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 뒤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결혼을 전제로 하는 이야기라 이곳에
글을 남깁니다. 자신의 여동생, 친구, 언니, 가족이라 생각하시고 진심
과 경험이 담긴 조언 부탁드려요)
소개받은 남자분이 있습니다.
이름도 제대로 못 듣고 만났는데
특별히 호감이 가거나 좋거나 하는 건 아니고
그냥 무난한 분입니다.
어린 나이가 아니고 이제 만나는 사람은
결혼 전제로 정말 진지하게 만나다 결혼까지
이어져야 할 시점이라 굉장히 신중하게 되네요.
남자분은 영화관련 일을 하며 잔업이 많고 출장도 많은 직업으로
홀로된지 십수년된 어머니와 둘이 살고 있어요.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오래고 사업이 잘 안되어 어렵게 있다
돌아가셔서 집도 없이 전세로 살고 있습니다
(남자의 월급에 전적으로 의지해 살림을 꾸리고 있으며 어머니는 평생
전업주부 셨음)
형제가 하나 있으나 오래 전 결혼 후 독립하여 멀리 떨어져 살고
집에 일이 있어도 도움줄 형편은 못 되어 없는 거나 마찬가지 입니다.
남자의 성격은 그냥 수더분한 듯, 말하기 좋아하는 보통 30대 중반 남자입니다.
저 역시 그냥 어디서든 볼 수 있는 평범한 조건의 (작은회사 다니는 남자보다 몇살 어린
비슷한 나이대 여자입니다)
양쪽 부모님 살아계시고 특별히 잘 살진 않으나 부모님이 자식의 도움이 필요한 정도는
아니고 알아서 노후 생활하실 정도는 됩니다. 도움을 주지도, 받지도 않을 형편이예요.
부모님은 여자나이가 30이 넘었으니 결혼이 매우 급하다고 왠만하면 남자가
좋다고만 하면 계속 만나 결혼시키고 싶어하시는데요.
현재 남자는 저에게 호감을 가지고 만남을 지속하려 하는데
저는 남자의 홀어머니가 걸립니다.
제가 바라는 배우자 상은
부모에게 재산같은 거 안 받아도 좋고, 도움 전혀 못 받아도 되니
도움을 주지 않아도 될 정도(즉 부모의 의식주를 책임지지 않아도 되는) 의 가정환경을
원해왔습니다.
십원 한푼 도움 안 받고 월세에서 시작해도 괜찮으나 (부부가 잘 맞기만 한다면 차곡차곡
모아갈 수도 있다고 생각함) 가뜩이나 부부 자신들의 집도 없는 상황에서
홀어머니까지 먹여살려야 하는 상황의 남자와는 솔직히 만날 자신이 없습니다.
남자의 급여가 많아서 부모의 생활비를 뚝 떼어주고도 부부가 사는데 지장이 없다면
모를까 많지 않은 월급에서 홀어머니의 생활비를 주고 집도 얻어주고
아무것도 없는 0의 상태에서 신혼살림을 꾸려야 한다면 상식적으로
생활이 불가능해 보이거든요.
그러면 모시고 같이 살자-가 나올텐데 결혼하고 십수년 살면서 가족이 되어
나중에 편찮으셔서 운신이 어려울 상태가 된다면 자식된 도리로 모른척 할 수 없겠지만
신혼부터 같이 모시고 살 자신은 없어요.
다 감수할만큼 열렬히 사랑해 결혼하는 것도 아니고-.ㅠ
저는 더 진전되기 전에 그만 보고 싶은데
저희 부모님은 좀 더 만나보면서 남자가 결혼한 뒤 어머니와 독립해 따로 나가 살건지도
알아보고 (저보고 물어보랍니다-_-;;;)
어머니는 지금 사는 전세집 주고 너네는 따로 집 얻으면 되지 않냐 하시고(그럴 돈이 없다는데
도 그러시네요;;)
사람만 괜찮으면 된다는 둥, 어떻게 모든 조건 충족시킨 사람과 만나냐는등 -_-;;;
자꾸 저를 계속 그 남자와 만나게 하시려고 합니다.
결혼한 주변 친구들에게 조언을 구했더니
다들 듣자마자 질색팔색 하며 아니라고 합니다.
홀어머니가 자신이 거쳐할 집 한칸도 없는 것도 그렇지만
경제적으로 일한적도 없고 앞으로도 일할이 없어 온전히 경제적으로 아들에게 의지하고 있으며
십수년을 아들과 어머니 둘이 살아오면서 정신적으로도 남편삼아 살아온 세월이 있기에
그런자리에는 시집 가는 거 아니라고
왜 지옥길을 스스로 선택하려 하냐고 극구 말립니다.
근데 제 생각도 같아요.
차라리 아버지가 살아계신다면 모르겠는데
십수년간 남편-아내같이 온전히 의지하며 살아온 어머니와 아들
관계도 너무 부담스럽고(남자랑 대화하면서 자연스럽게 들은 것들로 추측컨대 보통 모자사이
보다 친밀하더라구요)
어머니가 며느리를 아들과 자기 사이에 갑자기 굴러들어온 돌로 인식하고
부부끼리 무얼 하면 질투가 어마어마 하다고 하더라구요.;;
안정된 직장도 아니고 급여가 그렇게 많은 것도 아닌데
혼자 온전히 홀어머니 생계까지 다 책임져야 하는 것도 그렇고
제 친구는 출장 많은 것도 지적하더라구요.(여자문제 생길 요지가 많다구요. 장기 출장도 잦고
단기 출장은 훨씬 많구요. 제 생각에도 출장 많은 건 나중에 자녀 양육 등에 있어서도
별로 좋은 건 아닌거 같아요.)
저도 확실히 아니란 생각이 드는데
아직 독립해서 살지 못하고 부모님 슬하에서 살고 있는 입장과 중간에 소개해주신
분이 부모님과 저에게 중요한 분이라 딱 잘라내지 못하고 고민을 하고 있어요.
저는 아닌 사람을 굳이 계속 볼 이유가 있냐는 생각인데
저희 부모님은 좀 더 봐야 알 수 있다며 깊게 사귀어 보라시네요-_-;;;
여러분들은 만약 제가 여러분의 여동생, 친구, 딸, 가족이라면 어떻게 조언하시겠나요?
실제 홀어머니 둔 아들과 결혼생활하시는 분, 또는 그런 사람들을 주변서 지켜보신 분들
등등 조언 부탁드려요.
(판녀들은 안되겠다는 둥, 이기적이라는 등 막말하실 분들은 피해주세요.
고심고심하다 인생의 중요한 기로에서 밧줄 잡는 심정으로 조언을 구하는
사람에게 얼굴 안 보인다고 막말하시지 말아주세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