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을 만나고,
어제 저녁에 헤어지고 왔어요...
2주만에, 오랜만에 보고싶던 얼굴 보는건데
이별을 직감 하고 만났네요.
난 정말 보고싶었는데.....
안 만나던 2주간 보고싶다는 말 한마디 없길래
일부러 나도 보고싶다는 말 꾹꾹 참았었고
당장 만나기 전 날인데도
언제 만날지..어디서 만날지
먼저 말 한마디가 없는 게 화도 나고 서운했지만
왠지 마지막이 될 것 같아
나중에 같이 다시 가기로 했던
삼청동에 가자고 이야기 했어요.
화요비 끝이 보일때쯤 노래 아세요 ..?
일부러 그런 노래 들으면서
솔직히 헤어져도 괜찮게끔
혼자 조금씩 준비도 했어요...
그래도 혹시라도 날 보면 다시 좋아질까봐
정말 예쁘게 하고 나갔었어요.
헤어질 걸 짐작 하는데도
그래도 내가 오해하는 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같이 드는 어제의
그 기분은 잊혀지지가 않네요
왜 하필.
그 멀리 삼청동 카페까지 갔었던 건지
혼자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너무나 멀더군요.
오빠는
1년반 전 헤어진 전여자친구 잊어볼려고
한명 두명, 만나 봤지만
자꾸 생각이 나서 얼마 못가 헤어졌다고 했어요
누구한테 상처 주기 싫어서 그 이후로
아무도 안 만나다가...
저랑은 정말 진지하게 잘 만나보고 싶다는 말로
조심스럽게 시작을 했구요..
하지만 1년 동안
저랑 만나는 걸 전혀 티 내지 않았던 사람.
그리고
오빠가 3년 만나고 그렇게 못 잊어서
저 만나는 1년 내내....항상
페북 사람검색 마지막 기록 맨 위에 있는
전여자친구...
사실을 알면서도
1년 내내, 모르는 척 했어요.
시간이 지나면 아니겠지,
하고 볼때마다 늘 마지막 검색은 그 여자.
근데 그 여자가
1년 유학생활 후 2주 전,
한국으로 돌아왔네요.
오빠가 그 소식을 접해 들었을
최근 한달 간,
저녁 같이먹자는 말을 들어본 지가 언젠지....
퇴근길 전화도 안하면 내가 서운해하니까,
의무감에 한다고 하고
너무 피곤하고 지쳐서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도 종종....
그리고 동시에
오빠의 회사일이 또 중요하게 크게 생기고
일과 야근, 사랑을 병행하면서
지쳐가는 중이였어요.
오빠때문에 외롭지.. 해도
그냥 괜찮다고만 , 포기하는게 늘어나던 저....
통화도 하루에 퇴근길 딱 한번 10분 정도.
연락도 애정표현도 점점 시들어갔었어요.
그리고 그 여자가
한국으로 들어온 최근 2주 사이,
3일만 못만나도 보고싶다고
부르지 않아도 보러 오고
밤늦어도 데려다주던 남자가
어제까지 서로 바빠 2주를 못 만나는 동안에도
보고싶다는 그 애정 표현 한마디가 없었고
그렇게 오랜만에 만나서도
손을 잡거나 안거나, 스킨쉽도 없었는데...
우리 아주 오랜만에 영화도 봤는데
마치 모르는 사람이랑 영화 보는 것 처럼
각자 혼자 팔짱 끼면서
눈 한번 마주치지 않고
영화만 보고 나왔네요..
오랜만에 보는 건데도
뭔가 더디게 느껴지는 데이트였어요.
그래 오늘 헤어지겠구나,
더 확실해지더군요.
어렵게 먼저 말을 꺼냈어요
."우리 잘 만나고 있는걸까?"
제발 ...
잘 만나고있는데 왜 그러냐고 말해줘
내가 너무 좋다고 말해줘
속으로 그렇게 외쳐댄것 같아요
근데기다렸다는 듯이.....
표정이 굳고 눈빛이 차가워지더니
담배 한대 피우고는 이야기를 하네요.
자기도 언젠가 한번은 이야기 하려고 했다고.
더이상,
예전처럼 저한테 노력을 하지도,
하고 싶은 의지도 없어져간다고.
미안하다고...
언젠가
일때문에 저를 소홀히하지 않겠다 해준 적이 있어요.
그게 말 뿐이라도
그 표현이 난 너무 좋았는데.
정말 괜찮았는데
이젠 회사 일이 너무 바쁘고
일과 저를 챙기기가 너무 벅차대요.
2시간 가까이 침묵과 대화를 반복하다
"이제 할말 없지?
먼저 일어날게."
하고 냉정하게.
그냥 가버린 남자친구
눈물도 안 나고
한참을 혼자 앉아있다가 겨우 몸을 일으켰는데
도저히 내 몸이 걷는 느낌이 아니었네요
집에 와서도 눈물은 안 났어요.
새벽 3시까지 잠이 안 와서 밤을 새다
아침까지 1시간 단위로 자다 깨다 했는데...........
갑자기 오늘 아침.
방금...그리고 지금까지도
눈물이 하염없이 쏟아지네요.
정말. 바쁘고 피곤해서...
그런 본인을 이해하고 괜찮다고 하는 내가
자기 옆에 두기 너무 미안해서
라는 말이 사실이었으면 좋겠는데....
그 2주 사이에는 사실.
따로 말은 안해도 다 느껴지더군요.
바빠서 마음의 여유가 없다고는 하지만.
정말 바쁜 건 맞지만,
그래도 아예 나에대한
마음이 없는 건 아니겠지
설마 설마,
아니겠지 애써 생각 했어요.
나는.......오빠가 일도 바쁘고 피곤해하고
데이트는 일주일에 한번 두세시간 정도.
자주 만나지 못해도,
20분 거리 살면서 남들 만큼은 데이트 못 해도,
그냥, 그 와중에도 나를 사랑해주는 게
고맙고 좋아서 전혀 난 힘들지않았는데...
급한 일때문에 당장 내일 약속이 없어져도
만나는 동안 일 때문에 핸드폰만 붙들고 있어도
하루 종일 일하고 밤 늦게 퇴근하고,
하루에 단 5분 목소리 들었어도
난 정말 하나도 안힘들었는데
괜찮았는데....
이해해줘서 고맙다던 사람이
이제는 저한테 너무 미안해서 그만 하고싶대요
이젠 나를 생각하면
미안한 마음밖에 없대요
그 말이
더이상 날 생각하면 사랑이 없다는 말로들려서
마음이 너무 아팠어요.
"내가 짐이야?"
"내가 괜찮다고 하는게 다 부담스러웠던거야?"
라는 말에
한참 예쁠 나이에
바쁜 남자친구 만나서 외롭게하는게 미안하대요
"그럼 나 만나면 좋기는해..?"
물었더니.
좋대요. 예쁘고. 편안하고..같이 있으면 좋대요
근데 저는
'좋아하는데'
지금 '상황이 힘들어서'
나한테 미안하다는 말이
도무지 이해가되지 않았어요.
사실 저 만나면 좋다는 저 말을믿고 싶었어요.
확인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몇번이고,
정말 날 만나면 좋은지를 물었는데....
재차 물을수록. 대답이 없더군요...
차마
그 전여자친구를 매일같이 검색하고
어떻게 지내는지 보고,
친구들한테도 그 여자에 대해
매일 카톡으로이야기 한다는걸,
내가 알고있다는 것.
그것 만큼은말하지 못했어요.
그 여자때문에 흔들려서 나랑 헤어지는 거고
바쁘고, 여유가 없는 건 핑계고.
내가 괜찮다고 해도 미안한 마음이 드는 건
그 여자때문인거 아니냐고
말 하고 싶었지만
그럼 정말 그렇게 인정 할까봐 두려워서요...
"오빠는 마음에 여유가 없다고 하지만
그냥 내가 마음에 없는거야.
지금 상황이 힘들어서 내가 더 힘들까봐
미안하다고는 하지만
그냥 나랑 극복해볼 생각이 없는거야
아니기를. 그게 아니기를.
아니겠지 아니겠지 했는데
그래 그만 만나는게 좋을 것 같아"
심장이 막 아프고 아리는데
자존심 세워 쿨한 척 이야기했네요..
그리고는 맞다고,
제 말이 맞다고 인정하네요.
마음이 없는 것 같다고......
그냥 오로지 일에만 몰두하고 싶다고....
저도 지난 3년간의 연애 후
이 사람에게는 마음을 잘 열지 않았다고 생각했었는데
그게 또 아닌가봐요 ,
1년이 긴 시간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짧은 시간도 아닐 뿐더러
가볍게 만난 사이가 아니었어서
저도 모르게 많이 좋아했었나봐요.
마음이 너무 아프네요.......
이해해줘서 고맙다
니가 착해서 너무 좋다..
그 말을 믿고
진심으로 다 괜찮아 했던 지난 시간들이,
잠깐 1시간 2시간 보는 게 좋아서
행복해하던
그 속의 제 모습들이 너무 미워지네요.
차라리 서운한거 티도 내고
괜찮지 않다고도 말 해볼걸..
정말 여유가 없어서
저를 챙길 여력이 안되는 거였으면 좋겠어요...
그럼 좀 여유가 생기고 제 빈자리가 느껴지면
다시 돌아올 수도 있잖아요.....
막상 그 여자 다시 보니
그 여자한테 흔들리는 마음이 아니었으면 좋겠어요...
우린 어제 이미 헤어져버렸지만
제가 이렇게 아무것도 못 하고
울고만 있는 지금
그 사람은
그래 난 역시 걔 못잊나보다,
라고 생각하고 있을 까봐
그게 너무 마음이 아파요
하루 종일 아무것도 못하겠어서
아무것도 못 먹겠고
그냥 계속 울다 그치다 멍하니 누워만 있어요.......
그래 그냥
날 사랑하지 않는거야.
라고 애써 정리를 해도
어느새 지난 카톡들, 사진들을 뒤져보고 있네요...
믿기지가 않아요
당장 일도 내려놓고 싶고
아무런 의욕이 없어요
그냥 매달려볼걸 그랬나봐요
그냥 ,
나만 놓으면 끝날 사이라는 걸 알았지만
이별을 각오 하고 먼저 말 꺼냈지만
그냥 하고싶던 말 다 묻어두고
헤어짐은 없을 것처럼
그냥 평소처럼 사랑한다고 하고
그냥 평소처럼
데이트 애써 잘 해보고 올걸 그랬나봐요......
오빠의 이별 이유는
'일 때문에 도저히 여유가 없고
일에 집중하고 싶으며
다 괜찮다고만 이해해 주는
저에게 미안해서' 인데 ,
아무리 생각해도 핑계 같고,
마음에는 제가 없고
오랜 시간 만난
전여자친구 때문이라는 느낌을
떨쳐낼 수가 없네요 ...
전여자친구 때문인 게 맞겠죠?
눈물이 멈추지를 않네요
정말 ....
제가 놓으니까 끝이 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