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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나간 남편 치매걸린 시어머니 친아빠같은 시아버지..

딸랑구 |2015.12.30 23:39
조회 50,752 |추천 164
안녕하세요 30대 초반의 주부입니다
조언을 바라는 것 까진 아니고.. 그냥 푸념하고픈 얘기가 있어 글을 쓰고싶었는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써야할지 모르겠네요..ㅎㅎ
제목 선정은 잘 했는지..
모바일로 써서 엔터를 어떻게 쳐야할지 모르겠네요;


짐작하셨겠지만 저는 지금 두돌된 아들내미 하나 끼고
치매걸린 시어머니 모시면서 시아버지랑 같이 살고 있어요

남편은 제가 만삭때 집을 나갔는데..
바람이 나서 나갔어요 어린 아가씨도 아니고
나이차가 꽤 나는 직장 상사랑 바람이 나버렸네요
얼마나 사랑하면.. 얼마나 나를 사랑하지않으면 나오지도 않은 자식 버리고 큰누나보다 나이가 많은 여자한테 가려할까.. 싶어서 그냥 놔줬습니다..ㅎㅎ

저 인간 언제가는 바람필거라.. 생각하고 살았기에
충격은 그렇게 크지 않았어요 올게 왔다고 생각했지요
연애가 길었어서 그런가.. 오랜 결혼생활도 아니었는데 늘 저에게서 마음이 뜬 것처럼 멀게 느껴졌던 사람이었거든요

그래도 내 아이의 아빠고.. 내 인생에 소중한 사람이었는데 이상하리만큼 무덤덤하게 그 사람을 놔준게..
언젠가는 버림받겠지 예상했던 것도 있지만
친정보다 더 친정같은 시댁 식구들이 있어서였을거예요

시어머니는 저 결혼할 즈음부터 치매끼를 보이시더니
지금은 집에 계시면서도 집에 가신다고 밤낮으로 소리치시고 변도 휴지통에 보는 지경이네요..ㅎㅎ

결혼하고 시댁 가까운 곳에 집구해 살다가
시어머니 치매 심해지시고 시댁으로 들어와 살았어요
어린 아들에 치매걸린 시어머니..ㅠㅠ 하루 24시간 맘편할 날 없었어도 결혼 전부터 홀어머니 밑에서 자란 저
친딸보다 더 아껴주시고.. 챙겨주시고.. 소심한 며느리 상처받을까봐 잔소리 한번 안하셨던 분이고요..
치매가 심해도 저 외출하고 들어오면 반갑게 제 이름 부르시며 밥상 차려준다 손씻고 오라는 분이세요 ㅎㅎ

그런 시어머니 살뜰하게 봐주시는 우리 시아버지..
어릴때부터 아빠없이 자란 제게 친아빠 못지않게 제게 크신 분.. 늦잠자는 며느리 대신 새벽부터 일어나 시어머니 챙기시고 제 아침밥상까지 봐주시는 우리 시아버지..
다시 태어나도 이런 시부모님은 못만날 것 같아요

남편이 누나 두명에 막내인지라 결혼할 때 시누 둘 시집살이 하지 않을까 걱정이 엄청 많았는데
웬걸 제 친언니오빠보다 더 잘해주세요 두분 다..
결혼할때부터 남편만 빼면 정말 완벽한 시댁이다 했는데
젤 중요한 남편이 이 모양이라..ㅎㅎ
아들 키우면서 서글플때 많아도 우리 시댁 식구들 보면
힘을 냈었는데
요새 들어서 시아버지랑 시누언니들이
제게 집에서 나가라 하시네요

시어머니 요양원에 모실테니 저더러 이제 새 삶 찾으라고..
병든 시부모말고 착하고 좋은 남자 만나 새인생 살으라고
여태 잡아 미안하다 입모아서 말씀하시는데
솔직히 너무 두렵습니다

안그래도 친정에서도..예전부터 은근 그런 마음 내비치다가 이제는 대놓고 그 집 나와 친정으로 와라 하시는데..
시댁 식구들까지 저 내보내려 하니
비빌 언덕 사라진 것 같아 하루하루.. 마음이 무너집니다

아무리 우리가 잘해줘도 남편없는 시댁이니 남이랑 다를 거 없다 하시고..
시아버지 사업체 정리하고 제 앞가림 할만큼 도움도 주시겠다고까지 하시는데

정말 여기 나가 새인생 살아야하는건지..
여기서 나간다고해도 제가 잘 살수 있다는 보장도 없고
무엇보다 시댁 식구들을 제 인생에서 내버릴 수 없을 것 같아요..
당신들이 아니라 내가 잡고 있었던건데...
추천수164
반대수5
베플ㅠㅠ|2015.12.31 07:56
시댁식구들 말대로하세요.. 근데 웬지 짠하네요 ㅠㅠ
베플000|2015.12.31 10:50
2년 넘게. 시아버지말 들으세요.. 솔직히. 아버님도 많이 지쳤을겁니다. 치매 수발 사람 피말리는거고. 그나마 시엄니 땜에 님이 그 집에 있는 것일수도 있는데. 아버님도 어머니 요양원에 보내시고. 좀 편한해 지셔야죠 한해 한해가 체력도 힘들어지는거고. 어머니 요양원 보내고 나서. 님과 시아버님과 그렇게 그집에서 어찌 살수 있어요? 남들 보기도 별루이고.신경쓰이지 남편이 죽은 것도 아니고. 시퍼렇게 바람나서 딴살림 차렸는데 핑게가 안되죠.... 님이 그집 식구들 비빌 언덕이라 생각해도. 시아버님 입장. 시어머니 입장을 생각하면 그집서 나오는게 정답입니다 시아버지가 챙겨준다고 할때. 받고 나와서 새 인생 사세요.. 어머니도. 전문가의 손길이 더 좋으실거고.. 세상 밖으로 나오기 두렵다고. 언제까지. 그집에 뒤에서 숨어서 살수도 없는거니까... 첫발 내 딛기가 힘들고 용기가 필요하겠지만. 애를 위해서도. 시아버지. 시어머니를 위해서도... 더이상 붙잡지 마시고 놔주시는게 현명한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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