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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의 * 

 

- 공포물 중에서도 수위가 높은 소설입니다. 연령이 어리거나 호러공포고어물 등을 많이 접해보지 않은 분들은 절대 읽지마십시오.

 

 

 

 

천재작가

 

   

 

 

 

' 대체 지금이 몇 시인데, 아직도 이 계집애가 안 오는 거야? '

 

혜정은 벌써 20분 째 두리번거리면서 친구 지영과의 약속장소인 강남역 레코드가게 앞에서 투덜거리며 서성이고 있었다.

혜정과 지영은 이십대 초반의 예쁘장한 여대생들.. 허나 공부하고는 담을 쌓은 이름만 학생인 철부지들이었다. 이들이 강남역 앞에서 약속을 한 것도 적당히 하루를 보내기에 딱 좋은 몇몇 곳 중에 한곳이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그날 분위기에 따라, 필에 따라, 주머니 사정에 따라, 기분에 따라... 홍대, 강남역, 가로수길, 신천, 동대문 등을 전전했다. 새로운 남자를 만나고 싶은 필이 생기면 주로 홍대나 강남역을 이용했다.

이들이 남자를 찾는 이유는 뻔했다. 남자 하나 꼬시면 먹고 싶은 거 맘껏 먹으면서 하루를 실컷 즐길 수 있었고, 또 맘이 맞으면 ‘원나잇스탠드’를 하고 바이바이하면 그만이기 때문이었다. 그야말로 등골까지 쭉쭉 이용해먹고 버리거나 재활용하거나...

여자로 태어나 가장 편리한 것은 이렇게 몸뚱이만 있으면 돈 없이도 언제나 즐길 수 있다는 점이었다.

돈 많고 괜찮은 녀석이라도 걸릴라치면, 전화번호를 따 놓고 나중에 실컷 벗겨먹을 수 있으니 거리에서 배회하는 시간이 아깝지 않았다.

 

‘ 이 계집애, 핸드폰은 왜 또 꺼놓은 거야? 게임 하느라 배터리가 다 방전되었나? 어떤 미친놈이 자꾸 전화를 해서 꺼놓은 건가? 하여튼 이 계집애는 약속을 제대로 지킨 적이 거의 없는 년이니... 또 내가 먼저 작업하고 있어야 하나? ’

 

혜정은 눈치를 살살 살피며 자동차 등의 통행을 막기 위해 설치해 놓은 말뚝 위에 앉아 다리를 꼬았다. 슬쩍 말려 올라간 초미니 치마 사이로 보일락 말락 드러나는 하얀색 허벅지와 히프 선에 남자들의 따가운 시선이 느껴졌다. 역시나 치마 안에 속바지를 입지 않기를 잘했다는 생각을 하면서 꼬여진 무릎 위로 팔꿈치를 기대는 척하면서 상체를 살짝 내렸다.

푹 파여진 V넥 사이로 풍만한 가슴골이 살짝 보일 것이리라. 내 모습을 훔쳐보며 여러 늑대들이 흥분하겠지? 그런 생각을 하니 기분이 묘해졌다. 멀리 괜찮은 녀석들이 보였다. 특히 빨간색 모자를 쓴 녀석이 눈에 뜨였다.

혜정은 일부러 그쪽을 보지 않는 척 시선을 돌리면서 은근히 더 과감한 포즈로 다리를 꼬며 노출을 시도했다. 그렇게 자신의 섹시미가 이 거리를 덮으리라 한껏 상상하고 있는 동안에 갑자기 벨소리가 울렸다.

 

~~~ 띠~리~리~리리 ~~ 띠~리~리~리리 ~~~~

 

' 뭐야? 내 거야? '

 

장난꾸러기 남동생이 핸드폰의 벨소리를 군밤타령으로 바꾸어 놓은 모양이었다. 키득거리는 남자들의 모습이 보였다. 빨간색 모자를 쓴 녀석은 뭐가 그리 좋은지 배를 잡고 웃고 있었다. 혜정은 서둘러 폰을 터치하고는 얼굴이 빨개진 채 자리에서 일어나 종종 걸음으로 사람들의 시선이 닿지 않는 쪽으로 뛰어가며 전화를 받았다.

 

" 여보세요? "

[ " 혜정이니? " ]

" 그래 난데, 이년아 지금 어디야? 지금이 대체 몇 신 줄이나 알아? "

[ " 미안해. 계집애, 쏘아붙이기는! 삐쳤구나? 호호호 " ]

" 너 지금 나랑 장난하는 거니? 지금 어디냐고 묻잖아 "

[ " 그런데, 아잉, 혜.. 정아. 이거 어쩌지? 오늘 약속은 취소해야겠다. " ]

" 뭐라고 이년아? "

[ " 미안해. 내일 내가 전화할게. 갑자기 무척 급한 일이 생겨서 말이야. 내가 나중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다 이야기 해 줄게. 봉이 걸렸어. " ]

" 봉이라니? 이년아. 야! "

[ " 진짜로 미안. 나중에 보자 " ]

 

붉은색 종료버튼이 모니터 위로 튀어 올라왔다. 약속도 취소되고, 엉뚱한 전화벨로 품위도 손상되고, 시간까지 허비했다고 생각하니 짜증이 밀려왔다.

 

‘ 이런 황당한 계집애를 봤나. 내 이 년하고 다시 약속을 하면, 생리하는 날 애기 기저귀 차고 명동을 돌아다닌다. 진짜 무슨 일이 생겼으면 진작 연락을 주던가? 이년이 가끔씩 이런 또라이 짓 할 때면 내가 미쳐서 돌아버리겠다니까... ’

 

혜정은 투덜거리다가 팔뚝을 들어보였다. 살이 살짝 붉게 경직되어 있었다. 그러고 보니 으슬으슬 하는 것이 별로 좋은 느낌은 아니었다.

 

‘ 그나저나 아직 초가을인데도 날씨가 꽤나 쌀쌀하네. 너무 얇게 입었나? 아니면, 아까 돌기둥 위에 괜히 앉았나? ’

 

혜정은 지하철역으로 걸어가며 습관적으로 엉덩이를 만지작거렸다. 속바지를 입지 않아서인지 얇은 치마 사이로 맨살이 그대로 느껴졌다. 뭔가 짜릿한 것이 하고 싶은 욕구가 생겼다.

 

‘ 역시, 그냥 집에 가려니까 많이 심심하고 그러네. 혼자서는 그렇긴 한데, 어디 물주가 될 만한 괜찮은 녀석이라도 있는지 쭉 살펴볼까? 빨간 모자 쓴 놈은 벌써 다른 곳에 가버렸을까? 아니다, 여자 혼자서 품위 떨어지게 헌팅은 무슨... 그냥 강남 사는 녀석들 중에 하나 불러내는 것이 좋지 않을까? ’

 

혜정은 지하철역 앞에 걸음을 멈추더니 오른쪽 길가로 돌아서서 핸드폰에 입력시킨 번호들을 하나하나 검색하기 시작했다. 번호는 많았지만, 언제 어디서 어떻게 만난 지조차 모르는 이름이 태반이었다. 하긴, 지금까지 몸을 섞은 녀석들이 몇 명인지도 헤아릴 수없는 혜정이었다. 혜정은 차분하게 그중에서도 기억나는 녀석들을 읊조려봤다.

 

' 이 새끼는 만나자마자 꼭 허벅지 속으로 손을 집어넣는 것이 너무 느끼해서 싫고, 이 녀석은 잘 생겼는데, 키가 너무 작아서 좀 그렇고... 이 새끼는 토끼고... 에이! 하나같이 이런 녀석들의 번호만 잔뜩 입력시켜 놓았을까? 그러고 보니, 괜찮은 놈들 전화번호는 지영이 이 년이 다 가지고 있네. 아, 짜증나! 하여튼 이년 때문에 되는 일이 없네! '

 

혜정은 폰을 좀 더 들여다보다가 신경질적으로 핸드백 속에 아무렇게나 쑤셔 넣으며 한숨을 쉬었다.

 

' 정말 한 놈도 없군. 그래도 집에 그냥 들어가기는 싫은데... 오늘 따라 길거리엔 대주고 싶은 놈 하나 보이질 않네. '

 

혜정은 고민고민하다가 주변을 힐끔힐끔 둘러보더니, 카페가 쭉 늘어서 있는 골목길로 들어섰다. 혜정의 경험에 의하면, 카페촌에 있는 녀석들은 적어도 길거리에서 돌아다니는 녀석들보다 나았다. 길거리에는 겉은 번듯해보여도 돈 없는 녀석들이 정말 많았다. 그런 빈털 녀석들이 걸리면 호프집 따위나 전전하다가 싸구려 모텔로 끌려가기 일쑤였고, 재수가 없으면 집도 택시를 타고 가야만 했다. 허나 카페에 있는 녀석들은 적어도 카드 몇 장씩은 들고 다니는 녀석들이 많았고, 중형차도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었다.

 

카페촌으로 향하는 혜정은 수없이 나열된 상점 속 쇼윈도 사이로 가끔씩 비추는 본인의 모습에 으슥해졌다.

 

' 그래. 이 정도의 미모면, 금방이지. 오늘 걸리는 남자는 진짜 운도 좋지. 좋아, 오늘은 남자 얼굴 따지지 않는다. 돈 좀 있는 놈이고, 조금만 날 재미있게만 해준다면, 내가 진짜로 중요부위 앙 물어줄 수도 있는데... '

 

 

***

 

하지만, 개똥도 약에 쓰려면 보이지 않는다고 했던가? 카페촌에 있는 사람들 중에 혜정에 눈에 들어오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다. 오히려 카페촌 앞을 쓸데없이 왕복하고 있으니, 다른 사람들이 본인을 이상하게 쳐다보는 거 같았다. 그러다 보니, 이미 시간도 많이 흘렀다.

 

' 이 넓디넓은 강남역에 어떻게 제대로 된 남자가 한 명도 눈에 띄지 않을까? 게다가 날씨는 꽤나 춥군!! 뭐라도 걸치고 나왔어야 했는데... '

 

혜정은 복잡한 거리에서 빠져 나와 지하철을 향해서 걷기 시작했다.

 

' 아무리 생각해도 속상해죽겠네. 오늘 다 이 지영이 계집애 때문에 이렇게 꼬이고 있는 중이잖아. 어째서 인간이 그 모양이니? '

 

혜정은 머릿속으로 계속 투덜투덜 거리며 모퉁이를 돌다가 어떤 작은 서점의 광고 진열대와 마주쳤다.

 

' 어라? 여기에 언제부터 서점이 있었지? 심심한데 사은품 주는 패션 잡지나 사다볼까? 맞아! 이번 달에는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의 파운데이션을 사은품으로 주는 잡지가 있다고 그랬지. 그렇지 않아도 다 떨어져 가는데... 이상하게 화장품 사는 돈은 아깝더라니까! '

 

혜정은 서점 앞으로 다가서서 진열창 여기저기에 붙어있는 잡지 광고를 살펴보았다. 인터넷 때문인지 그 많았던 잡지 종류들이 많이 사라진 듯했고, 남아있는 그나마도 사은품 출혈경쟁이 치열했다.

 

' 그 잡지의 이름이 뭐더라? 또, 까먹었네. 하긴 요즘에 언제 잡지를 사봤어야지. 잡지 이름을 외우고 다니지. 설마, 매진된 것은 아니겠지? 하여튼 계집애들은 평소에는 안 사보다가 좋은 사은품만 준다고 하면 개떼처럼 달려들어서 다 사가니까... 좀 쪽 팔리기는 하지만 들어가서 주인한테 그런 잡지 있냐고 물어 볼까? '

 

혜정은 두리번거리며 서점 안으로 향했다. 들어가면서 진열창의 안쪽의 한 벽면을 보게 되었는데, 거기에는 어떤 소설책의 광고가 딱 하나 붙어있을 뿐이었다.

 

' 잉? 소설이 팔리나? 저렇게 광고를 뿌리게? 하긴 내가 하도 서점에 가지를 않으니, 요즘 저런 책이 있는지 뭔지 알 수가 없지만... '

 

좀 촌스럽게 붙어 있는 광고 문구는 다음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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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언셀러에 빛나는 이 시대 최고의 호러작가

'성용호'

 

그의 다섯 번째 작품이 드디어 출간!!!

 

어둠 속에서 피를 튀기며 눈을 반짝거리는 당신의 모습을 본 적이 있는가?

장편소설 - 떨거지

 

* 지금 전국 판매 중 - 정가 2800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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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리언셀러가 2800원? 뭐야, 대체 몇 페이지 길래? '

 

혜정은 신간서적 코너로 들어가 그 책을 찾아보았다. 족히 300쪽은 넘는 책이었다.

혹시나 앞에 '1'자가 빠진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다시 한 번 그 책의 뒷면에 써져있는 가격을 확인해 보았다. 거기에도 정확히 정가가 2800원이라고 적혀있었다. 책을 이리저리 둘러보았다. 책을 많이 읽은 혜정은 아니었지만, 아무리 봐도 2800원 짜리는 아니었다. 혜정은 고개를 갸우뚱하다가 그 책을 한 권 들고 카운터 쪽으로 걸어갔다.

 

" 정말 2800원이에요? "

 

" 아, 그 책, 요즘 최고로 잘 나가는 호러작가인 성용호란 사람이 쓴 책인데요. 이번에는 팬서비스 차원에서 아주 싸게 나왔어요. 그런데도 정말 재미있고 책도 삼백 페이지 넘으니까 꽤 두껍잖아요. 전 아직 못 읽어봤는데, 그 사람 책이라면 확실해요. 게다가 책값도 책제목처럼 떨이로 파는 것같이 정말 싸잖아요. 어디보자, 장부를 보니 오늘도 벌써 우리 집에서만 열다섯 권이나 나갔는데... "

“ 그렇게 팔아도 남는가 보지요? 그렇잖아도 요즘 물가가 장난이 아닌데.. ”

“ 난 작가가 아니라서 잘은 모르겠지만, 아무리 팬서비스 차원이라고 해도 손해는 안 보겠죠. 다른 뭔가 해서 돈을 벌겠죠. 가수들이 방송국에서 노래 불러서 밥벌이하는 건 아니잖아요. ”

“ 다른 쪽요? ”

“ 뭐 그렇지 않을까요? ”

“ 그래요? 뭐 나는 싸게 살 수 있으니 좋아요. 그럼 한 권 줘보세요. 그리고 저... 호호... 저 말이죠. 거 왜 이번에 새로 나온 잡지인데... 그 파운데이션 주는... "

" 아하! 그 잡지요? 이걸 어쩌나 그거 다 떨어졌는데... "

" 그래요? 그럼 그 책이나 사야겠군요. "

 

서점주인은 매대 안을 이리저리 살피더니 다시 혜정을 쳐다보았다.

 

" 혹시, 그 사은품이 탐나서 사시려는 것은 아닌가요? "

" 아니. 그, 그게 꼭 그, 그렇다기보다.... "

" 에이 기분이다. 그 잡지사에서 홍보 좀 많이 해달라고 그 화장품을 두어 개 더 주었는데... 아가씨가 예뻐서 특별히 하나 공짜로 드리리다. "

" 어머나! 진짜요? 고마워요. “

“ 저한테 고맙다고 하지 말고, 아가씨를 예쁘게 태어나게 한 부모님께 감사드리세요. ”

“ 호호, 아저씨... 농담도... ”

 

서점주인은 갑자기 진지한 표정으로 혜정을 바라보면서 책을 봉지에 넣었다.

 

“ 전 거짓말 못합니다. 진짜가 아니면 아예 말을 꺼내지 않죠. ”

“ 왜요? ”

“ 별로인 아가씨에게 예쁘다고 하면, 오히려 욕하는 거잖아요. 원투데이 사람 상대한 것도 아니고 헛된 말은 하지 않는답니다. 그러니... ”

“ 네네, 감사합니다. ”

 

서점주인은 책이 든 봉지를 혜정에게 내밀다가 문득 뭔가 생각이 났는지, 봉지 속의 소설책을 꺼내더니 한쪽 구석으로 향했다.

 

" 그리고 이왕 기분 내는 김에 그 '떨거지'라는 책도 그 쪽에 진열된 것 말고 다른 것으로 드릴게요. 후후... 난 이쁜 아가씨들만 보면... 왜 이리... "

 

주인은 어떤 박스를 한동안 뒤적거리더니 좀 전의 책과 같은 책을 꺼내며 계속해서 말을 이어 나갔다.

 

" 우리 서점의 개업 기념으로 제가 성 작가의 친필 사인이 있는 책을 몇 권을 가져다 놓았거든요. 이제 딱 한 권 남았는데 이걸로 가져가세요. 실은 내 조카주려고 아끼고 있었는데, 단골하나 만드는 셈치고 특별히 드릴게요. "

" 정말 마음씨 좋으신 아저씨다. 정말 감사합니다. 자 여기 계산이요. "

 

서점 주인이 손가락을 흔들며 말을 이었다.

 

“ 전 마음씨가 좋지 않아요. 다만, 아가씨가 저에게 선택 된 거예요.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예쁘게 낳아주신 부모님께... ”

“ 네네, 감사해요. 사장님도 감사하고, 부모님도 감사하고, 내 얼굴에도 감사하고... ”

 

***

 

 

집으로 돌아온 혜정은 샤워 후에 잠시 T.V를 잠시 시청하다 좀 전에 서점에서 사서 핸드백에 넣어 놓았던 떨거지라는 책을 꺼내보았다.

 

' 재미없는 프로만 계속 하는데 이 책이나 한 번 봐볼까? "

 

책의 뒤쪽에 있는 추천 글 비슷한 것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 정말 대단한 상상력과 뛰어난 묘사의 작품이다 ]

- 스포츠 한양 -

 

[ 의학적으로도 이보다 더 정확할 수 있을까? ]

- 의학박사 오지현 -

 

[ 인간의 잔인한 살인기술 그리고 고문 ... 실제와 같이 엄청나다. ]

- 김문경 (주부) -

 

 

책표지를 보니까 괜히 구입한 책은 아닌 것 같았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무슨 엄청난 내용이 있는 양 그 책은 편의점에서 파는 성인 누드집이나 단행본 만화처럼 얇은 랩으로 둘러싸져 있었다. 혜정은 그 비닐을 조심스럽게 뜯어냈다.

 

' 이거 꽤 괜찮은 책인가 보구나. 개인적으로 호러 소설은 싫지만 이 책은 한번 읽어 볼만은 하겠군. 어라~ 이건 또 뭐지? '

 

책을 펴보니 중간쯤에 양쪽이 서로 붙은 무언가가 나왔다. 그것이 페이지인지 작은 봉투인지는 몰라도... 그것 외에는 아무리 뒤져봐도 친필 사인 같은 것은 보이지 않았다. 혜정은 그 붙어있는 부분을 조심스럽게 면도칼로 잘라냈다. 그러자 그 안쪽 면에는 펜으로 써져있는 검은 색 글씨가 보였다.

 

[ 안녕하세요? 이 책의 저자인 성용호 입니다. 제 작품을 사셨군요. 정말 감사드립니다. ]

 

' 호호호. 정말 친필인가 보네. 어쩐지 겉포장부터가 심상치 않다고 생각했었는데... '

 

혜정은 계속해서 그 친필로 써져있는 글씨를 읽어 내려갔다.

 

[ ....당신께서는 저와의 만남에도 당첨되었어요. 이번에는 딱 세분의 독자에게 기회를 드렸는데 절묘하게도 당신이 선택되었습니다. 이 종이를 물에 적시면 ‘저와의 만남’을 가질 수 있는 날짜와 시간 그리고 장소를 아시게 될 겁니다.

그럼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시고, 제 작품보고 무섭다고 기절하시지 않기를 바랍니다.

작가 - 성 용 호 올림 ]

 

' 참 특이한 사람이군. 꼴에 호러 작가라고... 뭐 물에 이 종이를 적시라고? 그리고 기절이 어쩌고저쩌고? 그리고, 미쳤니? 내가 너를 만나게... 작가들 생긴 것 다 뻔한데... 오죽하면 공상 따위나 하면서 방구석에 틀어박혀 글이나 쓰고 있을까? 책 사준 것만 해도 감사하게 생각하시지 이 작가 양반아! '

 

첫 생각은 그렇게 했지만, 소설을 한 장 한 장 읽어감에 따라 작가에 대한 생각이 조금씩 바뀌어갔다. 비아냥거림도 곧 감탄사로 바뀌어 갔다.

 

' 와! 이거, 이거 정말 장난 아니게 재미있네. 정말 그렇게 해도 사람이 죽지 않을까? 영화 보면 툭 하면 죽던데, 순전 다 과장이었구나. 정말 대단하군, 대단해. '

 

혜정은 총 300페이지가 넘는 그 책을 펴자마자 딱 2시간 만에 독파했다. 도저히 중간에 덮을 수가 없을 정도로 흥미진진했다. 그렇게 책을 많이 사서 보는 편은 아니었으나 베스트셀러라고 소문난 책들은 가끔 읽는 편이었다. 정말 그 중에서도 지금 자신의 손에 들고 있는 바로 이 책이 그 중에 최고로 재미있고 쇼킹한 작품임에 틀림없었다. 어쩌면 지금까지 호러에는 별 관심이 없었으나, 앞으로는 호러 마니아가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

 

' 역시 밀리언셀러 작가라는 말이 아깝지 않을 정도야! '

 

단숨에 책을 다 읽은 혜정은 그 흥미진진함에 그 책을 다시 한 번 읽어볼까 하다가 그 자리에서 자신도 모르게 스르르 잠이 들고 말았다.

 

***

 

 

[ " 아침 먹어라 " ]

 

문 밖에서 깨우는 어머니의 목소리에 혜정은 겨우 잠에서 깨어났다. 잠을 잘못 잔 모양인지 목 주위가 뻐근했다.

 

' 내가 옷도 안 벗고 잠이 들었던 모양이네 '

 

어차피 입은 거나 벗은 거나 엇비슷한 천 조각의 외출복이었지만, 몸이 많이 불편하게 느껴진 혜정을 그 옷을 벗어 던지고는 오른손으로 뻐근한 목을 마사지하면서 고개를 돌리다가 심하게 구겨진 책을 발견했다.

 

' 새로 산 책인데... '

 

혜정은 그 책을 손바닥에 힘을 주어 곱게 펴 보았으나 얼마 못 가서 다시 구겨진 상태로 변했다. 몇 번의 시도로도 구겨진 부위가 원래의 상태로 복원되지 않자 혜정은 짜증이 났는지 그 책을 방바닥에 아무렇게나 집어던졌다. 책은 바닥에 '철썩' 하면서 떨어졌다. 그 소리와 동시에 그 책에서 어떤 종이 장 같은 것이 삐죽 튀어나왔다.

 

' 어? 저건 뭐지? '

 

혜정은 침대에서 내려와 책에서 튀어나온 종이를 살짝 빼 보았다. 그것은 어제 보았던 작가의 친필사인이 담긴 바로 그 종이었다. 그 종이도 그 책처럼 여러 군데 구겨진 흔적이 있었다. 자면서 땀을 좀 흘렸는지 종이 얼룩이 좀 있었다.

 

' 친필인지 뭔지, 그냥 버리면 되지 뭐. '

 

혜정은 그 종이를 구겨서 휴지통에 버리려는 시늉을 하다가 땀자국이 있는 부분에서 원래의 볼펜글씨가 아닌 다른 글씨가 조금씩 나타나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 부분을 자세하게 들여다보았으나 무슨 말인지 잘 알아 볼 수 있는 정도는 아니었다. 그러다가 문득 어제 읽었던 작가의 메시지가 떠올랐다.

 

' 흠, 그렇지 물에 적시면 글씨가 나타난다고 했었지. 알게 뭐람. 난 만나고 싶은 마음이 하나도 없는데... '

 

혜정은 그 종이를 휴지통에 집어던지고 방에서 나갔다.

 

***

 

허나 심심했던 탓일까? 아니면 소설의 여운이 길었던 탓일까? 그것도 아니면 물에 적시라는 식의 작가의 특이한 행동 때문일까. 이상하게도 자꾸 신경이 쓰였다. 그 작가는 물론이고, 그 종이에 적혀있는 내용이 뭘 지, 시간이 흐를수록 호기심이 일기 시작했다.

혜정은 스스로에게 궁색한 변명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 뭐.. 무슨 내용이 적혀있는지 한번 보기만 하지 뭐. 그렇다고 그 사람을 꼭 만날 필요는 없잖아? 어디까지나 궁금하니까. '

 

혜정은 몇 번이고 망설이다가 휴지통을 열고 그 종이를 꺼내 화장실로 가지고 가서 물을 틀고 적셔보았다.

 

정말 그 사람의 말대로 어떤 글씨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 저와의 만남에 관심이 있군요. 좋습니다. 동의하신다면 본인의 스마트폰으로 아래 사이트에 들어가 어플리케이션 하나를 다운 받아 설치하세요. 그러면 저와의 약속 장소가 폰에 자동으로 입력될 것입니다. 참고로 패스워드는 sjs4-23rhe-wnr677dma입니다. ]

 

실제로 그 내용 바로 밑으로 모바일 웹 스토어 사이트 주소 하나가 있었다. 핸드폰으로 접속을 해보니, 어플리케이션을 다운 받는 경로가 나타났고, 그 어플리케이션을 다운 받기 위해서는 몇 가지 질문을 통과해야 한다는 문장이 나타났다.

 

- 경고: 아무나 다운받을 수 없습니다. -

* 당신은 본 책의 이름은?

* 당신의 본 책의 작가명은?

* 당신이 본 책을 산 서점의 이름은?

* 마지막으로 작가가 제시한 패스워드는?

 

누군가 우연히 그 마켓의 경로로 접속을 했다고 해도 책을 사지 않았다면, 절대로 맞출 수 없을 것이리라. 그중에서도 작가의 친필이 들어간 선택된 책이어야 할 것이다.

혜정은 떨리는 손으로 패스워드를 하나씩 입력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혜정의 스마트폰이 부르르 떨리더니, 다음과 같은 문자가 도착했다.

 

 

[돌아오는 22일 장충동에 있는 공원 앞으로 정각 11시까지 오시기 바랍니다.

단, 당신 혼자서 오셔야 합니다.

제 얼굴을 보는 것은 무척 비싸기 때문입니다. 알아보기 쉽게 붉은 색의 상의를 입고 XX백화점 쇼핑백을 반드시 왼손에 들고 서 계십시오. ]

 

그걸 읽자마자 짜증이 밀려왔다. 그렇잖아도 콧대가 센 혜정이었다.

 

" 이거 진짜 미친 놈 아냐? 지가 무슨 왕자인줄 알아. 난 절대로 안 나간다. 이 미친놈아!! "

 

하지만, 호기심일까? 시간이 흐를수록 그에 대한 궁금증은 증폭되어만 갔다. 더욱이 정확히 3시간에 한 번씩 울리는 같은 내용의 그 문자는 반드시 만남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자꾸만 혜정의 머릿속에 각인시켰다.

 

‘ 작가들 생긴 것이 뻔한 거 아냐? 지저분하고 냄새나고... ’

 

혜정은 문자를 보내는 번호를 스팸으로 돌리고는 방바닥에 핸드폰을 던졌다.

 

‘ 내가 미쳤나? 내가 그런 사람을 만날 이유는 하나도 없는데... 이상하게도 너무나 궁금하네. 도대체가 얼마나 잘난 사람인지... 하는 짓도 정말 웃기잖아. 어플리케이션은 또 뭐고.. 게다가 자기 만남 값이 아주 비싸다고?? ’

 

그렇게 생각을 하면서도 다시 핸드폰을 들고서는 스마트폰 속의 달력을 손가락으로 이리저리 만지작거리는 혜정이었다.

 

‘ 이번 달 22일을 말하는 것이겠지, 에이 내가 지금 뭔 생각을 하는 거야? ’

 

그때 어디선가 메시지 하나가 전송되었다. 같은 내용의 문자였다.

 

‘ 분명, 스팸으로 막아놨는데... 어라?’

 

확인해보니 이번엔 다른 번호로 같은 문자가 전송되었던 것이다. 이번 간격은 단 1초도 틀리지 않은 정확한 2시간 후였다. 혜정은 어이가 없어서 그 번호도 스팸으로 돌렸다.

그리고 정확히 1시간 후, 또 전혀 다른 번호로 같은 문자가 전송되었다. 해당번호를 스팸으로 돌릴 때마다 문자가 전송되는 시간이 앞으로 당겨졌다.

 

‘ 그나저나 이건 스토커도 아니고, 왜 자꾸 문자를 보내는 거야? ’

 

혜정은 따지기 위해서 방금 문자를 보낸 발신인 번호로 전화를 걸었으나 아예 없는 번호라고 나왔다. 스팸으로 저장한 번호들도 마찬가지로 없는 번호였다. 황당했다. 또 스팸으로 돌리면 괜히 문자오는 속도만 더 빨라질 거 같아서 폰을 그냥 던져놨다. 그렇게 시간이 좀 지나자 문자소리가 나도 그리 신경이 쓰이질 않았다.

다만 22일이 다가올수록 혜정은 점점 더 초조해지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혜정은 일단 스케줄에서 22일은 비워놓았다. 대체 어떤 놈이길래...

 

 

***

 

결국 디데이가 되었다.

혜정은 시계를 몇 번이고 들여다보았다.

 

[ 10 : 15 ]

 

' 눈감고 한번 나가볼까? 베스트셀러 작가라고 하니까 일단 돈은 많을 테니... 평범한 놈이면 하루 벗겨먹고, 같이 있기 싫을 정도로 영 아니다 싶으면 만나자마자 그냥 집으로 달려오지 뭐. 진짜 그렇게 하지 뭐. '

 

혜정은 현관문을 쳐다보면서 고민고민 생각에 잠기더니 결심한 듯 핸드백과 준비했던 쇼핑백을 들고 급히 밖으로 나갔다.

 

 

***

 

공원 앞, 시계는 정확히 11시 2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시간이 지났는데도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다. 게다가 1초도 틀리지 않게 정확하게 오던 문자마저도 그쳤다.

 

' 스토커처럼 문자질 하더니, 정작 사람은 늦게 나오네. '

 

다시 십오 분이 지나 11시 35분...

여고 때, 학교 ‘4대얼짱’으로 뽑힐 만큼 몸매와 얼굴이 예쁘장한 혜정이 지금껏 살아오면서 남자를 기다리는데 삼십분 이상 인내심을 가진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그 시간을 초과한 것이다. 게다가 얼굴도 모르는 누군가를 그 시간까지 기다린다는 것은 엄청나게 자존심 상하는 문제였다.

 

' 이게 농락하나? 요즘 세상에 독자를 가지고 장난을 치면 어떻게 관광이 되는지 한번 보여줘? 괜히 택시 타고 왔네. 재수 없는 새끼! 책에 써진 말도 되지 않는 약속 글을 보고 나온 내가 미친년이지. 그놈의 어플리케이션은 분명 책을 산 사람들에게 죄다 갔을 거야. 그냥 재미였을 거라고... 그것에 혹해서 나간 내가 미친년이지! '

 

혜정은 자리에서 일어나 지하철역 쪽으로 빠르게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 며칠 전에는 지영이년한테 바람맞고, 오늘은 이 새끼한테 바람맞고 진짜 더럽네. 개쪽 팔리게 빨간색 옷까지 껴입고 나왔는데... 그나저나 지영이 요년은 뭐 하는데 그 날 이후로 연락이 없는 거야? 핸드폰은 매일 꺼놓고, 집 전화도 안 받고... 문자도 씹고... 카톡도 안 되고... 아주 오늘 일까지 고년한테 죄다 화풀이를 해야지. '

 

바로 그때였다. 누군가가 뒤에서 헉헉거리며 뛰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혜정이 고개를 돌려보니 중학생으로 보이는 어떤 사내 아이였다.

 

" 저기 누나 "

" 나? "

" 네, 어떤 아저씨께서 이걸 전해주라고 해서요 "

" 누가? "

" 그냥 누나가 화를 내면서 다른 곳으로 가려는 시츄에이션을 하면, 그 때 이 쪽지를 전해주라고 하던데요? "

" 뭐라고? "

 

사내아이는 빨간 색의 쪽지를 전해주고 다시 좀 전의 장소로 다시 헐떡거리며 뛰어가기 시작했다. 그 쪽에서 몇몇의 친구들이 ‘예쁜 여자랑 이야기를 나누었다’는 이유 때문인지 '와~ ' 하며 밝게 웃으며 반기는 것이 여느 애들과 다를 바가 없는 귀여운 아이였다. 혜정은 그 자리에 서서 쪽지를 펴 보았다.

 

[ 역시 당신이 맞군요. 제가 다가가기에 쑥스러워서 다른 아이를 시켜 이렇게

쪽지를 보낸 점 사과드립니다.

제가 보기와는 다르게 숫기가 없거든요. 지금 제가 있는 곳을 알려드리겠습니다. 근처 대학의 정문으로 가는 길 아시죠? 그쪽으로 들어가는 한적한 길목에 흰색의 벤틀리가 보일 겁니다. 기다리겠습니다. ]

 

" 정말 여러 가지 하는군. 세상도 소설처럼 사는 웃기는 놈. 짜증나기도 하지만, ‘벤틀리’라면 한번쯤은 용서해줄만 하네. 가줄까? "

 

혜정은 겉으로는 투덜거렸지만 오늘 헛걸음을 한 것이 아니었다는 사실과 작가에 대한 호기심 그리고 그가 비싼 외제차까지 굴리는 멋쟁이라는 이유로 아까보다도 더한 기대감이 넘쳤다.

 

혜정이 도착하자 그 곳에는 정말 하얀색의 벤틀리가 있었다. 뚜껑을 열 수 있는 ‘컨버터블’형이었다. 다른 흰색 차와는 다르게 고급스런 우유빛이 나는 그 차를 바라보고 있으니 가슴까지 황홀해졌다.

뚜껑을 열고 시내를 달리던 도중, 신호 같은 거에 걸렸을 때... 우연히 고등학교 동창의 싸구려 차가 그 옆에 나란히 서게 된다면... 그래서 눈이라도 마주친다면... 기왕이면 그 동창이 공부도 잘했고 외모도 제일 잘나서 최고 얼짱으로 뽑혔던 그 여우같은 기집애라면.... 그런 생각이 들자 자기도 모르게 웃음이 튀어 올랐다.

 

햇살 때문인지 그 차는 한층 멋들어지게 반짝였다.

 

' 이 정도 끌고 다니려면, 돈도 무지 많겠군. '

 

혜정이 다가가자 그 하얀색의 세단이 혜정의 앞으로 스르르 후진하더니 뒷머리를 묶은 어떤 남자가 차에서 내렸다.

 

혜정은 그를 보고 깜짝 놀랐다.

 

흔히 작가라고 하면 외모는 그저 그렇다고 생각했었는데, 그 남자는 그러한 고정관념을 완전히 깨게 할 정도로 미남자였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그의 생김새부터가 작가라고 하기보다 모델이라고 해야 어울릴 정도였다. 기대치를 수십 배 넘어가는 행운이 자신에게 다가오고 있다는 것에까지 생각이 미치자 오늘 어떻게 해서든지 저 작가란 사람을 꼬셔서 끝까지 가야겠다는 야릇한 기분이 들었다.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제가 바로 성용호 라고 하는 사람입니다. "

 

혜정은 좀 전에 받았던 놀라움 때문인지 엉거주춤하면서 겨우 대답했다.

 

" 아, 네! "

" 왜 그러세요? 저를 보고서 실망 하셨나요? "

" 아, 아니... 에요. "

" 하하하 다행이군요. 일단 어디 좋은 곳으로 가서 식사라도 해야겠지요? 제가 그쪽을 기다리게 했으니, 아주 맛있는 음식을 사드리겠습니다. 그런데 참! 그쪽의 이름은 뭔가요? "

" 아, 저... 저는 혜정이 라고 하는데요. 신... 혜정요 "

" 이름도 얼굴만큼이나 무척 예쁘군요. ‘누추한 차’지만 일단 타세요. 차를 공장에 맡겨서 집에 있는 아무 차나 끌고 나왔거든요. “

“ 아무 차라뇨? ”

“ 네, 이 차는 세컨이에요. 마트 갈 때나 급할 때만 가끔 모는 거... ”

“ 마트요? ”

 

대여섯 마디 대화를 나눈 것이 전부인데도, 반드시 내 남자가 만들고 마리라! 라는 생각에 혜정의 가슴은 북치듯 떨려왔다.

 

 

****

 

혜정은 벌써 혼자 맥주를 세 병째 비우고 있었다. 용호는 운전을 해야 하기 때문에 혜정이 혼자서만 그렇게 마시고 있던 것이다. 생각했던 것보다도 용호는 상당한 유머실력도 있었고, 매너도 좋았으며 여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하나하나 죄다 꿰뚫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돈과 명예를 빼고 따져보더라도 지금까지 혜정이 꿈꾸어오던 이상형을 싹 잊어버려도 될 정도로 엄청난 호남자였다.

 

" 이거 혼자만 자꾸 마시니까 미안하네요. 후후... 오빠랑 같이 있으니까 너무 좋아서... 호홋, 너무나 멋지세요. "

“ 그런가요?. 하하, 기분이 매우 좋네요. 저도 혜정씨가 마음에 들어요. 저 이러면 어떨까요? 괜찮다면 여기서 일어나 우리집에서 한잔 더하는 겁니다. ”

“ 오빠 집이요? ”

“ 혼자만 마시게 할 수는 없을 거 같네요. ”

“ 나도 주책이야, 혼자서 벌써 이렇게나 마셔버렸네. ”

“ 전 대리운전도 안 부르거든요. 워낙 은둔자라... ”

“ 그럼 진짜 어쩔 수 없이 오빠 집에 같이 가야겠네요. 가족은... ”

“ 나 혼자 살아요. ”

“ 혼자 사는데, 차가 세대라고요? ”

“ 에이, 나머지 한 대는 그냥 캠핑카라니까요. 그건 일 년에 한번 탈까말까 하는 거고...”

“ 와! 캠핑카 타보고 싶었는데... 그거 구경하려면 진짜 오빠 집에 가야겠네? ”

“ 그렇죠? 여기서 끝내기에는 좀 그렇고... 원래 저는 매스컴에 얼굴을 내미는 것조차 꺼리지만 혜정씨는 제 집으로 초대하고 싶군요. "

" 근데, 이러면... 안 되는데.... 처음 본 남자 집. "

" 참고로 저희 집을 구경한 여성분은 저희 어머니밖에는 없으세요. "

 

발갛게 상기된 혜정의 얼굴은 이미 작은 미소로서 용호의 의견에 이미 동의하고 있었다.

 

 

***

 

혜정은 그리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 캠핑카 안에서 누군가의 팔을 베고 잠을 자고 있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머리가 너무나 아파서 눈을 떴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옆에서 팔베개를 해주던 용호가 보이지 않았다. 몸을 일으켜보니 혼자였다. 혜정은 차 밖으로 소리를 쳤다.

 

" 오빠 어디 있어? 나 물 먹고 싶어. "

 

일어나 옆에 벗어놓은 속옷과 옷걸이에 걸려있는 커다란 박스 티셔츠를 대충 걸치고는 물을 마시기 위해 캠핑카 밖으로 나왔다. 캠핑카가 주차되어 있는 실내주차장 안에도 등이 켜져 있었다. 본채와 연결된 문도 열려있었다.

 

' 오빠는 집에 들어간 걸까? 부엌은 또 어디에 있지? 후훗, 내가 중간에 깰까봐 물을 켜 놨나봐. 어디 내 미모에 안 넘어갈 남자가 어딨겠어? '

 

집으로 들어간 혜정은 두리번거렸다. 궁전도 아니고 정말 혼자 살기에는 너무나도 넓은 공간이었다. 30명이 같이 살아도 충분해 보이는 저택이었다.

 

' 하긴 글을 쓰는 사람들은 이런 커다란 전원주택이 어울리지. 특히, 그 사람이 용호 오빠라면 더욱 그렇고... 이외수인가 그 할아버지도 이런 곳에 살잖아. 이곳이 그 유명한 ‘시크릿가든’이란 걸가? 그럼 내가 길라임이 된 거야? 근데 갑자기 급하네. 화장실은 어디지? '

 

혜정은 행복한 생각을 하면서 'T'자 형태로 되어있는 복도를 여기 저기 헤매다가 희미한 신음소리를 들었다.

 

' 잉? 내가 잘못 들었나? '

 

잠시 후에 그 소리가 더욱 뚜렷하게 들렸다.

 

[ ' 우우~~ 우우우우' ]

 

여자의 흐느끼는 소리 같기도 하고 무슨 고양이 소리 같기도 하고... 어떻게 들으면 비명 소리 같기도 한 소름 끼치는 소리... 혜정은 순간 자신이 발소리와 숨소리를 줄이고 그 소리가 나는 장소로 조용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

 

 

그 소름끼치는 소리는 점점 더 정확하게 들리기 시작했다. 혜정의 이마에는 송글송글 땀방울이 맺혔다. 그 소리는 복도의 맨 끝에서 들리는 것 같았다. 혜정은 까치발로 자신의 발소리를 좀 더 죽이고 그 장소로 살며시 걸어갔다. 심장이 쿵쾅거리는 것이 가슴 속에 마치 전쟁이라도 난 것 같았다.

 

복도 끝으로 다가서자 끝 방의 문이 약간 열려있었다. 그리고 그 안에서는 작은 불빛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 아무래도 소리는 그곳에서 나는 듯했다. 혜정은 그쪽으로 다가가 문틈으로 그 안을 들여다보았다. 마침 용호가 컴퓨터 앞에 앉아서 뭔가를 열심히 쓰고 있는 중이었다. 그 신음 소리 같은 것은 아마도 컴퓨터의 스피커에서 나오는 소리리라.

 

' 오빠는 취미가 참으로 특이하군. 하긴 공포작가인데, 저런 걸 틀어놓고 글을 써야 촉이나 감도 잘 오겠지. 그래도 너무하잖아. 저런 소름끼치는 소리를 들으면서 아무렇지도 않다는 것이! 어쨌거나 뒤에서 깜짝 놀라게 할까? 그렇지 않아도 음향 끝내주는데... 히히, 많이 놀라겠지? 아이고 생각만 해도 재미있다. '

 

혜정은 인기척이 전혀 느껴지지 않도록 아주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용호에게 다가가기 위해 숨을 죽이며 방안에 한쪽 발을 들여놓았다.

 

그런데!!

용호에게 다가가려던 혜정은 소스라치게 놀랄 수밖에는 없었다. 용호 바로 옆에 어떤 여자 한 명이 슬픈 표정으로 용호를 쳐다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문제는 그 여자가 정상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여자의 두 다리와 한쪽 팔은 잘렸는지 붕대로 감겨 있었고, 그 사이로는 붉은 색의 선혈이 줄줄 배어 나와 밑으로 흐르고 있었다. 그녀의 성한 팔에는 링겔 하나가 꽂혀있었고, 그 옆으로 아무렇게나 던져놓은 피 묻은 칼 한 자루와 비닐, 수건들이 있었고, 쓰다 만 주사기와 약물들이 어지럽게 흩어져있었다. 좀 전에 들렸던 신음 비슷한 소리도 저 여자에게서 난 소리 같았다.

 

순간 너무나 놀란 혜정의 심장은 얼음처럼 굳었고, 몸이 빳빳하게 경직되었다. 잠시 후 이곳을 빠져나가야겠다는 생각에 살며시 뒷걸음질을 치기 시작했다. 몸이 말을 듣지 않았지만 움직여야만 했다.

 

바로 그때였다!

용호의 옆에 있는 여자가 혜정이 있는 쪽으로 시선을 돌리는 것이었다. 혜정은 소스라치게 놀라며 몸을 돌려 달아나려고 하다가... 뭔가 이상했다. 그 급박한 순간에 혜정은 다시 고개를 돌려 그 여자를 쳐다볼 수밖에는 없었다.

 

그 여자.....

 

혜정은 하마터면 ‘까악’ 하며 소리를 지를 뻔했다.

그 여자는... 다름 아닌... 혜정의 친구 지영이가 아닌가!!!

 

입술도 예리한 칼날로 도려내졌는지 치아가 다 드러나는 것이 너무도 흉칙한 몰골을 하고 있었다.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망가진 그녀였지만, 그 여자는 십수 년 친구인 지영이가 분명했다.

지영이가 약속을 펑크 낸 이후로 연락이 되지 않았던 것은... 바로 여기에 저렇게 잡혀 있었기 때문에? 갑자기 머리를 둔기로 크게 얻어맞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무슨 행동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순간적인 감정 속에 이리저리 까맣게 뒤엉켜 떠올려지지 않았다.

 

이때 지영이의 입이 소리 없이 움직였다.

 

입술부위가 없어서 그녀가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혀와 치아의 움직임으로 보아서 그건 분명히 '빨리 도망가!'였다. 잘려나간 입을 움직이면서 지영이는 고통을 최대한 참고 있었다.

 

혜정의 눈에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친구의 저런 모습을 보고서... 어떻게 달아날 수가 있겠는가? 그렇게 예뻤던 지영이가 저런 모습이 되었는데, 어떻게 달아날 수가 있겠는가?

 

혜정은 좌우로 고개를 천천히 흔들었다. 그러자 지영이는 용호의 눈치를 살짝 살피더니 이마에 작은 주름까지 지으며 좀 전과 똑같은 모양으로 입을 움직였다. 금방이라도 용호가 혜정을 쳐다볼 것만 같았다.

 

이번에는 혜정이 고개를 위아래로 살짝 끄덕거려주고는 뒷걸음질로 그 곳을 빠져 나왔다. 그리고는 옷도 갈아입지 않은 채 대문 밖으로 도망치기 시작했다. 다행이 용호가 눈치를 채지 못했는지 혜정이를 따라오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

 

그렇게 한 시간 쯤 지났을까? 아니면 두 시간은 흘렀을까? 대체 얼마나 도망을 친 것인가? 멍한 상태인 무청각 무감각이 정상으로 돌아왔을 때 그제야 혜정은 빠진 발톱과 발바닥 상처를 의식할 수 있었다. 맨발로 도망치는 도중에 나뭇가지와 돌부리 등에 다쳤을 것이다. 그 부분들이 엄청나게 시큰거렸다. 혜정은 근처 커다란 나무 뒤로 몸을 숨기고 발바닥을 만져보았다. 도저히 더 뛰어갈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뜯겨져 있었다. 그러나 그 고통보다도 더한 고통과 아픔으로 아래위치아가 닥닥닥 소리를 내면서 부딪쳤다.

혜정은 근처에 있는 비교적 부드러운 식물껍데기를 손질을 해서 동여매고는 다시 일어나서 절뚝거리며 계속 아래쪽으로 기듯 걸어내려갔다.

 

다시 삼십분 정도를 더 걸어내려 갔을까?

반갑게도 큰길가가 보였다. 혜정은 그 길가로 나가서 절뚝거리며 걸어갔다. 멀리 불빛이 몇 개 보였다. 적어도 3~4킬로는 더 걸어가야 할 것 같았지만, 그 곳에 가면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 멈추지 않고 쩔뚝거리며 걸어갔다.

 

발바닥은 이미 엉망이 되었는지 너덜너덜한 살점이 느껴졌고, 극심한 고통이 몰려왔다. 맨살에 아무렇게나 걸친 얇은 박스 티셔츠 사이로 차가운 바람이 쉬지 않고 휙휙 들이쳤다.

 

' 이 정도도 이렇게 아픈데... 지영이는... '

 

눈앞을 가릴 정도로 뜨거운 눈물이 차올랐다.

 

‘ 이제 조금만 더 가면 돼... 내가 살려야 해. 지영이는 내가 살려내야만 해. ’

 

바로 그때 혜정의 뒤에 자동차 소리가 들리더니 자동차 불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혜정은 근처에 있는 바위 뒤로 사력을 다해 몸을 피했다가 그 차가 하얀색의 벤틀리가 아닌 것을 확인하고는 뛰어나가 양손을 흔들면서 그 차에 소리를 질러댔다.

 

“ 여기요. 제발, 멈춰주세요! 사람 살려주세요! ”

 

태어나서 처음으로 질러보는 고성이었다. 목구멍에서 피비린내가 났다. 그래도 미친 듯이 그쪽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

나체의 몸에 살이 훤히 비출 정도의 얇은 티 한 장 만 걸치고 있는 몸이었지만, 지금 그런 순간적인 창피함을 따질 때가 아니었다. 어떻게 해서든지 이 곳을 빠져나가야만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한시가 급했다. 나뿐만 아니라 지영이도 구해내야만 했다.

 

" 제발 저 좀 태워 주세요! "

다시 한 번, 그 차를 향해 소리를 질러댔다. 다행이 밤이라서 소리가 잘 들렸는지 이미 혜정이 앞으로 수백 미터는 훌쩍 지나가던 그 차가 멈춘 것 같았다. 그리고는 유턴으로 그녀가 있는 쪽으로 다가왔다. 왈칵 눈물이 쏟아질 거 같았다.

 

' 살았다! '

 

안도감에 혜정의 눈에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저 운전사가 누가 되었든지... 일 년, 아니 십 년이라도 그 집 하녀 노릇을 해줄 수 있을 정도로 고마웠다. 운전석 쪽에서 인자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 아직 초가을이라지만, 한 밤 중에는 정말 추운데, 어쩌다 이런 산속에서 그런 차림으로.... 일단 타세요. "

" 고, 고맙습니다... “

" 무슨 사연인지 모르겠지만... "

“ .....! ”

 

혜정은 그제야 약간은 안심이 되었는지 두 눈에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몸이 따뜻해지니 얇은 티를 한 장만 걸치고 있다는 것이 인식되어 한 손으로는 가슴을 가리고 나머지 한 손으로는 티셔츠를 사타구니까지 끌어내리며 얼굴도 들지 못한 채 눈물을 뚝뚝 흘렸다. 이번엔 조수석 쪽에 앉아있던 사람이 물어왔다.

 

" 아가씨는 어디서 오는 길인가요? "

" 아, 네. 이, 일단 이 도, 동네에서 벗어나 주세요. 그러면 제가... "

" 이 동네에서요? 왜요? "

" 그, 그건.. 나중에 말씀 드릴게요. "

 

혜정은 반문을 하는 조수석에 앉아있는 사람을 쳐다보았다. 그 사람은 다름 아닌 강남역에 새로 생긴 서점의 주인이었다.

 

" 안되겠는데요. 아가씨... 흐흐흐 "

 

 

***

 

 

어디선가 웅성거리는 남자들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혜정은 눈을 떠보려고 안간힘을 썼으나 눈이 움직이지 않았다.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몸에 아무런 감각도 느껴지지 않았다. 어딘가 모르게 몹시 허전했다. 그때 귓가에 낯익은 목소리들이 들려왔다.

 

" 흐흐흐.. 이번에 쓰는 새로운 작품이 팔 하나 달린 두 여자의 처절한 전쟁이라고? "

" 네... 아버지. "

" 흠, 그것도 역시 잘 팔릴까? "

" 당연하지요. 벌써 다섯 명 째 관찰 중인데요. 그런데 아버지 저 년은 어디서 다시 잡아오셨어요? "

" 요 앞 길목에서 도망치고 있는 걸 저기 파출소 있는 읍내 앞에서 겨우 잡았잖아. 앞으로는 각별히 주의해라. 큰일 날 뻔했어. 그런데 저 년은 왜 안 깨어나는 게냐? 마취가 풀릴 때가 거의 다 된 것 같은데... 게다가 눈자위도 이상하게 파란 것이... "

" 아, 좀 전에 이걸로 눈알을 빼 버렸거든요. "

" 그 꼬챙이로? 아니 왜? "

" 도망을 쳤으니까 그 만큼 죄 값을 해야지요. "

" 이런! 아깝네. 그때처럼 적출해서 중국에 팔면 돈이 얼만데... "

" 또 잡아오면 되요. 골빈년들이 한둘이 아니니... 그리고, 눈깔없는 년은 어떻게 견디는지 관찰도 할 수 있고... 안 그래요? 삼촌 "

" 역시 부자간에 너무들 잔인해. " 

 

" 에이, 사람들을 잡아다가 실제로 여기저기를 변형시켜서 그걸 보고 ‘리얼리티’ 한 글을 써보라고 한 것은 삼촌의 아이디어잖아요!! 그러면 현실감이 높아져서 인기를 끌지도 모른다고... 다리를 자르면 어떤 반응을 하는지, 사람이 고통을 어떻게 견디는지... 그리고 얼마나 살아남을 수 있는지... "

 

" 그, 그랬던가? 흐흐흐... 일본놈 마루타 기사보다 그냥 해본 소리인데, 그걸 실제로 옮길 줄은 꿈에도 몰랐네. 덕분에 넌 무명작가에서 순식간에 유명작가가 되었잖아! "

" 삼촌이 출판사도 대박 났잖아요? 참! 아버지 이년은 어차피 눈깔을 파버려서 다른 년들하고는 조금 틀린데 아예 남아있는 팔도 잘라 버릴까요? "

" 그것도 아주 좋은 생각이네. 이번에는 내가 한번 잘라 볼께. 아들이 소설을 쓴다는데, 이 아비가 좀 도와줘야 하지 않겠니? 거기 비닐 앞치마하고 장미칼 좀 이리 줘봐라. 그게 톱처럼 생겨서 날이 들더라고! "

" 그러게요. 형님, 이번 작품도 정말 재미있겠습니다. 참! 끝나면, 이번엔 순서대로 저 젖꼭지 두 짝은 제 차지입니다. 다른 애들에 비해 분홍빛이 진한 것이 훨씬 맛있겠군요. 키키키 "

 

 

 

- THE END -

 

 

 

< Ending message >

 

인기 스타라면 무조건 좋아하세요.

혹시 압니까?

본인이 좋아하는 스타가 어떤 큰일을 하는데 있어 당신이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지도....

 

 

 

 

 

 

(제가 쓴 저작물이므로 불펌 및 상업적으로 이용하면 안 됩니다.)

 

 

 

 

 

 

1화: 말하는 거울

2화: 포스터를 그리면서

3화: 하얀 원피스

4화: 딸을 위한 선물 (19)

5화: 천재 작가 (19)

6화: 소름끼치는 목소리

7화: 뫼비우스의 운명

8화: 온 세상이 하얗게 변해가고 있을 때...

9화: 최고의 상품

10화: 과거로 돌아간 남자 (운명의 새해)

11화: 사이버 세계로 떠난 웹툰작가 上

12화: 사이버 세계로 떠난 웹툰작가 下

13화: 그것이 사랑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14화: 내 잘못이 아니야

15화: 파우스트의 진실

16화: 그의 노래가 들리는 곳에는...

17화: 0,01% 상류층의 은밀한 놀이

추천수30
반대수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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