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두돌 다되가는 아이 하나에 지금 둘째 임신중인 흔한 주부 엄마사람입니다.
저는 남들보다는 조금 일찍 결혼을 했어요. 친구들 중에서도 아직 결혼한 사람은 저 뿐이구요.
그래서인지 어디다가 털어 놓을 곳이 없더라구요
남편과는 위로 나이차이가 좀 납니다.
저희는 결혼을 하고 시댁에서 같이 살았어요 첫째 낳고도 계속 같이 살았고, 아기가 돌 지나고나서 분가를 했어요
살아본 사람만 알거에요 애기낳고 시댁에서 같이 산다는 것..
고부간의 갈등. 저는 그래도 남편 덕분에 시어머님과 직접적으로 부딪히는 일은 없었어요. 대신에 남편과 시어머님이 많이 부딪혔죠. 분가한 이유 중 하나도 그거구요
제가 시어머님한테 대놓고 말을 할수가 없어 매일 끙끙대고 스트레스 받는 모습을 보고 남편이 대신 어머님한테 얘기를 하곤 했어요.
남편도, 시부모님도 아무도 모를거에요. 첫째 낳고 혼자 숨어서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렸는지.. 산후우울증 정말 혼자서 극복해냈던 것 같아요.
분가를 하는 동시에 친정엄마가 돌아가셨어요.. 친정아빠는 제가 중1때 먼저 하늘나라로 가셨구요. 분가를 하면서 둘째도 생겼고 그때 남편이 이직도 했어요.
친정엄마가 돌아가시고 나서 얼마안되 둘째 임신이 된걸 알았어요. 생리하는 날이 지나도 안하길래 큰일 치루고 많이 힘들고 피곤해서 늦는가보다 하고 있었죠.
둘째 소식을 알았을때 이미 뱃속에 아기는 7주였어요.
그렇게 뱃속에 둘째를 품고 저는 평소와 같이 첫째를 키우며 지냈습니다.
임신해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정말 내 몸과 마음이 내 뜻대로, 내 생각대로 되지 않아요
감정기복도 정말 심하고 몸은 자꾸 축 쳐지고 누워만 있고 싶고 모든게 귀찮아지는..
집에서 하루종일 애랑 있으면서 애한테 짜증내고 둘이 맨날 싸우고 그렇게 시간을 보냈어요. 첫째한테 정말 미안하죠 한참 사랑을 독차지하고 사랑받아야 할 때인데 밑에 동생이 생겨버렸으니..
확실히 둘째라 그런지 배가 첫째때보다 빨리 나오더라구요. 8개월인 지금은 첫째 만삭때만 하구요. 그래서 홀몸일 때 보다 첫째를 보고 집안일을 하는게 좀 힘이 부치더라구요. 그래서 남편에게 부탁을 했어요 첫째 목욕은 오빠가 좀 시켜달라고.. 두돌 다될때까지 애 목욕시켜 본게 다섯 손가락 안에 뽑혀요. 부탁을 하고 한참이 지난 지금까지도 목욕 한번 안시켰어요.. 그리고 화장실청소를 부탁했어요. 배가 불러서 쪼그리고 앉아 바닥을 닦고 하는게 너무 힘들고 배가 자꾸 뭉치더라구요 락스 냄새에 속도 울렁거리고 머리가 아파서 부탁을 했습니다. 이것 또한 한번도 해주지 않았어요.. 제가 먼저 말을 하기전에 해주길 바라는건 제 욕심인가요ㅠㅠ? 며칠 전에 집에서 남편이 술 마실때 얘기를 했어요. 너무 힘들다고 육아며 집안일이며 좀 도와주면 안되냐니까 자기가 못한게 뭐냐고 따지더라구요. 자기는 애도 봐주고 쓰레기도 갖다 버려주지 않냐고 하더라구요. 쓰레기 버려주는거 정말 고마워요 쓰레기 버리는 날에 분리수거랑 일반쓰레기, 음식물쓰레기 부탁하면 버려줍니다. 근데 그걸로 생색을 내듯이 저한테 따지듯 얘기를 하더라구요.. 자기는 요즘 회사일 때문에 스트레스받아서 죽겠데요.
남편은 첫째 기저귀 갈아 준 적도 손가락 안에 뽑혀요.
애기가 좀 크고나서 똥기저귀 간 적 한번도 없어요.
저는 멀리서 시집을 와서 친구가 하나도 없어요. 게다가 친정부모님은 한분도 안계시고 친오빠는 다른 지역에 거주하고 있구요. 그렇다고 제가 여기 지리를 잘 아는 것도 아니고 대중교통이 잘 되있다한들 이 몸으로 혼자 첫째 데리고 다니기도 힘들고요.
저는 항상 주말만 기다립니다. 남편 쉬는 날만 기다려요. 평일 내내 집에서 애랑 둘이 지지고 볶고 꾸밈 없는 얼굴로 그렇게 지내다 유일하게 남편이 있는 주말만 기다려요. 저는 주말에 예쁘게 화장도 하고 애기랑 남편이랑 놀러갈 생각하며 그렇게 주말만 기다렸는데 주말이든 평일이든 똑같더라구요. 남편은 주말 쉬는 날이 되면 잠잘 생각만 합니다. 그 전날 술을 먹고 다음 날 하루종일 누워만 있어요. 누워있다가 자고 또 자고.. 근데 그게 정말 눈치가 보여서 주말에 쉬는게 쉬는거 같지가 않다 하더라구요. 일 힘든거 알아요 남편도 평일 내내 피곤하고 일에 스트레스받고 하는거 다 알아요. 많이 힘들죠 힘든거 누구보다 잘 압니다. 그래서 이해도 하구요.
근데 주말되면 제가 그렇게 눈치가 보인답니다. 그걸 이해 못해주냐 그래요. 그렇다고 평일에 잠 못자면서 일하고 그런건 아니에요. 남들과 똑같이 밤에 자고 아침에 일어나서 출근합니다.
제가 맨날 못자게 하는 것도 아니에요. 아니 못자게 한것도 없죠 자기가 나를 눈치를 본거지. 주말엔 다같이 늦잠도 자요. 낮잠도 자게 냅둬요. 근데 그것도 한두시간이지 하루종일 자요 저녁까지. 애는 자는 아빠한테 가서 놀아달라하는데 꿈쩍도 안해요 애는 당연히 그냥 포기하고 혼자 놉니다. 주말에 어쩌다 한번 가족 외출하면 진짜 억지로 나갑니다. 그럼 또 제가 남편 눈치를 봐요. 말은 자기가 먼저 나가자고 해요 그것도 자기가 먼저 나서서 준비하고 기분좋게 나가는 것도 아니에요. 그렇게 말하고 또 자는 사람입니다. 말은 내가 준비를 할동안에 자는거라 하는데 아무 계획없이 일단 나갑니다 어쨌든 저랑 애기를 데리고 나가야하긴 하거든요.
저는 남편이 정말 주말에 가족과 무얼 할지 계획을 짜서 기분좋게 놀러도 가고 했음 좋겠어요. 매주 안바래요 한달에 한번이라도 그렇게 해줬음 좋겠어요. 근데 자기는 너무 피곤하데요. 주말에는 좀 쉬었으면 좋겠데요. 이것도 너무 큰 제 바램인가요..?
주말에 sns나 카페에 올라오는 글에 가족끼리 남편과 함께 놀러 갔다 오는거 보면 그렇게 부러울수가 없어요.
모처럼 주말에 한 껏 꾸미고 나가면 고작 가는곳이 시댁입니다. 시댁가면 더 편한건 남편이에요. 애도 봐주시지 밥도 차려주시지 아들보고 쉬라고 하는 엄마 계시지. 저희는 거의 의무적으로 매주 시댁으로 가요. 손주를 너무 보고싶어 하셔서 주말 뿐만이 아니라 평일에도 가요. 그리고 콧바람 씐다고 어딜 가면 항상 시부모님이랑 다같이 갑니다.
제가 시부모님을 싫어하는거 절대 아니에요. 저 어딜가도 남편보다 시부모님을 더 잘 만났다고 떠들고 다녀요. 그만큼 존경하고 좋아합니다.
그리고 아직 남편과 애기 단둘이 있어 본적이 한번도 없어요. 늘 제가 있었고 제가 없을땐 시부모님이 같이 있었어요.
제가 억지로 애기랑 남편이랑 둘이 밖에 놀러갔다 오라하면 분명 시댁으로 갈거에요. 혼자 절대 애를 못보거든요. 본적도 없구요
저는 남편이랑 애기랑 둘이 있는 시간이 좀 있었음 좋겠어요. 그냥 애기한테 아빠는 껍데기만 아빠인거 같더라구요. 기저귀 가는것도 밥 먹이는것도 애기 씻기는것도 아무것도 안해요. 못하는 거겠죠. 말로는 다 할 줄 안데요. 말로는 좋은아빠 좋은남편이고 육아천재입니다. 저한테는 육아상식을 sns나 뉴스에서 보는대로 다 말해줘요. 애한테 이렇게 하지 마라 저렇게 하지마라.
정말 제가 남편에게 무리한 부탁을 하는 건가요? 육아며 집안일이며 전부 해달라는게 아니고 몸이 이런지라 너무 힘에 부쳐서 좀 도와달라는건데 제가 잘못 한건가요? 제가 너무 남편을 이해 못해주나요?
솔직히 다른집 남편과 비교 아닌 비교를 해요. 남편에게 말하면 누가 그렇게 하냐느니 다른집 남자들도 다 자기랑 똑같다 하더라구요. 그치만 정말 우리 남편같은 남자 찾는게 더 힘들더라구요
돈만 많이 벌어오면 가정이 행복한줄 아나봐요. 자기가 이렇게 힘들게 돈 벌어오는데 이해 좀 해달래요. 밖에서도 자존심 죽이며 상사한테 치이며 일하는데 집에서도 이래야 겠냐며 뭐라 하더라구요.
아니 제가 뭐라한적 한번도 없습니다. 돈을 못벌어 온다고 뭐라 한적도 없고 힘든거 안다고 힘내라고도 말했구요.
쉬는 날에 잠을 못자서 투덜 되더라구요. 그래서 다 그런거 아니겠냐고 남자가 일끝나고 집에오면 당연히 마누라가 있고 애기가 있는데 아직 애기가 어려서 뭘 알겠냐구요 당연히 아빠오면 반갑다고 놀아달라고 칭얼대는게 당연한거 아닌가요. 그런데 저한테 니는 말이라도 '아 오빠야 피곤하지 힘내' 이런식으로 좀 하라는거에요. 우린 서로가 서로를 이해를 못해줘서 문제라고.
남편 이해 못해주는거 하나도 없습니다
제가 자기를 생각하고 이해하는게 자기가 생각하는 것 만큼 성에 안차는 거겠지요.
늘 피곤하고 힘든 자기한테 바라는게 많은 아내로 밖에 생각을 안하니까요.
전에는 대화를 하면 잘 풀고 했는데 이제는 대화를 하면 싸우자는 식으로 나와요. 서로 자기입장만 말하기 바쁘고 이해는 커녕 눈물만 나오네요.
남편은 저한테 말해요. 애 키우고 하는거 많이 힘들지 하면서 많이 못도와줘서 미안하다고. 그런 말 해주는거 솔직히 고맙죠 힘도 나구요. 근데 정말 말이면 답니다..
연애할때도 결혼을 하고 애를 낳기전까지도 이럴 줄은 상상도 못했어요.
물론 지금도 남편이랑 사이가 안좋은건 아니에요. 평소에 애칭도 부르고 사랑한다고도 말하며 평범한 부부에요.
남편은 sns에 저를 너무 사랑한다는 표현글도 쓰구요 딱 남들이 봐도 저는 남편에게 큰사랑을 받고 사는 공주입니다. 물론 맞아요
근데 이게 쌓이고 쌓였나봐요
첫째때도 이런문제로 너무 힘들어서 이런식으로 하면 나 둘째 못가진다고 했는데.. 벌써부터 너무 스트레스 받고 걱정이 되네요.
솔직히 지금은 행복한게 뭔지도 모르겠어요. 임신을 해서 감정기복이 심해서인지 눈물도 매일 흘리구요.. 행복하다고 느껴지지도 않고 그냥 너무 스트레스 받아요.
정말 제가 남편을 이해 못해주는 건가요? 제가 너무 이기적인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