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방탈죄송합니다.
출산이 얼마 남지않은 만삭 임산부라 결시친 이야기만 주로 읽다보니 여기가 익숙해서요 이해부탁드립니다
너무 화나는 일이 있었는데 계속 생각나서 하소연이라도 하고싶어서 글 올립니다 글이 길어질 것 같아요
며칠전 친정어머니께서 크게 다치셨어요
어머니 건강이 워낙 좋지않으셔서 다친곳을 수술하는 것 자체가 생명을 위협할정도로 위험했지만 잘 이겨내시고 수술 끝마쳤습니다.
당분간은 다리를 쓸 수 없으셔서 소변줄을 꽂고 계시고 대변도 받아드려야하며 머리도 감겨드려야하니 24시간 간병할 사람이 필요한 상황이 되었어요.
여기는 지방인데 언니는 직장이 서울이라 주말에만 올 수 있고 남동생은 현재 군복무중입니다. 저는 앞서 말씀드린 것 처럼 출산이 약3주 정도밖에 남지않아 어머니께 크게 도움을 드리지 못할 뿐만 아니라 담당 의사선생님께서 환경이 좋지않으니 웬만하면 병원에 오지말라고 볼 때마다 말씀 하시더라구요.
제가 직접 간병하는게 마음도 편하고 어머니 상태도 제 눈으로 봐야 직성이 풀리지만 어쩔수 없이 간병인을 부르게 되었습니다.
간병인 아주머니께서 오시는 날 아침, 언니가 병원에 있었어요. 아주머니 만나뵙고 서울로 가려고 밤새간호하고 오시기로 한 시간까지 기다렸습니다.
아주머니께서 아침 8시까지 오기로 하셨는데 8시 45분이 되어서야 오셨다고 하더군요. 늦어서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없이 사람이 그럴수도 있다하시며 짐을 내려놓기가 무섭게 옆에계신 다른 간병인 아주머니와 수다를 떠시더랍니다.
저희 엄마가 그 분 태도를 보시고 언짢으신 티를 내셨나보더라구요. (제 엄마라서 그런게아니고 저희 엄마는 절대 어디가셔서 까다롭게 행동하시거나 남들 듣기싫은 소리 하시는 성격 아니시고 아주머니들끼리 모여서 남들 뒷얘기 하는것도 싫어하시며 온 동네에 성격좋기로 유명하신 분입니다. )
아주머니께서 언니를 부르시더니 엄마가 왜저렇게 인상쓰고 계시냐고 말씀하시면서 다짜고짜 일당은 어떻게 주는건지 아냐고만 물으셨답니다. 저희언니가 엄마 증상이랑 약 드셔야될 것들 등등 얘기해 드리려고 하니까 중간에 말 딱 끊으시면서 내가알아서 할거니까 걱정하지 말라며 엄마는 뭐 입없냐고 다 알아서 한다고 하셨답니다.
언니는 서울에 가야되는 상황이라 일단 병원에서 나오고 저한테 연락와서 너가 가서 보고 오늘하루만 쓰고 보내던지 해라 성격이 좀 별로신것같다 하더라구요.
처음에는 제 눈으로 안봤으니 언니가 좀 예민했나 싶기도했습니다.
점심시간 지난 시간쯤 병원으로 갔더니 엄마옆에서 주무시고 계시더군요. 인기척 들리니까 일어나시길래 인사드리니 듣는둥 마는둥 하시며 밖으로 나갑니다. 첫인상이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엄마께 저 분 어떠냐고 보내야겠냐고 물었더니 엄마는 일단 지켜보자고 하셨습니다. 간병일을 오래하신 분이라고 하니 잘하지 않겠냐며 어떻게 사람 오라고 해놓고 얼마 겪어보지도 않고 맘 바꾸냐하시면서요. 엄마 말씀도 일리가 있길래 그냥 뒀습니다.
병실에 엄마 친구 분들, 친척들, 아버지 등등 계속 해서 사람들이 방문하는 바람에 아주머니께서 밖에 나와계셨고 저도 마침 삼촌과 복도에 서 있었습니다. 엄마 모습을 보니 머리도 안감겨 주신것 같았고 아까 주무시던게 생각나서 말을 걸었습니다.
나- 여사님 오늘 엄마 머리는 감으셨어요?
아주머니- 낮엔 못 감겨.
나-?
아주머니-낮엔 간호사들도 들락거리고 바빠서 못해. 그리고 어제 머리감았다던데? 원래 머리는 이틀에 한번만 감겨줘.
나-아~ 저희 어머니께서 머리못감으시면 많이 답답해 하시니까 되도록이면 매일 감겨...
아주머니-못해(하...말끊기...)
나-예?왜요?(저는 이때 환자는 머리를 자주감으면 안좋다. 뭐 이런식의 이유가 있나 했습니다ㅡㅡ)
아주머니-힘들어. (ㅋㅋㅋㅋ아나ㅅ8 자기 힘들어서 안된대요)
나-그런게 어딨어요 간병하러 오신거잖아요
아주머니- 힘들어서 못해 원래 일주일에 두 번만 감기는거야 하고싶으면 너가와서 매일 감겨 나는 두번만 감길테니까
.... ..이런 ㅅㅂ....
아주머니-아니면 돈을 더주든가. 돈 더주면 내가 매일 감겨주께 돈 더줄꺼야??
나-아니 여사님. 그렇게 말씀하시면 돈 더 드리고 싶다가도 안 드리겠네요. 어머니께 잘해주시면 말 안하셔도 알아서 어련히 알아서 더 잘 챙겨드리죠. 저희 어머니 의식 없으신 것도 아니고 중증 환자도 아니잖아요 제가 정중하게 부탁 드리는데 그걸 못한다고 하시면...(말끊기ㅡㅡ)
아주머니-또또....!내가 알아서 하니까 놔둬. 어련히 알아서 환자 편하게 해줄거니까 신경쓰지말고 놔두라고.
옆에 소개해주신 아주머니께서 말리십니다
이 분이 말투가 좀 이래서 그렇지 경력이 오래되서 잘하시니까 걱정 마시라며 엄청 곤란해 하시더라구요
하........
저 너무 어이없고 화나고 황당해서 눈물날것같아서 더이상 말못하고 씩씩대고 서있었습니다. 생각할수록 화납니다. 니가 하라니요....아 내가 배가 남산만큼 나와서 내몸도 못가누는데 그래서 간병인 부른건데 .. 제가 못할부탁드린것도아니고 엄연히 사람 고용한건데 말도 못하게 저렇게 딱딱 끊으면서 독불장군처럼 말해야 한답니까. 아예 자기한테 듣기 싫은 말일것 같으면 입도 못열게 하십니다. 피해의식이 어마어마한 아줌마임이 틀림없었습니다. 뭘 자꾸 놔두래요. 아 그럴꺼면 집에있지 머하러 나와서 일하시는데요ㅜㅜㅜ
다시 병실가셔서 앉아계시다가 엄마가 옆구리도 아프다고 저한테 말씀하시니까 중간에 껴들어서 그럼 나한테 말하라고 자기가 간호사 불러서 진통제 놔준다고 진통제는 계속 맞아도 된답니다.
저희 엄마 간이 심각하게 안좋으셔서 담당쌤이 어지간하면 약 많이 쓰지 말자고 해서 진통제든 뭐든 자제하는 중입니다. 아까 엄마증상 말해준다고 할때 귓등으로도 듣는척도 안하더니 간병몇년 했다고 의사빙의하셔서 처방까지 하십니다.......
잠시 후 옆에 아주머니께 어떤 할아버지 욕을하십니다.
똥도 제대로 못싸는양반이라면서 그런 할아방탱이 못봤다고 썩을양반??이라고 하시네요 누군가한테는 소중한 가족일 그 분을, 아파서 대소변 못가리시는걸 그렇게 욕하고 계십니다....
같이 몇시간 지내지도 않았는데 순식간에 스트레스 지수 올라갑니다. 임신이후로 지금까지 가장 화나고 스트레스받는 일이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엄마 상태가 안좋으셔서 마음불안한데 간병인이 마음을 편하게는 못해줄망정 스트레스를 이렇게 줘도 되나요ㅠㅠㅠㅠ하
멍청이같이 아줌마한테 가라고 말도 못하고(소심이ㅠㅠ)끙끙 앓다가 결국 아빠께 말씀드리고 일당의 절반만 드리고 보내라고 했습니다. 솔직히 아침에 늦은것도 있고 와서 한 일도 별로 없고 반나절도 일 안하셔서 그 돈 마저도 너무너무 아까웠지만 그냥 드리고 보냈습니다.
가라니까 그냥 또 말없이 짐싸서 가십니다. 깽판칠것 같아서 아빠랑 사촌오빠랑 다 못가게 붙잡아 두고 있었는데 조용히 짐 챙기더니 또 옆에 아주머니께 가서 이러니까 내가 짐을 안싸고 다닌다며 며칠해보고 짐을 가져와야 된다고 궁시렁 대십니다... 전에도 여러번 이런일이 있으셨나봄
아주머니 가고나니 속은 후련했지만 아까 싸우다가 말 못한게 생각나서 계속 화가납니다ㅜㅜ
그런 마인드로 어떻게 간병을 해오신건지, 그동안 간병인 가족분들이 아주머니께 어마어마하게 잔소리를 하신건지, 성격장애가 있으신지 오만가지 생각을 다 해봅니다.
간병을 오래하고 환자들을 많이 겪다보면 면역이 생겨서 가족같은 마음, 측은한 마음 그런거 없어질 수 있다고 칩시다. 그냥 일로써만 환자들 대한다 칩시다. 그래도 최소한의 인간다운 면은 있으셨으면 합니다. 아주머니도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어머니고 아내일텐데 바깥에서 이렇게 욕듣고 다니시면 가족들이 얼마나 속상할까요.
아 다쓰고나니깐 그래도 쪼끔은 후련합니다ㅠㅜ 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