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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자동차

슬픈바램 |2006.11.15 12:17
조회 31 |추천 0
아빠의 자동차



우리집에는 자동차가 없습니다. 뭐 굳이 있다고 우기자면 아빠의 낡은 자전거가 유일한 자동차인 셈이지요. 그래서 어릴 적 집에 자동차가 있는 친구가 제일 부러웠습니다. 가끔 등교할 때 아빠가 자동차로 태워다 주는 아이들은 볼 때마다 ‘나도 울 아빠가 저렇게 해 줬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지요. 가끔 아빠의 전용 자동차인 자전거를 타고 바람을 가르며 등교를 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자전거보다는 자동차가 더 신기하고 좋아 보이는 건 어쩔 수 없었습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새로 사귄 친구들과 신나게 학교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바로 그때 멀리서 ‘끼~익’ 소리를 내며 자전거 한 대가 나에게 다가왔습니다. 돌아본 순간 저는 그만 얼굴을 ‘휙~’하고 돌려 버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무릎이 나와 버린 허름한 추리닝 바지에 목이 많이 늘어나 보기 흉한 티셔츠를 입고 너무 낡아 서는 것도 힘겨운 자전거를 탄 아빠의 모습. 정말 숨고 싶었습니다.



“미영아! 도시락을 두고 갔다. 이거 받아라.”
“아니에요. 저 도시락 가지고 왔어요. 그냥 가지고 가세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대답만 한 채 친구와 곧장 학교로 향했습니다. 자동차도 아닌 너무 낡아 고물이 되어 버린 자전거를 타고 온 아빠가 너무 창피했습니다.



그리고 8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지금은 사회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성인이 되었지만 그때 그 일을 생각하면 하염없이 눈물이 흐르곤 합니다. ‘그때는 너무 철이 없었지. 그땐 정말 왜 그랬을까? 나를 이 세상에 있게 해 주시고 지금까지 키워 주신 소중한 분인데….’



지금도 아빠는 10년도 넘은 자전거를 직접 손봐 타고 다니십니다. 변한 것이 있다면 이젠 제가 아빠의 자전거 뒤에 탈 수 없게 되었다는 사실뿐입니다. 그래도 자전거를 20년 가까이 타셔서 그런지 같은 연배의 다른 분들과는 다르게 아빠는 아주 건강하신 편입니다.



“아빠! 이젠 자동차도 필요 없고요. 자전거 뒤에 태워 주시지 않아도 괜찮아요. 부디 지금처럼만 건강하셔서 막내딸이 시집가서 손자, 손녀 낳아 기르는 거 꼭 보셔야 해요? 아빠!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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