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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살인마와 통화를 했다 - 4

무념무상 |2014.02.25 16:46
조회 1,243 |추천 7

출처:웃대, 피더스님

 

 

“내가, 다시는 나한테 전화하지 말라 그랬지.”


멍청하게도, 나는 말을 조금 더듬었다. 아무래도 지금 내가 처한 상황과, 상대의 존재감이 너무 크게 느껴졌기 때문인 것 같았다. 나한테는 중요한 일이였다. 미치광이 살인마가 나에 대해 알고있는가? 혹은 모르는가.


“뭐야, 그러면서 전화는 왜 이렇게 잘받아. 아저씨 혹시 나 기다린거 아니야? 응큼하긴. 뭐, 정 원한다면 만나줄 수도 있는데. 헤헤.”


만나 줄 수도 있다고? 의심은 더욱 커져만 갔다. 하지만 아직은 모른다. 나는 조금 더 상대를 떠보기로 했다.


“만나 줄 수도 있다는 건, 내가 어디에 있는지 알고하는 소리냐?”


“왜? 지금 아저씨가 외국에 있는 것도 아니고, 이 나라 어딘가라면 만날 수도 있지 않을까? 왜, 우리나라 조카 좁잖아. 어머 실례, 조카가 아니라 좀 많이.”


나는 그녀의 웃기지도 않는 말장난을 가볍게 무시한 뒤,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


“그럼, 내가 지금 당장 오라고 하면 어쩔껀데?”


“뭐야, 이 아저씨. 생각한 것보다 저돌적인데. 진짜 나 보려고? 어제는 나한테 그렇게 욕을 해대더니, 미친년이라는 둥, 씨…, 아 이건 숙녀가 입에 담을 말이 아니네.”


숙녀는 개뿔, 나는 그렇게 말하고 싶었다. 얼굴은 이미 흥분으로 화끈거렸고, 몸도 조금 떨려오는 것 같았다. 아까 쏟은 사이다가 공기 중에 식어 차가워졌기 때문일까. 아마도 그럴 것이라고 나는 스스로를 위안했다.


“아니, 너한테 내 집 주소를 알려줄 수는 없지. 내가 생각하기론 넌 진짜 정상이 아니거든. 무슨 일이 날 줄 알고 너한테 그걸 알려주냐?”


“뭐가 어때서, 내가 만약 아저씨를 죽일 맘이 있다 그래도, 아저씨는 남자잖아? 난 여자고. 일 대 일로 맞붙으면 아저씨가 이길 가능성이 높지 않아? 오히려 내가 더 위험할지도 모른다고.”


“개소리마, 난 너 같이 미친년 상대할 생각없어.”


“어머, 아저씨 또 욕한다.”


나는 가볍게 무시했다. 어찌됐든 절대로 내 집 주소를 알려줄 순 없었다. 아니, 이미 그녀는 내 집 주소를 알고있을지도 모르지만. 지금 그녀의 말만 들어서는 정확한 판단을 내릴수가 없었다. 이것도 거짓말인가? 사실은 내 집 주소를 알고있는건가?


“물어볼게 있어.”


나는 최대한 그녀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는 어투로 말했다. 사실은 통화 중에 욕도 최대한 삼가하려고 애썼지만, 막상 이야기를 나눠보니 그게 뜻대로 잘 되지 않았다. 미친년을 상대로 진정할 만큼 내 심성이 올곧진 않은 모양이다.


“아저씨는 뭐가 그렇게 궁금한게 많아? 왜 자꾸 그렇게 물어봐?”


그녀가 나에게 비아냥거렸지만, 나는 또 가볍게 무시했다. 저 말을 장난식으로 받아치며 넘어갔어야 할지도 모르지만, 그 정도 절차는 넘어가도 상관없을거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어제 너, 진짜로 사람 죽인거 맞아?”


“뭐?”


내 질문에 그녀는 이해가 안된다는 듯한 소리를 내뱉었다. 죽인건 확실하다, 그도 그럴것이. 내가 확인했으니까. 우연의 일친지 이 여자의 계획대로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시체의 처음 발견자가 나니까. 알 수 있었다. 이 여자가 어제 살인을 저지른건 확실하다는 것을.


어느새 주변의 공기가 더욱 차가워진 것 같았다. 문득, 내가 아직도 사이다를 손에 들고있다는 사실이 떠올라서 천천히 사이다를 책상 위에 올려두었다. 사이다를 쥐고있던 손이 아주 차가웠다.


“정말 죽인거 맞냐고, 실은 다 짜고친거 아니야? 나한테 겁주려고. 아니, 우연히 전화 걸어서 받은 상대한테 겁주려고.”


“무슨 개소리야? 어제 그렇게 똑똑히 들어놓곤.”


‘개소리야’ 는 비속어가 아닌걸까, 이번에는 자신이 내뱉은 말의 정정은 하지 않았다. 그저 너무 어이없어서 그럴 틈이 없었던 걸지도 모른다.


“시체가, 그러니까 어젯밤 그 살인사건이 아직 알려지지 않았어. 네 성격이면 사람들 지나다니는 번화가에 둘 만도 한데.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았다고. 진짜로 죽인거 맞아?”


“이 아저씨 진짜 웃기는 아저씨네, 죽였다니까? 아, 어제 사진 찍어서 보내줄 걸 그랬나. 그리고 뭐? 내 성격에 번화가에 둘 만하다고? 아저씨, 날 진짜 미친년으로 보는거 아니야? 내가 미쳤다고 그런데에 시체를 두겠어? 옮기다가 들키면 어쩌려고. 나 감옥가는거 별로 안좋아해.”


아무래도 자신은 미친년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게다가 어짜피 어제 사진을 찍어 나한테 보냈어도, 나는 사진을 보지도 않고 삭제했을 것이 분명하다.


“그럼, 네 성격에 시체는 어디다가 뒀는데? 아직까지 들키지 않은 걸 보면 숨겨둔건가? 아, 돌이라도 메달아서 강에 빠뜨렸어?”


“아저씨, 궁금한게 너무 많은거 아냐? 뭐, 말해줘도 상관없겠지. 숨겨놨어.”


“그럼….”


나는 커다란 무게가 실려있는 한 마디를 그녀에게 건넸다.


“그 시체는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은건가?”


짧은 침묵. 고민하고 있는걸까? 나에게 말해야 할지 말하지 않아야할지. 만약 그녀가 나에 대해서 알고있다면, 내가 시체의 첫번째 발견자라는 사실까지는 아니라도, 내가 자신의 동네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났다는 사실 정도는 알고있을거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아까 그렇게 요란하게 싸이렌이 울려댔으니까 말이다.


만약 그녀가 이 동네에서 살고있지 않다면, 그래서 시체가 발견됐다는 사실을 아직 모른다면, 그리고 정말로 내가 이 동네에 살고있다는 사실을 모른다면. 그렇다면 그녀는 시체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할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반대로, 그녀가 이 동네에서 거주하기 때문에 시체가 발견됐다는 사실을 알고, 나도 동네에서 살고있다는 사실을 알기에 시체가 발견된 걸, 알고있다고 생각한다면, 시체가 발견됐다고 할 가능성이 높았다. 이건 심리게임이였다. 물론, 여기서 어떤 대답을 한다해도 확실한 증거가 되진 않았다. 어디까지나 심증.


“발견됐어.”


“뭐?”


그녀가 닫혀있던 입을 떼고 나에게 말했다. 아니, 정확히는 휴대폰에 대고 말했다는게 맞는 말이겠지.


“오늘 아침에, 발견됐어. 쓰레기봉투 아래에 숨겨놨거든. 어짜피 오늘 들키게 될 이였어. 쓰레기 차가 오는게 바로 오늘이였거든.”


“그런가.”


조금, 아니 많이일까. 나는 확신히 들었다. 그녀는 분명 이 동네에 살고있었다. 쓰레기 차가 오는 요일은 동네마다 다르다. 물론, 시체를 버리던 도중, 쓰레기 봉투에 적혀있는 날짜를 봤을지도 모르지만, 그건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내 머릿속에선 이미 그녀가 이 동네 거주자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궁금한건 이게 다야? 정말 내가 살인을 저질렀는지 아닌지?”


“그래, 이게 다야. 근데 넌 나한테 왜 전화한거지? 내가 어제 분명 다신 전화 걸지 말라그랬는데.”


“아까 말했다시피, 그러는 아저씨는 전화 왜 받았는데? 이거 물어보려고?”


“어.”


나는 어서 전화를 끊고 싶었다. 그녀가 이 동네 거주자라는 사실은 이미 확정에 굳었다. 그녀는 분명 오늘 아침이라고 했었다. 오늘이 아닌, 오늘 아침. 아까 시체를 보고 소리를 지른 여자의 비명을 들어서인지, 요란하게 울려대는 경찰차의 싸이렌 소리를 들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아까 그 순간, 그녀는 본 것이 틀림없었다. 자신이 숨겨놓은 시체가 경찰에게 발견되는 것을.


그렇다면, 그렇다면 혹시. 나를 보지 않았을까? 하필이면 콜라를 쓰레기 봉투 속으로 떨어뜨린 멍청한 남자를. 아니, 싸이렌 소리에 몰려든 행인들 중, 그녀가 있었을지도 모른다. 나는 아까 미치광이 살인마와 같은 골목에 있었던걸까? 순간 온 몸에 소름이 돋는다.


“나한테, 왜 전화한거지?”


“별 거 없어, 그저 기대하고 있으라고.”


“기대?”


그 한마디에 불안함이 확 치솟아올랐다. 그녀가 꺼낼 다음 이야기가 어느 정도 예상되는 것 같았다. 젠장, 이 여자는 대채 왜 나한테 이러는거지? 나에게 무슨 심정이라도 있는건가?


“오늘 새벽에, 아니 정확히는 내일 새벽이겠네.”


“신발, 또 무슨 개소리야?”


내 욕설에서 아랑곳 않고, 그녀는 다시 말을 이어나갔다.


“기대하고 있어. 전화 안 받으면 알지?”


“미친년, 내가 전화를 왜 받냐? 너 나 모른다며. 내가 누군지 알고 죽이러 온다는거야?”


“봐봐, 아저씨가 그러잖아. 미친년이라고. 미친년이 거짓말도 못할까. 혹시 알아? 내가 아저씨 이름하고 주소하고 다 알고있을지. 랜덤으로 번호 눌렀다는게 거짓말일지 어떻게 아냐고.”


”신발….”


내가 생각하던 바로 그 것들이였다. 거짓말일 가능성. 그녀가 이 동네에 살고있다는 건 거의 확실한 듯 했다. 문제는 그 다음. 정말 우연히 번호를 눌렀는데 같은 동네 사람인 내가 걸렸을 가능성도 아예 없지는 않았다. 극히 낮지만 가능하다. 그렇다면 정말 그녀는 내가 사는 곳을 전혀 모르고있을까? 아니면 모두 연극일까.


처음부터 나를 노리고 전화를 건 걸지도 모른다. 내 모든 걸 알고있으면서. 모르는 척을 하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신발, 나도 모르게 욕이 새어나왔다. 욕이라도 하지 않으면 머리가 아파 죽을것만 같았다.


“그럼 기대하고 있어. 난 이 말 전하려고 전화한거야.”


그 말을 마지막으로, 전화가 끊겼다. 나는 멍하니 서서 손에 쥐어있는 핸드폰을 바라볼 뿐이였다. 사이다에 젖어버린 옷은 아직도 축축한 상태였다.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난 것 같은데, 실제로 통화한 시간은 5분도 채 되지 않았다.


“아오, 신발!”


나는 거칠게 욕을 내뱉으며, 휴대폰을 침대 위에 강하게 내던졌다. 침대에 부딛히고 튕겨오른 휴대폰은 그대로 둔탁한 소리를 내며 땅으로 떨어졌다. 이대로 휴대폰이 고장나 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나는 사이다가 듬뿍 묻어있는 옷을 전부 벗어던지고 화장실로 향했다.


물을 뜨거운 온도로 맞춰놓고, 샤워기를 틀었다. 반달 모양의 거울에 내 모습을 비춰보았다. 어제보다 한층 더 못생겨진 느낌이였다. 예전에는 스스로 잘생겼다고 생각한 적도 많았는데.


나는 샤워기를 들어올려, 거울 속 나에게 물을 뿌렸다. 쏴아 하는 소리와 함께 거울 속 내 얼굴에서 물줄기가 흘러내렸다. 마치 눈물을 흘리고 있는 듯한 모양. 그 모습에 괜시리 짜증이 밀려와, 나는 손으로 거울을 거칠게 훑곤 샤워기에서 뿜어져나오는 물에 몸을 맡겼다.




-






샤워를 마친 나는 곧바로 의자에 앉았다. 이 복잡한 머릿속을 어떻게든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글을 쓰면 될까? 소설 속 등장인물과 사건, 이야기에 신경을 쏟아부으면 잠시나마 지금 내가 처한 상황을 잊어버릴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 신발. 글이나 쓰자.”


나는 워드 프로그램을 작동시켰다. A4용지 크기에 맞는 새하얀 용지가 내 눈 앞에 나타났다. 엔터 몇 번을 눌러 간격을 맞춘 뒤, 나는 곧바로 키보드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분명 머릿속이 복잡해서 소설에 관한건 아무 생각도 나질 않았다. 하지만 일단 머릿속에 떠오르는 글자들을 적어가기 시작했다.


‘싸이코패스’,‘미친년’,‘전화통화’,‘시체’,‘진실’,‘우연’,‘휴대폰 번호 자리 수’,‘콜라’,‘사이다’,‘살인마’,‘새벽’.


알 수 없는 단어들. 지금 수라장이 되어버린 내 머릿속에 떠다니는 수 많은 단어들 중의 일부. 나는 긴 한숨을 내쉬었다. 아무래도 오늘도, 글을 쓰기는 그른 것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까지 내가 알 수있는 그 여자에 대한 정보를 적어나가기 시작했다. 마치, 아까 낮에 경찰서에서 내가 받은 인적사항 기입란을 보는 듯 했다.


이름은 불명, 나이 십대 혹은 이십대 초반, 성별 여자, 특징 모름, 주소… 아무래도 내가 사는 동네와 같음, 성격 싸이코 혹은 또라이, 부모 혹은 형제관계 모름. 그 밖에도 자잘한 것들이 많았지만, 기입란을 적을 필요도 없이 나는 상대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다.


“뭐, 조카 아는게 하나도 없네.”


내가 이런데, 그녀는 나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있을까? 혹시, 이 기입란을 전부 가득 채울 정도로 알고있으려나? 아니면 말 그대로 백지? 전혀 모르고 있을 가능성은?


“하아…모르겠다. 진짜 하나도 모르겠다.”


나는 의자에 기대어 기지개를 펴기 시작했다. 온 몸의 피부와 뼈들, 뭉쳐있던 근육이 쭈욱 풀리자 시원함과 동시에 나른함이 밀려왔다. 지금 이대로 잠들어버릴까? 잠들어서 내일 아침에 눈을 떠버릴까? 그 년의 전화를 무시한 채.


아니, 그럴수는 없었다. 아직 그녀가 내 정보를 하나도 모르고 있다고 확신할 만한 증거가 없었다. 어쩌면 정말로 나를 찾아 올지도 모른다. 칼을 들고? 아니면 그보다 더 무서운 무기를 들고.


나는 손을 뻗어 아까 마시다 말았던 사이다를 집어들었다. 아까 흘려서 그런지 페트병이 끈적끈적하여, 나는 표정을 조금 찌푸렸다. 사이다 한 모금을 들이킨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침대 쪽으로 걸어갔다. 침대에 눞기 위해서가 아니였다. 침대의 바로 옆에는 창문이 위치해 있었다. 아니, 정확히는 창문 아래에 침대가 있다고 하는게 옳을 것이다.


이 중으로 되어있는 창문을 열고, 나는 주머니 속에서 담배 한 갑을 꺼냈다. 아침에 쌌던 그 담배. 아직 한 개비 밖에 피지않은 새 갑. 담배를 입에 물고 불을 붙혔다. 독한 담배연기가 폐 속으로 들어오자 그나마 조금 진정되는 듯싶었다.


정보야 어찌됐든, 나는 새벽에 그녀의 전화를 받아야만 했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모른다. 어제와, 정확히 말하자면 오늘 새벽 두 시 반에 있었던 그 통화처럼, 나에게 살인을 생중게 할 지도 모른다. 그러고도 충분히 남았다. 그 미친 여자라면 말이다.


“가만 있어봐.”


별안간 위험한 생각이 들었다. 그대로 새벽과 같이 침대에 누워 벌벌 떨면서 전화를 받을건가? 아니, 그건 아무리 생각해도 의미없는 짓이였다. 나는 지금 그녀가 이 동네에 살고있다고 내심 확신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아마 이따 그녀가 저지를 또 다른 살인도 이 동네에서 일어날 가능성이 높았다.


“내가 막는다면?”


어디까지나 만약에, 만약에 말인데. 내가 그녀의 살인을 막는다면 어떨까. 통화를 하면서 그녀가 주변의 환경과 상황을 이야기 하도록 유도하며, 그게 혹시 이 동네라면, 내가 그녀의 목표물이 되는 사람의 근처에 어슬렁거리며, 그게 안된다면 직접적으로 접촉해서. 그녀가 살인을 저지르지 못하게 한다면?


충분히 가능성 있었다. 가능성이라고 해야할까, 이건 도박이였다. 만약 그녀가 내 정보를 알고있다면, 그래서 내 얼굴을 알고있다면. 그렇다면 내가 위험해지기 시작한다. 집에서 전화를 받으며 자신의 이야기에 벌벌 떨고있어야 할 내가, 지금 자신의 통화를 받으며, 자신이 정한 사냥감의 근처를 어슬렁거린다면.


내가 자신에 대해 어느 정도 알아차렸다는 사실을 그녀가 눈치챌 수도 있었다. 하지만 만약에 그녀가 정말 나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면, 정말로 가능성이 있었다. 그녀의 살인을 막을 가능성이.


“하 신발, 조카게 간 떨리네.”


손에 들린 담뱃개비가 부르르 떨려왔다. 담배 한 모금을 더 빨아들이고 난 뒤, 나는 마음을 굳혔다. 오늘 새벽, 아니 정확히는 내일 새벽에 나는 집을 나설 것이다. 나는 담배를 크게 한 모금 들이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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