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이후 결혼 준비중인 지인들과 결혼 관련 상담을 자주하는 편입니다.최근에 지인 1명이 또 결혼 2달 전 파혼을 했답니다.사유는 거주할 집과 혼수 장만 문제였다는데상견례 때 분위기도 좋았답니다.남자가 서울 변두리 집을, 여자쪽은 중형차를 해오겠다고 했답니다.그런데...
남자 : 인서울 집값 너무 올랐다. 전세값도 장난 아니다. 김포나 의정부 같은 서울 외곽쪽만 가도 서울 전셋값으로 아파트 사서 거기서 살자.여자 : 시집간 친구들은 다 서울에서 산다. 출퇴근시 교통도 혼잡하고, 시간도 너무 오래 걸린다. 거기다 지하철에 성추행범들 너무 많다. 친구들도 힘들더라도 서울에서 살라고 한다.남자 : 나도 빠듯하고, 울 부모님들도 얼마 이상의 자금 지원은 힘들다고 하신다. (사실 부모님이 결혼 때문에 대출 좀 받으셨는데, 그 이야기는 여친에게 안 했다고 함.)여자 : 우리가 팔 집도 아니고, 편하게 살 집인데 나는 불편한 통근은 무리다. 오빠네가 좀 더 힘을 써봐라.
얼마 후...
남자 : 아버지가 땅 팔으셔서 (사실 대출 받아서) 자금 마련해 뒀다. 목동 근처 아파트 보자.여자 : 목동? 우왕 굳.... 그런데 목동 변두리 아님? 목동은 단지 쪽이 아니면 안 됨.남자 : ㅠ.ㅠ(1차로 울컥했던 거 꾹꾹 눌러 넘김. 사실은 강서구 쪽에 아파트를 봄.) 알아보겠다. 우리 가전제품이나 보러 가자.
가전제품 매장
남자 : 저 tv 괜찮아 보인다. 난 결혼하면 자기랑 집에서 영화 자주 보고 싶으니까, tv는 좀 큰 거 하고 싶다.여자 : 저거 왜 이렇게 비싸? 내 친구는 저거보다 훨씬 작은 사이즈 해갔다는데, 남편도 군말 없이 잘 본다고 함. 난 저거하기 싫음. 차라리 그 돈으로 가구나 이쁜 거 해갈래.남자 : ...ㅠ.ㅠ(2차로 삐짐.)
얼마 후... 남자가 조심스럽게 차 이야기를 꺼냄.
남자 : 자기 아버지가 어떤 차 해주신대?여자 : 우리도 결혼 준비하느라 돈 너무 쓸 거 같아서... 차는 나중으로 보류해야 될 거 같아. 지금 아버지도 차 바꾸실 때 되었는데, 나 때문에 못 바꾸심... ㅠ.ㅠ남자 : 우리집은 사실 너가 서울 외각 싫다고 해서, 아버지가 대출까지 받으심. 차라리 서울 외곽 살고 그 돈으로 차나 살걸...여자 : 우리가 1, 2년 살 것도 아니고, 외곽으로 가면 얼마나 힘들 줄 알아? 그럼 내가 직장을 옮겨야하는데, 결혼하면 직장 옮기기도 싫음.남자 : 나도 주중에는 거의 대중교통 타고 이동함. 그리고, 예전에 직장은 편도만 두시간 가까이 걸렸는데 그게 처음에만 힘들지 나중에는 괜찮음.여자 : 오빠는 여자를 그렇게 몰라? 내 생각은 안 해봤어? 목동 아파트도 많이 봐준 건데... 내 친구들은 다 여의도나 강남, 사당 쪽에 삶.남자 : 그것 때문에 우리 아버지가 대출 받아야 했나?여자 : 그런 건 원래 다 남자가 준비하는 거야. 내 친구들 남편도 다 허리가 휠려고 했대.
...
아무튼 이렇게 찌그락 째그락 하다가,여자 쪽에서 몰래 따로 선 본 걸 우연히 알게 되어잠수타고 파혼 했답니다.나중에 여자가 울면서 매달렸지만, 3년의 연애기간 뒤도 안 돌아보고 차버렸답니다.연애할 땐 문제 없고 좋았다는데, 결혼 준비 할 때 보니...정말 결혼은 현실인가 봅니다.그 지인에게 그냥 눈 조금만 낮춰서 선 보라고 조언해 줬어요.
-후기-
파혼한 남자 지인과 최근에 카톡을 하다가 통화를 했습니다.음슴체로 가겠습니다.파혼 선언 후, 2~3주 정도 지난 후,그녀의 아버지에게서 연락이 옴."자네에게 할 이야기가 있으니 xx 한정식 식당으로 와라." 라고 함.그래도 아버지는 됨됨이가 있는 분이라 유종의 미를 거둬들이러나름 추석 선물 뭐 하나 사가지고 그쪽으로 찾아감.
그녀는 없고, 그녀 부모님이 자리하고 계심.먼저 식사를 하고, 넌지시 이야기를 꺼내심.그녀 아버지 : 나와 마누라도 결혼 전부터 잦은 싸움이 많았다. 그런데 남자가 되어가지고 생각하니, 다섯 발자국만 양보해주면, 싸움할 일이 없고, 화해하고 더 좋아지더라... 다시 한 번 내 딸과 만나지 않겠는가?
지인은 순간 흔들렸으나, 조심스럽고 단호하게 말씀을 드림.남자 : 결혼은 집안끼리 문제인데, 사랑만으로 극복하기에는 저와 저희 아버지가 너무 벅차다. 따님이 요구하시는 집 문제 때문에, 저희 아버지께서 저희 집 담보로 대출까지 받으셨다.
그녀 아버지 : 알다시피 내 딸이 귀하게 자라 공주처럼 길러져서 그랬던 것 같네. 그 부분에 대해서는 내가 이미 따끔하게 혼을 냈다네. 이제 말귀를 좀 알아먹을 거야...
남자 : 그렇게 저를 믿으셨으면, 왜 그녀가 다른 사람이랑 몰래 선을 보게 하셨습니까?
그녀 아버지 얼굴 흑색으로 변하심...
그녀 아버지 : ... 선...? 금시초문일세. 나는 자네가 차 때문에, 마음을 바꾼 줄 알고, 우리 능력껏 봐둔 차 있다고 말해주러 나왔는데...
남자 : 차는 차라리 서울 외곽에 살면서 저희 돈을 보태서 충분히 마련할 줄 알았습니다. 따님이 o월 y일쯤 맞선을 보게 되었다고 우연히 알게 되었습니다. 저 몰래 선본 것은 사실입니다.
그녀 아버지 : 누굴 만났다는 거야? (화가 엄청 나심.)
남자 : ... (내가 어떻게 알아? ㅅㅂ...)
그녀 어머니 : 아유~~ 산악 모임 친구가 내 딸 참하다고 졸라서 그 아들내미 잘났다고 해서 한 번 얼굴만 비추고 오라고 한 적 있어요~
그녀 아버지 : 당신이 시켜줬어?
.........갑자기 손에 잡히는대로 오이 소박이가 담긴 그릇을어머니 얼굴에 냅다 던짐...어머니 얼굴은 피는 안 났지만, 고춧가루 물로 뒤범벅.
그녀 아버지 : 아주 늙은뇬이나 어린뇬이나... 곱게 자란 것들이 더 하네...!!!!!
...화가 엄청 나셨는지... 욕이 한동안 난무하고,어머니에게 물수건을 가져다 드렸는데,어머니는 조용히 닦으시며 고개를 떨구고 계시고......아버지가 갑자기 나가셔서 담배를 사오시더니...담배를 두 가치 피우시고, 한 마디 하심...
"미안하다... 미안해..."
그리고 소주를 시키셔서 반 병 정도 혼자 마셨답니다.아버지가 차를 가져오셔서 집앞까지 모셔다 드렸는데그 때 딱! 그녀와 마주침...그녀는 놀라서 어쩔 줄 몰랐지만,그냥 눈도 안 마주치는 척 하고,집으로 돌아왔다고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