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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된 남자 -이별 후-

가을하늘 |2016.10.27 17:14
조회 2,234 |추천 3
그가 전 부인과 다시 잘 지낸다는 것을 동영상을 통해 두 눈으로 확인 한 후 정말 모질게 마음을 먹었습니다. 소개팅도 많이하고 친구들도 자주 만나면서 천천히 조금씩 그를 잊어갔어요. 

그렇게 지옥 같았던 2006년이 지나고 새해가 밝았습니다. 희망찬 새해 분위기가 한 풀 꺾여갈 무렵에 한 남자를 알게 되었어요. 새로운 남자에게 호기심이 생기고 마음이 갈만큼 치유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호기심은 잦은 만남으로 발전했고 잦은 만남은 어느새 우리를 연인으로 만들어 줬습니다.

그해 4월. 예전의 그가 나에게 첫 이별을 고한지 1년이 조금 넘었을 때 그에게 다시 연락이 왔습니다. 잘 지내냐는 안부의 인사. 잘 지낸다고 대답했어요. 남자친구도 생겼고, 나쁜 일보다는 좋은 일이 훨씬 많다고 밝게 대답했습니다. 

그런 저에게 그 남자는 자기는 잘 못 지냈다고 말을 하더군요. 마음은 조금 안 쓰러웠지만 제가 어떻게 해줄 수 있는게 없었습니다. 다만 그 기회에 궁금했던 것들을 마구 물어 보았죠. 한국에서 이혼하고 갔던 전부인이 어떻게 그와 함께 미국에 있게 된건지?

그에게 들은 자초지종은 이러했습니다. 한국에서 계약근무 했던 회사가 미국 회사였는데 미국으로 공부를 더하러 갈 때 학비와 생활비를 지원 받은 부분이 있다고 했습니다. 계약 근무자가 어떻게 그런 지원을 받냐고 물어보니 계약 근무자 = 비정규직이 아니라고 하더군요. 미국 본사에서 근무를 하다 한국 발령을 받은 것이고 한국 근무 계약이 끝나면 본사로 돌아가게 되었던 건데 좋은 기회가 생겨 학교를 병행 할 수 있게 되었던 거라고 합니다. 

문제는 생활비였어요. 이혼 한 사실을 숨기고 가족수당으로 나오는 생활비를 챙기고 있었던겁니다. 한국에 있던 전 부인은 그러한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본가로 관련 우편물이 날아온 것을 보고 알게 되었다고해요. 전 부인은 화가 났던건지 샘이 났던건지 그 문제를 회사에 알리겠다고 협박아닌 협박을 하게되었고 그 일을 무마하려 그럼 다시 잘해보자며 여자에게 비행기표를 보내 미국으로 데려왔다더군요. 그 일이 회사에 알려지면 인생이 망가지는 손해를 볼 것 같았고 (회사의 스폰을 받아 영주권도 진행 중이었던걸로 알고 있습니다) 또 한 때 사랑했던 여자였기 때문에 그럴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미국에서 둘은 동거를 시작하게 됩니다. 못본 사이에 전 부인이 살이 많이 찌고 못 생겨 졌다며 한탄 아닌 한탄을 하더군요. 그렇게 두달 정도를 같이 살던 어느날 전 부인이 임신한 것을 알게 됩니다. 아빠가 될 준비가 안 되어 있었지만 임신을 했으니 책임 져야 한다는 마음으로 같이 병원도 다니며 본인도 노력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같이 간 병원에서 전 부인이 임신 3개월차라는게 밝혀집니다. 

믿어지세요 이런 쓰레기 같은 삼류 이야기가? 

다른 남자의 아이를 임신했던 전 부인 그리고 하마터면 그 아이를 자식으로 기를 뻔 했던 그 남자. 

그 일을 계기로 그 남자는 전 부인을 평생 증오하며 살 수 밖에 없다 했습니다. 그리고 얼마후에 제게 연락을 해온 것이죠. 제게 말했습니다. 자기 너무 힘들다고. 세상에서 나만한 여자가 없다고.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최고였다고. 그리고 물었습니다. 한국으로 나를 보러 와도 되냐고. 그 때 전 이렇게 말했어요. 한국에 오는건 네 자유이지만 나는 너를 만날 생각이 없다고. 나에겐 지금 남자친구가 있고 그렇기 때문에 더욱더 너를 만날 수는 없다고.

그렇게 전화를 끊고 더이상의 연락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2년이 지나갔습니다. 시간에 바래진 예전의 기억들은 더이상 저를 괴롭히지 않았습니다. 열심히 놀고 공부하고 연애하면서 평범한 여대생처럼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전공 공부에 회의를 느끼고 있었는데 독일어를 공부해서 뭐해 먹고 사나 막막했습니다. 독일어가 재미있었지만 언제나 항상 영어가 더 좋았고 마침 미국에서 사는 막내이모도 미국에와서 공부하라며 제게 학교 정보를 보내주셨습니다. 

2009년 7월 저는 이모가 있는 곳으로 미국 유학을 선택하게 됩니다. 미국으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그 남자 생각이 났지만 씁쓸한 옛 기억일 뿐 별다른 감흥은 없었습니다. 

처음 미국에 도착해서는 한국에서도 안해본 운전연습을 하고 면허 공부도 하며 조금씩 적응해 나갔습니다. 일반 대학 수업이 아닌 ESL수업을 듣고 있었기 때문에 해야하는 건 영어 공부 뿐이었고 이모와 이모 가족들도 모두 잘해주셨어요. 그렇게 첫 1년이 쏜살같이 지나갔습니다.

2010년 5월. 싸이월드도 Myspace도 모두 죽고 페이스북을 하고 있었는데 정체 불명의 사람에게서 메시지가 왔습니다. 이름도 이상하고 프로필 사진도 이상했습니다. 술집 여자, 창녀, 어쩌구 저쩌구.. 제게 그런 메시지를 보낼 사람은 그 남자의 전 부인 밖에 없는데 도대체 지나간 세월이 얼만데 아직까지도 내게 안좋은 마음을 품었을까? 마음이 이상했지만 그냥 넘겼습니다. 

그리고 두달 후 그 남자에게서 친구 추가 요청이 왔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전 부인으로 추정되는 여자에게 더러운 메시지가 왔습니다.

이때도 참고 넘겼으면 그와의 지독한 인연이 6년이나 더 이어지진 않았을텐데.. 저는 참지 못하고 그 여자에게 받은 메시지를 캡쳐한 화면과 함께 그에게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그렇게 3년만에 다시 그와의 대화가 시작 되었습니다. 
추천수3
반대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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