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고등학교 때였음.
그땐 거의 매일을 가위에 시달리며 살았음...
새벽 3-4시쯤이 공포의 시간이었는데
이유는 항상 그 시간에 가위에 눌렸기 때문.
하루는 가슴 통증으로 잠에서 깼음.
일어나보니 어떤 여자가 머리를 풀어헤치고
배 위에 앉아 내 가슴을 칼로 찌르고 있었음.
꿈이라면 깨려고 발버둥이나 칠 수 있지.
이건 온 몸이 쇠사슬에 묶인듯 옴짝달싹도 할 수 없는 상태였음.
그냥 무방비로 칼을 맞고 있는데...
찔릴 때마다 어찌나 숨이 막히는지...
통증도 커져갔음.
그러면서도 나는 그 여자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있었음.
무서웠기 때문임.
나는 귀신을 봤을 때 눈을 감는 게 더 힘듦.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다가올까봐
무슨 짓을 할 지 몰라서
계속 아이컨택하며 긴장함.
아무튼 그 여자의 눈은 흰자가 없었음.
칠흑같이 커다란 눈동자가
번뜩이며 날 쳐다보고 있었고
입 언저리는 미소를 품고 있었음 ㅠㅜ
뭔가 굉장히 신나고 즐거운 일을 하는 모습이었음.
거실의 빛을 받아 보이는 검은색 옷은
가뜩이나 공황상태에 빠진 날 더 궁지로 모는 듯 했음.
찰나의 순간이었겠지만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른 듯 했고
곧 그 여잔 아주 재미있었다는 듯이
활짝 웃으며 사라졌음.
뭔가 농락당한 기분이었는데 그 와중에도
가슴이 너무 아팠음.
정말 칼에 찔리면 이렇겠다 싶을 정도로 아파서
그날은 결국 잠을 못 잤음.
그래도 얘는 다른 귀신들처럼
또 다시 찾아오거나 그러진 않았음.
그냥 지나가다 들렀나 봄 ㅠㅠ
#2.
대학교 때였음.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1학년 때 아니면 2학년 때였음.
나는 타지로 대학을 갔기에
오랜만에 본가에 와서 엄마 밥도 먹고 기분이 좋았음. ㅋㅋ
어느덧 밤이 되었고..
자려고 누웠는데
왠지 예전 고등학교 때 생각도 나고
혼자 자기 싫어서
엄마랑 지금은 별이된 또롱이랑 함께
거실에서 자기로 했음.
또롱이가 내 왼편에, 엄마가 내 오른편에 자리를 잡았음.
양쪽에 누군가가 떡하니 버티고 있으니까
마음도 든든하고 달리 무서울 것도 없었음.
그래서 호기를 부린답시고 허공에 대고 실언을 함. ㅋㅋㅋㅋㅋㅋ
앗 나의 실수 ㅠㅠㅠㅠㅜ
"이제는 니들 나와도 나 하나도 안 무서워. ㅋㅋ
엄마도 있고 또롱이도 있는데 뭐. ㅋㅋㅋ "
득의양양하게 웃으며 잠을 청했음.
또롱이는 하얀 말티즈였는데 옛 말에 흰 고양이가
사악한 기운?? 귀신??을 쫓아내준단 말이 있지 않음??
그래서 하. 나. 도. 안. 무. 서. 웠. 음. 껄껄껄 ㅋㅋㅋㅋ
그런데 그 때
순간 귀로 전해지는 낯선 목소리.
"... 그래? 너 오랜만이다.
나 왔어. ^^ 이제는 어쩔 건데? ^^"
아니 진짜... 소름 ㅜ ㅜ 너무 소름 ㅜ ㅜ
귀에 가까이 대고 말하지마...
쓰면서도 ... 소름 ㅠㅠㅠㅠㅠㅠㅠㅠㅜ
내 친구들 목소리론 자주 나타났는데
귀신의 생 목소린... 처음이었음 ㅠㅠㅠㅠ
웃음기 있는... 날 조롱하는 듯한... 그런 목소리였음 ㅜ
암튼 번쩍! 하고 자동반사적으로 눈이 떠졌고
시간은 또 정지됨 ㅠㅠㅠㅠㅜ
아니 내 뇌가 정지되었겠지... 하아 ㅜ
난 새파랗게 질린 얼굴을 한 채
엄마를 봤음.
엄마는 등을 돌리고 있었음 ㅠㅠㅠㅠㅜ
날 구해주지 못할 것 같았음 ㅠㅠㅠㅠㅠㅠ
재빨리 시선을 또롱이 쪽으로 옮겨
또롱이가 날 구해주길 바람 ㅜ
그런데 우리 또롱이...
잘 때 업어가도 모르는
숙면 멍뭉이임. ㅜ ㅜ
코만 드르렁 드르렁 곪.
개가 코를 골다니!!!!!!!
주인이 극도로 위험한 상황에서 코나 골고 있다니!!!!!!!
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ㅜ
또롱이를 깨우려 애썼지만
내 몸은 1도 움직이지 않았음...
텔레파시도 안 통함...
아 또롱아 ㅜ ㅜ
결국 그날 밤은 가위가 풀릴 때까지,
호기부려서 미안하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것이다
건드리지 않겠다
내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르겠다
객지에 나가 사니까 뵈는 게 없었다
내가 미친x이다
사과만 했음 ㅜ ㅜ
완전 굴욕적으로...
마지막엔 눈빛으로 짧게 충고하고 갔음
말이 아니라 눈빛이었지만
난 그게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있었음
그래 . 우린... 내 학창시절을 동고동락하며
눈빛만으로도 통하는 사이가 된 거임.
어쨌든 그 후론 본가에 갈 때마다 깨갱하고
엄마 손, 동생 손, 또롱이 동생 또또 몸 붙들고 잠.
아니면 그 때 했던 마음의 사과를 다시 한 번 하고 잠.
이제 그 귀신들도 내가 도발만 안 하면
안 오는 착한 귀신들이 되었음.
문제는... 이제 객지에서 만나는 애들이 문제인 게지...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