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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신 아버지가 보고 싶습니다.

접니다 |2013.11.11 19:19
조회 283 |추천 0

어제는 아버지의 생신이었습니다. 음력 10월 8일...

생존해 계셨다면, 어디가서 아버지(만) 좋아하는 음식점에 가서 밥이라도 한끼 했겠지요.

 

아.. 아버지가 .. 조금만... 가장 다웠다면.. 아니, 조금만 .. 덜... 한량이었다면...

좀 덜 후회했을까요....

 

아버지는 사랑이 너무 고팠고, 사랑 받는 법을 몰랐지만... 우리는 삶이 너무 힘들어서...

아버지를 감당해야 하는 게 지긋지긋해서... 그런 것 볼려고도 안 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더 나이 들어갈 수록... 내 불행이 모두 아버지 탓인 것만 같았습니다.

 

그래서... 아버지는 영영 안 돌아가실 것 같았고, 아버지가 아프다는 것은 모두 꾀병이고 엄살로 보였습니다.

그래서... 아버지가 눈으로 봐도 확연히 상태가 안 좋아 보여도, 술탓이라고 꼴 좋다 했고, 화장실에서 일어나지 못해서 힘들어 하는 것을 알면서도 도와주지 않고 외면했습니다.

쓰러져 의식이 소실되어 가는 상황에서도, 아버지가 우리 몰래 만들어 놓은 빚에 관해서 아버지 들으라고 성토했습니다. 만회할 길이 ... 있을 꺼라 생각했습니다.

 

저는.... 아버지가 의식이 없어도... 의사가 가망 없다고 해도... 돌아가실 거란 생각은 하지 못했습니다. 숨이 멎고... 의사가 사망 선고를 하고... 빈소가 차려지고... 염을 해도... 돌아가신 거란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처음엔 무서웠고, 볼 수 없다는 것이 가슴아팠고, 외면했던 것에 죄책감을 느꼈고, 그 다음엔... 세상 모든 분들에게 아버지를 봅니다.

내가 왜 그랬을까. 왜 좀 더 이해해 드리지 못했을까. 왜 좀 더 사랑해 드리지 못했을까. 왜 좀더 해 드리지 못했을까... 왜 외롭게 만들었을까......

 

사실은 마음 약하고... 사랑이 많이 고픈 분이셨다는 걸... 왜 ... 이제야....

 

오늘도 문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많이 답답하고, 짜증이 치밀어 올랐습니다.

친절하게 대하려다.. 막판에 약간 짜증을 내고 말았습니다.

전화를 끊고... 내 아버지... 내 아버지.. 꼭 내 아버지 처럼 말씀하셨구나...

내 아버지는 나 같은 사람과 통화를 하면서 힘들어 하셨겠구나....

 

또 생각됩니다. 왜 난 .. 왜 난... 왜.......

 

세월이 지날 수록... 나이가 들어갈 수록... 가슴속엔 못이 하나 둘 박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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