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가워요
전 그저 23살 청년인데요, 얼마전에
피씨방에서 있었던 좀 황당하기도 하고 뭐 그런 이야깁니다.
친구들이랑 피씨방에서 신나게 겜을 하다 친구들은 하나 둘 떠나가고 저만 남아 아직도 까뚜라이더(레이싱 게임의 일종) 1등에 집착하며 눈에 불을 켜고 겜을 하고 있었습니다.
아무데서나 되지도 않는 드리프트 써 가며 신나게 밟고 있는데 뒤에서부터 캐캐한 냄새가 스멀스멀 풍겨오기 시작했습니다.
전 순간적으로 화장실냄새 다음으로 젤 싫어하는 담배냄새라는 것을 직감하고
인상을 찌푸렸습니다.
‘분명 여긴 금연석인데 어떤 개념없는 생퀴가 담배를 쳐 물고 있는게야!’라고 생각하며
뒤를 째려봤습니다.
반듯하게 깍두기 머리를 하고 새까만 피부에 새까만 티를 걸치고 있는 아저씨가 모니터를 보고 실실 쪼개며 맛나게 담배를 피고 계셨습니다.
깍두기 머리를 하고 있었지만 조폭같아 보이진 않고 그냥 평범한 동네 아저씨 같아 보여서 전 당당하게 아저씨 등을 툭 건드린 뒤
“저기 죄송하지만 여긴 금연석이니까 담배 좀 꺼주시겠어요?”라고 목소리 깔고 제법 근엄(??)하게 말했습니다.
그러자 아저씨가 실 웃으며
“학생 미안, 이것만 마저 피고”라며 담배를 마저 피우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더 기세등등하여
“제가 담배냄새를 싫어해서 일부러 금연석에 앉은 거거든요, 지금 좀 꺼주세요”
라고 목에 힘주어 말했습니다.
그러자 아저씨는
“아, 거 참~” 하면서 담배를 끄시더군요,
전 속으로 ‘끄라면 빨랑 끌 것이지 말이야’라고 생각하며
다시 신나게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게임을 시작한 지 두시간반 만에 첨으로 일등을 해 본 후 뿌듯하게
기지개를 펴고 있는데
까만 양복에 우락부락한, 딱봐도 이마에 조폭이라 쓰여 있는 아저씨 세명이 오더니
아까 그 아저씨한테로 가
“형님, 이런데서 뭐하십니까 어울리지 않게 ㅋㅋ”
“요즘 피씨방에 넘 재미 붙이신 거 아닙니까 ㅋㅋ”
“어, 너거들 왔냐”
막 지들끼리 이러는 것입니다;;
그러고 나서 네명이서 동시에 담배에 불을 붙이고 모락모락 담배 연기를 피워내기 시작했습니다;;
조폭아저씨들이 그 아저씨한테 “형님”이라 하는 순간부터 ㅈ됐다 라고 생각하던 저는 슬그머니 가방을 집어들고 자리에서 일어나려 하는데 그 찰나
아까 그 아저씨가 저를 돌아보더니.
“아가야, 내 좀 필께~크크” 하는 것입니다.
저는 순간 얼어서 “어, 그... 아 예, 예...”라는 말밖에는...
불과 십여분만에 자랑스런 저에서 개 굴욕적인 저로 변하는 순간이었습니다.
다행히 거기서 끝이났고 저는 무사히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금연석에서 피는 건 잘못된 건데...
그 같은 상황이 되니 참 난감하다군요.
읽어주셔서 감사하구요
금연석, 흡연석은 꼭 지키자구요.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