다.
여의도에 한강 야경이 보이는 프로포즈 까페(라고 하기엔 내부는 괜찮은데 건물은 오피스텔임)에 연락해서 날을 잡았습니다.
결혼 100일을 앞둔 날로 잡고 사전 방문하여 동선과 분위기와 프로포즈 순서 등을 체크했습니다.
아 그리고 주문했던 웨딩슈즈는 퇴근 하자마자 매장에 직접 방문하여(압구정) 미리 가져다 놓았습니다. 프로포즈할 때 짜잔~ 하고 신겨주려고요.
이 프로포즈 까페에서 영상편지를 제작해주더군요. 잘됐다 싶어서 마침 작곡 의뢰했던 노래의 MR 을 받아서 영상편지용으로 어레인지 했습니다.
그리고 영상에 첨부할 사진들을 추리고 사진마다 같이 나올 문구를 정리한 뒤 노래 시간에 맞춰 몇분 몇초까지 다 계산했습니다.(사실 결과물은 제가 지정한 시간에 정확히 안나오더군요.)
이벤트 까페에 기타가 있어서 영상편지가 나오면 동시에 기타치며 라이브로 노래를 불러줄 요량이었습니다.
그리고 예비와이프가 지나가는 말로 했던 스케치북 프로포즈. (러브액츄얼리 참고) 를 노래 끝나면 영상편지 마지막 부분 흘러갈 때 하려고 다이소에서 스케치북과 크레파스를 샀습니다.
근데 크레파스로 그림도 그리고 하려니 그림이나 글씨가 안예쁘더라고요.
러브액추얼리 영화를 다시 참고해 보니 그냥 매직으로 쓱쓱 썼는데도 꽤 감동적이었습니다.
그래서 종이 다 찢고 다시 수성매직으로 글씨를 썼습니다.
마지막 페이지에는 준비했던 가드링을 매달아 놨습니다. 
자 이제 마지막은 대망의 명품백입니다.
평소 갖고싶어했던 가방을 기억하고 있었다가 여기저기 사진 올리며 다른분들의 의견을 구했습니다.
하지만 그랬다가 맘에 안들면 낭패. 와이프에게 어머니께서 자기 백 사주시려고 한다. 어떤게 좋을지 시간날 때 백화점 가서 모델명 알아와라. 하고 모델명을 받았습니다.
퇴근하자마자 부리나케 백화점에 가서(물론 매장에 재고 확인 전화 해야합니다) 구입했습니다. 
근데 아뿔사 포장이 너무 큽니다. 티 안나게 주기 힘들거 같습니다.
미리 이벤트 까페에 가져다 놓으려고 했는데 좀 불안하고(나름 고가라) 거듭된 야근으로 심신이 고달퍼서 그냥 프로포즈 당일날 화장실 가는 척 하고 차에서 꺼내와 주기로 했습니다.
프로포즈 당일날 예비와이프가 좋아하는 돼지갈비를 먹고 여의도로 갔습니다.
원래 이벤트 까페에서 스테이크랑 와인 코스가 패키지로 있지만 저흰 그전에 친구랑 셋이 저녁약속이 되어 있던 터라.. 그냥 와인 한잔 기본 디저트 코스로 예약을 해놨습니다.
물론 프로포즈에 대한건 일체 비밀로. 여의도에 있는 사촌형을 만나러 간다고(실제 사촌형이 여의도에서 일하기는 합니다) 며칠전부터 뻥을 쳐놨죠.
결론은 성공했습니다.
그녀가 제일 감동했던건 명품백이랑 구두가 아닌 작사작곡한 노래와 영상편지였네요.
비록 준비됐던 기타가 튜닝이 안돼있었고 가사도 까먹어서 버벅댔지만..
그거 들으면서 우는 예비와이프 보면서 저도 덩달아 왈칵 ㅠ
이제 결혼생활 편하게 하겠구나 싶기도 하고. 
피치 못할 상황으로 신혼부부 전세자금 대출을 받기 위해 결혼 전에 혼인신고를 해야하는데.. 
흔쾌히 같이 가서 사인도 했네요. 오히려 제가 예비와이프에게 참 고마웠습니다.
별거 아닌거 같은데 쓰다보니 좀 장황하네요. 요약하겠습니다.
1. 둘만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노래 작사 및 작곡 (MR 및 스튜디오 녹음 버전 음반유통까지 대행해줌)2. 스브다이아 가드링 3. 웨딩슈즈 (근데 주문이 잘못을어가서 리본 제거한 모델로 다시 받기로 함)4. 러브액츄얼리 패러디 스케치북 프로포즈5. 이벤트 까페 대관 (영상편지 및 기념사진 DVD 제작, 꽃다발, 케잌, 현수막 제작 옵션 포함)6. 프*다백
이네요. 이거 준비하느라 3키로 정도 빠졌습니다. 물론 연이은 야근 탓도 있겠지만 프로포즈 준비라는게 남자 입장에서 참 힘드네요 ㅋㅋㅋㅋㅋㅋ 고민이 얼마나 많은지.게다가 예비 와이프가 눈치가 너무 빨라서 모르게 한다는게 더 힘들었습니다.
제 말이라면 100퍼센트 믿는 예비와이프에게 프로포즈 준비하기 위해 낮잠잔다고 하고 야근한다고 하고 거짓말을 얼마나 했는지.... 당시에 죄책감까지 들더군요. ^^;
그 모든 고초에도 정성껏 준비한 것들을 보고 받고 하면서 눈물 흘려주고 기뻐서 여기저기 자랑하고 다니는 예비 와이프 보면 너무 보람돼서 힘들었던 기억이 말끔히 사라지더군요. 이맛에 이벤트 하나봅니다. ㅋㅋ
행여나 프로포즈를 앞둔 남자분들께 참고가 됐으면 하는 마음에 글을 올립니다. 모쪼록 화이팅입니다. ' -')/
추천수1
반대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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