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2년 전
그가 나에게로 왔습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고양이에 지나지 않았는데
너는 나에게로 와서
어묵이 되었다
원래는 오뎅이라고 지으려고 했습니다
뎅아~뎅아~ 하고 부르면 귀여울 것 같아서!
하지만 한글을 사랑하는 저는
그를 어묵이라고 불렀습니다
슬슬 길거리 음식이 나오기 시작하는 이 계절에
누군가 '어묵 먹자~' 라고 하면 흠칫 하기도 해요
어묵이 쪼다 시절
처음 우리 집에 왔을 때
잔뜩 긴장 한 모습의 어묵이
낯선 환경 탓도 있지만 그를 더욱 긴장하게 만든 건
바로바로
터줏대감 멍충이가 있었기 때문이죠
무서운 왕 언니 포스에 잔뜩 기가 죽은 어묵이는
멍충이의 털 끝 하나도 건드리지 못했습니다
근데 저 사진
자세히 보니
.
.
.
아웃오브안중
어묵이 따위는 쳐다 보지도 않고 있음ㅋㅋㅋㅋㅋㅋㅋ
걍 멍 때리는 중
저번에도 살짝 언급 했듯이
둘인 전혀 친하지 않습니다
벌써 같이 산지 2년이나 됐는데 말이죠
충이는 지극히 개인적인 성격이지만
어묵이는 장난끼 많은 애교쟁이 이기 때문일까
"예예 충이 누님..."
이 때부터 둘은
식구인 듯 식구 아닌 식구 같은 사이로
2년 째 썸을 타고 있습니다
가족들이 있을 때는
치고 박고 서로 원수처럼 지내다가도
외출 하고 조용히 몰래몰래 들어와보면
꼭 이렇게 같이 자고 있네요
밀회인건가
충이: "쳇 들켜버렸군"
어묵이: "누...누나.....난 이제 몰라잉 ////"
뭔가 이런 느낌을 받는 게 한 두 번이 아니야 음....
"누나 뭐해?"
(문제의 바람 새는 창문 등장 두둥!)
"뭐해?? 뭐 보냐고~"
"개답답 고양이답답!!!"
"같이 좀 공유하자"
"얘 좀 치워주련 주인아?"
좋으면서 괜히 튕기는 충이,
고양이도 여자는 여자인가 봐요
책 읽어 주는 고양이
핑크색 저거는
접힌 옆구리 살 같이 보이는 건
기분 탓 일거예요 ^^
간만에 책 좀 읽을라 치면
이렇게 와서 눈치를 주네요 이것들
내 침대라고!!
결국 안 하던 짓 하지 말고
나가라고 소리 지르뮤ㅠㅠ
마치 크리스마스에 집에만 있지 말고 나가서 놀라고
잔소리 하는 우리 엄마 같다
어쨌든 성격이 달라도 너무 다른 이 두 놈들 때문에
같이 사는 재미가 쏠쏠 합니다
묘생 뭐 있냥
그냥 주인이 주는 밥 먹고
따땃하게 지내면 그만인거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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