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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무서운 이야기 9

그라시아스 |2013.04.10 14:16
조회 2,800 |추천 8

안녕하세요?.

 

점심 식사들은 맛있하 하셨는지요~

 

날씨가 많이 차네요. 건강 관리에 유념하시길 바라며, 장편 올리고 갑니다.

 

 

출처 - 웃대 (못된야옹)님 -

 

 

 

 

 

 

 

 

 

 

 

 

 

NIGHT MARE 1부(1-1)

 

1-1. 만남






'지이이잉' '지이이잉'

어두컴컴한 방안 어디선가 핸드폰 진동소리가 적막을 깬다.
얼마나 지났을까? 허공에 진동음의 메아리가 희미해지는듯 하더니 이내 소리가 멈췄다.

"알았어 알았다고"

나는 나지막히 혼자 중얼거리며 핸드폰 알람을 껏다.
시계바늘은 어느덧 일곱시 삼십분을 가리키고있었다.
일곱시부터 알람을 십분 간격으로 세번 맞춰놓았으니 아슬아슬하게 일어난 셈이다.
난 늘 그래왔듯 화장실로가 대충 세안을 마치고 얼굴에 물기가 다 마르기도 전에 교복을 챙겨입고 현관문을 나섰다.
집에서 학교까지의 걸이는 걸어서 십분정도, 적어도 일곱시 오십분까지는 교실에 들어가 있어야함을 가정한다면 그리 넉넉한 시간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세번째 알람에 일어난날은 아침은 엄두도 못낼일이고 .. 그래서 내가 이렇게 비리비리해보이는 것일지도 몰랐다.

내이름은 이기준.
이름에서 알수있듯이 남자고 꽃다운 나이라면 나이인 열아홉이고 고등학교 삼학년이다.
고등학교 삼학년이 된지는 얼마안되었지만 수능시험이 코앞에 닥친 수험생이란 사실엔 변함이없단 이야기다.

원래 지방에 살던나는 약 두달전 부모님과 헤어져 홀로 이곳 서울로 올라와 자취를 하게되었고
서울로 전학수속을 정식으로 밟은지는 이제 갓 한달이 지나고 있었다.
스무살도 되지않은나이에 홀로 나가겠다고 했을때 부모님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었지만 자식이기는 부모없다고 했던가? 긴 만류끝에
마지못해 허락해주셨던 기억이 난다.

그땐 왜그렇게 서울에서 살고싶었는지 모르겠다만 막상 올라와보니 별반 다를것이 크게 없음을 알고 다시 돌아갈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수능도 얼마남지 않았고 대학교 들어가서 생각해보잔 결론에 지금 이렇게 생활하고 있는것이다.
사실 돌아갈 마음이 들었던건 다른데 있었지만..
뭐 지리는 어느정도 익숙해졌고 생활비야 부모님이 보내주시는것 외에 저녁 아르바이트까지 하고있는 나로썬 모자랄 정도는 아니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어느덧 학교에 도착했다.

'서울정학고등학교'

교문을 들어설때마다 느끼는거지만 학교 이름이 정학고등학교라니 이건 뭐 정학 먹고 나오지 말라는건가..
입가에 살짝 웃음기가 맺혔다.

교문을 지나 정면에 보이는 살인적인 높이의 절벽같은 계단을 올라 드디어 교실로 들어왔다. 핸드폰을 꺼내 시간을보니 일곱시 사십오분이었다.

"오늘은 좀 빨리 걸었나, 제법 빨리 도착했네"

책상위에 가방을 내려놓고 자리에 앉으려는 찰나 뒤쪽에서 강한 시선이 느껴졌다. 살짝 곁눈질로 돌려보니 강준석이었다.
강준석, 저놈이 얼마전까지 나한테 해오던걸 생각하면 아직도 피가 거꾸로 솟는다. 그치만 지금은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 상황이 달라졌으니까..


솔직히 말하면 나는 우리반에서 알아주는 빵셔틀이다.. 아니... 빵셔틀이었었다.






-한달전-




"자자 모두 조용! 오늘부터 우리 3학년 7반에서 함께 공부할 새로운 친구가 전학왔다.
지방에서 올라와서 모르는게 많을테니 다들 여러가지로 도와주고 사이좋게 지내길 바란다."

담임선생님의 간단한 소개로 모든 아이들의 시선이 나에게로 꽃혔다.
많이 내성적이었던 나로썬 동물원의 원숭이가 된것마냥 얼굴을 붉히고 울상이 되어있었다.
뭐 각오하고 있던 일이지만 역시 현실에 직면하게되니 각오완 다르게 표정은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자, 간단한 자기소개 해야지?"

"네..'

담임선생님의 말씀에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한 나는 교탁앞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교탁앞까지의 거리는 불과 1미터도 안되었지만 그 한걸음 한걸음이 마치 다리에 50kg 짜리 모래주머니를 대 여섯개 찬것마냥 무겁게 느껴졌던건 나만의 착각이었으리라.

"에헴.."

간단한 헛기침을 하고 교탁앞에서 아이들을 향해 입을 열었다.

"안녕.. 난 이기준이라고 해.. 앞으로 잘부탁하고.. 음... 사이좋게 지내자.."

말이 끝남과 동시에 머릿속에선 엄청난 후폭풍이 몰려왔다. 사이좋게 지내자라니.. 무슨 초등학생도 아니고 그냥 잘부탁한다 라고만 할껄.. 되게 어눌해 보였으려나..
이런저런 생각들로 머릿속이 복잡해지는 찰나 담임선생님의 말씀에 현실로 돌아올수 있었다.

"어디보자.. 기준이 네 자리는 ..그래 저기 세번째줄 끝에 준석이 옆자리에 앉으면 되겠다. 준석아 모르는거 있으면 좀 도와주고 잘 챙겨줘라."

"아 알아서 잘 하겠죠 뭐.."

"준석이 너 또 선생님이랑 상담좀 할래?"

"아 알았어요 알았다고요"

준석이라 불린 아이는 귀찮다는듯 건성건성 대답했고 난 교탁에서 내려와 배정받은 자리로 향했다.
가방을 내려놓고 자리에 앉자 준석이란 아이와 눈이 마주첬고 난 최대한 가볍게 미소지으며 말했다.

"잘 부탁해"

"....병신새끼"

내가 잘못들은건가? 분명 지금 병신새끼라고 한거맞지? 뭐이런놈이 다있지 신고식이라도 거하게 하는거 아냐? 아무래도 고단한 학창생활이 시작되는건가? 여러가지 복잡한 생각들을 뒤로한채
나는 못들은척 주섬주섬 책을꺼내 수업준비에 열중했다. 담임선생님이 나가자 준석은 몇몇 아이와 함께 교실을 나갔고 수업이 시작해도 들어오지 않았다.
오늘은 토요일인 관계로 수업이 3교시까지밖에 없었고, 내 걱정관 달리 수업이끝나고 쉬는시간에 몇몇 아이들이 잘지내보자, 어디서 전학왔어? 등의 뻔하면 뻔한 질문들외엔 별다른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수업이 모두 끝나고 담임선생님이 들어오셨다.

"자자 자리에 앉아!! 오늘도 수고많았고 주말 푹쉬고 월요일.... 준석이 또 나가서 안들어왔어?"

"아까 1교시 시작하기전에 나가던데요"

"이자식이 정말 부모님 모셔오라고 해야 정신 차릴런지 원 .. 그럼 김동혁 김민기도 .. 없는거군?"

"걔네 셋 항상 같이 다니잖아요.."

아이들 몇몇이 말했고 담임선생님도 늘 있던 일인마냥 크게 대수롭게 생각하지는 않으시는지 종례를 마쳤다.
학교가 끝나고 나는 전학수속을 밟기전 미리 구해두었던 아르바이트를 위해 집에가서 간단히 토스트로 점심을 때운후 집근처 편의점으로 향했다.

"딸랑딸랑"

가게문에 달린 종이 적막을깨자 사장님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날 쳐다보며 말했다.

"왜 벌써 온거야? 저녁 7시부터 하기로한거 아니었니?"

"그건 금요일까지구요, 토요일은 1시부터 한다고 말씀 드렸었잖아요."

"아차차 그랬지 참 내정신좀봐"

이 가게 사장은 삼십대 후반의 배가좀 나온 지극히 평범하다면 평범한 인상의 소유자였는데 나처럼 지방에서 올라와서 서울에 자리잡으셨다는것과 결혼을 아직 안한(내생각엔 못한거같다)점 그리고
지나치게 건망증이 심하다는점이 현재까지 내가 파악한 사실이다.
간단한 인수인계를 마치고 사장님은 바로 들어가셨고 청소및 진열대 정리정돈을 어느정도 마친후 난 자리에 앉아서 지루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서울에는 친구도 없고 아는사람도 없는 나로썬 딱히 집에가도 할일이 없었기에 토요일까지 아르바이트를 한거였는데 차라리 집에서 낮잠이라도 잘껄 그랬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득 아까 학교에서 준석이가 신경쓰여 짜증이날무렵..

"딸랑딸랑"

멍때리고 생각에 잠겨있던 나는 가게문에 달린 방울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서오세요"

"네.."

풋풋한 여고생이었다. 아 게다가 우리학교 교복.. 왠지모를 반가움에 설렘반 기대반으로 흐뭇한 상상(?)을 하던찰나 그 여고생이 사발면 하나와 삼각김밥을 들고 카운터로 왔다.
점심때는 한참 지난지 오래였고 저녁은 아직 이른 이런시간에 사발면에 김밥이라.. 점심을 안먹었으리라..

'삑 삐익'

"3500원 입니다"

여고생은 지갑에서 천원짜리 두장과 오백원짜리 3개를 힘겹게 찾아 꺼냈는데 그모습이 좀 웃겨서 나도모르게 살짝 웃어버렸고 그 찰나 여고생과 눈이 마주쳤다.
내가 웃은걸 본걸까.. 딱 봐도 기분나쁘단 표정인데 어떡한다.. 당황하고 있는걸 아는지 모르는지 그 여고생은 그냥 빤히 쳐다보기만 할뿐 아무말이 없었다.
1초..2초...3초.. 1초가 이렇게 느렸던가.. 어색한 침묵에 질려버린걸까? 정적을 깨고 여고생이 입을 열었다.

"너.. 혹시.."

너? 초면에 너라고? 기분나빠서 지금 반말하는건가? 아냐아냐 그건아닌거 같고 날 아는 사람인가? 아는사람이라고 해도 난 서울에 온지 얼마 안됐는데 아는사람이래봐야.. 사장님..선생님.. 동네 강아지..정도?
강아지까지 나오자 갑자기 외딴곳에 홀로 외롭게 살고있는 내신세가 처량해져 눈가가 촉촉하게 젖어들어가는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었고 이어서 들려온 여고생의 말에 정신이 현실로 돌아왔다.

"오늘 우리반에 전학온얘 맞지? 이름이 이.. 아 맞다. 이기준"

모든것이 명쾌하게 해결되는 시원한 느낌이 머릿속을 헤짚고 다녔고 평안함을 되찾은 나는 그 여고생을 좀더 찬찬히 훑어보았다.
모든 남자들의 로망인 긴 생머리에 금방이라도 닭똥같은 눈물을 쏟을것만 같은 그렁그렁한 커다란 눈망울 오똑한코 도톰한 입술에.. 내 키가 178인데 내 귀밑정도 차는 시원시원한 기럭지..
이런걸 첫눈에 반한다고 해야할까.. 아까 교실에선 이렇게 자세히 볼수가 없었으리라.. 평안암을 되찾음도 잠시 요란하게 뛰는 심장소리에 가뜩이나 내성적인 성격이 더더욱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으...으응"

"이곳에서 일해?"

"어.. 그게.. 응.."

"전학온 첫날부터 아르바이트라.. 그것도 주말에 ..너 근성좀 있나보다? 히히"

"하하.. 그런가.."

"난 박지민이야 앞으루 잘부탁해!"

이름이 박지민이구나.. 얼굴도 이쁜얘가 이름까지 이쁘단 사실을 처음 깨닫는 순간이었다.
계산을 마치고 지민이는 월요일날 학교에서 보자고 인사한뒤 가게를 나갔다. 우리반에 저런 여신급 미모의 소유자가 있었다는 사실에 전학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은것도 잠시, 학교에서 그리고 방금 그녀앞에서 보인
내성적인 성격으로 범한 무능력한 오류로 인해 복잡한 생각으로 준석의 대한 생각은 까맣게 잊었다.

그렇게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씻고 간단한 인스턴트식품으로 저녁을때운뒤 보지도 않는 TV를 틀어놓고 침대에 누워 지민이의 생각들로 하루를 보냈다.
일요일도 별다른 할일없이 무료함으로 긴긴 시간을 보냈고, 내일 학교에서 지민이와 만날 생각에 뭐가 그리좋은지 혼자 피식피식 웃는 나였다..
드디어 기다리던 월요일이 찾아왔고 설레임때문인지 쉽게 잠을 청하지 못한 나는 몽롱한 얼굴로 교복을 주섬주섬 챙겨입고 학교로 향했다.
학교로 가는 많은 아이들을 뒤로한채 서둘러 교문을 지나 교실에 도착했고, 난 자리에 앉으며 지민을 살폈지만 보이지않았다.

"흠.. 아직 안왔나보네.. 잠깐 화장실 들려서 머리라도 좀 만져야지"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향하는 찰나 누군가 내게 다가왔다.

"저기.. 니가 토요일날 전학왔다는 기준이냐?"

명찰을 보니 강진우라 쓰여있었다. 우리반은 아닌것 같았고 난 고개를 끄떡이곤 말했다.

"응 무슨일이야?"

"난 강진우라고 한다. 다름이아니라 너네반에 강준석이라고 있지? 그녀석 조심해 너 만나면 가만 안두겠다고 펄쩍 뛰는데 증말 섬뜩하더라."

"무..뭐..어..?"

왠지모를 불안감과 까맣게 잊고 있었던 강준석이 머릿속을 스처지나가자 어느샌가 나는 말조차 더듬대고 있었다.

"준석이랑 같이다니는 얘중에 김민기라고 있는데 걔가 내 친구거든.. 걔한테서 들었는데 니가 준석이가 찜해놓은 여자얘한테 찍접된다고 월요일날 오면 가만안두겠다고 했데,
너네반에선 다들 준석이 무서워서 쩔쩔매니까 나라도 말해주는거야. 조심해라"

준석이가찍은 여자얘? 무슨소리야 내가 누구한테 찍접됐다는건지.. 무엇보다 준석이란 녀석이 우리반 짱이라는 이야기 아니야 그럼.. 그렇게 대단한 녀석이었단거야?
난그럼 전학온 첫날부터 그런 녀석한테 찍힌거고? 허..이것참..

"나도 너처럼 전학생이라서 그냥 왠지모를 동질감이라고 해야되나?.. 아무튼 그래서 말해주는거니까 조심해라"

진우는 그렇게 자기내 반으로 돌아가버렸고 나는 멍하니 서있을수밖에 없엇다. 머리에선 위험경고를 알리고 있었고 내 두 다리는 교실로 향하는 궤도를 이탈하라고 외치고있었다.
이와중에 머리를 만지고 지민이한테 잘보일 생각따윈 잊은지 이미 오래였고.. 가만.. 설마 준석이가 찍었다는 여자얘가 지민이? 고작 알바하다가 우연히 만나 몇마디 한거 같다가 이러는거야?
이건 오해를 해도 너~~~~~~~~~~~~~~~~~무했는데.. 하긴 지민이한테 첫눈에 반한건 사실이니까 .. 이걸 어떡한다..

"어 기준아~ 일찍왔네! 교실안들어가구 뭐해?"

생각에 잠겨서 멍하니 서있는 와중에 지민이가 말을 걸어왔다. 아 이게 누구때문에 일어난 일인데 저렇게 기분좋게 인사라니

"알꺼 없잖아"

"어?.. 아.. 그래.."

지민은 큰눈에서 금방이라도 눈물이 그렁그렁 맺힐듯 당황하더니 이내 무표정으로 돌아와 날 지나쳐 교실로 들어갔다.
미쳤다. 내가 미쳤나보다 정말 제정신이 아닌가보다. 왜 엄한데다 화풀이를 그것도 지민이한테 "알꺼없잖아" 라니.. 이런 븅신같은.. 당장이라도 입을 꿰메버려도 시원찮을..
따지고보면 지민이 잘못은 아닌데 순전히 강준석 그녀석의 싸이코같은 성격때문인건데 내가 왜 이런건지 .. 돌아버리겠군..
그래 일단 강준석이 아직 안온거같으니 가방가지고 일단 학교를 빠져나가서 생각해보자.. 지금 결석따위가 중요한게 아니잖아 내 생사가 걸려있단 말이다..
서둘러 교실로 돌아가 가방을챙겨들고 뒷문으로 나가려는 찰나..

"어이 전학생 어디가냐?"

그녀석.. 강준석 패거리가 들어왔다.

"아 준석아 좋은아침.. 난 집에 뭘좀 놓고 온것같아서.. 하하"

최대한 비굴한 표정으로 미소를 지으며 그냥 지나쳐 나가려는데 강준석은 내 뒷덜미를 낚아채 다시 교실안으로 집어던졌다. 덕분에 난 바닥을 보기좋게 나뒹굴었고.. 그로인해
의자와 책상 서너개가 넘어지면서 요란한 소리를 동반했다. 넘어진 의자를 잡고 일어나며 이쪽으로 몰린 시선들을 기대하며 도움을 청할 요령으로 반아이들을 쳐다봤다.
그러나 예상과 다르게 반아이들은 이쪽으론 아무도 눈길조차 주지않았다. 마치 안들리고 안보인다는듯.. 어떻게 이런경우가.. 이게 서울학교란 말인가.. 적어도 전학오기전엔 이런일이 생기면 시선이라도 주던데..
가뜩이나 내성적인 성격에 싸움도 못하는 내가 어떻게하면 이 고비를 넘길것인가의 대한..생각에 잠기는 찰나, 이어서 날아온 피스톨같은 강준석의 주먹이 얼굴에 꽃혔고 난 그대로 고꾸라졌다.
그뒤로 이어지는 발길질에 난 만신창이가 되었고 그게 내 학창생활의 시작이었다.

그일이있은후 교실에서 나는 공공연한 빵셔틀이 되었고 강준석패거리 뿐만 아니라 나머지 반아이들도 나를 빵셔틀로 대했다.
심지어 지민이 마져도...

"야 이새끼야 빨랑가서 빵사와"

"준석아.. 나.. 오늘은 돈 없는데... 아직 월급못탔어.."

"이런 강아지가 그럼 훔쳐서라도 갖고와 시발놈아 뒤지기 싫으면"

"아..알았어.."


"야 이기준 내껏도 사와라~ "

"나도~ 나도"

"난 초콜렛으로 사와"


강준석을 비롯한 반아이들의 심부름을 종이에 받아적고 매점으로 향하려는데 강준석이 불렀다.

"야 새끼야 잠만 있어봐, 지민아 너 딸기우유 좋아하지?"

"됐어"

싫다는 뉘앙스를 충분히 풍기며 됐다고 하는 지민이의 대답에도 불구하고 강준석은 기어히 딸기우유까지 목록에 포함시켰다.
난 무의식중에 지민이를 의식하고 있었고 그게 못마땅했는지 강준석은 문학책을 내게 집어던지며 빨리 갖다오라고 재촉했다.
이곳에 처음 전학올땐 이렇게 되리라곤 생각도 못했고 이렇게 병신같이 비참하게 사는내가 너무 싫어서 자살시도까지했었지만.. 역시 나란놈은 죽을 용기조차도 없더라..
아르바이트비는 전부 이렇게 털리고 이모양 이꼴로 지내고 있는 나를보면 부모님은 가슴이 찢어지시겠지..
빵과 우유등을 사가지고 매점을 나와 교실로 돌아가는데 이런저런 생각에 나도모르게 눈물이 앞을 가렸다. 너무나 서럽고 억울해서 복받쳐 흐르는 눈물은 멈출 기미가 보이질 않았고 이윽고 반에 도착해서야
겨우 멈출수 있었다.

"야 새꺄 뭐이렇게 느려터져"

"븅신이 공부도 못해 쌈도못해 빵셔틀도 못하네 ㅋㅋ"

"아 웃껴 시발 빵터졌네 ㅋㅋㅋㅋ"

"야야 저새끼 울었나본데? 눈가가 촉촉하다? ㅋㅋㅋㅋㅋㅋ"

"아 진짜네 ㅋㅋ 아 찐따새끼 가지가지하네 ㅋㅋㅋ"

얘들의 조롱도 익숙하다면 이제 익숙하다. 하지만 단 한사람 지민이앞에서 이런 취급을 받는 나란게 서글플뿐.. 그리고 그렇게 난 한가지 결심을 했다.
조용히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리기로 ..

여느때와 똑같이 종례가 끝나고 고달픈 하루를 버텼구나도 잠시 학교를 나와 아이들의 조롱을 뒤로한채 집으로 향했다.
원래대로라면 지금 아르바이트를 가야하겠지만.. 이제 그런것 신경쓸 이유가 전혀 없다. 오늘 난 내 인생을 끝낼거니까..
부모님의 얼굴이 눈앞에 아른거려 마음이 약해지기도 했지만 멈출순 없었다
그렇게 난 책상 서랍을 열어 수면제를 꺼냈다.






칠흑같이 어두워 한치앞도 분간할수없는 암흑속 누군가의 기척이 느껴진다.

"여긴 어디지?"

분명 난 오늘 생의 마침표를 찍기로 결심을하고 학교에서 바로집으로 돌아와 수면제를 꺼냈었다. 먹었는지 안먹었는지 기억은 나지않지만 분명 어렴풋이 입에 털어넣은것 같은데..
그럼 성공한건가? 죽은게 맞는걸까? 그럼 여긴 지옥인가? 자기 삶을 스스로 끊는 행위는 용서받지 못할행위라 해서 지옥에서 고통받는다고 예전에 교회에서 들은적이 있었는데..
그렇구나 난 죽은거구나.. 이렇게 쉽게 너무나도 허무하게.. 내가 정말 바란건 이런 결말이었을까? 뭔가 허탈한 기분에 부모님까지 오버랩되면서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어차피 지나간일인데 이제와서 무슨소용이람.."

그때였다. 어디선가 서서히 빛이 새어들어오더니 칠흑같던 이곳의 배경이 어느정도 윤곽이 잡히기 시작했다.
점점 뚜렷해져 이제는 육안으로 분별하기 수월해지자 이곳이 매우 낮이 익다는걸 알수있었다.

"여..여긴.."

그렇다. 낮이익을뿐만 아니라 매일매일 고통속의 하루하루를 보냈던 그곳.. 정학고등학교 우리반 교실이었다.

"이건 대체.."

'딸깍 딸깍 딸깍 딸깍'

유난히 교실에 걸려있는 시계의 바늘소리가 크게 들린다. 고개를 돌려 바라보니 시계바늘은 저녁 8시 3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시계도 책상도 의자도 사물함도.. 전부 내가 죽기전 아까까지 다니던 학교와 한치의 오차도없이 똑같았다.
강준석 새끼가 날린주먹을 운좋게 한번 피하는 바람에 부숴졌던 지민이의 사물함까지.. 덕분데 다른날보다 몇배로 더 얻어터졌지만..

"피식"

이젠 나와 상관없는 일이라설까? 한편으론 홀가분한기분에 나도모르게 실소가 나왔다.
그래 이제 난 이곳에 없지.. 떠나기전 마지막으로 보고가라고 이리 보낸건가..? 저승사자도 참 어지간히 악취미이군.

'드르륵'

교실안을 여기저기 서성이는데 뒷문을 열고 누군가가 들어왔다.

'강준석' 죽어서도 저새끼 면상을 보고있자니 화가 치밀어 올랐다. 저새끼가 이시간에 여긴 왜 들어오는거지? 궁금함도 잠시,
내가 누구때문에 이런 선택을 하게됐는데 저새끼만 아니었으면 저새끼만.. 이렇게 된거 저새끼라도 길동무로 데려가야겠다는 생각에 짧게나마 이곳으로 보내준 저승사자가 고맙게 느껴지는 나였다.
예상대로 강준석의 눈에는 내가 보이지 않는듯 했다. 나는 곧장 달려가 이단옆차기 후려치기 되돌려차기 내가 할수있는 모든 동작을 구사하며 녀석의 면상을 후려갈겼다.
후려갈겼다는건 나만의 생각일뿐.. 여지없이 녀석의 몸을 그냥 통과해버리는 나였다.

"쳇.. 애초에 저새끼부터 죽이고 나도 죽는건데.. 시발.."

죽어서도 녀석의 면상을 건들수조차 없다는게 분해서 미칠것같았다.

"야 김민기 김동혁 빨랑 안데려오고 뭐해?"

"아 이년이 도통말을 들어먹어야지. 야 신발 박지민 준석이가 들어오래잖아"

"이거 놔 이 시발새끼들아 니들이 이러고도 무사할것같애? 신발 놓으라고!!"

"준석아 지민이 화 많이났는데 어쩌냐? ㅋㅋ"

"어쩌긴 뭘어째 준석이가 잘 달래준다잖냐 ㅋㅋㅋㅋ"

김민기 김동혁 이 두새끼들이 끌고 들어온건 다름아닌 박지민 이었다. 내가 처음 전학오자마자 마음에 품었던.. 이후엔 다른 아이들처럼 나를 빵셔틀 그이상 그이하로도 보지않던 그녀..
하지만 반에서 강준석이 휘어잡고있는한 어쩌면 어쩔수 없던것일지도 모르겠지.. 게다가 적어도 난 아직도 그녀를 마음에 담고 있었으니까 이런상황이 달가울리 없었다.
잠시동안 생각에 잠겨있던 찰나 어느샌가 김동혁과 김민기가 지민을 눕혀서 양팔을 잡고있었고 그위로 강준석 이 신발새끼가 올라탔다

"지민아 내가 기분좋게 해준다니까 가만히좀 있어, 야 니들은 동영상 잘 찍어라 ㅋㅋ"

"걱정마라 임마 16기가 메모리까지 갖고왔다 ㅋㅋ"

"준석아 너 조카 빨리 싸버리면 안된다? ㅋㅋ"

"크흐흑... 나한테 도대체 왜이래 이 강아지들아..큭..흐흑.."

준석은 지민의 교복치마를 찢어버리고 와이셔츠 단추를 하나씩 풀기 시작했고 어느새 속옷만 걸치고 있는 지민을 볼수있었다.
건장한 남자 세명의 압도적인 힘앞에서 지민은 너무나도 연약한.. 건드리면 깨져버릴듯한 유리같았다..
이윽고 속옷마저 다 벗겨져 실오라기 하나없는 지민의 몸매가 여지없이 드러났고 준석이 이강아지는 지민의 그곳에 손가락을 넣으며 거칠게 애무했고 한손으로는 가슴을 움켜쥐고 잇었다.

"이 강아지야 그만해 신발새끼야!!!!!!!! 지민이 가만 놔두라고 이새끼야!!"

아무리 소리를 질르고 때려봐도 난 이미 이곳사람이 아님을 증명이라도 하듯 저것들은 내 존제자체를 부정하고.. 난 그대로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이를악물고 신음소리를 참으며 눈물을 흘리는 지민을 보면서 .. 아무것도 할수없는.. 살아서도 죽어서도 무엇하나 하지 못하는 버러지같은 쓰레기같은 내가.. 이젠 화가나는것도 지나서 웃음만 나왔다.

"하하하...하하하핫... 하하하하하..."

지민의 가슴을 혀로 핥으며 자신의 물건을 그곳에 꼭아 넣는데까진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고 지민은 준석의 물건이 들어오자 더는 참지 못하고 소리를 질러뎄다.

"내가 고백 했을때 곱게 받아줬으면 이러지 않았을거 아냐. 그렇게 고결한척 도도한척 다하더니 이기준 그 찐따새끼랑 잡담도 나눌수 있는 그런 천박한 계집애였냐? 앙?
내가 그 찐따새끼만도 못하냐고 이년아"

"학...아아..아!!.. 하악..으흐흑.."

준석은 열이 받을대로 받았는지 더 힘을 가했고 지민은 어느순간 부터 조용해졌다.
얼마나 지났을까.. 준석이 이 강아지가 절정에 오른듯 거친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하아..하아.. 하아... 아 쌀꺼같애 더이상 못참겠어"

"얌마 벌써 싸면 어떻게 아직 반도 못찍었고만"

"하아하아..흐으으읍.."

더는 참지못하고 준석은 황홀한 신음을 내며 몸을 부르르떨었고 지민은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준석아 근데 얘 왜 안움직이냐?"

"기절한거아냐?"

"븅신아 뭘 안움직여 방금못봤냐? 형님의 피스톤 운동에 힘입어 은근히 허리돌리는거 ㅋㅋ 얘도 사실 바랬다니까"

"그랬나? ㅋㅋ"

준석은 자신의 물건을 지민에에거 빼내고 바지를 주섬주섬 챙겨입기 시작했다.
김민기와 김동혁은 동영상 녹화를 잠시 중단하고 지민을 툭툭 발로 건드려보고는 이내 기겁하며 준석을 불렀다.

"준석아 이것봐 신발 이년 혀깨물었나봐"

"뭐?"

준석은 부리나케 지민의 얼굴을 살폈고 입가에 선혈을 보고는 안색이 백짓장처럼 창백해졌다.

"신발 뭘했다고 혀를깨물어 시발년이"

"야 우리 이제 어떻게?! 이런일은 전혀 예상못했잖아 동영상으로 협박해서 돌아가며 따먹기로 한거였잖아. 근데 이게 뭐냐고!!"

"우리 인생 여기서 종치는거야? 시발 난 관계없다고 어차피 준석이 니가 재미본거 아냐"

"아이 신발새끼들아 안닥쳐? 지금 그런거 따져서 뭐할껀데 빨리 이것부터 어디다 묻던지 해야할거 아냐"

"신발 어느세월에 이걸 들고나가서 묻어. 곧 경비뜬다고 내가그래서 학교말고 딴데로 데려가자고 했잖아"

"이년이 안심안틈에 데려올만한데가 여기뿐이었잖아 새꺄"

그때였다. 저 멀리서 누군가의 발소리가 들렸다.

'저벅 저벅'

"아 시발 경비떳어 튀어"

'드르륵 쾅'

"학생들 거기서 뭣들하는거야 거기안서!!?"

"으아아아아아 신발 튀어!!"

다다다다다

쾅쾅...타타닥



경비아저씨는 준석패거리를 따라갔는지 얼마지나지 않아 고요한 적막만이 멤돌았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않은 지민이의 시신많이 덩그러니 교실 바닥에 내팽게처저 있을뿐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얼마나 울었는지 퉁퉁부은 눈망울은 금새라도 깜빡이며 날 바라봐줄것만 같았고 가녀린 입술사이로 청아한 목소리가 울리며 "앞으로 잘부탁해" 하고 속삭여줄것만 같았다.

"지민아..."

대답없는 내 목소리만이 허공에 공기들과 어우러져 울려퍼질뿐.. 지민은 깨어나질 않는다.

"정말.. 죽은거야..? 저런 강아지들 때문에 니가.. 니가왜..!!"

얼마전까지 거칠게 저항하던 지민의 가녀린 팔.. 손.. 군데군데 멍이들어있는 그모습을 보고 있자니.. 감정이 폭발하는것 같았다.
난 닿지않는 만질수없는 지민의 손을 꼭 쥐며 오열했다.

"미안해.. 지민아.. 나때문에.. 흑흑...
으아아아아악..엉엉...아아아아아악.... 흐흐흑.. "

내가죽지 않았다면 그런 허접한 나라도 이순간 살아있는 몸이었다면 널 구해줄수 있었을텐데...

"흐흐흑... 미안해 지민아... 미안해...흐흐흑...

시간을 돌릴수만 있다면.. 제발 돌아갈수만 있다면 ... 이렇게 무기력하게 있진 않을텐데...


'지이이잉' '지이이이잉'

어디선가 무슨 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이내 교실안의 풍경이 기이하게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마치 여러가지 색깔의 물감을 한데 섞는 이미지처럼 교실내 풍경이 지민의 모습이 합쳐지며 블랙홀처럼 일그러져가더니
이내 아무것도 없는 칠흑같은 암흑으로 변해버렸다. 아무 윤곽도 잡히지 않는 그런 암흑...
순간 의식이 점점 멀어져 가는것을 느끼며.. 난 눈을 감았다.

'지이이잉' 지이이잉'

"아...."

익숙한 소리에 눈을 떠보니 내 방이었다.

"아.. 뭐가 어떻게 된거지..?.."

'지이이잉' 지이이잉' 지이이잉'

요란한 핸드폰 진동소리에 화면을 바라보니 편의점 사장님이었다. 어디선가 들렸던 그소리는 핸드폰 소리였던거였나.. 그럼 다 꿈이었다고?..

"여보세요"

"뭐가 여보세요야 지금이 몇신줄알아? 알바한다는놈이 연락도없이 안나오면 나보고 어쩌라는거야!!!"

"네.. 네?? 지금이 몇신데요???"

"몇시긴 몇시야 여덞시가 넘었잖아 설마 자느라고 연락 안받은거냐??!!"

"아.. 저 사장님 정말 죄송한데요 제가 다시 연락 드릴께요"

"뭐? 야 야야야... "

'딸깍'

전화를 부리나케 끊고 상황을 정리해보기로 했다. 내가 학교에서 집에돌아온시간은 거의 여섯시가 다되서였고.. 난 바로 수면제를 먹고.. 자살을 하려고했었는데..
그리고 기억이 끊기고 깨보니 학교안이었고.. 그럼 그건 정말 꿈이란거야? 그렇게 생생한 기억이 꿈이라고?? 말도안돼..
머릿속에 지민이의 얼굴이 스쳐지나감과 동시에 왠지모를 불안감에 난 시계를 보았다.

지금이 여덞시 십오분. 꿈에서 지민이가 그렇게 된 시간은 여덞시 반이었어. 그럼 십오분 후에 지민이가 그렇게 된다는거야?
일종의 데자뷰같은거란말야??? 아냐아냐 있을수 없어 어떻게 그런일이..
근데 이 왠지모를 불안감은 뭐지? 단순히 꿈때문이라고 하기엔 지민이의 손을 잡았을때의 느낌이 너무 생생하다.
그래 꿈에서 그렇게 시간을 돌이키고 싶어했잖아. 그런 비극따위 지금이라면 막을수 있을지도 몰라. 적어도 지민이만은 살려내야해.

생각이 끝남과동시에 내가 낼수있는 모든힘을 다해 현관문을 뛰쳐나갔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누군가를 지켜내보겠다는 강한의지를 품고..

그리고 그렇게 뛰쳐나간 주인없는 방에서 하나의 인영이 모습을 드러냈다.
긴생머리를 찰랑이며 금새 눈물이라고 그렁그렁 맺힐듯한 커다란눈망울에 오똑한 코.. 도톰한 입술.. 그리고 시원시원한 기럭지의 소녀.
현관문을 바라보며 입가에 미소를 살짝 머금은채..

그건 박지민이었다.






'헉..헉..'

얼마나 뛰었을까 어느새 정학고등학교 교문앞에 도착해있었다.
일단 박차고 뛰어나오긴 했지만 뭘 어떻게 해야할지 정리가 되질않았던 난 잠시 멈춰서 시계를보았다.

'여덞시 이십분'

집에서 십오븐에 나왔으니 학교까지 5분만에 당도한 셈이다. 불과 오분만에 도착하다니.. 새삼 내 자신이 다르게 느껴졌다.
난 교문앞에서서 가로등 불빛에 의지한채 주변을 둘러보았다.
우리학교는 자율학습이란게 존재하지 않는다. 덕분에 6시 이후로는 교내에 남아있는 학생은 찾아보기 힘들었고 간혹 집에안가고 남아있는 학생이 있을지라도 경비아저씨에게 호되게 혼이나기 일수였다.
교장선생님을 포함한 모든 선생님들은 물론 남아있을리 만무하다.
그래서 6시가 넘은시간이면 언제나 교문은 굳게 닫혀있었고 마치 페쇄된 흉가마냥 적막만이 감돌뿐이었다. 학기 초에 학교에 두고왔던 운동화를 가지러 왔다가 무서워서 그냥 돌아갔던 기억이 난다.

"그때와 지금은 상황이 다르니까.."

잠시나마 옛기억과 소통하던 난 여지없이 굳게 닫혀있는 교문을 넘어 교내에 발을 들여놓았다.
지금이 여덞시 이십분이면 교실까지 지민이를 강제로 데려간다는 가정하에 지금쯤이면 학교내에 강준석패거리들이 잠입해있어야 시간상 말이되었다.
운동장 주변에 아무렇게나 떨어져있던 제법 굵은 나무막대기를 챙긴나는 익숙한 내 교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저벅 저벅'

교실로 가기위해 교무실과 연결되있는 복도를 지나 한층 한층 계단을 조심스럽게 올랐다. 혹시라도 강준석패거리에게 먼저 들켜버리면 끝장나버리기에 내 발걸음은 조심스러울수밖에 없었다.
이윽과 교실이있는 3층에 다다랐고 난 영화속 혹은 게임속 암살자가 된듯 벽에 등을기댄채 고개만 빼꼼히 내밀어 교실이 있는 방향을 응시했다.
나무막대를 잡고있던 손엔 힘이 들어갔고 이마엔 송골송골 식은땀이 맺혔다.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시계를보니 여덞시 이십팔분을 가르키고 있었고 그말은 지금 교실내에 강준석패거리와 지민이가 있다는 말이되겠지..
핸드폰을 도로 호주머니에 넣은 나는 까치발을들고 조심조심 교실뒷문쪽으로 향했다.
극도로 긴장한탓인지 나무막대를 쥔 손에는 아무감각이 없었고 마치 꿈속을 걸어다니는듯 어질어질 현기증까지 나는듯 했지만 난 최대한 집중하며 다가갔다.

'그래 지금은 지민이 하나만 생각하는거야. 꿈속에서 무기력했던 나를 생각하자.. 그렇게 바라던일이잖아? 좋아 할수 있어!'

뒷문에 다가간 나는 심호읍을 한번한후 문을열며 큰소리로 소리쳤다.

"강준석 이 신발 개같은놈아 지민이한테서 당장...떠..."

교실로 들어간 나는 뒷말을 흐릴수밖에 없는 상황에 어안이 벙벙해 졌다.
교실엔 지민이는 커녕 강준석 그 강아지도 그 패거리 새끼들도 아무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냥 텅빈 교실일뿐..

'딱 다다다닥"

맥이 탁 풀린탓에 들고있던 나무막대를 떨어뜨리자 고요한 적막에 요란한 멜로디가 휘어감겼다.

"역시 그냥 나쁜 꿈일뿐인가.."

어떻게 생각해보면 지민이가 그런 험한꼴을 당하지 않아서 다행이고 안도해야할 상황이지만 뭔가 기대한탓일까? 왠지 모르게 찝찝한 기분은 떨쳐버릴수 없었다.
잘된일이다 다행이다 애써 마음을 다잡으며 텅빈교실을 나가기위해 떨어뜨린 나무막대를 줍는 찰나.. 멀리서 무슨 소리가 들려왔다.

'또각 또각'

'또각 또각 또각'

소리읜 근원지는 복도끝에서 들려오는듯했고 점점 소리가 가까워지자 구두소리라는것과 누군가 이리로 오고있다는걸 알수있었다.
처음엔 경비아저씨인가 했으나 남자 발걸음이라고 하기엔 뭔가 미묘한 차이가 있다는걸 느꼇다.
역시 꿈일뿐인게 아니었나? 무슨일이 정말로 일어나는거야? 갑자기 돌변한 상황에 난 서둘러 교실뒷문을 닫고 몸을숙여 숨을죽이고 있었다.

'또각 또각 또각'

'또각 또각'

구두소리는 정확히 우리반 앞에서 멈췄다. 정확히말하면 뒷문 앞. 내가 숨죽이고 있는 이 문 바로뒤 ...
쿵쾅쿵쾅 요란한 심장소리마저 들릴새라 조마조마하고 있던 나는 문을 염과 동시에 바로 도망갈 요량으로 준비를 하려했으나 너무 긴장한나머지 내 다리는 마음대로 움직이질 않았다.
아까 들어올때 긴장했던것과는 차원이 다른 이질적인 느낌에 몸이 반응을 하고 있는것이리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우왕좌왕 하고있던 찰나 이윽고 문이 열렸고 그와동시에 너무나 놀란 나는 뒷걸음치다 보기좋게 나자빠지고 말았다.

"아야야,,,"

통증을 호소하며 신음을 내 뱉으며 자연스럽게 시선은 뒷문을 향했고 그곳에 있는 존재의 정체를 알게된 난 경악을 금치못했다.

그곳에 있는건

내가 그렇게 찾던 박지민 이었다.





1-2에 계속.

추천수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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