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도 고민이 될런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삼십대 남편은 삼십대 후반이고 결혼한지 삼년정도 됐습니다. 시어머니는 십년 전쯤 홀로 되셔서 결혼 전 남편과 집을 분리하셔서 살다가 최근 아프셔서 같이 살고 있습니다.
저희 시어머니는 좋은 분입니다. 착하고 사랑이 많은 분이신데 연세가 있으시다보니 어쩔 수 없이 고집이 좀 있으세요. 평소 건강프로 같은 걸 자주 보시고 자식들 건강 챙기시느라 늘 걱정이 많으시죠. 거기다 건망증도 심하시고 귀차니즘도 있으시니 결과적으로는 그 걱정과 잔소리가 아주 피곤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어머님이 아프신 게 진지를 제때 영양같은 걸 제대로 안 챙겨 드신 게 큽니다. 그래서 같이 산 거고 살면서 집에 있을 때면 고단백 식을 준비하곤 합니다. 하다못해 어리굴젓이라도 안떨어지게 사놓구요. 그런데 안 챙겨드십니다. 아침은 끓여놓은 국에 밥한술 덜어 한그릇 후루룩 드십니다. 점심은 면을 좋아하셔서 국수류를 드시구요. 저녁을 같이 못 먹을 때면 또 아침처럼 드시기에 제가 집에 있을 때면 저녁을 차려드리고 이것저것 드시라 말씀드리죠.
문제는 이 저녁인데, 어머님이 워낙에 자식 걱정 자식 사랑이 크신 분이라 뭐 좋은 게 있으면 안드십니다. 고기를 구워도 자식들 다먹기 전까진 밥과 국만 드시죠. 생선을 구워도 이런 저런 찜류를 해도 먹는 척 하며 가만히 보면 하나도 안드시죠. 그러면 폭풍 잔소리를 하며 고단백 반찬을 밥위에 한웅큼 올려드려야 웃으시며 그때야 드십니다. 모든 고단백 반찬이 다 그래요. 진짜 속이 터집니다. 모든 식사를 다 관찰해야 돼요. 같이 먹으면 잘 체합니다. 같이 살고선 시어머니는 살빠지고 저희 내외는 살이 찌는 거 같습니다. 자꾸 말씀드려도 고맙다 하시고는 똑같구요. 아침은 귀찮으시다고 하네요.
제가 빈혈도 심하고 생리통도 심해서 의사의 권유로 비타민제와 철분제를 먹습니다. 그것도 티비에서 비타민 과다로 인한 부작용같은 걸 보시고는 그 비타민은 괜찮은 거냐밥만 잘 먹어도 괜찮다던데 그런 말씀만 한 열번 넘게 들었어요. 다 찬찬히 설명해드려도 한달 지나면 다시 말씀하십니다. 점점 짜증이 나서 미칠 것 같구요. 과다가 얼만큼이 과다인지 말해주지 않는 방송에까지 화가 납니다. 게다가 이런 방송은 쉽나봐요. 매우 자주 하네요. 최근엔 오메가3까지 잔소리가 생기셨어요.
그런 방송들을 보시니 당연한 건지 양약에 대한 불신도 크십니다. 아프신 것도 병원 꾸준히 다니면 나으셨을 것을 한의원만 다니시더니 한의원에서 위가 안좋아 그렇다고 하셨다며 잘드시던 면류도 끊으셔서 그 한의원 쫓아갈 뻔 했어요. 여러번 말씀드려서 옮긴 한의원에서는 다행히 먹고픈거 다 먹으랬다며 요샌 음식을 가리진 않으셔서 다행이긴합니다. 하지만 이건 빙산의 일각 동화속 해피엔딩. 다른 부분에서는 지리한 공방이 오가고 있지요. 무지왜반증 심하신데 친구분께서 수술하시고는 악화되셨다며 병원은 다 수술을 권유하지 않냐며 병원도 안가신답니다. 밤이면 어머님 화장실 가시는 딱딱 소리에 잠이 깹니다. 신발은 교정도 안되는 시장표 운동화 신고다니시구요.
남편은 이런 걸 오랫동안 겪어왔다며 이젠 신경쓰기 싫다고 합니다. 그래도 대부분 강압적으로라도 일을 해결해야 할 때는 남편이 하긴 했습니다. 하지만 요새는 남편 몫의 집안일을 어머님이 다 해주셔도 가만히 있습니다. 제 동생 저랬으면 후드러 팼을 거 같습니다. 만. 남편을 그래도 패면 안되니까 조곤조곤 말을 합니다. 남편도 많이 지쳐합니다. 어머님은 대부분의 조언 충고 같은 말에 다 '아니아니' 로 대응하십니다. 정말 귓등에는 그 말들이 스쳐가나 싶네요.
혼자 사시기엔 어머님은 연세보다 빨리 늙으셨습니다. 귀차니즘도 심하시구요. 그렇다고 이대로 같이 살자니 집에서 어머님과 마주하는 시간들이 피곤합니다.
시어머니는 참 사랑이 많으시고 또 그걸 며느리라고 차별하지 않고 공평하게 베풀어주시는 분이라 이런 제 고민들이 나쁜 며느리가 되어가는 건 아닌가 예민해져서 그런 건ㅇ아닌가 싶네요. 요샌 짜증도 내고 일부러 집에도 늦게 들어가게 되고 그렇습니다.
제가 나쁜 며느리면 따끔하게 지적해주시고 혹시 문제 해결방법이 있다면 조언해주셨음 하고 글 올려 봅니다. (어머님이 혼자 사시는데 있어 경제적인 문제가 있는 건 아닙니다. 재산도 있으시고 연금도 받으세요. 다만 그 돈을 자식 주신다고 안쓰셔서 그렇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