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에 관련된 루머와 반 기독교적인 암시에 대한 이야기는 기독교 역사에서 끊이지 않았다.
현재도 대중문화가 미치는 영향에 대해 많은 교회가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악마적 조직의 계획된 암시 및 세뇌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기독교 역사에서 가장 먼저 등장했던 개념은 '바포메트'인데, 이것은 이슬람의 교조 '마호메트'가 와전된 이름이란 주장이 정설이다.
십자군 전쟁 당시, 유럽 전역에서 용맹한 기사들로 구성된 '성전기사단'(성당기사단, 템플기사단)이 교황청의 공식적인 지지를 받으며 예루살렘 지역으로 파견되었는데, 이들은 여성과의 접촉자체를 금지하는 등 수도사 이상의 엄격한 규율을 유지했고, 군기가 쓰러지기 전에는 절대로 후퇴하지 않았다. 정식제복인 망토에 새겨진 십자가는 거룩한 순교, 전사하는 것은 곧 천국으로 가는 영광이란 의미를 상징하였다. 이들은 이교도에게도 비교적 우호적이었으며, 자체적인 신념이 강했던 교황청의 충실한 오른팔이었다.
이들의 활약으로 이슬람과의 전투에서 승리하고 예루살렘을 탈환하였으며 기사단은 논공행상 과정에서 막대한 재산과 특혜를 받게 된다. 200년 동안 이어진 이 전쟁에서 결국 강력한 이슬람세력을 막지 못하고 13세기 말 예루살렘이 함락됨으로써 실패로 끝난다. 당시 프랑스의 국왕은 부를 축적하고 정치적인 위협을 제거하고자, 프랑스 출신이던 교황을 압박하여 기사단을 숙청하기로 결정한다. 이들에게 씌워진 죄목은 이단과의 접촉 즉, 이단의 수장 악마 '바포메트'를 숭배했다는 이유였다. 종교재판을 거쳐 죄를 자백받으려 했고, 결국 프랑스의 기사단 지도자들은 화형에 처해졌다. 유럽 다른 나라의 기사단은 공개적으로 처벌받지 않았으므로 프랑스의 남은 기사단이 탄압을 피해 이동하기도 했다. 이것은 후에 수많은 추측과 루머를 낳았다.
근대의 역사학자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최근에는 기사단의 후예를 자청하는 단체가 교황청에 소송을 내기도 했으나 이들에 대한 이단혐의는 이미 사면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독교에서 구체적으로 악마의 형상을 규정한 사실은 없다. 창세기에 뱀의 모습으로 등장하고, 요한계시록에서는 용으로 표현되었지만 그 이상의 자세한 언급은 없고 신의 권위에 대적하는, 천상에서 쫒겨난 타락한 천사의 이미지로 묘사되었다. 영어성경에서는 주로 Satan, demon이나 gods란 막연한 표현으로 나타나 있고, Lucifer라는 언급도 보인다.
기독교적인 악마가 구체화되기 시작한 것은 르네상스 시대였다. 미술과 건축이 발달하면서 악마는 날개달린 인간적 형상과 뿔을 가진 괴물로 표현되기 시작했다.
사탄은 독일과 북유럽등 지역신화에서 가져온 이미지와 결합하여 다양한 형태로 표현되었다.
바포메트는 종종 사탄의 모습과 혼동되기도 하는데, 종교개혁기에 등장했던 신비주의적 엑소시즘의 대표적 인물인 세바스챤 미카엘리스가 분류한 이른바 '악마서열'에 따르면 최고층인 '벨제붑, 루시퍼, 레비아탄, 아스모데우스' 로부터 이어지고 바포메트란 이름은 찾아볼 수 없다. 대표적인 악마의 이미지인 바포메트는 다음과 같은 모습이다.
가장 큰 음모론 중의 하나인 '프리메이슨(Freemason)'은 영국의 석공길드에서 시작된 친목단체로, 계몽주의 시대때 지식인 단체로 발전하여 세계적으로 널리 퍼졌다. 종교개혁 과정에서 구교에 반발한 면도 있으나 수뇌부를 전면에 내세워 사회적으로 특별한 활동을 펼치고 있지는 않으며, 기본적으로 전통적인 지식인 모임의 성격이다. 프리메이슨에서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심볼은 다음과 같다. 음모론자들은 여기에 '전시안'이나 피라미드를 결합시키기도 한다.
그 다음으로 자주 언급되는 조직이 '일루미나티(Illuminati)'인데, 종교개혁기에 독일에서 생겨난 반기독교단체이다. 계몽주의 시대에 지식인들의 사조와 결합하였으며, 공식적인 기록으로는 10년 동안의 활동 후 정부에 의해 해산되었다고 전해진다. 일부에서는 일루미나티의 잔당들이 살아남아 프리메이슨을 장악하고, 반기독교의 중심이 되어 사탄의 세력으로 세계를 뒤에서 조종하는 거대한 음모론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증명할 수 있는 바는 아무것도 없다. 실제로 이같은 주장을 담은 저서나 기록은 아마추어 역사가들에 의해 널리 퍼진 부분이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인간 역사에서 지도층과 위인으로 불리는 인물들이 이들 조직의 핵심인물이었다고 하는데 이것은 유대인의 '시온주의'에 얽힌 음모론과 상당부분이 겹치고 혼동되어진 듯 하다. 실제로 이들이 주장하는 조직의 멤버라고 밝힌 인물의 대부분은 유대인이다.
흔히 악마의 상징으로 사용되는 '펜타그램(pentagram)', 즉 오망성은 유대인의 상징인 '다윗의 별(magen David)'과 혼동되기도 하고 일루미나티의 표식으로 주장되기도 한다.
최근에 화제가 되었던 뮤지컬영화 '레미제라블'에서 나타난 이들의 암시라고 주장되는 부분을 보자.
바리케이트 부근의 눈그림 간판과, 자베르의 제복 옷깃에 새겨진 문양이다.
이것은 '전시안(all seeing eye)'이라는 심볼로 해석하는데 전시안은 '모든 것을 바라보고 비추는 눈'이란 의미로 신의 권위에 도전하는 세력, 혹은 인간의 능력을 의미하는 상징이라고 주장한다.
저 간판이 등장하는 몇 개의 캡쳐를 살펴보면, 밑에 프랑스어로 'opticien'이라고 씌여진 것을 볼 수 있다.
즉 안경사, 안경점이란 의미이다. 실제로 유럽과 미국에서 전통적인 안경점 간판은 눈그림이 들어간 것이 많으며, 안경사협회 같은 단체도 눈 모양을 심볼로 사용하고 있다. 이것을 전시안으로 주장하는 것은, 단지 극중에서 배경 중 튀어보였다는 이유 뿐인것 같다. 다음은 전통적인 안경점 간판들이다. 두 눈으로 그려진 큰 간판과, 외눈으로 그려진 간판이 각기 존재했다.
다음은 자베르의 옷깃에 새겨진 문양인데, 모양이 악마의 뿔 형상과 일치한다며 악마의 문양으로 주장되는 'Fleur de Lis'이다. 이것은 백합꽃을 형상화한 프랑스 왕가의 전통적 문양으로, 공식적인 장식품이나 군대의 심볼 같은 곳에 널리 쓰이는 문양이다.
이 거대음모론의 가장 결정적인 증거이며, 출발점이 되기도 한 미국 1달러 지폐의 뒷면 도안을 살펴보자.
바로 이 부분인데 전시안과 피라미드가 그들의 의도를 암시하는 상징이라고 주장되고 있다. 위에 의도적으로 표시한 '다윗의 별'은 이스라엘 국기에 들어간 유대인의 상징이므로, 설득력이 없다. 전시안은 흔히들 아무런 연관이 없는 고대이집트 태양신 '호루스(Horus)'의 눈과 혼동하기도 하는데, 호루스는 고대이집트의 최고신으로서, 그 형상이 주로 매의 머리를 가진 모습이며 표현되는 형상은 무척 다양하기에 눈으로 그 의미를 상징하기에는 부족하다. 호루스의 눈은 다음의 모습과 같다.
그러나 '전시안'으로 여겨지는 빛나는 눈 형상은 사실 초창기 기독교에서 '인간을 지켜보는 신의 눈'이란 상징으로 종종 이용되기도 했으며, 동로마제국시대에 분리된 동방정교회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리스와 러시아, 동유럽의 성당들에서 이 문양들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피라미드는 고대 이집트 왕들의 무덤이지만, 로마나 마야문명에서도 나타난다.
대표적인 이집트 왕들의 유적인 기자의 피라미드는 다음과 같은 형태이다.
지폐의 문양이나,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정삼각형의 모양과는 다르다.
이집트 건축양식의 영향을 받아 로마에 건설되었던 피라미드는 다음과 같은 모양이다.
즉, 지폐도안가가 로마에서 유래된 동방정교회와 관련된 인물이었을 것으로 추측해 볼 수는 있으나, 이것을 미국금융권을 장악한 배후거대세력의 음모로 보기는 어려운 것이다. 사실 이것은 건국역사가 짧고 문화 전통적인 유산이 풍부하지 않았던 미국에서, 화폐에 등장하기 전에 이미 독립 직후에 대륙회의에서 미국을 상징하는 '대문장'으로 결정한 내용이다. 앞면의 독수리와 뒷면의 피라미드로 구성되었으며, 원안의 라틴어 글귀 'ANNUIT COEPTIS/NOVUS ORDO SECLORUM' 은 '신은 우리의 과업에 영광을/새로운 질서의 시대'를 뜻하는데 이것은 미국의 건국 이념인 것이다. 검증할 수 없는 숫자의 대입으로 의미를 유추하는 것은 억측일 뿐이다.
이 외에도 오벨리스크가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세력의 상징으로 여겨지기도 하는데, 오벨리스크 역시 고대이집트의 태양신의 상징으로, 기독교의 십자가와 유사한 의미이다. 이집트에서 '멋진 전리품'의 의미로 약탈한 오벨리스크는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세계각지에 세워져 있으며, 교황청이 있는 바티칸 입구의 '성 베드로 광장' 한가운데에 로마시대때 세워진 오벨리스크가 있다. 이 오벨리스크는 끝 부분이 파괴되어 십자가로 대체되었다.
이것 외에도 유명인사들이 손의 모양으로 조직의 일원임을 암시한다고 하는데, 역시 근거가 없는 부분이다.
가장 흔하게 지적되는 이 모양은 평화를 상징하는 의미이다. 손가락 모양대로 'I Love You'의 약자를 나타내며 종종 '악마의 뿔'로 여겨지는 엄지손가락을 겹친 모양은 이것을 혼동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것은 잘 알려진 대로 'OK'라는 의미를 손가락으로 표시한 것이다.
흔히들 악마의 뿔로 간주하는 이 손모양은 주로 락 음악에 열광하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며, 몇몇 사람들은 실제로 그렇게 해석되기를 바라기도 한다. 대중음악에서 과격한 장르가 생겨나면서 유행하기 시작했고, 일부 뮤지션과 아티스트들은 의도적으로 전시안이나 삼각형, 혹은 악마의 뿔 등으로 어필하기도 한다. 덧붙여 바포메트의 모습에서 유래했다는 한손은 위로 한손은 아래로 한 자세는, 석가의 탄생신화에서 '천상천하유아독존'을 표현한 상징이기도 하고 바포메트 자체가 존재신빙성이 없다고 위에 언급하였으므로 생략한다.
락 메탈 음악이 발전하면서, 과격한 장르가 쏟아지기 시작했는데 90년대에 전성기를 이루며 지금도 활동하는 뮤지션이 많다. 대표적으로 북유럽쪽의 블랙메탈과, 북미쪽의 데스메탈을 들 수 있다. 이들 중에서도 실제로 기독교에 노골적인 반감을 표시하며 '악마주의'를 내세우는 그룹은 많지 않으며, 그들은 위에서 살펴본 상징들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주로 사용되는 것은 십자가를 거꾸로 뒤집은 모양인 '역십자'이다.
다음은 대표적인 블랙메탈그룹들의 앨범 자켓이다. 이들은 무대공연에서 악마의식을 재현하기도 하며, 실제로 종교적 범죄와 살인사건에 연루되기도 했다.
다음은 블랙메탈 그룹의 표현방식인 '콥스페인팅(corpse painting)'. 즉, 시체분장인데 아래의 그룹은 악마주의와는 별개로 중세적인 옷차림과 콥스페인팅으로 차가움과 어둠을 주 컨셉트로 잡았다고 밝혔다.
뮤직비디오 등에서 노골적으로 기독교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고 시각적으로 악마주의를 어필하는 그룹은 다음의 그룹 정도이다. 이들은 바포메트를 주 컨셉트로 삼고 있다.
블랙메탈계에서 가장 악마적인 인물로 평가되며, 실제로 '어둠의 왕자'를 자처했던 그룹의 리더 기타리스트를 잔혹히 살해하고 그의 사체를 먹기도했던 베이시스트 '바르그 비케네스(카운트 그리쉬나크)'가 수감중에 원맨밴드로 발표한 앨범들을 살펴보면 상징이나 표식은 거의 나타나 있지 않다. 이전에 그들은 노골적으로 반기독교적인 음악을 추구했고, 노르웨이 전역에서 악마주의 운동을 하기도 했으며 앨범자켓에 라이터를 삽입하여 앨범 구입자에게 교회방화를 종용하기도 했다. 다음은 표식이 드러난 거의 유일한 앨범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데스메탈 밴드이며, 스스로 악마임을 밝힌 이 밴드의 리더는 이마에 불로 달군 역십자 인장을 새기기도 했고, 노골적인 기독교 비판과 조롱을 음악에 담고 있다. 앨범 자켓들은 하나같이 예수의 이미지를 조롱하고 비난하는 형태로 표현되었고, 위의 특별한 암시를 주는 표식들은 쓰지 않는다.
대중적으로 엄청난 이슈가 되며, 괴기스러움과 방탕함을 어필한 다음의 뮤지션은 10장이 넘는 앨범을 내는 동안, 기독교를 정면으로 공격한 듯 보이는 것은 이것 한 장 뿐이다.
이런 무지막지한 밴드들 속에서 펜타그램 정도는 컨셉트를 잡는 애교수준일 뿐이다.
보일듯 말듯 암시를 넣어서 세뇌에 이르게 한다는 이론은 이미 설득력이 없지 않은가?
한때 악마주의를 표방하는 일부 오컬트 추종자들이 음모론에 등장하는 상징들을 사용해 보임으로써 신빙성을 얻은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위에 밝혀진 증거들로 미루어 볼때, 누군가 단편적으로 수집한 지식으로 근거없는 거대한 루머를 창조해낸 것이 분명하며 이것을 역이용하여 노이즈 마켓팅의 기회로 삼는 엔터테이너들도 실제로 존재하고 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합리적이고 힘을 가진 거대단체가 단지 반기독교적이란 이유로 배후에 숨어서 은밀히 세력을 확장하고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은 현실성이 없는 이론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