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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다.. 마무리가 되어 가네요..

그래도 |2016.11.10 02:57
조회 16,026 |추천 100

안녕하세요. 결시친 여러분..
일전에도 '이혼합니다'란 글을 올렸었는데..
자작이니 뭐니.. 해서 글 올렸다 지우고.. (조언받고 싶어서 글 쓴거였었는데..)
이제 마무리되는 시점에 글을 다시 쓰게 됐네요.
내일을 위해 어서 자야하지만.. 잠 못 이루고.. 이렇게 또 쓰게 되네요.
그냥 제 마음 정리하고 싶어서.. 이긴한데.. 그냥 여기에 쓰고 잊어보려구요.

 

일전 내용을 조금 요약해보자면
동갑이고.. 연애 8년 후 결혼 11년차였고..
제가 결혼 10년차에 임신하려고 병원 다니다가
암인걸 알고 수술 및 항암 방사선을 받았고..
임신하려고 병원 다닐 때부터 전남편이 바람을 피운걸 알게되고..
소송까지 가게 된 일이었죠.


네.. 이제 서류정리는 다 됐어요.
재산분할 및 위자료도 판결 나왔구요.
저번 주 목요일에 구청가서 신고했으니 이번 주면 저는 그 놈과 서류상으로 완전 남남인거죠.

 

워낙 사람 잘 믿고 상처받는 말에도 그냥 허허 넘기던 저였는데..
도저히.. 안되겠더라구요.
20살때부터 본 사람이었는데..
제가 사람한테 얼마나 데이고 데인지 아는 사람인데..
저에 대해 너무 잘 알아서 2년 넘게 바람을 핀걸까요.. 더군다나 고딩때 어울리던 친구.. 나가요라니..

 

저도 참 둔해요.
핑계를 대자면.. 제가 2년간 수술 및 치료로 인해 신경을 못쓰기도 했어요.
변함없이 집안일도 잘하고 저한테도 잘 했었거든요.
더군다나 항암도 힘들었고.. 방사선도 힘들었거든요.
또 그 시기에 이직한지 얼마 안되서 패턴이 많이 바뀌기도 했었구요.. (없던 출장이 생김..)
워낙 사람을 잘 믿기도 하고.. 내 사람이니까.. 설마.....

 

항암 부작용으로 머리가 훅훅 빠지고..(털이란 털은 다 빠져요..) 다크서클로 줄넘기하고..
항암 1~4차는 제대로 먹지 못할 정도로 구토.. 냄새만 맡아도.. ㅠㅠ
항암 5~8차 맞은건.. 부작용이.. 마약성 진통패치 없이는 걷지를 못했었어요..
다리가 너무 아파서.. 바닥 딛기도 힘들었으니까..
원채 마른편인데.. 살 빠질까 전전긍긍하고.. 방사선은 피부가 타들어가고..
빡빡머리 보여주기 싫어서 집에서도 모자 쓰고 있고...
이건 소장 쓰면서 동생이 해 준 얘기인데..
제가 너무 더워서 모자 처음으로 벗을까? 라고 했을때.. 야 흉해 벗지마.. 라고도 얘기했었다는데..
그날 펑펑 울고 잊고있었더랬죠.. ㅎㅎ
왜 여성암은 항암중에 죄다 머리가 빠질까요...
전 결혼 10주년때 제가 항암 중이라서 못챙겨줄 것 같아서 미리 선물도 같이 쇼핑해서 사줬는데..
다시 쓰다보니 제가 너무 ㅄ 같네요..

 

아무튼 서로 사생활 지켜주자싶은 마음에 핸드폰 보는건 생각도 못했었는데..
차 바꿔 낚시 나간다는 날.. 알람은 왜 울려서... 오픈 초기라 피곤해서 자야했는데..
왜 거실에 기어나가서.. 핸드폰을 봤을까...
그 날 카톡을 안봤다면.. 여적 몰랐겠지 싶다가도..
이런 생각하는 저도 병 신 같지만..
너무 사랑했었거든요. 이 사람 없이는 못살 것 같았구요.
배신감이 너무 커서 그냥 칼같이 쳐냈어요. 난생처음으로..
간통죄 없어진게 참 아쉽더라구요. 이건 변호사님도 같은 의견이셨네요.
빼박 동영상(불륜사실 인정 및 기간)도 찍었는데..

 

위에도 썼지만.. 이직 후 출장이 잦아졌죠.
항상 항암맞으러 1박2일씩 입원하러 가는 날이던가...
항암 맞고 2주차(면역력 바닥.. 열오르면 응급실 가야됨.. 꼭 보호자 함께 있어야 하는 날)쯤..
조카때문에 퇴사한 제 동생이 보호자 역할을 해줬죠. 우리집 와서 같이 자고..(다 가까이 살아요..) 입원할때도 병실 지켜주고..
친정엄마도 편찮으셔서 제 수발(먹거리 등) 힘들게 드셨죠..


하긴.. 수술하던 날도.. 나 꼭 가야돼? 라고 물었었는데.. 갓 결혼한 올케도 휴가내고 와줬었는데..
하루 휴가내는게 뭐 힘들다고.. 억지로 와서도.. 뚱하니 핸드폰만 보던 놈인데.. 눈치 못챈 제가 바보죠. ㅎㅎ
내가 아픈게 왜 숨길 일인가.. 의문이 많이 들었었는데..
카톡 보는 순간.. 맞춰지지 않던 퍼즐이 맞춰지는 기분이..들더라구요.. 아 그래서였구나..
만약 들통나면.. 주변에서도 쓰레기 되는건 시간 문제니까..

지가 캥기는게 있으니... 였을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네요..

 

아직도 저는 잘 모르겠어요. 제 감정을..
그래도.. 저 잘 한거겠죠?
용서해주면.. 여기서 자주 보던 것 처럼.. 계속 의심만 하고..
결국 같은 문제로 서로 싸우고.. 파탄나는거잖아요. 글쵸?
그렇게 살긴 저도 싫더라구요. 그렇게 믿고 사랑했어도..
근데.. 막막하긴 하네요.
제 반평생을 같이 했던 사람이었는데..

 

그리고..
제가 또 아파요..
확진 받기 전에 아팠던거랑 똑같이.. ㅠㅠ
곧 4차 검진받으러 병원에 가야되는데 무서워요.
하는 일도 재밌고.. 이제 익숙해졌는데..
또 병원신세를 지게 될까봐 무서워요.
이전 수술때 전이되서.. 한쪽 팔도 무리하면 안되는데.. 림프부종 또 올까 무섭고..
그나마 이제 머리가 많이 자라서 단발머리 되어가고 있는데..
또 빡빡이 될까봐 무섭기도하고..
이제 힘들게 모아서 장만했던 집도 내놓고..해야하는데..
그냥 마음이 너무 무겁네요.
만약... 재발이라면.. 가족들한테 숨기고.. 그냥.. 모든걸 놔버릴까봐요.
확진 판정 받았을때도 안울었는데.. 오늘은 눈물만 나네요..

 

 

또 묻히겠지만.. 힘내라고 한마디만 해주세요.

 

 

추천수100
반대수1
베플시대유감|2016.11.10 13:38
힘내세요 전남편 나쁜놈인거 맞고 이혼하셔야 맞아요. 조금이나마 위로해드리자면 남자가 아프면 여자 배우자는 열에 아홉은 수발하지만 여자가 암에 걸리면 남자 배우자 열에 아홉은 버리고 떠난대요. 원래 남자라는 동물들이 그렇게 이기적입니다. 물론 안그런 분들도 있지만 참 운이 좋아야 만날 수 있겠죠. 제가 할머니 모시고 살다 치매 걸리셔서 일주일에 두번씩 요양원 가는데 남녀 환자 할거없이 남자 보호자는 거의 안와요. 심지어 자기 어머니가 계신데도 딸들이 오고 며느리가 올 망정, 아들들이 찾아오는건 보기 힘들어요. 와이프 수발한다고 찾아오는 남편은 단 한번도 못봤고요. 반대 경우는 종종 봤어요. 인생 길어요. 지금은 항암 때문에 떠난 것 같고 내 인생 왜 이런가 원망스럽고 하겠지만 이런 일로 바람피고 떠날 사람은 나중에라도 떠납니다.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셔야지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동생한테도 잘해주고 조카 크는 것도 보고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여행도 다니고 일도 하고 그러다보면 따뜻한 남자도 만나고 하겠지요. 안만나도 상관없고요. 첫남편 만나 결혼이란 것도 해보셨으니 이제부터는 결혼 연연하지 말고 인생 아름다운거 즐기며 사셔야지요. 어차피 다 한순간 인연입니다. 지나간 인연 곱씹으며 스트레스 받지마시고 잘드시고 좋은 생각하셔야 암 이겨냅니다. 힘내세요! 다 잘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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