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웃대 - 쟈도르
" 난 조마조마 했었다. "
그날의 이야기를 한번 꺼내보려고 한다. 때는 10년전 봄 이었는데. 그날은 우리끼리 여행을 약속한
날이었다. 중학교때부터 항상 붙어다니던 멤버... 창식이. 민지. 규호, 진주. 그리고 나... 이렇게 총
5명의 우리는 더위를 피해 계곡을 놀러가자고 한창 이야기에 열을 띄고 있었다. " 탁. " 생맥주의
거품이 아직 그대로 남아있는 500cc 잔을 테이블에 내려놓으며 창식이가 먼저 말을 꺼냈다.
" 어때?!.. 진짜 재밌을거야! 내가 한번 가봤던곳이라니까! " 시 외곽에 있는 한적한 산 이라고 했다.
그리 높지도 않고. 위험하지도 않은 곳인데다가. 이미 한번 다녀와 보아서 잘 안다고 큰소리 치는
창식이었다. 나는 창식이의 말을 듣고 친구들의 얼굴을 한번씩 쳐다보았다. 첫번째로 민지. 공부도 잘하고 놀기도 좋아하지만 술이 약해 언제나 모임이 있을때면 먼저 뻗는 경향이 있는 친구였다.
그리고 창식이. 리더십도 강하고, 흠 잡을데 없이 좋은친구 지만 술이 들어가면 정말 피곤한
스타일. 세번째로 규호. 창식이와는 다르게 소심하고 낯을 가리지만 친해지면 말이 많은 친구다. 마지막으로 진주.. 이친구는 아무렴 나한테 안좋은 감정이 남아있을것이라고 생각한다. 6년전
어느 비가오던날에.. 공원에서 내가 헤어지자고 말을 했던 전 여자친구 이기 때문이다. 평생 안보면서 지낼줄 알았지만
계속 마주치게 되는걸 보면 참 지독한 인연인듯 하다.. 난 멍 하니 친구들의 얼굴을 하나 하나 살펴
보았고.. 그런 나를 의식한것인지 내 옆에 앉아있던 민지는 내 옆구리를 쿡쿡 찌르며 말을 걸었다.
" 너 취했냐..ㅋ 왜 멍때려 " 그에 난 멋쩍은 웃음을 보이며 아직 안취했다고 대답을 했다. 그때였을까.. 얼굴이 꼭 홍시 처럼 붉게 달아오른 창식이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을 꺼냈다. " 3학년 2반!!!! "
누가 중학교 동창 아니랄까봐 3학년 당시 우리가 지냈던 반을 부르짖으며 건배를 외쳤다.
그에 나 역시 술잔을 높히 들었고. 건배를 외치며 시원한 맥주를 음미하며 꿀떡 꿀떡 마셨다.
탄산의 기포가 목을 찌르듯이 톡 쏘는게 일품이었다. 500cc잔에 가득찬 맥주를 거의 절반을
마시고 과일을 하나 집어 먹으려고 손을 뻗었는데. 갑자기 창식이가 다시 말을 꺼냈다. " 야! 그럼 우리 다같이 가는거다? " 그 와중 규호는 내심 가고싶지 않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어쩔수 없이 동참하겠다는듯 수락했고. 민지와 진주 역시 흔쾌히 승낙했다.
그리고 우리는 그날 먹고 마시며 언제나 그렇듯 누구 하나 빠짐없이 2차로 넘어가서 노래도
부르고 신나게 놀아제꼈다. 그로부터 1주일 쯤 지났을까. 베낭에 짐을 챙기면서 빠트린게 없는지 챙기던 나에게 전화가 왔다. 잠시 하던일을 멈추고 휴대폰을 들어 화면을 보자, 발신자는 창식이
었다. 그리곤 수신 버튼을 누르고 전화를 받아 대답했다, " 어 왜. " 그러자 창식이는 상당히 기분이 언짢은듯 화를 내고 있었다. 무슨일인지 모르고 있던 나는 흥분해 있는 창식이에게 물었다. " 뭐야, 무슨일 있냐? "
내 목소리가 안들린걸까.. 창식이는 그저 수화기에 대고 계속 욕만 하고 있을뿐 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 뭐야.. 별 이상한놈을 다보겠네. 야 나 짐챙기는 중이니까 문자로해. " 말을 해버리곤 전화를 먼저 끊어버렸다. 그리고 전화를 끊기 무섭게 휴대폰에 진동이 느껴졌다. 그것은 문자메시지 였는데. 또 창식이 녀석 이었다. " 규호 이새끼 갑자기 사정이 생겨서 못간다고 연락왔어 아놔..
뚜껑 열리네 " 나는 그 문자 메시지를 보면서 다시금 떠올렸다.. 창식이에 대해서.
10년을 넘게 봐온 친구라지만 아직까지도 이녀석 성격을 모르겠다. 약속을 취소하거나, 이런식
으로 갑자기 일정을 망치는 사람이 있으면 무섭게 화를 내기 때문이었다. 잠시 생각을 하던 나는 바로 창식이에게 답장을 보냈다. " 그럼 우리끼리 가면 되지 뭘.. 그렇게 화를 내냐 " 그러나 답장은 오지 않았다. " 에휴~ " 한숨을 한번 푹 쉬고, 다시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세면도구.. 갈아입을
속옷. 휴대폰 여분 배터리.. 꼼꼼히 체크를 한 뒤에. 난 곧장 내 짐이 들어있는 베낭을 들춰매고
집을 나섰다.
일단 신발을 신고. 현관을 벗어나 밖에서 문을 잠그고.. 문이 제대로 잠겼는지 확인도 했다.
" 좋았어 " 우리 멤버 들중 차를 소유하고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었다. 그래서 이번 여행도 내 차로 여행을 가기로 했는데. 한곳에 모여서 다같이 타고 가면 좋으련만... 각자 픽업을 해달란다. 귀찮지만 이 또한 어쩔수 없는 내 복이려니 하고 넘기는 나였다. " 후후후.. 첫째로 창식이~ " 난 첫번째 장소로 창식이의 집으로 향했다. 언덕을 넘어 고불 고불한 길을 지나서야 주택가가 조금씩 보였는데 거짐 200m 앞에 창식이가 보였다.
짝다리를 짚고선 얼굴은 오만상을 한채로 손으로 부채질을 하고 있었다. 그런 창식이를 보니 나도 모르게 괜히 웃음이 나왔다. " 피식.. " 그리고는 이내 창식이 앞에 차를 세우고 차의 문을 열어주
었다. " 아오 진짜 찜질방이 따로없네.. " 창식이는 차에 타자마자 날씨가 덥다며 불평을 했고. 난
그런 창식을 위해 에어컨을 틀었다. 그리고 다시 출발을 했다. 이어 두번째로 민지를 태우고, 뒤에 진주를 태우고 나서야 난 창식이에게 물었다. " 규호는 정말 안간대? " 그러자 뒷좌석에 자리한
진주와 민지가 맞장구를 치며 물었다. " 그르게? 내가 연락해볼까? "
하지만 단단히 화가난 모양인지, 창식이는 되려 민지와 진주에게 화를내며 문자도 하지 말라고
호통을 쳤다. 뭐 별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 나는 까짓거 우리끼리가서 재밌게 놀자고 말을 꺼냈고.. 다시 창식이 에게 말을 걸었다. " 나 운전해야되니까 니가 네비좀 찍어라.. " 뒷좌석에 앉은
민지와 진주는 이어폰 한개를 서로 귀한쪽씩 꽂은채로 노래를 들으며 흥얼 흥얼 거리며 수다를
떨고 있었고. 창식은 네비게이션에 목적지를 누르고 있었다. " 어 찾았다.. " 네비게이션 타자가
잘 안쳐진다며 혼잣말을 하던 창식이는 옆에서 목적지를 찾았다며 말을 하고 이내 다시 자세를
똑바로 하고 편히 앉아 창밖을 바라보고 앉아있었다.
그런데 그때, 뒤에 앉은 진주가 갑자기 내게 말을 걸어왔다. " 영호야, 규호한테 지금 문자가 왔는데.. 얘 뭐래는거니... " 정작 질문은 나에게 했지만 대답은 창식이가 했다. " 왜 뭐라는데? " 규호가 진주에게 보내온 문자의 내용은 ' 가지마 ' 딱 세단어라고 했다. 창식이는 그 문자를 보고 또 다시 화를 내기 시작했다 " 이자식 진짜 뭐하는놈이야? 뭘 가지말래? 지금 지 혼자 두고 간다고 저러는거 아니야? " 그에 진주는 규호에게 전화를 하려고 했지만 이내 창식이가 폰을 뺐어버렸다. 의리도 없는놈이라며 연락해줄 필요도 없다고 했다.
그리고 난 또다시 생각했다... 6년전.. 비가 오던 그날. 규호는 내게 협박을 했다. 내가 진주와 같이
관계를 가진 사실을 알고 있다며, 동영상 까지 증거자료가 있다고 말이다.. 난 어처구니가 없었다.
그래서 뭘 어떻게 하겠다는거냐고 되려 따지자. 내가 진주와 헤어지지 않는다면 그 영상을 인터넷에 유포하겠다고 말을 했다. 만일 규호의 말대로 그것이 사실이고 진정 그 영상이 인터넷에서 떠돌게 되면 나는 물론이고 진주도 끝장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정말이지 죽여버리고 싶었지만. 그럴수 없었다.. 용기가 나질 않았었다...그리고 한참 고민을 하던 난 결국.. 진주에게 연락을
해서 일단 만나자고 공원으로 불러냈고...
그날밤, 나는 아주 매몰차게 진주에게 이별통보를 전했다. 웃으면서 뛰어오던 그녀였지만 곧 얼굴이 일그러지더니 내 뺨을 후려치고는 돌아서버렸다... 난 그때 결심했다. 언젠가 저녀석을 꼭 죽여버리겠노라고.. 그래서 6년 후인 오늘날.. 나는 이제서야 그날의 복수를 하게 될수 있었다. 먼저
여행을 떠나기 전날 밤 난 그녀석 집에 찾아갔었다. 그날의 이야기를 벌써 잊은건지 규호 그녀석은 웃으면서 날 반겨주었다.. 나도 규호의 얼굴을 보며 웃어주었고. 바로 옷 뒤에 숨겨두었던 칼을
꺼내서 그녀석의 가슴을 가격했다.. 윽 소리를 내며 힘없이 바닥에 철푸덕 쓰러진 그녀석을 난
있는힘껏 발로 찼다. 아직 숨이 붙어있는것인지 허헉 대며 내 다리를 잡길래 난 다시.. 발로 그녀석을 찼다.. 그리고 이녀석의 머리카락을 질질 끌고 침실로 들어가 바닥에 던져버린채로 문을 닫고 난 그집을 나왔다...
그리고 난 집을 나오기전에 규호의 휴대폰으로 창식이에게 예약 메시지를 전송해놓았다. " 미안;.. 나 사정이 생겨서 못갈것 같아 정말 미안해.. " 과거의 복수도 하고. 여행도 가고.. 일이 술술 풀리는것만 같아 기분이 좋았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규호에게서 문자가 왔다고 한다. " 가지마 "
" 난 조마조마 했었다. 만약 이중 한명이라도 규호에게 전화를 거는날엔... 나는...난... 아무래도
이 친구들도 죽여야 겠다.... "
창식이가 글로브 박스를 열더니 한장의 종이를 꺼내들어 내게 물었다. " 공상허언증..?? 야 너 정신과 다니냐? " 그리고 난 대답했다. " 으응..ㅎㅎ 심각한건 아니야....ㅎ "
( 혹시 이해 안되시는 분들 위해 해석, 처음부터 규호는 주인공에게 그런 말을 한적도, 만난적도 없지만, 주인공은 공상허언증 이라는 정신질환 적인 이유로 자기만의 거짓말을 만들어 냈고..
규호 역시 그의 정신질환 때문에 사망한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