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떻게 시작해야하는지는 잘 모르지만 조언을 얻기 위해서 글을 씁니다.
먼저 소개를 하자면, 20초중반의 미래에 의료전문직에 종사하게 될 아직은 학생이고,
저의 남자친구는 삼십 후반의 대기업 대리입니다.
만난지는 2년 정도 되었습니다.
처음부터 결혼을 생각하고 연애를 한 것은 아니었다만 남자친구의 나이가 나이인지라
항상 염두에는 두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잠정적으로 제가 공부를 마치고 면허를 얻게 되는 이후에
결혼을 하자고 서로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정말 다정다감하고 인내심 강한 사람으로 제가 결혼해서 외롭지 않을 수 있는 남자입니다.
하지만 몇가지 제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습니다.
그 몇가지를 말씀드리기 이전에..
저희집 사정을 말씀드리자면
교사이신 어머님과 교육계열 자영업자이신 아버지
하지만 지하셋방으로 들어오게 되었고 빚이 아직 남아있습니다.
가르쳐야할 자식들이 많아서(저와 동생들) 5-6년후에야 빚을 갚으실 수 있을 것 같다고 하십니다.
당장 3월 등록금으로 천만원가까이 마련하셔야 하는 상황이고
그 와중에도 자식이름으로는 빚지지 않으시겠다면서 학자금 대출한번 받아보신적이 없습니다.
정말정말 열심히 사시는 엄마와
열심히 사시려고 하는 듯이 보이는... 운도 없고 체면 때문에 사업을 정리하지 못하시는 아빠
게다가.... 바람(?)을 피웠어서 저는 세상에 아무도 믿지 않게 되었습니다.
(고등학생시절 늦은시간까지 공부하는 나를 아ᄈᆞ는 항상 기다려줬는데...
그건 그저 핑계였을 뿐이었고
그 시간에 다른 누군가를 만나는 것을 알게 된 이후에는 저는 이세상에 저만 믿게 되었습니다.
믿을 것은 내 실력뿐이다... )
이제 제 마음에 걸리는 몇가지는
첫째로 생활방식이 저와는 다릅니다.
예를들자면 오빠가 진급을 위해서는 토익점수가 필요합니다.
필요한 점수가 그리 높지 않아서 한달이나 길어야 두달안에는 그 점수가 나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항상 "공부해야하는데~~" 라는 말뿐입니다.
회사를 다녀보지 않아서.. 오ᄈᆞ가 얼마나 피곤한지 알 수 없지만
항상 퇴근후에 최소 3시간은 인터넷 서핑을 하는 것 같습니다.
차라리 그시간을 줄이고 공부를 했으면 싶지만
평일에는 쉬어야겠다는 명목으로 컴퓨터를 하고 주말이 되어서야 공부를 좀 해야겠다고합니다.
저희는 장거리 커플이라서 주말밖에 만날 수 없는데 그 시간에 공부를 해야해서 못본다하니 저는 못봐서 삐죽삐죽거리면 넌 그런걸 이해 못해준다며.... 저 때문에 힘들다고합니다.
공부 잘한다고... 재는게 아니고 공부하는걸 쉬운일 취급하는게 아니라..
저는 공부는 매일매일 조금씩 하는게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주말에 몰아서 공부한다고해도 제가보기엔 공부하는 시간이나 양도 적은것같고..
저번에는 같이 공부를 했는데 집에서 같이 했더니 몇장 보더니 드러누워 자더라구요..
제 남자에게 저처럼 철두철미하게 몇시에는 뭘하고 몇시에는 뭘하고
이런식의 자기관리 철저한 사람을 바란게 아닙니다...
제가 힘들게 공부하고 그랬어서인지 저는 누군가가 공부하느라 힘들기를 원치 않습니다.
그저 제 할 일을 잘분배해서
우리가 만나는 시간에 영향을 안받게 하는게 저를 위해주는게 아닐까 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로 저는 저희집에서 기대를 많이 받고 있는 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렸을때부터 부모님께 해드리고 싶은것도 많았습니다.
차를 사드린다던가
(어렸을때부터 막연히 생각해왔지만 이대로라면 언젠가는 사드릴만한 형편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여행을 보내드린다는 등..
자식들 키우면서 못입고 못먹고 하셨던 것들 갚아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오빠와 너무 빨리 결혼해 버리면 제가 제 돈을 써보지도 모아보지도 못하고
우리의 돈이 되어버려서 제가 부모님께 해드리고 싶은 것을 눈치봐가면서 해야할 것 같습니다.
또 저희부모님만 해드릴 수는 없으니까 상대방 부모님께도 해드려야할텐데..
자식키운 공을 누군가와 나눠 갖게 하는 것 같아서
아직 해드린적도 없지만 미리 속상한 느낌입니다.
이 부분은 오빠와 말한적이 있었는데
(오ᄈᆞ 부모님께 해드려야 할것같은데 그러기는 싫다는 부분은 말하지 않았습니다.)
오빠는 네돈에 관심 없으니 부모님 맘껏 해드리라고 합니다.
말이라도 고마웠지만 사람이 화장실 들어갈때와 나올떄의 마음이 다르기 때문에..
아무렴 제가 제 부모님만 챙기면 오빠도 속상해하고 ᄊᆞ움이 날것이 뻔하지요.
오빠는 지금까지 시장보면 당연히 내드리고 가전기구가 갖고싶다고 하면 사드리고
가방도 선물해드리고... 했는데 저는 그런것들을 눈치봐가면서 해야할것같아 속상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부모님 노후준비가 안되어있으십니다.
휴....
제가 가장 걸리는 부분이 이것입니다.
오빠 부모님이 자식 믿고 쉬시는 분들은 아니지만 외동아들이다보니 많이 기대고 있는것도 사실입니다. 지금이야 일이라도 하고 계시지만
나중에는 생활비 병원비 일체를 저희 짐으로 가지고 가야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아직 벌어보지도 못한 돈인데 빠져나갈 돈들만 계산이되어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게다가 오빠는 이제 10년안에 퇴직을 하게 될것인데
그 이후부터는 제가 세집을 책임져야겠지요.
물론 오빠가 어떻게던 널 먹여살리겠다고 말하지만...
무엇을하여서? 라는 말에는 아직 대답해줄 수 없으니까요.
어떻게던 좋게 생각해서... "우리집도 잘살다가 이렇게 망할줄 알았겠나?.." 그리고 엄마가 학교 잘 다니다가 어디 아프셔서 년수 못채워서 연금 못받게되면 우리집도 노후준비 안된건 피차일반이니 좋게 좋게 마음먹어보자! 결정되지 않은 미래에 대해서 섣불리 걱정하지 말자!라고 토닥여보지만...
자꾸 이집은 자식 한명이면서도 노후준비조차 안된걸보면..
도대체 뭐하는 집인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오빠는 졸업후에 자기 이름으로 학자금 대출이 있던걸 처음 알았답니다....
우리집은... 빚은 물려주지 않으려고.. 이렇게 아등바등 하고 계시는데.... 휴.....
저희엄마는 제가 과외와 알바해가면서 아등바등사는게 너무 일찍 철들어버려서 안쓰럽다고 하십니다.
그래서 제가 나중에까지 고생하며 살게 하고싶지 않다고 하시는데..
저는 마음속으로 이남자라면 같이 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마음이 남아있습니다.
헛똑똑이라고 하시겠지요?
하지만 제가 너무너무 힘들 때 같이 있어줬던 사람이었고
제 맘의 상처 때문에 미친 듯이 발광했을때에도 함께해준 사람이라서
인내심많고 속깊은 이사람을 떠나는 것은 마치 조강지처를 버리는것과 같은 느낌입니다.
사랑도 정도 의리도있는 관계인데 제가 지금 조건을 따지고 있다는 것 자체가 죄를 짓는 느낌입니다.
이 모든 것 다 감수할 수 있으니
오빠만 절대 절대 평생 변하지 않는다는 약속만 있으면 나는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내 부모도 날 배신했는데 이남자도 변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를 않습니다...
내가 싫어질거면 이미 버리고도 남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이고
지금까지 비춰온 행동으로는 절대 그럴사람이 아니지만...
세상에서 구르다온 삼십대를 그 10년간의 노련한 처세술을 20대인 제가 알아챌 수 있을까...
그런 의심을 하기도 합니다...
핸드폰은 시계로 들고다니던 사람이..
회사에서 잠시 나올일이있으면
언제나 내생각이 난다며 전화를 해주는 사람인데도
사람을 못믿는 병이라 의심하고 의심하는 내가 너무원망스럽고...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서 돈한푼에 벌벌 떠는 제가 너무 부끄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