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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절수술 이후..

힘들어요 |2016.05.25 21:13
조회 12,493 |추천 0
임신7주차에 임신인걸 알고 8주차에 중절 수술을 받았습니다.
이제 수술 받은지 5일 정도 지났네요 ..
수술은 잘 끝났고 출혈도 없고 통증도 덜한데
심리상태가 미쳐버릴꺼 같아 도움 요청드립니다 ..


한동안 속이 안좋고 몸살기운이 있고 했는데 임신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가
혹시나 하고 임테기를 하니 두줄이 나오더라구요 ..
직장인이라 바로 병원을 못가고 이틀 있다가 반차써서 병원을 갔습니다.
초음파 검사를 하였고 임신 7주차라고 하더라구요 ..
사실 죽도록 혼자 가기 싫었는데 ,
하필이면 남친 어머님이 많이 위독하셔서 상황상 혼자 갈수밖에 없었습니다.
임신이라는 소리 듣는데 진짜 앞이 까맣고 무섭고 떨리고 ..
나야 첫 중절수술 경험이니 무섭지만 ..
사실 병원에서는 늘 상대하는 환자들일테니 ..
당연히 사무적일수 밖에 없겠죠 ..
차가운 병원에 더 위축되고 더 쫄고 ..


집에 오는 내내 울었습니다.
남친이 사정상 함께 못와준거.. 머리로는 너무 이해 되는데
가슴이 섭섭한거는 어찌 못하겠더라구요.
그래도 남친에게 말 못하고 넘어갔어요.


그리고 그 다음날 , 남친 어머님이 돌아가셨습니다.
밤에 연락을 받아서 가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이 되더라구요.
사실 정식으로 인사드린 사이도 아니고 그 다음날 가도 될까 고민하다가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100% 당일 가야 한다고 하더라구요.
입덧 너무 심하고 몸상태 너무 안좋은데 , 임신인건 친구들에게 얘기 할수도 없고 ..
부랴부랴 준비하고 빈소 찾아갔습니다. 남자친구 잠깐 보고 집으로 돌아왔구요.


그다음날 오전에 다시 장례식장 가서, 그날 밤 11시쯤 장례식장을 나왔습니다. 물론 하루종일 장례식장에만 있었던건 아니고 중간에 왔다갔다 했지요. 그래도 내가 그 집 며느리도 아니고 그 정도만 해도 잘 한거다, 잘 버틴거다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 남친이 몸도 안좋은데 그만 들어가라 라던가 오지 말지 그랬냐고 빈말이라도 한마디 해줄줄 알았어요 .. 남친이 들어가라고 얘기했다고 하더라도 똑같이 밤까지 버티고 있었을꺼구요. 그냥 그런 따뜻한 말이라도 있을줄 알았는데, 지울 아기지만 그래도 임산부 대우는 해줄줄 알았는데 ..


제가 거기 있는게 너무나 당연한듯이 행동을 하더라구요. 식구들한테 다 인사 시키고 .. 심지어 아직 인사 더 드려야 할 분들 있으니까 나가지 말라고 하고 ... 정신없이 인사 드리고 .. 며느리 된 기분이었네요 .. 집에 오는데 참 속상하더라구요. 우리 엄마가 알면 뭐라고 할까 .. 임신 7주차에 며느리 마냥 12시간을 장례식장에서 있으면서 웃으면서 인사 드리고 그랬던거.알면.. 우리엄마는 얼마나 속상할까 .. 그러면서 참 내 스스로가 못났고 한심하더라구요 ..


오늘 문득 , 남친 형의 여친은 장례식 왔었나? 라는 생각이 들어 물어보니, "ㅇㅇ 두번이나" 라고 답장이 오더라구요. 정말 너무 울컥했어요. 나도 이틀 다 장례식장 갔었고, 심지어 하루종일 거기 있었던 나는 당연히 있었던 거고, 형 여친은 두번"씩"이나 왔다는거냐, 따지고 싶더라구요. 물론 별 뜻 없이 한 말이겠지만 .. 그냥 너무 속상해요. 왜 내가 거기 하루종일 있으면서 고생했다고는 생각안해주고 그 여자가 두번씩이나 온거는 대단한게 되는걸까 싶고..
게다가 그 형 여자친구는 식구들 인사드리고 그런거 없이 조용히 있다가 갔다더라구요. 나도 그럴껄. 그냥 가서 절만 드리고 나와버릴껄. 뭐 오지랖 넓게 거기서 그러고 있었을까 싶어서 너무 화가나요.


이런 얘기 하면.. 남자친구는 자기가 언제 오라 그랬냐고 .. 그렇게 얘기하네요 .. 속좁은 여자 되는 것만 같아서 더 얘기도 못해요 .. ㅋ


장례식 이후에 도와준 친구랑 만나서 저녁먹겠대요. 수술 3일전인가 그랬어요. 입덧 최고조에 몸상태 최악이던 때였죠. 입덧땜에 어차피 같이 밥도 못먹는거 잘되따 십어 그러라고 했죠 집에서 난 쉬겠다고.. 술을 먹기 시작했대요 그러면서 피곤하냐고 묻더라구요. 의례 하는대답 있잖아요, 아니 안피곤해 .. 그랬더니 가방을 싸서 자기 있는곳으로 오랍니다. 하..... 술도 못먹고 음식 냄새도 못맡는 사람을 술자리로 오라니.. 택시 타는것만해도 부담인데 ... 얘가 진짜 너무 배려가 없구나 싶더라구요..

되따고 쉬겠다했더니 자기 친구가 지금 저희동네에서 넘어오니 같이 택시 타고 오면 좋겠다고 생각했대요.. 전 한번밖에 본적없는 사람인데 .. 모르는 남자랑 한 택시를 타고 오라니... 차안에서 입덧이라도 하면 전 뭐가 되나요? 술자리에서 입덧이라도 하면 어쩌라구요.. 그냥 동네방네 소문을 낼 생각인건지 ..
그냥 잔다고 문자보내고 펑펑 울었네요. 이런 사람이 내 남친일리가 없다고.. 술 취한걸꺼야 위로하면서 ㅋ

왜 일은 같이 저질러놓고 여자만 고통스러워야 하는건가요.. 체력적으로 힘든것도 억울한데 ,평생 그기억 다 짊어지고 왜 여자만 죄인이되야하나요.. 남자는 수술비나 던져주면 끝이고.. 흔적이 남길하나요 고통이 남길하나요.. 여자라서 억울해 미칠것같아요.


수술받던 날의 기억이 너무 생생해요.. 내가 지우고 싶어했던 아기인데, 마취로 잠들기 전까지도 .. 정신이 남아있는 마지막 기억도 "아가야 엄마가 너무 미안해.. 엄마가 너무 못나서 마안해.." 그말만 하면서 울던게 생각나네요. 내가 지우기로 한거고, 못 키우는 상황이고, 초음파 사진도 일부러 처다보지도 않았는데 그 순간이 되니 왜그리 미안해지던지..

마취 깨고 나서는 정말 태어나서 처음 느껴보는 통증에 이대로 죽는구나 싶어서 간호사를 붙잡고 너무 아프다고.. 아파요 아파요 살려주세요 .. 그러던게 생각나요. 그 장면이 자꾸 생각나서 지금도 잠을 잘수가 없어요 .. 미안해 하던 마음 어디로 가고 나 살겠다고 아프다고 소리치던 스스로가 참 너무 이기적이고 못되고 죽일년 같아서 그장면이 자꾸 생각나요 그러면서 그 통증이 자꾸 떠올라서 아직도 막 배가 아픈 기분이 되구요 .. 사람이 너무 이중적인거 같고 ..


아프다니깐 진통제를 수액에 함께 넣어주신거 같아요. 영양제 맞는 동안 남친이 옆에서 있어줬어요. 수액 다 맞고 나서는 어머님 49제 동안 매주 지내는 제사가 있대서 거기 간다고 먼저 나갔구요. 전 30분쯤 더 쉬다가 혼자 집으로 돌아왔어요.
혼자서 약국가서 약을 타고, 택시를 기다리는데 택시는 왜 그리 안잡히던지.. 택시 안에서 집으로 오는길은 왜 그리 멀던지.. 혼자 라는게 너무나 서럽더라구요. 남자친구 상황 다 이해하고 나라도 그랬을꺼 같은데 , 다 아는데.. 근데 계속 미워요.. 왜 하필 어머님은 그때 돌아가신건지, 왜 하필 제사는 그때 지내는건지.. 그냥 다 싫더라구요.


근데 또 남친은 그래도 엄마 제사 까지 시간 미뤄가며 병원 같이 가주는 남자친구가 어딨냐며 자기어필? 생색? .. 을 내는데 .. 그게 또 왜그리 꼴보기 싫던지 ... 그냥 밉더라구요 .. 남자친구 말 틀린말 아닐수도 있는데.. 꼭 그렇게 말을 해야하는건지 ..


그리고 심지어 수술하는 그날 .. 어머니 첫제사니깐. 제사 지내고 형이랑 만나서 밤에는 둘이 술먹겠다고 하더라구요. (물론 수술 전에 한 얘기 였어요) 와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마 그때 남친에 대한 서러움이 제대로 복받친거 같아요.
그러라고, 형이랑 같이 술 먹고 서로 잘 위로 하라고 말은 했지만,, 속으로는 그래 내 뱃속에 이 아이는 니 자식은 절대로 아니다, 나 혼자 실수해서 나 혼자 만든 애기다. 라고 마음속으로 그렇게 결심한거 같아요. 나라면 절대로 .. 여자친구 중절수술한날 형이랑 술 마시고 그러진 못할꺼 같은데.. 제가 이상한걸까요 ...


물론 막상 당일이 되었을때 술마시지 않고 바로 저희 집으로 데리러 오긴 했어요. 그리고 호텔가서 쉬면서 미역국 먹어야 한다며 미역국 사다주더라구요. 출산도 아니고 미역국 까지 필요 없다 라고 했더니, '친구가 그러는데 안해주면 두고두고 욕먹는다며 미역국은 꼭 먹여야 한다 그랬다'고 하며 미역국 사다 주더라구요. 그때 또 울컥했네요. 나한테 욕듣기 싫어서 미역국 사다 주는구나.. 아 그렇구나.. 내 몸이랑 상관없이 남자로서 할 의무라서 사다주는 미역국이구나.. 열심히 먹었네요 ㅋ 내몸 내가 챙겨야지 ...하면서 ..


수술 그 다음날 부터는 평소처럼 지냈어요. 그 마저도 화가 나요 .. 그렇게 작은 목숨 하나 보내놓고서 아무렇지 않게 나는 잘 살아가는구나 .. 가끔 낄낄 대기도 하고 , 입덧 사라지니 배도 막 고프고 , 밥도 잘 먹히고 .. 나는 잘 살아가는구나 ..


어제는 병원 검사를 하러 가는 날이었어요. 초음파 검사해보고 질정 넣어주시고 엉덩이 주사 한대 맞았네요. 처음 병원 갔을때의 무서움이 아직 남아있는지 .. 병원에서 나오는데 급속도로 기분이 안좋아지더니 급기야 남자친구 얼굴을 보는데 짜증이 치밀어 오르더라구요 .. 룰라랄라 뭐가 신나는지 촐싹대고 있는 남자친구를 보니, 뭐가 그렇게 신나? 신나 죽겠어 ? 싶고 ..

사실 나도 낄낄대며 아무렇지 않게 잘 살아가고 있는 주제에 .. 자기 뱃속에서 끄집어낸것도 아닌 남친이야 오죽하겠어요... 그걸 가지고 서운해 하는 내 자신도 싫어지고 .... 저녁 먹으러 가서도 밥맛도 없고 .. 병원에서 먹으라고 하는 약도 짜증 나고 .. 결국 차안에서 남자친구랑 냉랭한 상태로 있다가 집에 왔네요.


수술했는데도 잠이 여전히 많아요. 아니 .. 사실 밤에 제대로 잠을 못자니깐 낮에 잠깐 자리에 앉으면 졸게 되는거 같은데 .. 남자친구가 한다는 말이 .. 아니 왜 수술을 했는데 계속 피곤하고 졸리고 그래? 나 스트레스 받으라고 일부러 그러는거야? 라네요 ...... 정말 충격 먹었는데 그냥 웃고 넘어갔어요 .. 너무 충격을 먹으니 뭐라 대응을 해야할지 모르겠더군요 ..

하긴 그렇죠 .. 수술한지 5일이나 지났는데 아직도 어디 아프다 어디가 어떻다 그러면 .. 본인에게도 스트레스겠죠 ..
친구들에게는 단한명에게도 말하지 않았기때문에 이런 얘기 할 사람이 남친 밖에 없는데 .. 그마저도 남친상황 아니깐 내 속마음 있는 그대로 다 얘기못하겠고.. 또 얘기 못하니깐 진짜 속이 너무 답답하고 미치겠어요 .. 홧병이 생길꺼같아요 ..


오늘은 형 집에 가서 형이랑 게임을 했다고 문자가 오네요. 평소같았으면 엄마 그렇게 가시고 그래도 형이랑 서로서로 잘 의지하며 잘 지내는게 보기좋다고 생각했을텐데 .. 나는 이렇게 집에서 약먹고 더운 여름날 뜨거운 보일러 켜놓고 끙끙거리고 있는데 너는 뭐가 좋다고 게임을 하는거야 싶고. ㅋ


알아요 .. 제가 유난 스러운것도 알고 .. 입장 바꿔서 제가 남자여도 그럼 뭐 어쩌라고 아무것도 하지말고 지내란말이냐 싶을것도 알아요 .. 알아서 남자친구한테도 뭐라 말못하고 더 혼자 삭히려고 하니깐 더 자꾸 응어리가 져요 ...


수술당일에는 돈을 준비해갔는데 병원에서 너무 떨리고 정신없어서 결국 남친이 냈었어요. 어찌나 떨리던지 오늘 날짜 적으라는 칸에 막 제 생일을 적고 그랬을정도로 떨었거든요 .. 수술 끝나고 어제 남친한테 수술비 돌려줬어요. 남친은 안받겠다고 했지만 , 이미 마음속으로 남친 새끼 아니라고 그냥 내 새끼였다고 마음 먹은 상태라, 남친돈으로 내아기 수술 받았다고 생각하면 못견딜꺼 같더라구요.


사실... 돈 건네고 나면 후련해질줄 알았어요. 정말로 남친에게 서운했거나 이런게 사라질줄 알았어요. 저놈 새끼 아니고 온전히 내 새끼니깐 남친 원망도 말고 서러워하지도 말자 , 그럼 밤에 잠이라도 편히 자겠지 했는데 ... 서러운게 쌓였던게 자꾸 응어리져서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요 ㅠㅠ

제대로 보지도 않았던 초음파 자꾸 생각나고 ..간호사에게 살려달라고 외치던 내 모습 생각나고.. 아가에게 미안해 하던 그 마음도 떠오르고.. 그러다가도 그 수술 후 미칠듯했던 그 통증도 다시 생각나고 .. 그러다 보면 갑자기 눈물이 나고 ..울다보면 기운이 빠져서 쳐지고.. 쳐져서 누워있다보면 자꾸 누가 쫓아와서 나를 죽일것만 같아서 무서워 지고.. 무서워서 다시 일어나서 불 켜면 다시 정신이 또렷해 지면서 남친이 했던 말들, 행동들 생각나면서 화가 나고,,

반년정도 남친 어머님 아프시다 돌아가셔서 한 반년정도 제대로 된 데이트도 못한채로 만나온 상황이라 그때 이미 쌓였던 불만들까지, 여러가지 상황들 까지 겹치면서 스트레스가 복합적으로 오는거 같아요 ..

나이차이가 좀 있어서 남친은 이제 사십대예요.. 그래서 자꾸 결혼얘길 하는데 .. 나중에 결혼해서 애기가 생기면 임산부 취급도 못받겠구나.. 산후조리 한번 제대로 못받겠구나 .. 그런생각만 들구요..

그런 얘기하면 자꾸 남자친구는 같이 사는데 자기가 뭐 설마 다른친구랑 술먹으러 나가고 그러겠냐고 꼭 같이 붙어있을껀데 뭐가문제냐 그래요 ㅜ
지금은 따로 떨어져 사니 이런 대우고, 결혼하면 와이프니 떠받들며 살겠다는 건가요? 누가 그말을 믿나요 ..ㅋ

사실 그렇다고 남친이 아주잘못을 하는건 아닌것도 같고.. 제가 예민한건가 싶기도 하고.. 기분이 오락가락해요 ... 서운한것만 나열해서 그렇지 사실 잘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예요. 그 노력이 진심에서 우러나온다는 느낌보단 정말 말그대로 "노력"이라는게 보여서 그렇지 ..ㅋ 남친은 낳고싶어하는 눈치였는데 지우겠다고 맘먹은것도 저였고, 부모님 돌아가시고 힘들어하고 있을텐데 그런 남자친구 원망도 하고 싶지않구요 ..

그냥 밤에 편하게 자고 싶어요 .. 뭐부터 뭘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 제발 도와주세요 너무 괴로워요

중절수술 경험있으신 분들 남친과는 트러블없이 다들 잘 지내셨나요 .. 제가 쪼잔한건가요 ... 보통 남친들은 이런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하던가요 ㅜ 그냥 아무일 없단듯이 지내는게 일반적인건데 제가 예민하게 구는걸까요? 조언부탁드려요 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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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수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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