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단편소설 4탄

스카치 |2013.07.18 06:02
조회 76 |추천 0


수업을 마치고 반 친구들은 귀가했다.성철이에게 물어보니, 이제는 그녀에게 억지로 청소가 맡겨지지도 않는데도 불구하고 그녀는 전처럼 늦게까지 교실에 남아 공부를 하다 귀가한다고 했다.
아마 아직까지도 비밀로 하고 있는 터라 예전과 귀가시간을 맞추기 위해서겠지.
교실 안에는 나와 그녀 두 사람만이 남아있었다. 게다가 나는 그녀의 짝. 바로 옆자리에 있다.
그녀는 교실에 나와 그녀 단 둘만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챘는지 불안한 듯이 주위를 두리번 거리고는 전보다 몸을 더욱 작게 움츠렸다.
"아...그....나 먼저 가볼게..."
"같이 가자."
내가 그렇게 말하자 그녀는 깜짝 놀란 듯이,
"아, 미안. 집에 가는게 아니라 단지...서점에 좀 들리는 거니까."
라고 대답하며 맹렬하게 고개를 좌우로 흔들더니 가볍게 목례를 해보이고는 순식간에 그 교실 밖으로 나가버렸다.
그런 모습을 보자니 역시 복잡한 기분이 든다. 하지만 역시 제대로 마음을 전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내 급히 가방을 챙겨 그녀를 따라갔다.

"어디 가냐?"
나를 향한 목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니 늦게까지 학교에 남아 운동장에서 축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던 성철이었다.
"아...그냥...잠깐 어디 좀..."
"너 걔 좋아하지?"
정곡을 찔렸다. 이제는 뭐라고 부정할 수도 없었다.거기다 더 이상 마음을 숨겨봐야 도움이 되지도 않는다.
"당연하지."
자연스럽게 받아친다.
"도와줄까?"
의외로 긍정적인 반응이었다. 이전의 녀석이었다면 좀더 비웃거나 방해할 줄 알았다.
"공부에 관심없고 좀 불량하다고 내가 망나니는 아니거든. 다혈질이긴 하지만. 사람이 사람 좋아하는데 어쩌겠냐. 그리고 전에는 몰랐는데, 걔 그렇게 왕따 당할 이유도 모르겠더라. 착하더만."
씨익 웃으며 그렇게 말하는 성철이에게 고마움을 느꼈다. 하지만 고마운건 고마운거다. 마음을 전하는 거에 남의 도움은 최대한 받고 싶지 않았다. 혼자만의 힘으로 그녀에게 고백하고 싶었다.
"고맙지만 나 혼자 해볼란다. 기도나 좀 해줘라."
성철이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내 등을 한 대 가볍게 치더니 다시 축구를 하러 운동장으로 뛰어갔다.
나도 그녀를 놓칠 수는 없었다. 학교를 벗어난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 아마 아직 근처에 남아있을거다.
나는 급히 발걸음을 옮겼다.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