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생활을 거치고 여러 해의 사회 생활을 했음에도
내게는 몹쓸 단점이 하나 있다.
허우대 멀쩡하고 건장한 내가 여자 앞에만 서면
머리 속이 하얘지고 어쩔 줄 모르게 된다는 점이다.
“날 바보 천치라고 생각하겠지만 사실 꼭 그렇진 않아요.
다만 여자 앞에만 서면 손가락이 무뎌지고
머리 속이 캄캄해지고 정말 독특한 심리학적 현상이 발생하죠.
프로이트 심리학에서 말하는 증상 말입니다.
(영화 [부시맨] 중에서)"
나도 여자 앞에만 서면
머릿속이 백지장처럼 새하얗게 되고 만다.
특히 마음에 드는 여자 앞에 서는 순간,
내 머릿속은 완벽한 혼돈 (chaos) 의 상태가 되고 만다.
그런데 이런 내 앞에 그녀가 나타난 것이다.
호수처럼 깊은 눈동자와,
가슴을 잡아 끄는 화사한 존재감을 가지고 말이다.
그리고 가로수 잎이 윤기를 잃어가는 사이,
그녀가 우리 사무실에 온지도
어느덧 한 달이란 시간이 흘러갔다.
그러나 그동안 그녀와 나 사이에 이루어진 대화는
형식적인 인사나, 기껏해야 업무에 관련된 말들이 전부였다.
그녀는 가끔 사무실에 단둘이 있게 될 때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나를 이상하게 여기는 듯 했다.
그렇게 시간이 속절없이 흘러만 가던 어느 날.
그녀 역시 나에게 아무런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드러내는 일이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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