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200일을 바라보고 있는 저와 제 남친은
제가 6년을 쫓아다니(?)다가 극적으로 사귀게 된 케이스에요
대학 새내기로 처음 만나,
두 명의 연적(?)들을 제치고 결국 쟁취해 낸 T.T!
누구의 사랑이 극적이지 않겠느냐마는,
햇수로 6년을 짝사랑했던 제게는 사귀고 난 200일의 시간이 아직도 꿈만같아서
가끔 자다가 깨서는 꼭 카톡을 확인해봅니다(우리가 진짜 사귀나..)
오랜 시간 흘렀지만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 나는 6년 전 그 시작을 한번 써 볼까 하여..
짝사랑중인 10대 후반, 20대 초반 동생들한테 꿈과 용기를 심어주고 싶어서..
키보드 잡게 됐습니다! 잘 읽어주세여 ㅋ_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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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2007년 이맘 때, 대학에 갓 입학할 신입생들이
입학 전에 다같이 모여서 동기들 선배들과 '새터'며 '오티'며 갈 때였음
성적이 그닥 좋지 않아 수시로 대학갈 생각은 포기하고 있었고,
평소에 안 한 공부 수능을 잘 볼 리도 없었기에 재수를 해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인적성 100%로 입학 가능한 in서울 한 대학교(ㄱㅇ대^.^)에서 나를 덜컥! 합격시킴!!!!
합격 통보가 떨어진 그 날 우리 집은 난리가 났고
우리 아버지는 현금 100만원을 만원권으로 뽑아오셔서 막 공중에 뿌리시면서
'합격! 합격!' 소리를 막 지르심 ㅠㅠ..아빠
나는 그 만원짜리들을 잘 주워모아 새터에 갈 옷이랑 가방을 삼^^
새터 출발하는 당일, 학교 운동장에 집합해서
우리 과 새내기들이랑 같은 관광버스를 타고 다 같이 가는거였음
내가 미리 새터를 갔다온 내 친구들한테 듣기를
애들 다 짧치에 힐 신고 온다 속눈썹이 3cm더라! 너 운동화 신고 가면 묻힌다
첫인상이 중요하다
이런식으로 엄청 말함.. 아무도 운동화 안신고온다면서
남자애들은 정장 입고 온다고
근데 그게 애들이 짜고 나를 완전 속인거임 원래 내가 귀가 얇음
그래서 나는 진짜 ㅠㅠ 짧치는 아니지만 ㅠㅠ 청바지에 ㅠㅠ 당시 대유행인 7cm 힐을 신고 새터를 감....
운동화? 실내화? 챙길 생각조차 못함.....
약간 여성스러운 맨투맨 스타일의 상의+청바지+7cm 힐+당시 대유행인 토끼털 야상(?)을 입고 감
근데 ㅋ....
운동장에 집합할 때 부터 뭔가 이상함.. 정장 입고 온 남자애는 아무도 없음
물론 힐 신고 온 여자는 나 혼자^^...
뭔가 일이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느낀 나는 버스가 도착하자마자
냉큼 올라앉아 내 뒤로 타는 여자애들의 발만 봄
근데....
우리 버스에서 구두 신은 여자 나밖에 없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쥐구멍에 숨고 싶었으나 무슨 이상한 버스 안에서 하는 게임 잘못 걸려서
앞에 나가서 노래까지 부름....그 때 나는 아유미의 '큐티하니'를 부름
그래서 나는 '새터때 힐 신고 앞에서 큐티하니 부른 애'로 각인됨
암튼 막 버스에서, 그리고 도착해서 게임 이것저것 할 때도
나는 내 신발만 신경쓰임 그래서 딴거 아무것도 안보임
어떤 사람이 있고 이런것도 하나도 신경쓸 겨를이 없었음 ㅠㅠ
근데 새터에서 막 '새내기 장기자랑'이런걸 시키는데
같은과 새내기들을 반으로 나눠서 방별로 장기자랑을 시키는거였음
다같이 모여앉아 무슨 장기자랑을 해야하나 이런 고민을 하는데
처음부터 진짜 맘에 안들었던 마빡 겁나 넓은 어떤 여자애가
갑자기 '마빡이'를 다같이 하자는거임..스토리를 짜서
아니 솔직히 지금 처음 새터 와서
다들 이미지 관리 하기 얼마나 바쁜데 처음부터 마빡이는 너무 빡셌음
남자 여자 다들 마찬가지였는데 몇몇 미친 애들 때문에
결국 진짜 우리 방은 마빡이를 하게 됐음..
연습을 하는데 진짜 너무 하기 싫은거임 ㅠㅠ 그래서 그 때 우리 방 새내기들은
처음으로 한 마음이 되어서 그 마빡녀를 욕하면서 친해지게됐음 ㅋㅋㅋ
다들 마음이 그런데 연습해봤자 웃기지도 않고, 다들 하지도 않고
그냥 우리 뭐 이기고 자시고 필요없고 3분 그냥 견디고 내려오자
하는 마음으로 무대에 올라감
한 20명 정도 되는 애들을 또 4~5명 정도로 나눠서 마빡이 동작 하나씩 하는거였음
내꺼 뭐 이상한거 하고 내려와서 다음 그룹 애들 하는거 보는데
내 다음에 하는 애들 중에
진짜 진~짜 소극적이어보이는 유난히 하얗고, 새터 내내 말 없었던
같이 연습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아직 이름조차 몰랐던 그런 남자애가 섞여 있었음.
그때도 쟤가 누군지 뭘 하는지 신경도 안썼음
근데 걔네팀 시작하는데 갑자기 이 남자애가 돌변해서
진짜 마빡이 정종철보다 더 잘하는거임
걔네 팀 애들은 무슨 마빡이 변형 동작 주빡이? 그런걸 하는데
진짜 걔가 우리 장기자랑을 다 살리고 난 갑자기 내가 개콘 방청객이 된거같았음..
그렇게 그 남자애는 그 순간부터 우리 방 영웅이됨
그 남자애, 하야니까 이제 백설기라고 하겠음
그 백설기는 바로 지금의 내 남친임
나는 이 애의 존재를 이 때 처음 알게됨. 2박 3일 새터 기간 중 둘쨋날 밤 장기자랑 때
이틀동안 이름도 모르던 애를 이름 모르는 상태로 알게됨
보통 새내기들끼리 연락처 주고받고 다 친해지게 돼있는데
얘는 워낙 말이 없는 애라 얘 번호만 몰랐음
새터가 끝날 때 까지도 몰랐음.
새터 끝나고 돌아가려고 학교 운동장에 다 모여서 다같이 안녕~ 하고 헤어지는데
어쩐지 기분이 지금 백설기한테 말을 안걸면 앞으로 친해지긴 글렀다
이런 생각이 들어서 뭐에 홀린듯이 저 앞에 가는 백설기한테
힐 신고 또각또각 다가감
그리고 핸드폰 번호를 달라고 함
백설기는 '?'이런 표정을 지으면서 내 얼굴 한번 보고, 위에서부터 쭉 훑다가
내 신발 에서 시선 딱 멈추고 '아하!'하는 표정 짓더니 핸드폰 번호 알려주고 집에 감
그렇게 나는 그때부터 그냥 백설기가 좋아짐.. 걔가 마빡을 신명나게 튕기던 그 순간부터..!
그리고 유난히 결속력 강했던 우리 동기들 틈에서 우리도 자연스럽게 친해짐
백설기는 집이 지방이라, 학교 옆에서 자취를 함
자취생들은 알꺼임. 자취하면 사과 한 알, 귤 한 쪽 등 과일이 얼마나 은혜로운 식품인지를..
백설기도 자취생이라 과일을 그렇게 탐닉했음
술을 마시러 가면 아무도 안 시킬 것 같은 황도를 백설기때문에 꼭 시켰음
돈까스 같은거 먹으면 딸려 나오는 양배추 사라다 그거를 그렇게
돈까스보다 더 맛있게 싹싹 긁어먹는애는 처음 봤음 ㅠㅠ
1학기가 반쯤 지나간 4월 말, 백설기의 생일이 돌아옴
그동안 애들이랑 어울려 노느라, 마음 표현할 기회도 없었고
뭔가 '여자'로 어필한 기회도 없었기에
나는 패기있게 '과일 바구니'를 만들어서 선물해 주기로 함
근데 학생이 돈이 어디 있음..
과일이 그렇게 비싼지 몰랐음 ㅠㅠ
그래서 내 과일바구니의 구성 성분은
딸기 1개
바나나 2개
토마토 1개
오렌지 1알
키위 1개+1개 = 2개
낑깡 한묶음
그리고 뭐 더 있었을텐데 기억이 잘 안남..
암튼 이정도를
비닐 포장지로 하나 하나 포장+리본 한 후
다이소에서 산 꽃무늬 상자에 담아서 학교에 가지고 감
결과는
대참사였음^^..
다같이 어울려 놀던 우리였기에
내 선물은 그 날 만인의 앞에서 공개되었고
애를 놀리냐면서 웃음거리가 됨..
근데 난 겉으로는 웃었는데 좀 서러웠음
바나나 모양이 애매해서 비닐 포장지로 싸기가 어려움..엄청 고생해서 포장했었음 ㅠㅠ
그리고 딸기는 배불리 먹으라고 넣었다기 보다는
봄이고, 그냥 과일 바구니니까, 더 넣기엔 자리도 없고
구색을 맞추고 싶기도 하고 해서 1알을 예쁘게 포장해서 넣은건데
애들이 그렇게 웃음거리로 삼으니까 좀 그랬음..
민망해서 백설기 얼굴도 잘 못보고 그냥 집에 가서
'하아-'하면서 있는데
밤에 문자가 옴
백설기였음
'고맙다 잘 먹을게'
라는 7글자였음
이 7글자로 나는 얘의 노예가 됨..
그 다음부터는 백설기가 하는 모든 행동이 다 좋음
카라티 안에 남방을 입어서 카라가 2개 있는것도 좋고
다같이 중국집 가서 짬뽕, 짜장, 볶음밥 시키는데
오늘 만두가 먹고싶다면서 혼자 군만두 시키는것도 진짜 멋있어보임
어쩌다 둘이 같이 밥을 먹는데 내가 내꺼 맛없다고 하면
자기꺼랑 바꿔주는거나
남자애들 우르르-에 나 혼자 여자로 고기를 먹으러 갔다가
집에 갈 때 신발을 신으려고 보니까
내 신발을 꺼내서 내 앞에 놔주는 그런 매너..
근데 그걸 또 절대 티를 안냄
팥빙수를 먹는데 팥을 못먹는 애를 위해 팥 먼저 싹싹 긁어 먹는
그런 이상한 매너로 매력을 어필하는 애였음
그렇게 1학기가 지나감
얘가 아프다고 그러면 집에도 데려다 주고,
도시락 싸서 청계천에도 놀러 가고 하면서 말하자면 '썸'을 타고 있었음
그렇게 방학이 되고, 얘는 고향으로 내려감
그리고 나와 나머지 동기들은 얘네 고향으로 놀러감. 바다 있는 동네라서..
그렇게 방학때도 적지 않은 연락을 주고 받으면서 2학기가 됨
나는 여름방학때 살도 좀 빼고, 이제 강하게 어필을 해서 2학기때는 cc가 되어보자!
라는 마음을 가지고 복학함.
복학 첫날, 과실에서 나와 내 동기들은 한창 수다를 떨고 있었음
이미 이때쯤 내가 백설기를 좋아한다는건 기정 사실화 되어 있었고
그쪽에서도 나쁠거 없으니 곧 사귀겠다- 이런 분위기였음
근데 과실에 우리보다 1살 많은 여자 선배가 같이 있었음
그 선배를 '툭눈'이라고 하겠음 툭눈 금붕어 닮음..
근데 그 선배가 나랑 내 친구들 하는 얘기를 한참 듣더니
'어머~ 글쓴이가 백설기 좋아해? 몰랐네! 언니가 도와줄게!!!'
하는거임
그 언니는 당시 학생회 하던 언니라 새내기랑 있을 일이 많아서
우리랑 친한 언니였음. 그래서 나랑 내 동기들은 웃으면서
고마워요 언니~ㅋㅋ 이러면서 그냥 대수롭지 않게 넘김
근데 ㅠㅠ 내가 개버릇 남 못준다고 고딩때 안하던 공부라
대학교때도 공부를 안함
특히 2학기 되니까 집이랑 학교랑 너무 먼게 실감이 나서
학교를 잘 안감..
원래 주 5일 수업이 다 있었는데 내가 나간 횟수는 주 2일에서 3일정도가 다였음
나는 백설기는 이제 내 남자다 하는 근자감이 있어서
그냥 가끔 전화나 하고 문자나 하면서 지내는 상태였음
그렇게 10월이 지나가고 있었음
적당히 쌀쌀했던 어느 날,
내가 수업은 안가고, 애들이랑 술 마시러 학교를 느즈막히 가고 있었음
우리집에서 학교까지는 2시간 가량 걸림
반쯤 갔나? 지하철에 멍하니 앉아있는데 내 제일 친한 친구한테서 전화가 오는거임
그래서
'왜? 나 가고있어!'
하면서 전화를 받음
근데 걔가 뭔가 진짜 미묘한 의미심장한 목소리로
'저기 글쓴아..'
라고 말을 꺼냄
뭔가 이상한 촉이 와서 왜그러냐고 무슨일이냐고 재촉함
근데..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 자기가 과실에 들어갔다가 이상한걸 봤는데
과실에 있는 큰 책상에 우리 동기들이랑
선배들이랑 모여 앉아서 뭔가를 하고 있는데
그 책상 밑으로 백설기랑 툭눈이가 둘이 손을 잡고 있었다는거임....
그 둘 뒤에 문이 있어서 문 열리니까 재빨리 손을 놓긴 했는데
자기가 분명히 잡고있는 손을 봤고, 누군가 얼굴을 확인해보니까
분명히 백설기랑 툭눈이었고 둘이 뭔가 어색해했다는거임
난 진짜 지하철에서 환장할 뻔 함..^^....
그래서 사건의 진실을 규명하러 당장 학교로 감. 역에서 학교까지
걸어서 10분도 안걸리는데 너무 가슴이 터질 것 같아서
학교까지 택시를 타고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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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혼자만의 추억에 젖어서
주저리 주저리 썼네요 ㅠㅠ
아무도 안 읽으셔도 우리 얘기를 기록으로 남기고 싶어서
몇개 더 쓰려고 해요
이제 급전개 될거에요 왜냐면 곧 남자애가 군대를 가거든요 그럼 2년이
훌떡 지나가잖아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짝사랑 응원 판춘문예니까
짝사랑중이신 분들도 저를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